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50)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50화(50/180)
항구와 조선소 (6)
“멕시코 놈들이 이번에도 텍사스 매입 제안을 거절했다고?”
앤드류 잭슨(Andrew Jackson).
첫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자, 인디언 이주법(Indian Removal Act)을 성공적으로 제정하여 많은 미국인들의 지지를 받아 2번째 임기를 시작한 미국의 7대 대통령이다.
“그래. 앤드류.”
대답한 자는 마틴 밴 뷰런(Martin Van Buren).
공적으로는 부통령이지만 앤드류 잭슨의 오랜 정치적 동맹이자 신뢰하는 친구였다.
앤드류는 아예 마틴을 그의 정치적 후계자로 내세워 다음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둘은 다른 사람이 없을 때면 서로를 편하게 대하곤 했다.
“그 황태자라는 놈에게 따로 돈을 주겠다고 제대로 제안한 것 맞나?”
“그렇다더군.”
“제길!”
미국은 북아메리카의 동북부에서 시작하여 남쪽, 서쪽으로 꾸준히 진출하고 있었다.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를 매입한 이후로 미국인들은 거칠 것 없이 광대한 영토를 차지했는데, 멕시코가 그 길을 가로막은 것이다.
특히 미국 영토와 인접한 텍사스라는 곳은 농사가 아주 잘 되는 곳이라는 소문이 나며 미국인들이 계속 넘어가고 있었기에 눈엣가시였다.
처음엔 살짝 거슬리는 정도였던 미국인들의 텍사스 이민은 그 규모를 점점 키워서 이제는 미국 정부 고위층의 분노를 유발하는 지경까지 도달했다.
“마틴, 멕시코에서 텍사스를 가져올 방법이 정말 없겠나?”
“우리가 멕시코에 가진 유일한 구실은 그놈들이 우리에게 큰 부채가 있다는 것 정도인데, 이자와 원금을 잘 갚고 있으니 영토를 가져올 구실로 쓸 수는 없을 것 같네.”
멕시코가 가진 영토에 대한 명분 자체는 확고한 편이라 억지를 쓰지 않고서는 가져올 방법이 없었다.
정확히는 에스파냐가 가졌던 명분이지만 명색이 식민지 출신 독립 국가인 미국이 그 명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자기 자신의 명분도 버리는 것과 같았다.
심지어 그들은 독립 후에 에스파냐와 전쟁을 벌여서 승리했고 영국이 그걸 인정하지 않았던가.
“정당한 명분이 없다는 소리군···. 그냥 군대를 움직이는 것은 안 되겠지?”
다혈질로 유명한 앤드류 잭슨은 정당한 방법이 없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군대를 움직일 생각부터 했다.
13번이나 결투를 한 전적이 있는 자 답게 화끈한 사고방식이었다.
앤드류의 아내인 레이첼은 전에 결혼한 적이 있었으나, 잭슨과 결혼하기 전에 이혼 절차를 완료했다. 그러나 이혼이 공식적으로 확정되기 전에 잭슨과 관계를 맺었다는 소문으로 인해 사회적 비난을 받았다.
앤드류는 명예를 지키기 위해 뒷말하는 자들을 직접 찾아가 결투를 벌여 상대를 죽여버리곤 했다.
“군대는 안되네. 영국이 곧바로 개입할 거야. 오리건 문제도 있으니 그 기회를 놓칠 리가 없어.”
오리건도 텍사스 못지않은 미국의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캘리포니아를 멕시코가 가지고 있는 이상, 오리건을 갖지 못하면 미국은 태평양으로 나가지 못한다.
“이런 씨발.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미치겠군. 텍사스는 미국의 것이어야 하는데.”
아무렇지 않게 타국의 영토를 가져야 한다는 앤드류.
그를 보며 잠시 고민하던 마틴은 한 가지 수를 냈다.
“직접 개입하는 것이 안 된다면 우회적으로 가져올 방법을 찾으면 어떤가?”
“우회적으로? 자세히 말해보게, 마틴.”
분통을 터뜨리던 앤드류는 마틴의 말에 흥미가 동하는 듯, 그를 재촉했다.
“우리가 영국에게서, 멕시코가 에스파냐에서 독립했듯이 텍사스가 멕시코로부터 독립하고 싶어 한다면?”
마틴은 은근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아! 그런 소리였군! 역시 마틴 자네야. 텍사스를 독립시킨 다음 우리 미국의 주로 가입시키면 된다는 거군.”
“그래. 이왕이면 ‘자발적인 합병 요청’이 되면 더 좋겠지.”
“크! 당장 자세한 계획을 짜봐야겠어. 어디부터 시작하면 되겠나?”
“일단 우리 쪽 요원을 텍사스로 잠입시켜야겠지.”
“그 요원은 미국인 출신 텍사스인 중 영향력 있는 자들을 포섭할 거고?”
“그래. 그들이 힘을 쓸 수 있게 지원해야겠지.”
오랜 정치적 동지이자 친구 사이인 둘은 호흡이 척척 맞아들어갔다.
그들은 멕시코에서 텍사스를 가져올 생각에 시간도 잊고 계획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
불렀던 사람은 안 오고 대신 행방불명된 줄 알았던 사람이 찾아왔다.
바로 쿠바에 파견을 나갔던 밀정 중 한명인 리카르도 소령이었다. 당시 대위였던 그는 시간이 지나 소령으로 승진해 있었다.
“그 당시에 쿠바로 사람을 보내서 찾아봐도 없어서 행방불명 처리를 했던 기억하는데, 다시 돌아와서 다행이군.”
“감사합니다, 전하.”
알고 보니 폭풍에 휘발려서 험난한 사건들을 겪고 몇 년 후에 복귀했다는 것이다.
“같이 쿠바에서 임무를 수행했던 에스테반 소령은 지금 다른 임무가 있어서 나가 있다고?”
“예, 전하. 다음 달에 들어올 것 같습니다.”
“그래. 자네는 있어서 다행이군. 그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겠나?”
리카르도 소령은 험난했던 그 시절을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
다시 1828년 9월.
“젠장. 여름도 다 끝나가는데 허리케인이라니.”
쿠바에서 멕시코 제국의 정보원으로 활동하던 리카르도 바르가스 대위는 제국으로 정보를 전달하려고 항해하던 도중 허리케인을 만났다.
바다가 미친 듯이 요동치고 있었다. 거대한 파도는 배를 금방이라도 뒤집을 듯했다.
콰릉-
하늘에선 끊임없이 천둥과 번개가 쳤고 강풍이 불고 있었다.
허리케인이 자아내는 묵시록적인 광경에 리카르도 대위는 순간 포기할 뻔했지만, 곧 정신을 차렸다.
함대도 없는 멕시코 제국 해군이라 스파이의 임무를 받은 처지였지만 명색이 해군 장교가 아닌가.
끝까지 버텨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베테랑 선원들의 도움도 컸다. 임금이 좀 비싸고 건방져서 그렇지, 그들의 실력은 진짜였다.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콰릉-
살아남기에 급급했기에 방향 따윈 모른다.
어찌어찌 허리케인을 벗어나 반파된 배로 도착한 도시.
미국의 뉴올리언스(New Orleans)였다.
“으음···. 그 배로 쿠바까지 돌아가는 가는 것은 아무리 봐도 무리네. 쿠바가 아니라 아무 데도 못 갈 배야.”
자기가 에스파냐어를 할 줄 안다며 그들 앞에 나선 미국인은 그렇게 말했다.
리카르도 대위와 선원들도 뱃사람이기에 잘 알았다. 이걸 타고 어딜 가려고 시도하는 것은 자살행위다.
돈도 잃어버렸기에 뱃삯도 없다.
“멕시코인이라고? 서쪽 멀리 멕시코의 도시가 있긴 한데, 지금 가는 건 좀 무리겠군. 중간쯤 가서 겨울이 올 걸세. 그럼 살아남기 힘들 거야.”
허리케인에서 살아남는 와중에 목숨 빼고 모든 것을 잃었다. 가진 거라곤 옷과 주머니에 들어있는 물건들 몇 개.
다행히도 미국인들은 딱 봐도 조난자 신세인 리카르도 대위와 선원들에게 냉정하게 굴지는 않았다.
“자네들 딱 봐도 조난자인 것 같은데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소개해 줄 테니, 그 돈으로 내 여관에서 지내게. 싸게 해주지.”
뉴올리언스의 친절한 여관 주인장은 일자리를 소개해주고 방값을 싸게 쳐줬다. 그래봐야 방값에 식량을 사면 얼마 남지도 않았다.
“고맙소.”
리카르도 대위와 선원들은 추운 겨울에도 열심히 일해서 살아남았다. 다시 가족들이 있는 고향으로 가겠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간이 흘러 봄이 찾아왔다.
그동안 모은 돈을 다 꺼내놨다.
“···이 돈이면 딱 한명 뱃삯은 나오겠군.”
“···.”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면 리카르도 대위 혼자 멕시코로 가서 배를 타고 이들을 데리러 오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리카르도 대위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애초에 혼자 모은 돈도 아니지 않은가. 그건 내 욕심이야.’
쿠바에서 고용한 선원들은 이미 그의 동료이자 전우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냥 다 같이 걸어가세나.”
그들은 모은 돈을 털어 여행을 떠날 준비를 마치고 여관 주인장에게 작별을 고했다.
“그동안 고마웠소, 주인장.”
“자네들도 타지에서 고생 많았네. 잘 가게.”
그렇게 뉴올리언스에서 텍사스로 출발한 리카르도 대위와 선원들.
그들의 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런 제길···. 더럽게 멀잖아.”
서쪽으로 아무리 가도 개척지가 보이지 않았다. 스티븐 오스틴이 세웠다는 개척지는 약 511마일(823km)이나 떨어져 있던 것이다.
“제대로 잡고 있게.”
“알겠수다.”
푸욱!
리카르도 대위는 단도로 멧돼지를 찔렀다.
꿰에엑-
얼마 없는 돈을 털어서 구한 작은 칼이다 보니 잘 죽지도 않는다.
“순순히 좀 죽어!”
푹!
멧돼지의 격렬하던 움직임이 점점 잠잠해졌다.
“후우. 식사 준비 부탁하네.”
“옙. 어이! 불 피울 준비 해!”
511마일이라는 엄청난 거리를 이동하며 준비했던 식량은 초반에 다 먹었다. 중간부터는 사냥해서 식량을 구해야 했다.
“겨울이 되기 전에 도착해야 하니, 빨리 출발하지.”
511마일(823km).
하루 18마일(30km)씩 걷는다면 금방 도착할 거리로 보일 수 있겠으나, 그건 직선으로 쭉 갈 수 있을 때의 이야기다.
뉴올리언스의 여관 주인장이 챙겨 준 지도는 길이 아주 대략적으로만 표시되어 있었다.
심지어 이쯤에 있을 거라며 정착지의 위치를 표시해준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선장···. 이거 희망이 없는 것 아니오?”
절망에 빠지는 선원들도 나왔다. 누구 하나의 잘못이 아니라, 천재지변의 탓에 이렇게 된 것이니 원망할 사람도 없었다.
“우린 할 수 있네, 후안. 나를 믿게.”
리카르도 대위는 자신도 힘들었지만, 선원들을 다독이며 움직였다.
그들이 멕시코 제국의 텍사스 개척지에 도착한 것은 여름의 절정인 8월 중순.
“도착했다!”
봄이 시작하자마자 출발했는데 여름의 절정에 도착한 것이다.
“그래도 가을까지 가기 전에 도착해서 다행이군···. 다들 고생했네. 내 멕시코시티로 돌아가면 정말 제대로 보상하도록 하지.”
“큼, 선장님 덕분에 목숨을 건졌으니 원래 약속했던 대로의 보수만 주셔도 됩니다.”
멕시코 제국의 영토다.
해군 대위인 리카르도라면 지방 행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터.
리카르도 대위는 위화감을 느꼈다. 스티븐 오스틴의 개척촌은 거대했다.
“이건 개척촌이 아니라 엄연히 도시로군.”
“하하, 텍사스 총인구가 3만명이 넘었습니다.”
리카르도 대위가 샌안토니오에 도착했다는 이야기가 들리자, 스티븐 오스틴이라는 자가 나와서 직접 안내했다.
“근데 여기는 전부 영어나 독일어를 쓰는군···?”
“예. 뭐, 다들 모국어가 익숙하니까요.”
“그렇군, 멕시코인은 거의 없는 것 같은데 대부분 미국인인가?”
“하하. 무슨 말씀을. 저희는 모두 멕시코 제국에 사는 멕시코인이죠.”
리카르도 대위의 직감이 경고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는 제국 정부와 스티븐 오스틴이 맺은 엠프레사리오 계약의 세부 조항은 몰랐지만, 이 정도로 이질적인 도시를 조성하게 놔두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였다.
그는 멕시코 제국 정부에 이 사실을 보고하기로 마음먹었다.
“···배가 없다고?”
“예, 임시 항구랑 작은 고깃배 정도는 있지만, 그렇게 먼 거리를 갈 배는 없습니다.”
텍사스엔 아직 리카르도 대위와 선원들을 멕시코로 데려다 줄 배가 없었다. 결국 또 육로로 이동해야 했다.
“말 정도는 지원해줄 수 있겠지?”
“예, 하지만 겨울을 나고 가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다들 상태가 말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만···.”
사실이었다.
리카르도 대위와 선원들은 지난 5개월간 제대로 먹지도, 씻지도, 자지도 못했다.
이 상태로 다시 한번 육로로 이동하는 것은 자살행위다.
회복하려면 또 가을이 찾아올 터.
“···이동하다가 겨울이 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니, 겨울 동안만 신세를 지겠네.”
“예, 얼마든지 있다가 가십시오.”
‘이렇게 된 이상 조사를 좀 더 해야겠군.’
리카르도 대위는 샌안토니오에 머물면서 조사를 시작했다. 그는 이 위화감의 정체를 알아내고 싶었다.
‘스파이로 조금 활동했다고 모든 게 의심되는 건가? 아니야. 이건 분명히 뭔가 이상하다.’
그는 곧 이상한 점들을 잔뜩 찾을 수 있었다.
인구 구성부터가 문제였다.
‘인구는 대략 3만명. 멕시코인은 겨우 3천명이 될까 말까 한 수준이다. 에스파냐어를 쓰긴커녕 멕시코인들이 영어와 독일어를 배우고 있어.’
미국 출신 이주자들은 영국계와 독일계가 대부분이었다.
다른 문제도 있었다.
‘이주자들의 토지가 너무 넓어. 캘리포니아 쪽은 초기 개척민만 최대가 160에이커고 보통 80~120에이커를 지급한다고 했었지. 근데 이건···.’
개척민들이 말도 안 되게 넓은 토지를 가지고 있었다. 파면 팔수록 증폭되는 의혹에 리카르도 대위는 열심히 돌아다녔다.
어느 날 갑자기 스티븐 오스틴이 찾아와 안부를 물었다.
“요즘,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신다고 하던데···. 겨울이라 추운데 그렇게 돌아다니시다가 병이라도 생기실까 겁납니다.”
리카르도 대위는 생각했다.
‘안부 묻는데 덩치들을 데려와?’
리카르도 대위는 그냥 들이박을까 고민했지만, 이 텍사스에서만큼은 스티븐 오스틴을 이길 방법이 없었다.
‘지금은 참는다.’
“···조용히 쉬다 가겠소.”
리카르도 대위는 이들에 대한 의혹을 반드시 멕시코 제국 정부에 전하리라 마음먹었다.
황가가 이들을 벌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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