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25)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25화(25/180)
대영제국 (1)
“전하, 영국까지 직접 가시는 이유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내 보좌관으로 같이 배에 오른 디에고가 궁금하다는 듯 질문했다.
“영국과 친선을 도모하고 불가침 조약 체결을 위해 간다고 하지 않았나.”
영국. 1815년 워털루 전투를 기점으로 유럽 최강국 지위를 공고히 했으며 곧 대영제국이라고 불릴 국가다.
“그것뿐이라면 외교관을 보내면 됩니다. 여태까지 전하께서 움직이신 행적을 봤을 때는, 반드시 두 가지 이상의 이득이 있을 때만 움직이셨습니다.”
디에고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날 바라봤다.
‘살가운 것은 좋은데 살짝 징그럽군.’
보좌관으로 삼아달라고 했을 때는 미처 몰랐지만, 디에고는 나에 대한 관심이 좀 과한 것 같다.
“좋네. 사실을 말해주지. 외교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사실은 다른 이유가 있다네.”
“역시! 그 다른 이유라는 게 무엇인가요?”
“비밀일세.”
“아앗.”
“농담이고, 사실 런던에 이민 회사를 세우려고 한다네.”
“이민 회사 말입니까?”
이민은 내가 직접 영국으로 떠나야 할 만큼 중요한 이유다.
“자네, 앞으로 우리 멕시코 제국의 주적이 어디라고 생각하나?”
“두말할 것도 없이 미국이겠죠. 에스파냐는 이제 우리 멕시코 제국의 적이라고 하기엔 민망한 수준이고 영국과 프랑스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적은 편이니까요.”
“그렇지.”
이민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미국 때문이다.
이민을 유치한다는 것은 단순히 국력의 가장 직접적인 지표인 인구를 증가시킨다는 것뿐만이 아니다.
적국인 미국으로 갈 인구를 빼앗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우리 쪽에서 이민자 1명을 유치하면 미국으로 갈 이민자 1명을 빼앗는 효과를 누릴 수 있으니, 사실상 2배의 효율을 누릴 수 있지.’
현실에 불만이 없는 사람이 힘들게 고향을 버리고 대서양을 건너 머나먼 타국으로 떠나지는 않는다.
멕시코 제국에서 이민자를 유치한다면, 그건 원 역사에선 높은 확률로 미국으로 갈 사람이었을 것이다.
‘1820년에 멕시코와 미국의 인구는 약 300만 명 정도 차이가 났다. 그러나 1840년대에는 인구 차이가 천만 명이 넘게 벌어졌지. 이는 이민의 영향이 크다.’
미국의 광대한 땅이 개척되면서 자영농들이 대규모로 성장한 것도 인구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이민이야말로 미국 인구 폭발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특히 아일랜드인들과 독일인들만큼은 포기할 수 없지.’
현대 미국에 영국계 미국인 다음으로 많은 것이 독일계와 아일랜드계 미국인이다.
영국계 인구 통계에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그리고 콘월이 모두 포함된다.
그 영국계과 비슷한 독일계와 아일랜드계 미국인의 수가 얼마나 많은지 가늠할 수 있다.
아일랜드인들의 이민이 폭증한 것은 1845년의 아일랜드 대기근 때지만, 그전에도 엄청난 수의 아일랜드인들이 미국으로 떠나고 있었다.
지금도 아일랜드인들은 영국인들의 억압과 차별, 종교 탄압과 가난으로 인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가톨릭교 신자가 대부분이므로 멕시코와 궁합도 좋다.
독일계 미국인들은 출신 지역에 따라 다양한 종교를 가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톨릭교 신자들이 많다.
정치적 혼란과 가난으로 큰 고통을 겪은 많은 독일인이 미국으로의 이민을 선택했다.
‘이들의 절반만, 아니 30%만 멕시코 제국으로 데려올 수 있으면···.’
인구 체급만큼은 미국을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이 계획을 실행시키기 위해 나는 이민 회사를 만들어 회사와 멕시코 제국 정부 간의 계약을 맺었다.
텍사스의 아버지, 스티븐 호스틴이 제국 정부와 맺은 것과 비슷한 계약이다.
내 회사에서 이민자 100가구를 유치할 때마다 인센티브로 현금을 지급하는 계약이다.
이민자들은 반드시 황무지를 개간해야 한다. 그 경우에만 해당 이민자 가구에 일정량의 토지를 무료로 지급하고 5년간 면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는 나보단 아구스틴 1세가 힘을 써줘서 성립될 수 있었던 계약인데, 이미 스티븐 호스틴이라는 선례가 있기도 했고 보수층들도 외부에서의 인구 유입엔 크게 반발을 보이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계약은 이민자의 수에 따라 정부에서 엄청난 거금을 써야 할 수도 있는 만큼 아무런 대가 없이 부탁할 수는 없었다.
‘이 계약서 한장에 에스파냐를 상대로 승리하고 외교까지 잘한 공이 퉁쳐졌으니,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사실 이것도 아구스틴 1세가 아들이라고 많이 봐준 거다.
따지고 보면 제국의 황태자가 제국에 기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는데, 거기에 대한 일종의 보상으로 이 계약이 성립될 수 있도록 힘을 써 준 것이다.
“디에고, 영어 공부도 좀 했다고 했나?”
“예, 전하. 대학에선 라틴어와 프랑스어를 주로 가르쳤지만, 최강국 중 하나인 영국의 영어도 쓸모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열심히 배웠습니다.”
“잘했네, 내게도 가르쳐주게.”
“예, 전하!”
영어는 원래 어느 정도 할 수 있지만 이 시대의 것은 또 달랐다.
배를 타는 동안 이 시대의 영어를 열심히 배웠다.
***
“···그럼, 영국에 있는 동안 즐겁게 지내길 바라네.”
“예, 폐하. 감사합니다.”
영국 국왕 조지 4세는 내가 도착했다는 소식에 얼굴을 보여주긴 했지만, 최강국 국왕답게 최강급 거만함을 보여줬다.
그가 내게 투자한 시간은 단 5분.
의례적으로 몇 마디 나누다가 떠난 것이다.
‘뭐···. 살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얼굴이라도 보여줘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조지 4세는 올해 66세의 노령으로 내년에 사망하게 된다.
국왕과 다르게 영국 정부는 멕시코 제국을 아주 무시하지는 않았다.
본격적인 대화는 총리와 할 수 있었다.
“···국왕께선 노령이시라 기운이 없으시니, 이해해주길 바랍니다, 전하.”
“네, 이해합니다.”
“그건 그렇고, 에스파냐를 훌륭하게 물리쳤다는 소식은 잘 들었습니다. 이후 외교적 문제도 아주 잘 처리하셨더군요.”
“감사합니다. 총리님.”
아서 웰즐리.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를 패배시킨 장본인이자 영국의 25, 28대 총리다.
“전하께서 에스파냐군을 단 한 번의 전투로 제압하는 과정이 꽤 흥미롭더군요.”
내가 에스파냐군을 물리치는 과정에 대해 들었나 보다.
“여러 가지 상황이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하하하, 겸손하시군요.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저도 전술이라면 좀 알거든요.”
“하하, 총리님이야말로 너무 겸손하신데요? 나폴레옹을 물리친 최고의 전략가이시지 않습니까.”
“그거야말로 여러 가지 상황이 잘 맞아떨어진 것일 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야말로 최고의 전략가였죠.”
그는 잠시 과거의 호적수를 회상하는 듯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시간상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군요. 영국을 직접 찾아주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자연스럽게 본론으로 들어가는 총리.
“우리 멕시코 제국은 영국과 ‘불가침조약(pacto no agresivo)’을 맺고 싶습니다.”
“흠···. 불가침조약이 굳이 필요할까요? 양국 간 관계는 꽤 좋은 편으로 알고 있는데요.”
“나폴레옹이 루이지애나를 미국에 팔아넘긴 이후로 미국은 끝없이 확장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북미 식민지와도 영토 분쟁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들을 견제할 만한 세력이 하나쯤은 필요하지 않을까요?”
얼마 전까지 전쟁했던 만큼 지금의 영국과 미국은 사이가 좋진 않다. 하지만 영국은 미국을 진지한 적수라기보단 ‘건방진 놈들’ 정도로 생각할 뿐이다.
영국은 미국이 멕시코의 영토를 강탈하고, 태평양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남북전쟁에서 엄청난 규모의 전투를 벌이는 것을 보고 나서야 미국에 진지한 경계심을 갖는다.
‘단번에 미국에 대한 공동 대응까진 무리지만, 불가침조약을 맺음으로써 미국에 견제구를 날리는 정도는 충분히 들어줄 만한 제안이지.’
우리 멕시코 제국은 영국이 과도하게 부풀려서 청구하는 이자도 잘 갚는 우수 고객(호구) 이다.
최근에는 에스파냐 사건을 처리할 때 영국에게 협조적인 태도까지 보였으니 이 정도는 해줄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미국이 우리 영국에게 위협이 될 만한 국가는 아니지만, 전하의 말대로 견제할 만한 세력이 있는 것도 나쁘진 않겠죠.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총리님. 앞으로도 양국이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면 합니다.”
“하하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전하, 영국과 멕시코 제국은 좋은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
내가 영국에 방문한 표면적 이유, 불가침 조약을 맺는 일은 잘 마무리되었다.
“이제 진짜 일을 시작해 볼까.”
사실 불가침 조약은 영국에 오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
이 시대엔 왕족, 그것도 후계자가 타국을 비공식적으로 방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에 황태자인 내가 영국에 오려면 명분이 있어야 했다.
‘표트르 대제처럼 정체를 숨기고 타국에 가서 목수 코스프레를 하며 배 만드는 기술을 배워오려는 기행을 벌이는 사람도 있긴 했지만.’
그건 정말 특수한 경우고.
사실 표트르 대제도 상대 쪽에서 이미 정체를 알고 있기도 했다. 키부터가 2m를 넘는 거인이기 때문에 무척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민 사업을 해야 하는데 내가 직접 이민자를 모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 결국 또 대리인을 찾아야 한다는 소리인데.’
지난 몇 년간 지내면서 꽤 많은 인연을 만든 멕시코 제국과 다르게, 영국에서는 아는 사람이 없었다.
멕시코에서 나 대신 사업을 해 줄 사람을 데려올까 생각도 해봤지만, 사람을 상대로 영업하는 건 현지인이 나을 것 같아서 현지인으로 찾으려고 한다.
적합한 인물을 소개해줄 만한 사람을 찾았다.
“대사님, 처음 뵙겠습니다.”
“전하, 영국에서 전하의 용안을 보게 되어 영광입니다. 얼마 전 벌어진 전투에 대한 소식은 저도 들었습니다. 가슴이 뜨거워지더군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이야기는 들으셨겠지만, 우리 멕시코 제국과 영국이 불가침 조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예, 그것도 들었습니다. 역시 대단하십니다, 전하.”
“대사님. 제가 영국에서 떠나기 전에 일을 하나 하려고 하는데, 사람을 소개해줄 수 있으신가요?”
“예, 전하. 제가 영국에 와서 하는 일이라곤 사람 만나러 다니는 일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일을 하려고 하시는지요?”
호세 마리아 루이스 모라 박사는 영국에 파견된 멕시코 외교관이다.
“이민 회사를 만들려고 합니다. 다양한 배경의 인맥을 가진 사람이 좋겠네요.”
“음···. 이민 회사 말입니까? 그게 정확히 어떤 사업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말 그대로 우리 멕시코로 이민자를 유치하기 위한 회사입니다. 이민자에겐 땅과 면세 혜택을 줄 것이고 이민을 유치한 자에겐 일정 수마다 돈을 주는 거죠.”
“아아. 엠프레사리오(Empresario) 계약과 비슷한 거군요. 이민 회사라는 말이 이제 이해가 됐습니다.”
“네. 텍사스의 스티븐 오스틴이 하는 사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걸 미국인이 아니라 유럽인 대상으로 하는 거죠.”
“으음···. 떠오르는 사람이 있긴 한데, 귀족은 아닙니다.”
“일만 잘하면 상관없습니다. 무슨 일을 하는 사람입니까?”
“그··· 탐정이라는 직업인데, 그게 뭐냐면···”
“탐정이요? 그게 뭔지는 알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탐정이라?’
탐정이라고 하면 셜록 홈즈같은 사람을 떠올리지만, 사실 대부분의 탐정이 하는 일은 흥신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 사람 하나는 잘 찾겠군요.”
“예, 인맥도 상당히 넓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을 어떻게 아시는 겁니까?”
“그… 그것이···”
“농담입니다. 그럼, 그 사람으로 소개해주세요.”
“예, 전하.”
호세 대사가 그를 데리고 온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레지날드 그린필드.
미국과 체급 경쟁을 하기 위한 핵심 키 중 하나인 이민.
그 이민 사업의 정점에 설 사나이를 만나러 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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