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31)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31화(31/180)
철도 (4)
런던에서 돌아오고 쉴 틈도 없이 낮엔 선로 공사, 밤엔 기관차 개발에 참여하는 강행군이 시작되었다.
나는 레일의 궤간은 광궤(1,520 mm), 레일의 형태는 현대에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평저형 T 레일을 선택했다.
소재가 연철인 만큼 나중에는 갈아줘야 하겠지만 그건 다른 형태의 레일들도 똑같다.
‘굳이 여러 검증을 거쳐 현대에 정착된 평저형 T 레일을 안 쓸 이유가 없지. 이것만으로도 이 시대의 다른 철도들보다 훨씬 높은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시대의 다른 나라들은 평평한 철판에 한쪽이 돌출된 난간이 있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레일을 사용한다.
‘사고가 나 봐야 레일 형태의 중요성을 알아차리겠지.’
“전하, 정말 이곳부터 시작하는 겁니까?”
멕시코 제국 최초의 선로는 바로 선로 공장 앞이다.
“여기뿐만 아니라 철광산, 제철소, 선로 공장, 기관차 공장까지 다 철로로 연결할 예정이라네. 공사 자재 수급에 효율적이기도 하고 짧고 험난한 지형이 없는 구간이라 선로 건설의 경험을 쌓는 데도 좋을 걸세.”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알겠습니다.”
나는 다시 한번 소매를 걷혀 붙였다. 선로 건설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무게를 잡는다고 뒤에서 팔짱만 끼고 있는 게 미친 짓이지. 직접 보여준다.’
나는 시범 구간을 시공하며 측량부터 시작해서 안전 검사와 유지보수까지 하나하나 자세히 알려주기 시작했다.
시행착오 하나 없이 쭉쭉 진행되는 선로 건설.
“전하께서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것들을 다 알고 계시는지..”
“캘리포니아 개척 때도 이렇지 않았는가. 분명 처음이실 텐데도 여러 번 해보신 것처럼 자연스럽게 현장을 지휘하셨었지.”
“그러니까 말이야. 아예 새로운 물건이라, 이번에야말로 큰 시행착오를 겪은 줄 알았더니, 이래도 되나 싶은 정도로 쭉쭉 뻗어나가지 않았나.”
영국의 리버풀-맨체스터 철도 구간은 31마일 거리를 무려 5년이 걸려서 건설했는데, 우리는 라스트루차 내의 시범 선로 5마일 거리를 준비기간 포함 단 2주 만에 완성해버렸다.
‘속도가 불만족스럽군.’
60년대의 미국에선 하루에 최대 10마일까지 건설하는 엄청난 기록을 세운다.
통상적인 속도는 아니고 철도회사 간 경쟁이 심한 시기에 철도를 건설하기 좋은 평야 지대에서 나온 일회성 기록이다.
“우린 하루 평균 3마일을 목표로 합니다.”
선로 공장 사무실.
오르테가 건설의 사장 안드레스 오르테가를 포함해 많은 건축가가 나를 주목하고 있었다.
“라스 트루차스 내에서 건설하면서 기본적인 사항들을 알려주긴 했지만, 본격적인 철도 건설은 지금부터입니다.”
나는 테이블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대축척지도에 철도 구간의 경로를 그리기 시작했다.
“라스 트루차스-멕시코시티 구간. 이 구간을 건설하려면 최단 경로는 라스 트루차스에서 북서쪽으로 쭉 이으면 되겠죠. 그럴 수 있으면 정말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지형상 그건 불가능합니다. 강과 산이 가로막고 있거든요.”
툭툭-
나는 지도에 그려진 강과 산들을 가리켰다.
“우회적인 경로로 가야 하는데, 사실 산이 없는 구간은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멕시코시티는 멕시코 고원에 위치하니까요. 그중 가장 덜 험난한 지형을 고를 수밖에 없죠. 그게 이 구간입니다.”
나는 북쪽으로 우회해 모렐리아라는 도시를 지나 멕시코시티로 가는 경로를 그렸다.
“이제부터가 진짜입니다.”
***
라스 트루차스 북부의 산악지형.
나는 멀리 눈에 띄는 크나큰 바위를 바라보며 심호흡했다. 바로 앞에는 큰 바위가 있었고, 그 뒤로는 가파른 산세가 계속되었다.
“터뜨려.”
내 말에 인부가 화약을 터뜨릴 준비를 하기 시작했고, 다른 인부들은 황급히 대피하기 시작했다.
“다들 피해!”
콰앙-
흙먼지와 돌 부스러기가 튀었다.
나는 먼지가 가라앉고 난 다음 보이는 광경에 혀를 찼다.
“화력이 부족하군.”
“···전하, 역시 화약을 더 써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니야. 이 이상 쓰면 위험하다네. 인명 피해를 감수할 수는 없지. 조금 느리더라도 사람이 다치지 않게 진행하게, 안드레스 사장.”
“예, 전하.”
1830년의 기술과 도구로 선로를 까는 과정은 험난했다.
토목공학 지식이 있다지만 토목 건설이라는 게 지식만으로 되는 과정이 아니었다.
여러 번 계산해봤지만, 철도를 까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심각하게 비효율적이고 엄청난 인력이 필요해서 그렇지.
“숟가락 살인마가 떠오르는군.”
“예?”
“아니네.”
해발고도 100m의 라스 트루차스에서 해발고도 2240m의 멕시코시티까지 가야 한다.
‘산을 뚫을 필요는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군.’
비슷한 해발고도의 평지 사이에 가파른 산맥이 떡하니 막고 있다면 터널링 말고는 답이 없을 거다.
그런 경우면 이미 이 시대 기술로 시공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계산 내렸을 것이다.
다행히 우리는 꾸준히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터널링보다는 그레이딩(Grading)이 더 중요한 작업이었다.
다시 한번 준비되었다는 신호가 왔다.
“터뜨리게.”
콰앙-
“이번에는 부서졌군.”
“여러 번 하니까 되긴 하는군요.”
우리는 바위를 부수고 전진하기 시작했다.
여러 종류의 장애물에 대한 경험치가 어느 정도 쌓이자, 나는 토지 정리 작업을 병렬적으로 하도록 지시했다.
“건축가마다 3마일씩 맡기도록 하지. 속도도 중요하지만, 안전에도 충분히 신경 쓰도록 하게.”
“예!”
수십명의 건축가들이 각각 수백명의 인부들을 데리고 작업을 시작했다.
***
철광산, 제철소와 동일하게 라스 트루차스에 위치한 ‘로크 정밀 기계’.
최근에 지어진 기관차 공장에서는 조셉 로크가 조지 스티븐슨과 만들었던 ‘로켓’이라는 기관차의 개량형 버전을 제작하고 있었다.
나와 조셉이 몇 달간 토론하며 성능과 연비를 높이고, 부품들을 양산할 수 있도록 개선한 설계다. 기관차의 바퀴 부분도 평저형 T 레일에 맞도록 수정했다.
“일단 대부분 부품은 다 양산 준비가 된 것 같군.”
“그런데 정말 이 정도 규모의 양산 시설이 필요할까요? 전하께서 크게 손해보지는 것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조셉은 불안한 듯했다.
‘걱정이 많은 친구구먼.’
기껏해야 수십 대에서 수천 대 정도를 생각하는 조셉과 다르게 나는 최소 수천 대에서 수만 대를 생각하고 있었다.
“멕시코 제국은 넓다네. 이 거대한 제국에 거미줄 같은 철도망을 구축해 사용하려면 수천 대의 기관차로도 부족할 것이라네.”
“···과연, 전하께서는 생각하는 스케일이 다르시군요. 그렇다면 이 공장이 낭비는 아니겠습니다.”
기관차의 프레임부터 핵심 부품인 다중 튜브 보일러(Multi-tubular boiler), 실린더, 파이어 박스(firebox), 가속화 휠까지 전부 양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조셉은 6개월만 주면 영국의 ‘로켓’ 기관차와 동일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양산할 수 있게 하자는 내 말에 기관차 설계 수정, 거기에 맞는 공장 설계와 시공에만 1년이 걸렸다.
‘여기서 먹고 자고 다 했지.’
기관차 공장의 실내까지 쭉 이어진 더블 트랙 철도.
바로 오늘, 여기서 멕시코 제국의 기관차가 처음 출발한다.
후우우-
조셉은 긴장감을 털어내려는 듯, 심호흡했다.
“첫 시범운행이니 잘 안될 수도 있습니다.”
“걱정하지 말게. 처음부터 전부 잘 될 가능성은 작다는 것쯤은 나도 아니까.”
첫 시범 운행을 앞두고 불안해하는 조셉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감사합니다, 전하.”
조셉이 신호를 보내자 로크 정밀 기계 소속 기술자가 기관차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철컹-
철컹철컹-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 기관차.
레일을 타고 선로 공장 쪽으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휴-
“일단 움직이긴 하는군요.”
잔뜩 긴장된 표정으로 기관차를 쳐다보던 조셉이 한시름 놨다는 듯 말했다.
“서둘러 따라가 보세나.”
우리는 말을 타고 기관차를 따라갔다.
다그닥다그닥-
기술자는 우리가 따라오는 것을 보더니 서서히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철컹철컹-
선로 공장을 지나칠 때까지 아무 이상이 없다.
철컹철컹-
제철소를 지나 철광산 근처의 마지막 구간까지 무사히 도착한 기관차.
“이럴 수가···.”
“의외로군.”
이 세계에 온 후 본의 아니게 발명을 꽤 해봤으니, 프로토타입이 얼마나 잘 망가지는지는 나도 잘 안다. 그런데 시작부터 여기까지 성공하다니.
“크흡.”
“고생 많았네.”
조셉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조지 스티븐슨의 아래에서 불공정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 나와 멕시코 제국까지 왔지만, 그도 불안했던 거다.
자신도 스티븐슨 부자 없이 해낼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들었겠지.
결국 자신을 증명한 것이다.
나는 그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돌아가도록 하지.”
***
멕시코 제국 첫 기관차의 시범운행에 성공하고 나서, 나는 알폰소를 라스 트루차스에 불렀다.
덜컹덜컹-
마침 기관차 공장 앞으로 화물칸이 달린 기관차가 지나갔다.
“···저게 전하께서 말씀하신 것이군요.”
“그렇다네.”
철도는 역참과 역마차를 이용한 운송 서비스를 하는 리오스 익스프레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알폰소에게 직접 철도와 기관차를 보여주고 경영 전략의 수정을 주문하려고 불렀다.
편지로 구구절절이 철도와 기관차에 대해 묘사하는 것보다 이쪽이 체감이 확 될 것이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저게 도입되면 우리 회사의 역참과 역마차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겠군요.”
철도와 겹치는 구간의 역참들은 폐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철도가 더 빠르고 안전하고 대량으로 운송하게 될 것이니까. 하지만 모든 지역에 철도가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철도는 주요 도시들을 잇는 역할을 할 것이고 역참과 역마차는 그 도시에서 작은 마을까지를 있는 역할을 하게 되겠지.”
알폰소는 내 말에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저 기관차라는 것 뒤에 화물을 담을 수 있는 화물칸을 몇 개까지 달 수 있습니까?”
“화물의 무게에 따라 다르다네. 가벼운 것들이라면 5칸까지도 가능하지만, 방금처럼 무거운 철제 물품들을 운반할 때는 2칸도 힘들 수 있다네.”
방금 지나간 기관차는 철광석을 운반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오히려 우리 쪽에 이득이 될 수도 있겠군요. 비싼 운용 비용이 드는 역마차는 짧게 운용하고, 긴 거리는 저 철도라는 것으로 운반하게 될 테니.”
“그래. 자네 말처럼 각 마을과 도시에서 우편과 택배를 수집해서 기차를 통해 수송하게 될 거라네.”
“비용도 감소하고 필요한 행정력도 아낄 수 있을 테니, 늘어나는 수익금은 금융업 쪽에 더 투자하겠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착착 전략을 수정하는 알폰소.
“금융업 쪽은 어떻게 되고 있나?”
“우편환과 금 매입 서비스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예금과 대출 서비스도 개시했습니다.”
“대출을 안 갚는 자들은 없나?”
“담보가 없는 자들은 대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음. 역시 알아서 잘하고 있군.”
“감사합니다, 전하.”
알폰소와 앞으로의 사업 계획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리오스 익스프레스 문제까지 해결했으니, 이제 거의 준비가 다 되었군.’
나는 전국의 돈깨나 있다는 지주들에게 손수 편지를 썼다. 물론 의원들도 포함이다.
놈들의 뒤통수를 후려칠 준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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