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39)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39화(39/180)
캘리포니아 위기 (1)
늦은 밤이 돼서야 멕시코시티에 도착했다.
‘지금 시간에 아버지에게 가는 건 좀 무리수겠지.’
설령 깨운다 한들 새벽에 갑자기 군대를 준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황궁의 내 방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자는 것을 포기하고 책상 앞에 앉았다.
원주민 부족이 여러 정착촌을 습격해 말을 훔쳤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대규모 공격의 징조라고 볼 수밖에 없다.
‘내가 가야 한다.’
나라가 개판인 원 역사의 멕시코였으면 모를까,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는 멕시코 제국이 그들을 징벌하지 않을 리가 없을 터.
‘옳다구나 하고 원주민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겠지.’
북부 원주민 문제는 에스파냐 식민지 시절부터 계속되는 문제거리다, 개간도 안된 땅이라 그냥 영유권만 주장하고 건드리지 않으니, 아직까진 크게 충돌할 일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거다.
멕시코 제국 정부의 넉넉한 재정과 꾸준히 확대된 군사력을 생각해보면 끝까지 가면 무조건 이기겠지만,
‘딱 미국이 원주민들에게 한 것과 같은 짓을 저지르겠지. 닥치는 대로 죽이면서 밀어낼 거다.’
우리 국민을 공격했으니 정당한 처벌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들의 입장에선 우리가 침략자다. 멕시코 제국의 황태자로서 그들을 처벌은 해야겠지만, 싹 쓸어버리는 것은 반대다.
‘일단 출발하고 가면서 생각하자.’
다음 날 아침.
해가 떠오르고 아구스틴 1세가 집무를 시작할 때에 맞춰 집무실을 찾아갔다.
똑똑-
“아버지, 헤로니모입니다.”
“들어오거라.”
아구스틴 1세는 나를 반겨줬다.
“아침부터 어쩐 일이냐?”
“아버지, 캘리포니아에서 일이 생길 것 같습니다.”
“일이라니?”
“최근 캘리포니아 원주민들이 여러 정착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말을 훔치고 있다고 합니다.”
아구스틴 1세는 골치가 아프다는 듯 손가락으로 이마를 짚었다.
“···좋은 징조는 아니로구나.”
“예, 제가 한번 가봐야 할 듯합니다.”
“네가? 댐 짓느라 한창 바쁜 것 아니었느냐. 너까지 나설 사건은 아닌 듯한데.”
“이번 기회에 캘리포니아 쪽부터 시작해서 북부 영토의 원주민 문제를 손보려고 합니다.”
“음···. 네가 그렇게 마음먹었다면 그것도 나쁘진 않겠지. 군대를 지원해주면 되겠느냐?”
많이 데려가면 좋겠지만, 무려 3,000km를 이동해야한다.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신중하게 계산해야 한다.
캘리포니아 쪽의 원주민들은 아직 본격적인 고난의 시간을 보내지 않은 만큼 수는 많이 남아있겠지만 이제 막 무장을 갖추기 시작하는 시기다. 전투력 자체는 그리 높지 않을 거다.
‘많은 병력을 데려가는 것 보단 기동성이 좋은 정예들을 데려가는 게 좋겠지.’
“기병 연대 2개와 보병 연대 1개 정도면 좋겠습니다.”
멕시코 제국의 기병 연대는 500명, 보병 연대는 100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병? 빠르게 이동할 셈인 듯한데, 보병은 거치적거리지 않겠느냐?”
“보병 연대를 말에 태우면 되지 않겠습니까?”
“···정예 연대를 달라는 것이구나.”
보병과 기병의 역할은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 만큼 아무나 말에 태운다고 잘 탈 수 있는 건 아니다.
오직 유사시에 급속 이동을 위한 승마 훈련을 받은 정예 보병들만 말에 탈 수 있다. 이런 정예 보병들의 승마 훈련은 전술적 이유도 있었지만, 정치적 이유도 있었다.
“감사합니다.”
아구스틴 1세가 식민지 시절부터 애지중지 키워온 정예 보병 연대를 받아냈다.
군수, 포병 장교에겐 보급과 대포를 챙겨서 뒤따라오라고 명령하고 바로 출발했다.
다행히 정예 보병 연대의 인원들은 말을 잘 탔다.
예비용 말까지 챙긴 2천명의 군대가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
알타 캘리포니아 주의 주도, 로스앤젤레스는 작은 정착지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새크라멘토만큼은 아니지만, 주변 여러 곳에서 소소하게 채굴되는 금으로 골드러시의 반사 이익을 얻어 급격하게 성장한 곳 중 하나다.
2천명이 넘는 인구가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었다.
무기고를 점령했다고 한들 쉽게 저항을 포기할만한 사이즈가 아니다.
전투는 새벽부터 계속되었다.
추마시족의 전력은 활, 창, 곤봉, 슬링으로 무장한 1,800명의 전사와 말을 탄 200명의 전사까지 총 2,000명의 전사로 구성되어 있었다.
추마시족은 무기고 쪽으로 습격하여 점령한다는 파쿠의 계획에 따라 해당 지역을 공격해 성공적으로 무기고를 점령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종을 울려준 병사 덕분에 로스앤젤레스 측은 빠르게 상황을 인지할 수 있었다.
“야만인들이 습격했습니다!”
“어쩐지 최근에 여기저기서 습격 소식이 들리더라니···.”
아직 밖은 깜깜한 어둠이지만, 종소리를 듣고 등불을 켠 채 뭉치는 사람들.
“놈들이 무기고를 장악했습니다!”
그 와중에 비보가 전달되었다.
“뭐? 무기고가!?”
“이런 씨발.”
무기고가 점령당했다니, 최악의 소식이었다.
“우리 리오스 익스프레스의 지점에 무기가 좀 있습니다.”
리오스 익스프레스의 직원이었다.
운송 사업의 특성상 강도에 대비하기 위해 경비원들이 함께 움직인다. 그들이 사용할 무장이었다.
거기서 가져온 50정의 구식 머스킷. 거기에 집에 총을 가지고 있던 자들도 있었다. 그렇게 100명의 총을 든 사내와 칼, 급조한 창, 그리고 각종 농기구를 든 사내들 200명이 뭉쳤다.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었다.
추마시족 2천명의 전사는 처음에는 군대처럼 병력을 운용했으나, 끈질기게 각종 건물에 숨어 사격을 시도하는 적들 때문에 곧 진영이 무너지고 시가전이 시작되었다.
로스앤젤레스의 건물들은 높아 봤자 2, 3층 건물이었지만 그 아래엔 급조한 창과 쇠스랑을 든 사람들이 못 올라오도록 지키고 있었기에 쉽게 함락되지는 않았다.
휘익-
탕!
잘 훈련된 슬링 사수의 슬링 공격은 매서웠지만, 머스킷의 총알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우리도 총을 가져와야겠어.”
“뭐? 쓰는 법도 모르잖아.”
“배우면 되지.”
추마시족의 전사들의 리더 파쿠는 결국 목적을 달성했다.
경비병에게서 얻은 키로 무기고를 연 것이다.
“어떻게 쓰는지 말해!”
파쿠는 에스파냐어를 할 줄 알았다. 선교지에서 증오심을 불태우며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열심히 배웠기 때문이다.
“차라리 죽여라!”
“말 안 해? 저기 여자 데려와.”
제압당한 경비병은 죽어도 무기 사용법을 알려주지 않으려 했지만, 눈앞의 다른 사람의 목숨이 걸리자 어쩔 수가 없었다.
하필 친구의 딸이었다.
“흑, 아저씨. 미안해요.”
“···아니다.”
그는 손을 부들부들 떨며 머스킷의 사용법을 보여주었다.
그의 한줄기 바램과 달리, 원주민들은 그리 멍청하지 않았다. 연습이 안 된 터라 명중률은 최악이었지만, 곧 머스킷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탕!
그 총소리에 몇시간 째 버틴 건물에서 잠시 침묵이 흘렀다.
“···방금 저 새끼들이 쏜 거야?”
“···그런 것 같은데.”
“이런 씨발.”
“좆됐군.”
위치가 고정된 창문은 곧 표적지나 다름없는 신세가 되었다.
그들은 농성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건물 안에서는 아직 목숨을 희생해가며 총을 쏘는 사수들이 남아있었지만, 대부분은 건물 밖으로 나와 저항하기 시작했다.
히히힝-
“제길! 저 야만인 새끼들이 어디서 말을 구한 거야?”
“다른 마을에서 말이 털렸다는 소식이 들리더라니.”
“이런 씨발···. 관리 좀 잘할 것이지.”
탕!
로스앤젤레스의 주민들은 각자 가진 무기로 저항하고 있었으나 역부족이었다.
휘익-
“억!”
“조지!”
“항복하시오! 목숨은 빼앗지 않겠소!”
파쿠가 에스파냐어로 소리치고 다니자, 사기도 꺾이기 시작했다.
사실 무기고가 점령당한 시점에서 승부는 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항복합시다···.”
“아니 저런 야만인들에게 무슨 항복입니까!”
“지금 상황을 보시오! 다 같이 죽을 셈이오?”
민병대는 결국 항복했다. 무기는 압수되었고 물자들은 약탈당하기 시작했다.
“내놔!”
“그···그건 내년에 농사지을 종자인데···.”
“뭐라는 거야!”
무기를 들고 저항하던 민병대 수십이 죽었다.
“흑, 아버지···.”
대부분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이리 숨어!”
추마시족은 가져갈 수 있는 건 모조리 챙기기 시작했다.
“아이고, 농기구를 전부 가져가네···..”
“그냥 못 본 척하게. 우리를 직접 건들지 않는 게 어디인가.”
농기구를 비롯한 철제 제품들도 남아나질 않았다.
“어이,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억울해? 억울하냐고!”
추마시족 전사 하나가 그들을 노려보는 정착민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퍽!
전사가 정착민의 가슴을 강하게 밀었다.
“어이쿠!”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다. 이 허여멀건 놈들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우릴 착취했던 놈들이 이렇게 약골이었어?
퍽!
전사는 그대로 넘어진 정착민을 걷어찼다.
“헨리! 잘못했으니 그만하게!”
넘어진 정착민의 친구는 헨리라고 불린 자를 감싸며 부탁했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았다.
“뭐라는 거야!”
퍽!
소동이 일어나자, 추마시족 전사들이 몰려들었다. 로스앤젤레스의 정착민들도 눈치를 보고 있었다.
“나야티. 그만!”
파쿠가 흥분한 전사를 뜯어말렸다.
“왜 그만해야 하는데! 이 에스파냐 놈들이 우리한테 한 짓 기억 안 나?”
흥분한 나야티는 파쿠에게 항의했다.
“다른 사람이잖아. 의미 없는 화풀이일 뿐이야. 진짜 적은 이 사람들이 아니라고.”
나야티는 파쿠와 대립하듯 섰다.
“똑같은 놈들이야.”
“아니, 지금도 우리 동포들을 착취하고 있는 놈들은 저 밖에 있어.”
뿌득-
“아아, 선교사 놈들을 말하는 거로군.”
“그래, 그 위선자들. 이럴 시간에 빨리 물자를 수습해야 한다. 시간이 중요해.”
“···알았다, 사과하지.”
알타 캘리포니아 주의 주도인 로스앤젤레스가 쑥대밭이 되어 가고 있었다.
***
로스앤젤레스가 당했다!
그 소식은 삽시간에 캘리포니아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추마시족 전사들은 물자만 털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기에 로스앤젤레스 사람들이 상황을 전달한 것이었다.
공포와 불안감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가장 불안에 빠진 곳은 로스앤젤레스의 바로 옆 마을인 ‘로스나란호스’ 였다.
2년 전 잭과 애나가 처음 정착하던 시절만 해도 아무것도 없던 로스나란호스는 사이 많이 발전했다.
인구는 500명이 넘었고 다들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었다. 나름대로 상점들도 있었고, 무엇보다 드디어 충분히 개간된 농장에서 작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살만해졌다는 확신이 든 잭과 애나는 아이를 낳기 위한 준비 끝에 임신에 성공했다.
“여보, 쉬엄쉬엄해요.”
잭은 마당에서 마을에 세울 방책을 만들고 있었다.
“애나, 힘들 텐데 왜 나왔어.”
“···그냥 혼자 있으니까 걱정되어서요.”
잭은 만삭의 몸이라 걷기도 힘든 애나가 밖으로 나온 것을 걱정했지만, 애나는 집에 혼자 있다 보니 점점 불안했다.
“걱정 마. 우리는 그렇게 허무하게 지지 않을 거야.”
로스앤젤레스에서 탈출한 이들은 자신들이 패배한 이유에 관해 설명하며 경고했다. 무기고를 조심하라고.
로스나란호스도 작은 관청에 보관하고 있던 머스킷 200정을 각 가정으로 불출했다.
거기에 원주민 기병이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마을 곳곳에 목책을 배치했다. 일반적인 목책이 아니라 끝을 날카롭게 깎아 사선으로 배치한 나무 스파이크였다.
목재가 풍부하고, 이미 건설 작업을 도우며 반쯤 목수가 된 마을 주민들은 그런 것들을 삽시간에 수백 개나 만들어냈다.
“준비도 충분히 했고, 우리 마을을 지키러 온 증원도 있잖아.”
리오스 익스프레스의 경비원들이었다.
구식 머스킷으로 무장한 50명의 경비원이 로스나란호스에 추가로 배치되었다.
잭은 그렇게 애나를 달래며 불길한 마음을 추슬렀다.
마을의 남자들은 24시간 내내 마을 곳곳에서 경비를 서며 상황을 주시했다.
지난 2년간 비교적 평화롭게 지내던 캘리포니아의 수많은 정착촌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곧, 황태자가 수천명의 군대를 이끌고 마을에 도착할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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