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44)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44화(44/180)
캘리포니아 위기 (6)
미쇼프슈노는 멕시코 제국의 정식 공무원이 되었다.
그의 임무는 바로 원주민들을 멕시코 제국의 일원으로 정착시키는 것이다.
황태자는 자신의 전략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시범을 보이고서도 안심이 안 되었는지 아끼는 보좌관이라는 디에고 루이스까지 캘리포니아에 놓고 떠났다.
미쇼프슈노, 디에고, 안토니오 대령은 캘리포니아를 돌아다니며 원주민 부족들을 설득하고 있다.
안토니오 대령은 정예 보병연대의 연대장으로, 캘리포니아에 남은 군인 중 최선임이었다. 설득할 때 그의 역할은 그냥 무게를 잡고 있는 것이었다.
“정착이라···.”
“원래 그렇게 살지 않았던 것은 알고 있네. 우리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자네도 알고 있지 않나, 현실이 바뀌었다는 것을.”
대부분의 캘리포니아 원주민들은 천연자원이 풍부한 지역에 마을을 건설하여 일 년 중 상당 부분을 보내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살고 있었다.
농업을 하는 부족들도 있었지만, 그런 부족들도 주 식량 공급원은 채집과 사냥이었다.
“알지. 우리 살던 곳들에 점점 멕시코인들이 몰려오고 있으니. 다가가면 우리가 침략자인 것처럼 반응하더군.”
그는 분하다는 듯 말했다.
미쇼프슈노는 그 심정을 이해하면서도, 현실에 대해 말해줄 수밖에 없었다.
“우리도 겪은 일이지. 이대로 버틴다면 자네들은 모든 정착촌을 잃을 걸세. 싸운다? 미안하지만 자네 부족의 10배가 넘는 인원이 있어도 싸움이 안 될 걸세. 내가 겪어봤거든.”
“10배? 저들이 그렇게나 강하단 말인가.”
부족장은 누가 봐도 군인인 안토니오 대령의 눈치를 보면서 그렇게 물었다. 대령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팔짱을 끼고 무게를 잡고 있었을 뿐.
미쇼프슈노는 그들의 무기, 특히 라이플과 대포라는 무기, 민병대가 아닌 정식 군대의 강력함에 대해서 자세히 말했다.
“원래 저들이 쓰는 총보다 사거리가 2배 이상이라고? 거기에 대포라는 것까지···. 후우···.”
그는 한숨을 쉬며 생각에 잠겼다. 부족을 책임지는 위치다. 그리 쉽게 결정할 수는 없겠지. 그는 고민 끝에 말했다.
“···어차피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 같긴 하지만, 자네의 약속들이 사실이라면 우리도 받아들일 수 있네. 하지만 그 약속들이 거짓이라면 우리가 순순히 굴복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말게.”
믿기 힘든 것은 당연하다.
너무 좋아 보이는 혜택인데다, 그걸 줄 거라고 전하는 대상이 미쇼프슈노가 아닌가.
그는 자신도 원주민이지만 그가 멕시코 제국 정부를 대신해서 이야기하는 것에 살짝 의심이 들었다.
이때 옆에 있던 디에고가 나섰다.
“저는 멕시코 제국 황태자이신 아구스틴 헤로니모 데 이투르비데님의 보좌관입니다. 방금 말한 것들을 제가 전부 보증할 수 있습니다.”
그는 여러 가지 증서를 내밀었지만, 그래도 의심스러웠다.
그냥 아무 놈이나 데려와서 사기를 치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은가.
“여기서 전부 믿어달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먼저 지원해 드릴 테니, 두고 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그들은 빈손으로 오지 않았다.
좀 떨어진 곳엔 군대도 대기하고 있었지만, 이 마을의 각 가구에 나눠줄 토지 증서와 식량, 농기구가 준비되어 있었다.
“어차피 여기서 몇 달간 머무르실 예정 아니십니까. 그냥 토지 증서만 받아놓고 농사도 살짝 지어보는 겁니다. 나쁠 게 뭐가 있습니까?”
디에고에 이어서 미쇼프슈노도 말했다.
“멕시코 제국이 자네들을 강제로 내보내거나 잡아가려고 했으면 애초에 이렇게 번거롭게 하지도 않았을 걸세. 나를 믿게, 우리가 직접 경험해봤으니.”
“크흠! 그 부분은 굳이···.”
미쇼프슈노의 직설적인 말에 디에고는 헛기침을 듯했으나, 오히려 족장은 설득되었다.
“···좋네. 일단은 믿어보도록 하지. 물건들을 고맙게 받겠네.”
“믿어줘서 고맙네.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될 거야.”
오늘은 3천여명의 중형 부족을 이끄는 족장을 설득했다.
디에고는 떠나며 말했다.
“이번은 그나마 쉬웠군요. 족장이 현실감각이 좀 있는 자였어요.”
“다들 저러면 좋으련만···.”
그렇진 않았다.
이들이 쓰는 전략의 문제점은 채찍을 보여주는 것으론 부족하고, 꼭 맞아봐야 아는 자들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이건 진짜 나쁘지 않은 제안인데, 참 아쉬운 사람들이 많아요. 유럽인들도 다 이것과 비슷한 혜택을 받고 이민을 오고 있는데···.”
디에고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저들 입장에서는 협박으로 들릴테니 반발심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 특히 아직 현실을 겪어보지 않은 자들은 더 심할 테고.”
더 이상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사는 것이 불가능한 세상이 되었다는 것을 모르거나, 외면하는 자들도 많다.
설령 멕시코 제국이 그들끼리 살라고 영토를 내주는 미친 짓을 한다고 해도, 곧 다른 국가가 이게 웬 떡이냐 하며 잡아먹을 뿐이다.
아무리 황태자가 관대하다고 해도 거기에 맞서 싸워줄 순 없다. 관대한 거지 미친 것은 아니니까.
그럼 그냥 멕시코 제국 내에서 원래 살던 대로 살게 해주면 되지 않느냐? 안타깝지만 그것도 불가능하다.
원래 살던 대로 살겠다는 것은 곧 멕시코 제국의 법을 신경 쓰지 않고 살고 싶다는 것.
중앙집권 국가를 지향하는 멕시코 제국으로서는 용납하기 힘든 일이다. 그렇게 해주겠다고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정치적 자살이다.
미쇼프슈노가 생각해봐도 황태자의 제안이 원주민들에겐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다른 부족이 먼저 반란을 일으켰으면 어땠을까. 그래서 우리 추마시 부족이 겁먹고 이런 제안을 순순히 받아들였으면 어땠을까 매일 밤 상상할 만큼.
미쇼프슈노가 황태자의 명을 순순히 따르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추마시 부족같은 비극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당연하지만 그런 애달픈 마음을 모두가 알아주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우리는 우리 고향 땅을 지킬 것이다! 멕시코? 미국? 누가 오든 우리는 끝까지 싸운다!”
“아니···. 내 말을 뭐로 들은 건가. 너희 부족의 무기는 멕시코의 무기와 상대가 안 된다니까! 그리고 고향 땅을 준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흥, 고향 땅의 1할 정도라며? 겨우 그걸 먹고 떨어져라? 우리가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군. 그리고 저 백인 놈들이랑 같이 다니는 네 말을 믿으라고? 썩 꺼져라, 이 더러운 배신자 놈!”
이전보다 풍족하게 살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했음에도 그런 것 따위는 알 바가 아니다.
고향 땅을 조금이라도 침범당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
퉤-
젊은 족장은 무기를 들고 바닥에 침을 뱉었다. 나가지 않으면 무기를 휘두를 기세.
“하아···.”
미쇼프슈노는 암담한 심정이었다.
사람이라고 말만 듣고 다 깨닫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맞아 봐야 아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군대가 보이는데도 객기를 부리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다.
‘저딴 놈이 부족장이라니.’
“안타깝군.”
“예···. 슬픈 일이군요.”
미쇼프슈노는 수첩을 꺼내 영역에 x 표시를 했다.
***
원주민 문제가 중요한 일인 것은 맞지만, 거기에만 시간을 다 투자할 순 없었다.
시간은 한정되어있고 거대한 적들이 점점 다가온다.
나는 디에고를 미쇼프슈노에게 붙여주고 멕시코시티로 돌아왔다.
보좌관으로서 나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디에고인 만큼 내 의중을 가장 잘 안다.
여러 차례 차분하게 설득하라고 공무원들에게 강조하긴 했지만, 다른 공무원들은 큰 고민 없이 원주민 부족과 유혈사태를 만들 수도 있기에 디에고를 남겨 미쇼프슈노를 돕도록 했다.
설득은 주로 미쇼프슈노가 진행하겠지만, 제국 정부의 도움 없이 다른 원주민 부족들을 설득하는 것은 힘들 것이기에 도움은 꼭 필요하다.
나는 멕시코시티에 들러 아버지에게 진행 상황과 이번에 얻은 것들을 보고했다.
“아버지, 반란을 일으킨 추마시 부족의 주동자들은 사형, 나머지 전사들은 전부 20년 노역형으로 처리했습니다.”
“깔끔하구나. 잘했다, 헤로니모. 추마시 부족 외에 다른 부족들은 어떻게 되고 있느냐?”
“우리 멕시코 제국의 신민으로서 법을 지키며 세금을 내고 살도록 설득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군대는 좀 더 써야 할 듯합니다.”
“중앙군 전력에는 충분히 여유가 있으니 몇 달 정도는 더 써도 된다. 그럼 알타 캘리포니아는 얼추 정리가 되었다고 봐도 되겠느냐?”
“예, 아버지. 약 10만명 정도의 원주민을 우리 멕시코 제국의 신민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중엔 반항하는 자들도 있겠지만, 그들조차 추마시 부족처럼 인명피해는 최소화할 것이다. 전투에 참여한 전사들만 노역형에 처하고 민간인들은 그대로 살릴 생각이다.
‘원 역사에서는 캘리포니아 원주민 인구는 95% 이상 감소하게 된다. 이 세계에서도 질병 때문에 많이 죽겠지만, 그 외의 요인은 최대한 살려보자.’
질병도 영양 상태가 개선되면 조금이라도 덜 죽지 않을까 기대를 해 본다.
근본적인 원인은 질병에 대한 면역이 없는 것이 문제라 획기적인 개선은 되지 않겠지만, 비타민 공급이 된다면 회복하는 사람들이 몇 명이라도 더 있을 것이다. 그래서 로스나란호스에 오렌지를 키우면 내가 많이 사주겠다고 언질도 주고 왔다.
“흠, 그럼 뉴멕시코주(Nuevo México)가 문제로군. 거기는 쉽지 않을 거야. 계속 약탈을 시도한다는 보고가 들어오고 있어.”
멕시코 제국의 북부 영토는 현대의 주 경계와 다르게 서부는 캘리포니아 중부는 뉴멕시코, 동부는 텍사스의 거대한 3개의 주로 나뉘어있다.
‘나중에는 좀 더 잘게 쪼개야겠지만, 시급한 사안은 아니지.’
아직 본격적인 침략을 겪지 않은 캘리포니아의 원주민들은 비교적 그 적개심과 전투력이 약하지만, 뉴멕시코와 텍사스의 원주민들은 적개심도 높고 전투력도 높다.
“일단 수비군을 충원하여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들과 싸우려면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전쟁 수준의 충돌을 각오해야 하니까요.”
“전쟁 수준이라? 그 정도란 말이냐?”
뉴멕시코는 국제 사회에서 멕시코 제국의 영토로 인정받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배자는 바로 코만치 부족이다.
추정 인구 3~4만에 최소 1만명의 기병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시기상 아직 전부가 머스킷으로 무장하진 않았겠지만, 이미 총도 많이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예, 자세한 사항은 제가 더 조사해서 보고드리겠습니다.”
“음, 알았다.”
“그럼 저는 일단 작업 중이던 댐 공사를 마무리하러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버지.”
“···잠시 기다리도록 해라.”
벌컥-
타이밍을 맞춘 것처럼, 어머니가 집무실로 들어왔다.
곧 불호령이 떨어졌다.
“결혼 상대를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던 1년이 지났는데, 인제 와서 댐이나 지으러 가겠다고?”
“그···. 어머니, 하던 일은 마저 끝내야죠.”
“시끄럽고. 네가 찾는 건 그른 것 같으니, 내가 이미 찾아놨다.”
반론을 하면 큰일 날 것 같다.
‘그래. 어차피 직접 찾아봐야 큰 의미도 없으니 그냥 받아들이자.’
“알겠습니다. 그냥 어머니가 정해주세요.”
황태자라면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는 법이다.
어머니는 그제야 살짝 미소 지으며 내 어깨를 쓰다듬었다.
“잘 생각했다. 이번에 공화파에서 우리 쪽으로 전향한 집안이 있는데, 유카탄반도에서 영향력이 아주 대단한 집안이란다.”
공화파에서 황제파로 전향···?
‘잠깐, 설마?’
공화파인데 나와 결혼하게 되면 황제파로 전향하면 그만이라던 델가도 가문의 여식이 떠올랐다.
그녀의 가문이 유카탄반도에 기반을 두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녀 자체가 문제다.
얼굴은 예쁘장했으나 뇌가 과도할 정도로 순수한 그녀.
“어머니, 설마 델가도 가문입니까?”
“아니란다. 걱정하지 말아라, 네게 딱 맞는 여성을 골랐으니.”
휴-
‘딱 맞는 여성이라, 글쎄요···.’
어차피 선택지는 없다. 그냥 시키는 대로 해야겠지.
‘유카탄반도라···.’
원 역사에서 미국-멕시코 전쟁 이후 첫 대규모 군사적 충돌인 ‘카스트 전쟁(Guerra de Castas)’이 일어난 곳 아닌가.
멕시코 제국의 핵심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멕시코 고원. 여기서 발생한 아즈텍 문명과 비견되는 문명이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유카탄반도의 마야 문명이다.
문명의 발생지들은 반드시 사람이 살만한 기후와 지형, 대규모 인구를 부양할 수 있을 만큼의 농업 생산력을 갖추고 있다.
이 유카탄반도에서 자신을 ‘마야인’이라고 정의하는 원주민들이 크리오요와 메스티소들의 착취해 대항해 반란을 일으킨 것이 바로 ‘카스트 전쟁’이다.
‘무려 50년 동안 일어난 대규모 저항 운동이지.’
멕시코 역사에서 가장 오래, 가장 치열하게 전개된 원주민 저항 운동이다.
그들을 과도할 정도로 착취한 크리오요와 메스티소 농장주들의 잘못이긴 하지만 이 전쟁이 멕시코를 막장으로 만든 큰 요인 중 하나라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이 나라는 북부, 중부, 남부, 지주, 교회, 메스티소, 원주민까지 어느 하나라도 쉽게 넘어가는 법이 없다. 그야말로 끝없는 갈등이 펼쳐지는 나라다.
‘거기에 외부에서의 침탈도 끝이 없으니 당연히 나라가 개판일 수밖에.’
원래 어려운 나라인 것은 알고 있었다. 이걸 극복하는 것이 내 임무다.
결혼에 관한 복잡한 심경은 이미 내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빨리 처리해버리자.’
황태자에겐 결혼도 의무의 일부일 뿐이다.
그녀를 만나기 전까진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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