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36)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36화(36/180)
댐과 관개시설 (2)
댐을 설계하며 관개 수로의 설계도 동시에 진행했다.
댐은 자체적으로 많은 기능이 있지만, 내 주요 목적은 농업 생산성 향상이다.
미래를 위해 수력발전이 들어갈 자리도 설계에 포함했지만, 당장은 쓰기 힘들다.
관개 시설을 이용하여 댐에서 물을 운반하고, 농지까지 적절하게 배분하려면 설계 단계부터 고려 하는 것이 좋다.
“관개 시설은 기본적으로 수원지에서 물을 끌어와서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라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물을 흐름을 적절히 제어하는 것이라네.”
오르테가 건설의 건축가들은 현장에서 매일같이 강의를 듣고 있었다.
아예 주머니에 들어갈 만한 사이즈의 노트를 들고 다니며 내 말을 정리하는 자들도 많았다.
“시작은 수원지에서 물을 꺼내는 부분이네. 여태까지는 이 시작부터가 난관이었는데, 자연 경사를 이용하거나 손 펌프, 체인 펌프, 풍력 펌프 같은 비효율적인 펌프들을 사용했다네. 제대로 된 관개시설을 만들기 힘들었던 이유지. 하지만 우린 이걸 사용할 거라네.”
증기기관을 동력으로 작동하는 직동 펌프(Reciprocating Pump)다. 기관차에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원리로 작동하는데, 둘 다 증기의 압력을 이용해 피스톤을 움직이는 ‘직동’ 움직임을 기반으로 한다.
‘기관차 공장에서 양산하게 한 다중 튜브 보일러, 피스톤, 실린더, 밸브, 연결 링크까지 모두 동일한 부품을 사용할 수 있지.’
기관차 공장을 기획하고 설계할 때부터 이 점을 노렸다.
“증기기관 초기에만 하더라도 관개 시설에까지 사용하는 건 경제성이 너무 낮았지만, 지금은 증기기관 장치 자체도 양산이 가능해진 터라 생산단가가 많이 줄었다네. 그래서 이런 것도 가능해진 거지.”
이 펌프는 채굴 현장에서도 쓰일 수 있는데, 효율적인 지하 채굴을 가능하게 만들어 줄 일등공신이었다.
‘금 채굴량도 올라가겠군.’
“이 장치를 통해 물을 끌어 올렸으면 수로를 통해 물을 운반하게 될 것이라네. 이 과정에서는 최대한 자연 경사를 잘 이용하여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네. 즉, 파이프라인 설계도 중요하다는 것이지.”
“전하, 질문 있습니다.”
“말하게.”
“만약 한 농장에 너무 많은 물이 공급된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좋은 질문이군. 애초에 물의 양을 잘 조절해서 그런 경우를 만들지 않아야 하지만, 만약 이미 너무 많은 물이 공급된 경우에는 배수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네. 이는 당연히 농장주가 비용을 지불해 설치해야 한다네. 배수 시스템 설치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지.”
그렇게 댐과 관개 시설의 설계와 강의를 반복하며 오르테가 건설의 건축가들을 키우는 나날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
낮에는 댐과 관개 시설 건설에 참여하고 있지만, 저녁 이후엔 여러 사업을 관리하고 있다.
밖엔 이미 어둠이 깔렸지만, 내 천막은 여러 개의 등불로 밝혀져 있다.
오늘도 디에고가 편지를 가져왔다.
“음···. 역시 인구수 자체가 너무 부족하군. 이민이 많이 들어오곤 있지만 미개척지로 배정되고 있어서 산업화 인력으로는 써먹질 못하고 있어.”
사업은 다들 잘 되고 있지만, 모든 회사가 공통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바로 인력의 부족이다.
오르테가 건설이 가장 심각했다.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개척 마을 건설과 철도 건설 프로젝트에 내가 새로 진행하는 중인 댐과 관개 시설 프로젝트까지 엄청난 노동 수요가 발생하고 있었다.
이민은 많이 들어온다.
재무대신이 찾아와 이민자가 너무 많아 재정에 부담되니 이민 계약을 갱신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그래서 100가구당 50페소의 인센티브를 받던 것을 40페소로 줄였다.
문제는 그 인구들은 다 미개척지로 간다는 것.
“예. 전하의 계획대로 십년만 지나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긴 합니다만, 당장의 인력이 부족합니다.”
멕시코 제국의 산업화는 시작되었다. 내가 여러 사업을 거대하게 벌이며 엄청난 돈을 쓸어 담는 것을 본 중상류층 크리오요와 메스티소들이 서서히 여러 사업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노동자 인력에 대한 수요가 나 혼자일 때는 충분히 수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쟁자가 생기고 농장에서 빠져나오는 인원들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자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거기에 농장에서 빠져나온 인원들도 도시로 안 오고 캘리포니아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도 문제군.”
“캘리포니아로 가면 땅을 준다는 소문이 전국에 다 퍼져버렸습니다.”
대지주들의 농장에서 인력을 빼내는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나 그 농부들이 전부 도시로 가는 것은 아니었다.
캘리포니아 골드러시의 열기는 살짝 식었으나, 대신 거기에 정착하면 미개척 토지를 준다는 소문이 퍼져버려서 30% 이상의 농부들이 캘리포니아 행을 택하고 있었다.
“내부 인력을 끌어내는 것도 부족하다면 외부 인력을 더 데려오는 방법밖엔 없는데···.”
“외부라면, 이민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건 미개척지를 개척하는 조건으로 토지를 주는 거잖습니까.”
디에고가 궁금하다는 듯 말했다.
“계약서를 자세히 보면 그건 이민자 가구에 토지와 면세 혜택을 주는 조건일 뿐이지. 이민회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조건 자체는 가구 수를 채우기만 하면 주도록 되어있네.”
“···그렇군요. 그렇다면 토지가 아니더라도 이민자에게 멕시코 제국으로 올 혜택만 제공해서 데려오면 된다는 소리군요.”
디에고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단번에 이해했다.
“그렇지. 이걸 ‘도시 이민’이라고 부르기로 했네. 미개척지로 받는 이민은 ‘개척 이민’, 부족한 행정력을 채우기 위해 에스파냐에서 데려오는 자들은 ‘행정 이민’이라고 부르도록 하지.”
이민을 3가지 종류로 분류했다.
광대한 멕시코 제국의 미개척 토지를 개간하기 위한 개척 이민.
부족한 산업화 인력을 채우기 위한 도시 이민.
심각하게 부족한 행정 인력을 채우기 위한 행정 이민. 참고로 이건 에스파냐어와 간단한 산수는 할 줄 알아야 한다.
“적절한 명칭이군요. 그런데 도시로 올 이민자에게 줄 혜택이 있을까요? 토지와 비슷할 정도의 혜택이 아니면 굳이 도시를 선택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두 가지가 있네. 일단 ‘10년간 취업 보장’을 해줄 생각이라네. 우리 쪽에서 보면 인력이 부족해서 데려오는 것이니 손해 볼 것이 하나도 없지만, 외국에서 오는 이민자의 입장에서 보면 꽤 좋은 조건이지 않겠나? 특히, 노동 강도에 걸맞은 임금을 준다고 명시하면 좋을 것 같은데?”
디에고는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음. 확실히 이민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좋은 조건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100에이커 정도 되는 토지를 무료로 주는 ‘개척 이민’에 비해 혜택이 너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 그래서 하나 더 있네. 바로 도시에 집을 주고 토지, 건설 비용을 천천히 무이자로 갚게 하는 것이네.”
무료로 줄 수 있는 미개척 토지와 다르게, 집은 무료로 줄순 없다. 더 비싼 도시의 토지에 재료와 노동력까지 들어가기 때문이다.
거기다 형평성 문제도 있다. 캘리포니아로 가는 농민들은 개척 이민자들과 똑같은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도시로 오는 농민들은 아무 혜택이 없다.
도시 이민을 시작할 거라면 도시로 오는 자국민들에게도 비슷한 혜택을 줘야한다. 따라서 무료로 줄 순 없고, 집을 지어주고 토지와 공사비를 장기 할부로 갚게 할 생각이다. 어차피 최소 수십년간 일자리가 없어서 일을 못할 일은 없을 것이기에 언젠간 다 갚을 수 있을거다.
“먼저 집을 주고 무이자로 갚게 해준다···. 좋은 혜택이긴 한데, 지금 우리 멕시코엔 그 정도 주택은 없지 않습니까?”
“지어서 줘야지. 단독주택을 줄 생각은 아니고, 다가구 주택을 지어서 가족의 성인 1명당 249제곱피트(7평), 아이 1명당 177제곱피트(5평) 정도 되는 집을 줄 것이라네. 이렇게 하면 가족 단위로 와야만 하는 개척 이민과 다르게 혼자서도 이민을 올 수 있다는 효과도 있지 않겠나.”
“5인 가족이라고 하면 1029제곱피트(29평)군요. 그 정도면 개척 이민과 비교해도 어느 정도 메리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도시의 집값은 엄청나게 비싸니까요.”
최근 산업화가 진행되며 도시에 인구가 밀집되고 있다. 필연적으로 부동산 가격도 끝없이 올라가고 있으니, 충분히 매력적인 제안이다.
디에고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음···. 근데, 지어서 주려고 해도 지금 오르테가 건설의 인력이 너무 부족해서 도시에 다가구 주택을 건설할 인력이 없지 않습니까?”
개척촌 건설, 철도 건설, 댐과 관개시설 건설까지. 이미 오르테가 건설은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와서 지어야지.”
“예?”
“오면 오르테가 건설에 바로 고용해서 자기 집부터 짓게 하면 되지 않는가? 자기가 살 집을 짓는 것인데 임금도 받고 얼마나 좋은 일인가.”
“···”
“잠깐 천막에서 지내는 것 정도는 버틸 만하지 않은가? 황태자인 나도 이렇게 일하러 나와서 천막에서 지내고 있지 않나.”
“음···. 예, 그건 맞습니다만···.”
“그럼 바로 레지날드에게 편지를 써주게.”
“예, 전하.”
디에고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편지지를 집어 들었다.
***
10주 뒤, 런던.
런던의 이민 회사 사장 레지날드는 회사 오너에게 날아온 편지를 열어보았다.
“뭐? 도시 이민? 어디 보자···.”
레지날드는 편지를 쭉 읽어 내려갔다.
“개척이 아니라 도시로 사람을 받고 싶다 이거구먼. 조건도 괜찮은 것 같은데? 리암, 한번 봐봐.”
레지날드는 사무실에서 일하던 아일랜드인 리암 머피에게 편지를 보여줬다.
“어때 리암. 괜찮은 것 같지?”
“나쁘지 않은데? 개척 이민이 조건이 좋긴 한데, 완전 황무지에 가서 처음부터 개척한다는 것을 무서워하는 사람도 많았거든. 거기 원주민들이 가끔 습격한다는 말도 있고. 근데 도시로 보내주는데 일자리도 주고 집도 일단 주고 무이자로 갚게 해준다? 이거 꽤 괜찮겠는데?”
“잠깐잠깐, 원주민? 원주민 습격이라니. 리암, 그게 무슨 소리야?”
레지날드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캘리포니아 쪽으로 이민을 간 친구가 있는데, 얼마 전에 편지가 왔더라고.”
“정확히 뭐라고 온 건데?”
“편지 내용에 멕시코 제국 측에서 약속한 건 잘 지켜지고 있다는 부분은 좋은데, 문제는 얼마 전에 원주민 무리가 개척촌을 습격하는 일이 있었다. 근데 리오스 익스프레스라는 회사의 경비병들이 격퇴했다. 이렇게 쓰여 있더라.”
“흐음···. 격퇴해서 다행이긴 한데, 이런 정보는 알리는 게 좋겠어. 큰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작은 징조들이 있다고 하잖아?”
레지날드는 황태자에게 보낼 답장에 원주민 습격에 대한 내용을 추가했다.
***
캘리포니아 산타바버라(Santa Barbara).
“저긴 한때 우리의 터전이었는데···.”
“미련 갖지 말거라. 이미 에스파냐인들의 땅이 되었으니.”
추마쉬 부족의 족장, 미쇼프슈노가 말했다.
“아버지. 저들은 이제 에스파냐에서 독립한 멕시코라고 합니다. 제가 선교지에 가서 알아봤어요. 우리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요?”
“에스파냐든 멕시코든, 우리에겐 변한 게 없지. 그런데, 선교지에 다녀왔다니, 왜 그런 짓을 한 거냐!”
미쇼프슈노는 아들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 파쿠의 팔을 잡고 흔들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순 없으니까요. 저뿐만이 아니에요. 부족의 다른 젊은이들도 더 이상 쫒겨나는 건 지긋지긋해한다고요!”
최근 몇 년 새 수십 개의 개척촌이 생겨났다. 그들은 곧 여기까지 도달할 것이다.
계속 북쪽으로 밀려난다면 어디까지 갈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한때 2만명에 달하던 부족의 규모는 에스파냐가 몰고 온 질병과 탄압에 의해 13,000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에스파냐인 선교사들은 그들을 ‘교화’ 시키겠다며 여러 곳의 선교지라는 곳으로 강제 이주시켰고, 거기선 추바쉬 부족의 문화를 탄압하며 강제 노동을 시켰다.
불만은 계속 쌓여가다가 1824년에 터졌다. 많은 추마시족이 선교지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탈출했다.
선교지를 탈출한 추마쉬 부족은 백인들의 눈을 피해 고향인 산타바버라의 동북쪽에 자리를 잡았다.
“그렇다고 저길 가다니! 그러다가 우리의 위치를 들키면 어쩌려고 그러느냐!”
“저들은 이미 우리 위치를 알아요. 필요한 땅을 차지했으니 그냥 놔두는 거라고요. 땅이 더 필요해지면 지금 우리가 사는 곳으로 올 거고, 우리는 또 밀려날 거고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
“우리가 앞으로도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투쟁밖에 없다는 거죠. 적들의 전력은 이미 파악했고, 무기고의 위치도 알아놨어요. 아버지.”
파쿠의 결연한 눈빛은 이미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였다.
중년에 이른 미쇼프슈노의 것과 다른 젊은 청년의 패기가 넘치는 눈빛.
파쿠는 그 말을 끝으로 아버지 곁을 떠나 다른 젊은이들과 합류했다.
말려도 소용없는 일이다. 그들은 이미 미쇼프슈노의 말을 듣지 않는다.
“하아···. 후타쉬(Hutash)시여, 저들을 지켜주소서···.”
자연과 땅을 다스린다는 신은 이번에도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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