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41)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41화(41/180)
캘리포니아 위기 (3)
군대를 몰아 달려가 보니, 산타바바라 선교지는 이미 당했다. 선교사도 죽었단다. 그들을 위로할 틈도 없었다.
나는 즉시 군을 돌렸다.
‘산루이스오비스포(San Luis Obispo) 선교지로 갔겠군.’
시간을 생각해보면 그곳이 전장이 될 것이다.
바로 옆 동네처럼 보이지만 100km가 넘는 거리다. 우리는 온종일 달리다 잠만 자고 다시 달렸다.
“전하, 저기 보입니다!”
“늦지 않았군.”
추마시족의 압도적인 병력 앞에서 휩쓸리기 직전인 선교지의 미약한 수비군이 보인다.
“1, 2 기병연대장은 좌우로 우회해서 뒤를 타격하고 보병연대장은 이대로 후방을 공격하게.”
“예!”
정예 보병연대는 말에서 내려 적의 뒤를 공격할 준비를 마쳤다.
기병 연대들은 내 지시대로 좌우로 갈라지며 적의 양옆을 공격해 들어갔다.
‘많군. 3천명은 넘겠어.’
하지만 무장과 훈련도 면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비교도 안 되는 전력이다. 보병연대장은 능숙하게 중대장들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사격 개시!”
탕!타타타타탕!
후두둑 쓰러지는 추마시족 머스킷 병들. 선교지를 공격하던 추마시족은 그제야 이쪽을 발견했다.
타타타타탕!!
물 흐르듯 발사되는 2차 사격. 거기에 기병대의 돌격이 좌우로 들어갔다. 뒤통수를 맞은 직후 양 옆통수도 후려친 격이다.
창을 들고 돌진한 기병대는 칼을 꺼내 들고 추마시족 전사들을 베어갔다.
병력 차이가 30% 이상이지만 우리 군대는 적들을 손쉽게 짓밟고 있었다.
“음? 저건?”
“···전하, 원주민들인 것 같습니다.”
저 뒤에 보이는 것만 수백명, 더 뒤에는 천 명이 넘는 원주민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선교지를 공격하면서 동시에 선교지에 붙잡혀 있던 원주민들을 탈출시키러 간 것인가?”
전사가 아닌 자들도 있었다. 절박함이 그들을 이끌었다.
“설마 이대로 싸움에 합류하려는 건가? 저건 미친 짓이야.”
머스킷은 고사하고 철제 무기도 없다.
어디서 구한 건지 모를 나무창을 들고 무모하게 우리 기병대의 옆구리로 달려드는 원주민들.
우리 기병대는 경기병대다. 아무리 나무창이라지만 달려와서 그대로 푹 찌르면 죽는다.
‘하아···.’
“기병대를 잠깐 후퇴시켰다가 다시 돌격시키게.”
“예, 전하.”
신호수가 신호를 보내자, 좌우의 기병대들이 일사불란하게 후퇴를 시작했다.
타타타타탕!!
그 와중에도 우리 정예 보병들은 압도적인 훈련도와 무기 성능을 바탕으로 적의 후방을 박살 내고 있었다.
적을 붙잡고 있던 우리 기병대가 빠지자, 적들의 움직임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전열을 정비하는 모습.
“머스킷 병들은 머스킷만 들고 빠지는군.”
적들은 전열을 정비하더니 너덜너덜해진 선교지 수비군을 지나쳐 후퇴하기 시작했다.
“전하, 추격할까요?”
나는 잠시 고민했다.
기병으로 들이박으면 못 도망치게 붙잡을 수는 있다. 하지만 적은 전사만 3천명에 방금 해방된 민간인 4천명까지 죽기 살기로 같이 싸울 기세다.
‘돌아버리겠군.’
싸우면 이긴다.
우리 정예 보병과 기병대는 강하다. 하지만 지옥 같은 전투가 눈앞에 그려졌다.
우리 기병대는 적을 최대한 잡아놓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적들도 바보는 아니니 무슨 짓을 해서든 우리 보병대에 접근할 거다.
우리 보병대는 정예인 만큼 근접전에서도 대형을 잘 유지하며 적들을 도살하겠지만, 어쨌든 접근을 허용한 순간 교환비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순식간의 앞으로의 전개가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아니, 추격하지 마라. 꾸준히 정찰을 보내서 적의 위치만 파악해라.”
그렇게 1차전이 끝났다.
‘더 강한 채찍을 기다린다. 그동안은 견제만 한다.’
“포병대를 기다리도록 하지. 그동안 적들이 다른 선교지나 정착지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견제만 할 걸세.”
“예, 전하.”
대포와 포병대는 역마차를 타고 오고 있다. 내가 그렇게 하도록 주문했기 때문이다.
말을 탄 우리보다는 느리겠지만, 시간은 우리 편이다.
***
우리는 추마시족의 위치를 계속 파악해가며 그들의 진로를 막았다.
그 시간 동안 선교지들과 정착지들은 방어를 강화했다.
“총 2만명? 그렇게나 많다고?”
“예, 아무래도 선교지에 있던 다른 원주민 부족들도 그대로 합류한 듯합니다.”
“하아, 전사 수는 얼마나 되나?”
“젊은 남성만 약 5천명, 중장년층까지 하면 8천명입니다.”
이쪽은 포병대까지 도착해도 2,400명이다.
“대화해볼 여지는 없나?”
“예, 여전히 근처에만 가도 공격합니다.”
이쪽에 대한 원한이 상당한 듯, 대화에 대한 일말의 여지도 주지 않고 있다.
“이번엔 어느 쪽으로 이동하려고 하고 있지?”
“···전하, 이번에는 이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식량이 다 떨어지기 전에 최후의 일전을 하려고 준비 중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선교지와 각 마을 수비병 들을 일부 끌어와야 할 것 같군. 절반 정도만 데려오면 1,000명 정도는 되지 않나. 전령을 보내게.”
“예!”
일주일 뒤.
각 선교지와 정착지에서 데려온 병사 1,000명, 포병대 400명이 대포 40문과 함께 도착했다. 총 3,400명의 병사다.
“전하, 적들이 움직입니다. 목적지는 산타크루즈 선교지입니다.”
“우리도 움직이도록 하지.”
추마시족 최후의 결전이 다가오고 있다.
적의 군대(전사) 규모는 약 8천명이지만, 그쪽 민간인들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그들이 전투에 뛰어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런 고민을 하며 전장을 향해 나아갔다.
“머스킷이 저렇게 많았나.”
“그사이 선교지 무기 창고들도 털었던 것 같습니다.”
“하, 도망치는 와중에 알뜰하게 털었군.”
적은 무려 1,500명 정도의 머스킷 병과 1,000명의 기병, 그리고 4,500명의 냉병기를 든 전사를 보유하고 있었다. 훈련도는 낮다 못해 거의 없겠지만 덩치만 보면 상당히 위협적인 전력이다.
지형지물 따윈 없는 캘리포니아의 평원에서 양쪽 군대가 맞붙었다.
시작은 추마시족 보병들이었다.
“와아아악!!”
함성인지, 비명인지 모를 소리를 지르며 좌, 우군으로 나눠 달려드는 추마시족 전사들.
탕!타타타탕!
선교지에서 데려온 머스킷을 든 우리 쪽 일반 보병들이 500명씩 좌, 우로 나눠서 그들을 맞이했다.
타타타타탕!
일반 보병의 뒤에 배치된 정예 보병들의 에두아르도 라이플도 거의 비슷하게 불을 뿜었다.
“발사하라.”
“발사!”
포병대장의 병에 따라 40문 중 절반인 20문의 대포가 불을 뿜었다.
쾅! 콰앙! 쾅! 콰앙!
우리 보병대를 포위하려고 중앙과 좌우로 달려들던 추마시족 전사들이 그대로 고깃덩이가 되었다.
타타타타탕!
포병대의 위력에 기겁한 적 지휘부는 기병대를 우회시켜 포병대를 노리려고 했지만, 우리 기병대에게 막혔다.
“죽여!”
“으아아악!”
추마시족 머스킷 병들은 전사들이 가로막고 있는 전면을 피해 양쪽으로 각을 벌려 우리 보병들에게 사격을 가했지만, 우리 정예 보병들과의 사격전에서 최악의 교전비를 기록하고 있었다.
타타타타탕!
크학-
우리 정예 보병들은 적이 한 발을 쏠 때 두 발을 쏘는 데다, 무기 자체의 정확도와 사거리마저 상대가 안 되는 수준이었다.
적 머스킷 병은 멈춰있는 과녁판이나 다름없었고, 일방적으로 도살당하고 있었다.
“2중대, 투입. 좌군 중앙 부분을 지원하라.”
“예! 투입!”
정예 보병 연대의 2중대가 전사들과 근접전에서 드잡이질을 벌이고 있는 일반 보병들 지원하기 위해 투입되었다.
엄청난 희생자를 내며 겨우 작은 틈을 만들어낸 추마시족 전사들은 정예 보병들이 그 틈을 채우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타타타타탕!
전장은 계획한 대로 흘러갔다.
추마시족 전사들은 압도적인 병력 우위에도 우리 보병대를 포위하지 못했다.
포위를 시도하는 병력은 전부 우리 정예 보병과 포병대의 사격에 죽어 나갔기 때문이다.
정면 힘 싸움으로도 우리 보병대를 뚫긴커녕 밀려나고 있었고, 빈자리가 생겨도 정예 보병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발사.”
“발사!”
무표정한 얼굴로 발사를 명하는 포병대장의 명에 다시 20문의 대포에서 포탄이 발사되었다.
쾅! 콰앙! 쾅! 콰앙!
백명이 넘는 원주민들이 육편으로 변했다.
“3중대, 투입.”
“투입!”
능숙하게 적을 분쇄해 나가는 군대.
승리는 확정이나 다름없지만,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수십명이 죽어 나가는 전장.
추마시족 전사들은 초반의 결연함은 어디에 갔는지, 공포와 공황에 빠진 모습이었다.
“으아아악!”
“이···이건 미친 짓이야!”
저들이 다짜고짜 들이받았으니, 채찍을 먼저 휘두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러려고 여기까지 온 건 아니지.’
적들도 눈이 있고 뇌가 있다면 이 전장의 향방이 어떻게 흘러갈지 뻔히 보일 것이다.
실제로 적들의 사기가 박살 난 것이 뻔히 보인다.
지금이다.
“계획했던 작전대로 하게.”
“전하,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이미 우리가 압도한 상황입니다.”
보병연대장은 반대 의사를 표했다. 그로서는 내 지시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을 거다.
나는 반대를 무릅쓰고 밀어붙였다.
“명령대로 하게.”
“예, 전하.”
신호수가 신호를 보냈다.
“밀어내라!”
“으아아아!!”
신호를 기점으로 전력으로 적을 밀어내는 우리 보병대와 기병대.
“전열을 유지한 채로 후퇴한다!”
한번 밀어낸 후, 잠시 생겨난 틈을 타 후퇴하기 시작했다.
적 머스킷 병은 우리 라이플과의 사거리 차이 때문에 충분히 접근하지 못했다.
보병대와 기병대가 후퇴하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적 사거리를 벗어났다.
추마시족 전사들은 반사적으로 우리를 쫓아오려고 했지만, 추격하는 자들에겐 가혹한 보복이 뒤따랐다.
“발사.”
“발사!”
쾅! 콰앙! 쾅! 콰앙!
따라붙으려 하는 적에겐 총알과 포탄 세례가 떨어졌다.
추마시족은 우리 군의 움직임에 당황했지만, 곧 전열을 가다듬었다.
대치하는 상태.
“고맙네. 내 단단히 보상하겠네.”
“예, 전하. 걱정 마십시오.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자살일 수도 있는 임무를 지원한 기병이 묵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는 백기를 들고 적 진형 측으로 향했지만, 백기가 평화의 상징이라는 것은 이 시기엔 유럽에서나 통하는 말이다.
다그닥-
한마디로 적 입장에선 웬 기병 놈이 깃발을 들고 다가오는데, 이유를 모르는 상황이다.
‘제발.’
다그닥-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나아갔다.
머스킷의 사거리에 들어간다.
쏘지 않았다. 적들도 긴장한 모습이다.
한참 전투의 열기에 흥분했던 적 전사들의 앞까지 다가갔다.
적 지휘관이 앞으로 나왔다. 우리 기병은 그에게 내 말을 전달했다.
항복 요구다.
어처구니없는 속도로 수천 명의 전사들이 도살당했다. 저들도 승부가 정해진 것은 알 터.
적 지휘관은 고민하는 듯 보였다.
우리 기병은 말을 전달하고 돌아왔다.
‘받아라. 제발.’
그렇지 않으면 참혹한 미래만 기다리고 있다.
추마시족 리더는 생각에 잠겼고, 옆에서 말을 들은 전사들은 항복에 대해 갑론을박하고 있었다.
‘자, 패배하는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결사 항전할 것이냐, 항복할 것이냐.’
“전열을 유지하면서 부상자 치료를 시작하도록.”
대치한 상태로 10분이 지났다.
‘생각보다 결사 항전하자는 의견이 강한가 보군.’
나는 다시 한번 기병을 보냈다.
적 지휘관은 고민 끝에 우리 기병에게 대답했다.
기병이 돌아왔다.
“적 지휘관이 승낙했습니다.”
“수고했네.”
내가 말에 오르자, 장교들이 한목소리로 말렸다.
“전하, 제발 다시 생각해주십시오.”
“너무 위험합니다. 차라리 제가 가겠습니다. 저를 보내주십시오.”
“아니, 내가 간다.”
나는 전장의 중앙을 향해 나아갔다.
적 지휘관도 중간 지점으로 오고 있다.
‘영웅병에 걸린 것인가. 아니면 영화나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것인가.’
그럴 수도.
‘미친 짓인가.’
맞다.
서로 군대를 충분히 물려놓긴 했지만, 상대가 약속을 깨고 다짜고짜 공격을 할 수도 있다.
그것에 맞고 허무하게 죽을 수도 있다.
전장의 한복판.
시체가 널려있다.
대부분은 추마시족 전사들의 시체다.
그 시체들 사이로 천천히 이동했다.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모든 것이 불확실했다.
‘그래도 확실한 게 하나는 있지.’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가.
멕시코 여행을 갔다가 만난 멕시칸 할아버지가 날 여기로 보내서 여기에 있다.
애초에 멕시코가 어떤 나라던가?
최근엔 백인 인구가 급속도로 늘고 있긴 하지만, 독립 기준 백인은 100만명, 혼혈이 130만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전부 원주민인 나라다.
이미 단일 민족도, 단일 문화도 아니다.
백인들마저 출신국에 따라 각자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
공존하고 있는 원주민들도 아스텍계, 마야계, 독립 후 합류한 중앙 아메리카계까지 다양하다.
이 모든 것들이 수백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며 뒤섞인 것이 바로 멕시코다.
이제 와서 원주민을 싹 쓸어버린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캘리포니아까지 올 이유가 있었을까?
아니, 전생에 비해 나아진 게 없다면 애초에 빙의한 의미가 있을까?
나를 여기로 보낸 멕시칸 할아버지의 얼굴도, 그 얼굴색도 언제부턴가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나는 것은 그 인자했던 인상과 미소뿐.
그는 내게 뭘 어떻게 하라고 명확하게 명령하진 않았다. 이 모든 것은 내 생각일 뿐이다. 하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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