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32)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32화(32/180)
철도 (5)
“결국 일 년 반이나 걸렸군.”
멕시코 제국의 첫 철도 구간이 성공적으로 건설되었다.
건설 기간은 18개월.
“목표했던 공기를 달성하지 못해 송구스럽습니다.”
내 중얼거림에 옆에 있던 안드레스 사장이 대답했다.
“아니, 좋은 날에 그러지 말게. 애초에 비현실적인 기대치였으니.”
라스 트루차스-모렐리아-멕시코시티 구간의 총거리 285마일.
엄청나게 긴 거리지만 1년 정도면 충분하리라 생각했다. 아니, 처음에는 더 쉽게 생각했었다.
“시범 공사를 할 때까지만 해도 하루 3마일을 시공하겠다고 했던 걸 생각해보면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이네.”
“그때는 저도 가능할 줄 알았습니다, 전하.”
60년대의 미국에서 하루 만에 10마일을 시공했다는 기록을 알고 있었기에 도전적인 목표를 잡은 것이다.
‘30년의 기술 차이, 지형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내 토목 공학 지식과 대규모로 동원한 값싼 인력을 생각하면 3마일 정도는 가능할 줄 알았는데.’
과거의 비현실적인 목표치를 생각하니 웃음만 나왔다.
“흐흐, 그러다가 첫 산악지형을 만나고 바로 하루 1마일로 목표를 낮추지 않았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도 말도 안 되는 목표였지.”
“하하하, 당시만 해도 모두가 적절하고 현명한 결정이라고 동의하지 않았습니까.”
멕시코의 험난한 지형은 공사를 끝없이 늘어지게 했다.
나조차 이 정도면 불가능한 공사가 아닌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전하께서 포기하지 않으시고 현장에서 솔선수범하며 지휘해주신 덕에 결국 완공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전하.”
나는 안드레스 사장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말했다.
“자네가 고생이 많았지. 인력 수급부터 시작해서 건설 현장에서 직접 시범을 보이고 다니는 것까지 별의별 일을 다 했으니.”
“···감사합니다, 전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하루 3마일도, 하루 1마일(1.6km)도 무리였다.
공사를 시작한 지 18개월, 시공 속도로 치면 약 하루 0.52마일의 속도로 겨우 완공했다.
1마일당 1만페소의 예산도 한참 초과했다. 마일당 1만 5천 정도가 페소가 들었다.
‘미국 놈들은 대평원이라는 사기적인 지형 덕분에 국토를 엄청나게 쉽게 개발했다는 점이 확 체감되네. 역시 방장 사기 맵이라는 말이 그냥 나오는 소리가 아니야.’
30, 40년대에 1마일당 1만 달러의 비용, 60년대에 하루 10마일 시공 같은 기록은 전부 미국만 가능한 것이다.
‘아무리 토목이라는 게 지식으로만 되는 분야는 아니라지만 현대 지식을 총동원했는데도 못 따라가다니.’
미국의 속도를 염두에 둬가며 건설을 지휘하다 보니, 나 스스로가 속도에 대한 강박감이 생길 지경이었다.
그렇게 완공한 게 벌써 2주 전이다.
오늘, 멕시코시티에선 거대한 행사가 열린다. 몇 달 전, 나는 멕시코 전역의 유력인사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철도라는 새로운 기물을 만들었으니, 관심이 있으면 보러오라는 내용이었다. 오면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그들은 이미 내가 이전에 발명한 기계식 수확기의 엄청난 위력을 확인했으니, 내 호언장담에 호기심이 들었을 것이다.
그 덕에 오늘 행사엔 황가와 의원들은 물론이고 멕시코 전역의 대지주들도 많이 참석했다.
‘사실 일종의 홍보회지.’
“안드레스 사장. 정말 직접 타야겠나? 안 그래도 된다니까.”
“전하, 제가 직접 타는 게 안전에 대한 설득력이 있지 않겠습니까. 지난 2주간 수십번이나 테스트했으니 별일은 없을 겁니다.”
“음···. 알았네.”
황제를 포함한 황가, 201명의 의원, 수백명의 대지주들이 멕시코시티역(Estación Ciudad de México)에서 기관차를 구경하고 있었다.
나는 안드레스 사장과 인사하고 가족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왔느냐. 정말 신기하구나. 이런 쇳덩어리가 그렇게 빠르게 움직인다니.”
아구스틴 1세는 기관차를 구석구석 살펴보고 있었다.
“예, 아버지. 보시면 아주 깜짝 놀라실 겁니다.”
“이것 때문에 나도 골치가 좀 아팠다. 지난 1년 반 동안 철도 관련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너를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법이더구나. 첫 구간이 완성되고 나서 생각해보자고 미뤄놨으니, 오늘이 중요하다. 자신 있는 거냐?”
“감사합니다, 아버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반대를 한 번에 무산시킬 방법이 있습니다.”
“알았다.”
아구스틴 1세는 믿는다는 듯 내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내가 아버지와 둘이 대화를 나누자, 어머니도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아들, 우리는 언제 타볼 수 있는 거니?”
“충분히 테스트하긴 했지만 몇 주 정도 더 지켜보고 타보시죠, 어머니.”
“그래. 얼마나 빠른지 직접 한번 느껴보고 싶구나.”
“기회가 되면 아들이 대규모로 조성했다는 철강 산업단지를 구경하는 것도 좋겠지.”
***
철도 개통식에 참여한 멕시코제국의 여러 실력자는 각자 철도라는 기물에 대해 품평했다.
“저게 철도라는 거라고?”
“그렇다던데. 엄청나게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하더군. 듣기로는 역마차의 6, 7배 속도라던데?”
“허어···. 대단하군.”
“황태자가 천재라는 소문이 괜히 난 게 아니야.”
사실 영국에서 개발된 것을 인재를 데려와 개선만 한 수준이지만, 이들은 그런 세부 사항까진 몰랐다.
“그건 이미 직접 겪어보지 않았나. 8년 전에.”
“크흠. 나는 그때 의원이 아니였어서 말이지.”
“그걸 못 보다니, 아쉽게 되었구만. 그땐 정말 대단했지.”
황태자가 천재라는 소문은 이미 멕시코 제국 내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위태로웠던 독립 초기에 재정 문제를 해결했던 반도인 재산 몰수 조치에 대한 아이디어가 황태자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사실이지만 15세의 나이에 의회에서 혼자 수십명의 공화파 의원들을 상대로 토론하여 승리한 일도 상류층 사이에선 알려진 사실이다.
그 외에도 황태자가 캘리포니아의 금으로 엄청난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것, 다양한 발명품을 만들어냈다는 것. 그리고 화룡점정을 장식한 에스파냐와의 전쟁에서 승리까지.
황제파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황태자를 칭송했지만, 그렇지 않은 자들도 있었다.
“···저게 말대로 잘 움직이면 황가의 힘이 더 강해지겠군. 저걸 만들 수 있는 건 황태자뿐이니 말이야.”
“공화파 놈들이 찍소리도 못하는 것은 좋은데, 자꾸 이상한 것들을 만들어내니 사회가 좀 혼란스럽지 않은가.”
“그런 면이 좀 있지. 거기다 안 쓰는 땅이긴 하지만, 저 철도를 건설할 때 내 토지의 일부분을 사용했는데 보상금으로 푼돈을 주고 끝이더군.”
“허어. 아무리 황가라지만 그건 너무한 것 아닌가. 토지는 신성한 것인데.”
지주파 의원들과 지주들은 노골적이진 않았지만 은근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가장 적대감을 드러내는 자들은 공화파였다.
“점점 더 대단한 것을 만들어 내는군.”
“흥, 겉모습만 그럴싸할지 누가 알겠는가.”
“···그럴 것 같진 않은데, 여기서 자네가 기계식 수확기를 제일 많이 사지 않았는가.”
“···”
황태자가 똑똑하다는 건 공화파 의원들이 누구보다 잘 안다.
직접 상대해 봤기 때문이다. 거기다 이들도 지주 계층이기에 황태자의 기계식 수확기를 도입하고 감탄했었다.
“듣자 하니 무려 300만 페소가 넘게 들어갔다고 하던데, 설령 저게 제대로 움직인다고 한들 그 돈을 정당화하긴 쉽지 않을 것이네.”
“맞네. 황제가 철도가 완공되면 검토해보자며 법안들을 미뤄왔으니, 그걸 증명하지 못한다면 법안을 통과시킬 수밖에 없을 거라네.”
“그렇지. 증명하지 못했음에도 일방적으로 법안들을 거부한다면 독재라는 비판에 힘이 실리겠지. 요즘엔 보수파 놈들도 황가에 무작정 우호적이진 않으니 말이야.”
여러 인물이 저마다 철도와 기관차라는 기물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황태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드디어 기관차가 출발하기 시작했다.
푸우우우-
증기 기관차 특유의 증기 배출 소리.
뿌뿌-
귓가를 때리는 기관차의 경적음 소리에 이어서 기관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덜컹-
“어어! 움직인다.”
덜컹덜컹-
“이제 출발하나 보군.”
덜컹덜컹-
기차역에 모인 사람들은 저마다 감탄하며 기관차가 떠나는 모습을 쳐다봤지만, 기관차는 곧 시야에서 사라졌다.
여기저기서 아쉬운 탄성이 나왔다.
“이럴 거면 내가 직접 타보겠다고 할 걸 그랬군.”
“내 대리인을 태워놨으니 다녀와서 자세히 보고해 줄 거네.”
생각 이상으로 대단한 기물을 보여줬지만, 막상 움직이는 장면은 별로 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저게 시간당 34마일(54km/h)을 움직인다고 했었지?”
“예, 아버지. 원래는 29마일 정도였는데, 만들면서 개량해서 속도가 더 올라갔습니다.”
이 시대 최고의 기관차인 영국의 ‘로켓’보다 시속 5마일이나 빠른 속도다. 그 외에도 안정성과 효율성도 원래 버전보다 높였다.
“그럼 모렐리야 역을 찍고 돌아오는데 8시간 정도 걸리겠구나. 그때 한 번 더 보여주는 것은 어떻겠느냐? 다들 아쉬워하는 것 같은데.”
“좋은 생각입니다. 다들 쉬면서 식사도 하고 다시 모이라고 하죠.”
“여기보단 좀 앞으로 가서 구경시켜 주는 게 어떻겠느냐? 철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 되지 않겠느냐?”
“예, 그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아버지.”
아구스틴 1세는 철도라는 기물이 마음에 든 듯하다.
***
철도에는 오르테가 건설의 사장 안드레스 오르테가와 그 휘하 기술자들, 그리고 기관차를 개발한 조셉 로크와 그 휘하 기술자들이 타 있었다.
거기에 지원을 받아 선정한 멕시코 제국 역사상 첫 민간인 철도 승객인 30명이 멕시코시티-모렐리아 구간의 철로를 달리고 있었다.
“와아아! 정말 엄청나게 빠르잖아!?”
“모렐리아까지 4시간이라니. 136마일(220km) 거리가 아닌가. 대체 이 정도 힘을 어떻게 구현해냈단 말인가.”
중간에 역이 없어서 꾸준히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의원님께 제대로 보고해야겠군. 이건 세상을 바꿀 물건이야.”
“사업의 판도가 확 달라지겠어. 이 기관차라는 걸 이용할 생각을 해봐야겠군.”
승객들은 모험심 넘치는 청년, 작동 원리를 궁금해하는 공학자, 직접 타보고 철도라는 새로운 기물에 대해 조사하라는 명을 받은 하수인, 사업에 미칠 영향을 궁금해하는 사업가까지 다양했다.
그들의 모두가 이 새로운 문명의 이기를 체험하며 깜짝 놀랐다.
모렐리아에 도착해 점심을 먹은 자들이 그대로 다시 타서 멕시코시티를 향했다.
멕시코시티역에서 1마일 정도 떨어진 지점.
수백명의 사람들이 돌아가지 않고 기다렸다가 다시 구경하기 위해 참석했다.
이번에는 멕시코시티의 시민들 수천 명까지 같이 구경하고 있었다.
“하암~. 슬슬 올 때가 되었···”
“저기 온다!”
덜컹덜컹-
저 멀리 점처럼 보였던 기관차는 점점 덩치를 불려 나갔다.
덜컹덜컹-
휘이잉-
순식간에 눈앞까지 도달한 기관차가 스쳐 지나가며 발생한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역에서 출발하는 것을 봤을 때도 감탄했지만, 이건 그것보다 훨씬 압도적인 광경이었다.
“와아아아!!”
“···엄청나군.”
“제길.”
그 엄청난 속도를 목격하고 신나 하며 환호하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이 기물이 가져올 파급력에 대해 생각하는 자들도 있었고, 예상을 뛰어넘는 광경에 심기가 불편한 자들도 있었다.
각자 다른 생각을 했지만 감탄하지 않은 자는 없었다.
황태자의 본래 의도는 철도의 위력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황제가 역이 아닌 철도에서 직접 보자고 제안하면서, 그 의도는 더욱 확실하게 실현되었다.
다음 날,
두 번째 행사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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