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40)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40화(40/180)
캘리포니아 위기 (2)
장대한 계획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었다.
파쿠는 다음 계획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다음은 선교지를 공격한다.”
그는 추마시족에게 계획을 밝혔다.
“벌써? 선교지엔 멕시코 병사들이 있잖아.”
선교지엔 원주민들을 통제하기 위한 병력이 상주하고 있다.
하나의 선교지에 수천 명이나 되는 원주민들을 짐승처럼 몰아넣고 강제 노동을 시키고 있으니 병사의 수도 꽤 많다.
파쿠의 계획이 성급하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었고, 찬성하는 이도 있었다.
“하루빨리 지옥 같은 삶을 사는 동포들을 해방 시켜야 해!”
로스앤젤레스에서 턴 머스킷은 총 600정.
화약은 넉넉하지 않다. 화약을 아끼며 여러 정착지를 터는 방법도 있었지만, 파쿠는 장기전으로 갈 생각이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선교지의 방어가 단단해질 거야. 멕시코 군대가 도착하기 전에 공격해서 최대한 많은 동포를 해방 시켜야 해.”
“음. 나는 파쿠의 말에 찬성한다.”
“나도.”
동포들의 해방.
선교지에서 고통스러운 삶을 다들 겪어봤기에 동의했다.
“그럼 준비하도록 하지. 전사들의 장례는 동포들을 해방하고 나서 치른다.”
로스앤젤레스를 공격하며 추마시족 전사들 수십명이 죽었다. 전통에 따라 장례를 치러야 하지만, 파쿠는 그걸 미뤘다.
속도전이다.
부족을 위해 싸우다 죽은 자들의 장례를 전사들 없이 치르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전사들은 준비 후 바로 출정해야 한다.
‘부족의 운명이 달렸으니, 조금만 기다려주게, 형제들이여.’
로스앤젤레스에서 얻은 600의 머스킷과 200마리의 말이 추마시족의 전력에 추가되었다.
“가장 처음은 산타바버라 선교지다.”
“아아, 고향이군.”
추마시족이 무려 수천년간 살아왔던 땅, 산타바버라.
그곳은 이제 선교지가 되어 수천 명의 동포가 강제 노역을 하는 지옥이 되었다.
“시작부터 거기인가.”
“그래, 지금이 가장 대비가 덜 된 시점이다. 큰 곳을 먼저 친다.”
경상자는 대충 응급처치를 하고, 빼앗은 식량으로 배를 든든히 채웠다.
그리고 머스킷 사용법을 배운 뒤, 연습을 위해 딱 한두 번만 쏘게했다.
2,000명의 전사가 산타바버라의 선교지를 공격했다.
로스앤젤레스가 공격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겨우 이틀이었다.
이제 막 대비를 시작하려던 참이다.
“벌써 왔다고!”
혹시 몰라 보낸 정찰병이 돌아왔다. 곧 추마시족이 들이닥친단다.
선교사들과 수비군 장교들은 당황했다.
하루라는 시간을 낭비한 것이 이렇게 뼈아파질 줄은 몰랐다.
“이런 씨발. 빨리빨리 좀 움직이자니까.”
선교지를 지키는 300명의 병사는 부랴부랴 무기를 불출하고 간단한 목책을 세웠다.
그때였다.
히히힝-
“돌격!”
“와아아아!!!”
시작은 추마시족 기병대였다. 400명의 말을 탄 전사가 좌우로 우회기동 하기 시작했다.
선교지 장교는 전방에는 100명의 병사를 배치하고 좌, 우, 후방에는 각각 50명씩을 배치했다. 50명은 예비대였다.
전방은 추마시족 머스킷 부대와 교전하기 시작했다.
타타타타탕!!
수는 추마시족 머스킷 부대가 훨씬 많았지만, 머스킷 숙련도에서 엄청난 차이가 났다.
타타타타탕!!
냉병기로 무장한 추마시족 전사들은 총알 세례를 견디며 꿋꿋하게 전진했다.
압도적인 병력 우위를 바탕으로 한 일제 공격이었다.
순식간에 수십명의 전사들이 총에 맞았지만, 그들은 오히려 기세를 올리며 달려들었다.
“선교지 놈들을 쳐 죽이고 동포들을 구하자!”
“와아아아!!”
애초에 패배가 예정된 싸움이었다. 총병력의 수는 5배에 달하고, 머스킷 병의 수만 계산해도 추마시족이 더 많다. 하지만 선교지는 항복할 수 없었다.
“저 새끼들이 우릴 다 죽일 거야. 항복해도 소용없다고!”
특히 선교지의 대표자라고 할 수 있는 카를로스 신부가 가장 대표적인 항복 반대파였다.
“절대 항복해서는 안 되오!”
그가 원주민들에게 어떻게 대했던가. 원주민들은 그를 잔인하게 죽일 것이다.
“병사들을 이렇게 개죽음시킬 순 없소.”
장교도 원한을 사긴 했지만, 어차피 죽는다면 병사들 정도는 살려달라고 간청할 책임감이 있는 자였다. 그는 지역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카를로스 신부의 말을 무시했다.
“항복해라.”
선교지 병사들은 백기를 들었다. 추마시족 전사들은 전투의 아드레날린에 흥분했지만, 파쿠는 전사들을 진정시켰다.
“현명하군. 항복했으니 죽이진 않겠네. 단 한명만 빼고.”
파쿠는 냉정한 얼굴로 말했다.
“뭐···뭣!”
그 말을 들은 카를로스 신부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
“너만은 용서 못 하겠다. 카를로스 신부.”
장교 놈은 이미 보지 못한 척하고 있었다.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다.
카를로스 신부는 그대로 추마시족 전사들에게 끌려갔다.
“으아아악!”
퍽-
비명을 지르던 카를로스 신부는 곧 조용해졌다.
“자, 동포들을 해방하러 가자!”
그날도 드넓은 농장과 목장에선 추마시족 사람들이 땀을 뻘뻘 흘려가며 일하고 있었다. 근데 뭔가가 다르다. 누군가 다가오더니 기쁜 소식을 전했다.
“뭐? 너희들이 선교지를 점령했다고?”
“그렇다니까! 우리가 해냈다고!”
“어흑···.”
선교지에서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던 추마시족 사람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어머니! 혼자 도망쳤던 못난 아들이 왔습니다!”
“아들. 다행이구나. 다행이야.”
추마시족이 뭉치기 시작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야. 다음 선교지도 연속으로 공격한다. 부상자는 빠져.”
파쿠는 전사들을 다음 목적지로 이끌었다.
산타바버라 선교지에서 해방한 4천명의 추마시 부족원 중 1500명이 전사로 합류했다.
사망자와 부상자를 제외하고 3300명의 전사가 출정했다.
바로 옆 선교지인 산루이스오비스포(San Luis Obispo). 그리고 해안선을 따라 쭉 이어진 산타크루즈와 산호세 선교지까지 해방한다.
‘추마시 부족뿐만 아니라 전부 해방한다.’
이 노예의 것이나 다름없는 족쇄에서.
이제 파쿠는 더 큰 꿈을 꾸고 있었다.
***
전에 캘리포니아를 왕복했을 때와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리오스 익스프레스의 역마차들이 다니기 위해 닦아놓은 길은 군대가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았다.
전원 말을 타고 있고 예비마까지 챙겨와서 속도도 빨랐다.
멕시코시티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의 거리는 약 2,500km. 그 거리를 5주 만에 돌파했다.
그야말로 숨 쉴 틈 없는 질주였다.
작은 개척촌이 보였다.
“오늘은 여기서 쉬도록 하지.”
“예, 전하.”
제국 군대가 도착하자, 주민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누군가가 소리쳤다.
“황태자님이 직접 오셨대!”
“뭐? 황태자님? 그게 사실이야?”
불안감에 떨던 그들은 황태자와 군대를 환영했다.
“여기가 ‘로스나란호스’라고?”
“예, 전하! 맞습니다. 전하께서 직접 지어주신 이름이라고 들었는데, 맞는지 궁금합니다.”
“맞네. 내가 직접 지었지. 근데 아직 오렌지 나무는 안 보이는군? 여기가 오렌지 농사를 하면 잘 될 만한 곳인데.”
“아···. 이제야 슬슬 먹고살 만한 식량이 수확되기 시작해서, 오렌지 나무들은 아직입니다.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겠습니다.”
“아니야, 각자의 사정에 맞게 정하도록 하게. 오늘은 여기서 묵고 가겠네.”
“예, 감사합니다, 전하!”
로스나란호스.
미국 영토가 된 뒤, ‘오렌지 카운티’라는 행정구역의 ‘애너하임’ 이라는 도시가 되었을 곳이다.
‘이 세계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지.’
절대 빼앗기지 않겠다. 그렇게 다짐하며 지은 이름이다.
로스나란호스는 로스앤젤레스의 바로 옆 동네니까 거의 다 온 셈이다.
“혹시 원주민들의 행적을 아는 사람 있나?”
“죄송합니다, 전하. 행적을 아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아, 들어보니 추마시족이라는 부족이라더군요.”
“추마시족이라.”
솔직히 아는 이름은 아니다. 내가 전생에 읽었던 멕시코 역사책에서도 코만치 부족 등의 대형 부족은 나오지만, 중소형 부족 이름까지 나오진 않는다.
캘리포니아 원주민으로 뭉뚱그려서 대략 어느 정도의 규모라는 식으로 나온다.
그래도 그들이 노릴 곳은 안다.
‘산타바버라. 선교지가 있는 곳이지. 그곳을 노릴 거다. 로스앤젤레스를 털고 물건만 가져간 걸 보면 확실해.’
현실 파악이 되고 전략적인 안목이 있는 지도자가 있는 거다. 그렇다면 그들을 그냥 놔둬서는 안 된다.
‘대포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은 없겠군.’
다음 날 아침, 나는 로스나란호스의 인원들을 달래고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했다.
생각보다 마을 외관은 멀쩡했다.
“부서진 곳은 거의 없군.”
“예, 전하. 정말 물건들만 싹 빼간 것 같습니다.”
군대가 도착하자 로스나란호스 주민들보다 더 불안감에 떨던 로스앤젤레스의 주민들은 안심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좀 다른 분위기도 있었다.
“전하, 저도 군대에 합류하면 안 되겠습니까? 저희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
분노.
갑자기 습격해 많은 가정의 가장들을 죽이고, 힘들게 개척해서 농사지은 결과물과 여러 물건을 전부 털어간 원주민들에 대한 증오였다.
“미안하지만 이번 작전에 합류시켜줄 순 없네. 정규군으로 입대하고 싶다면 모병소로 찾아가게.”
복수심만 가득 찬 자들을 군대에 받아줄 수는 없었다. 그들은 차마 황태자 앞에서 항의할 수는 없었는지 실망한 채 돌아갔다.
‘그래도 한마디 하고 가야겠군. 황태자로서 이들에게 위로를 건넬 필요도 있겠지.’
나는 도시의 사람들을 모으라고 지시했다.
황태자가 연설한다고 하니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이 모여들었다.
“오늘 우리는 깊은 슬픔과 상실감 속에 모였습니다. 이 도시의 거리가 슬픔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며, 제 마음도 깊은 고통으로 아려옵니다. 우리가 잃은 생명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가장 먼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번 비극은 우리 모두에게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러나 저는 여러분에게 약속드립니다. 이 사건에 대한 정의는 반드시 실현될 것이며,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은 그 책임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도시에 비극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우렁찬 환호성이나 반응은 없었다. 그래도 다들 표정이 조금이나마 좋아진 것 같다.
“감사합니다, 전하.”
“고맙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선 하룻밤을 머물지 않았다.
“바로 이동하지. 적들의 목적지를 알 것 같으니.”
나는 기병연대장과 보병연대장에게 말했다.
“적들의 목적지 말입니까? 혹시 어디인지 알 수 있습니까?”
“선교지. 저들은 선교지를 공격하러 갔을 것이네. 최대한 빨리 출발해야 하네.”
원주민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거나, 전부 노예로 만들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된 이상 평화로운 공존은 물 건너간 것이다.
당근과 채찍.
짐승을 원하는 대로 행동시키기 위해 만든 전략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걸 만든 인간들에게도 아주 잘 통한다. 개인 간에도 통하고 집단 간, 국가 간에도 통하는 전략이다.
이 전략이 안 통하는 경우는 채찍이 약하거나, 당근이 약하거나, 둘 다 약하거나 이 셋 중 하나다. 당근과 채찍이 둘 다 강력하다면, 이를 버티기란 쉽지 않다.
‘현대사회에선 대놓고 말하긴 좀 그러니 살짝 돌려 말하지. 보상(인센티브)와 처벌(페널티)라고.’
자, 채찍을 꺼내 들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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