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52)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52화(52/180)
텍사스 (1)
리카르도 소령을 텍사스로 보내고 수석 건축가를 호출했다.
수석 건축가가 들어왔다.
“전하, 부르셨습니까.”
“잠시 현장을 비워야 할 일이 생겼네. 자네가 당분간 현장을 맡아줘야겠어.”
“예, 전하. 어느 정도 걸릴지 여쭤봐도 괜찮겠습니까?”
혹시 모르니 군대를 동원하긴 할 것이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때보다는 짧게 걸릴 것 같다.
군대를 베라크루즈까지 철도로 데려와서 배를 타고 텍사스로 갈 수 있으니, 이동시간은 2주일도 안 걸릴 것이다.
‘새삼 캘리포니아를 왕복했던 게 얼마나 무모했던 건지 느껴지는군.’
“3개월 정도면 될 것이네.”
“예, 그 정도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 지금 당장 갈 것은 아니고 내일까지는 정리를 해놓고 가도록 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게.”
“감사합니다.”
“일단 현 상황부터 점검해 보도록 하지.”
내가 베라크루즈에 온 지 10개월, 그동안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나와 수석 건축가는 대형 테이블 앞으로 이동했다.
베라크루즈 항구의 지도와 각종 설계도, 작업 진행 상황이 적힌 종이들이 정리된 테이블이다.
수석 건축가는 테이블의 이곳저곳을 짚으며 내게 설명했다.
“예, 전하. 현재 항구 도시 증축과 조선소 건설은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건설 자재와 노동자 수급이 잘 이뤄졌고 시공도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음, 그렇군.”
에스칼란테 가문을 시작으로 유카탄반도의 많은 농장 노동자가 베라크루즈로 빠져나왔다.
‘에스칼란테 의원이 많이 도와줬어.’
아주 저렴한 소개비를 주고 유카탄반도에서 농민들을 빼낼 수 있었다.
황태자인 내 요청에 지역 최고 실력자인 에스칼란테 의원의 지원사격까지 더해지자, 지주들은 망설임 없이 크게 필요도 없으면서 억지로 데리고 있던 농민들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그 덕에 지난 8개월간 유카탄반도에서만 무려 5만명의 인력이 유입되었다.
‘공사 현장에서 다 감당할 수가 없어서 다른 공사 현장과 여러 기업들로 인력을 배치하는 것도 일이었지.’
유입된 인력 중 필요한 만큼만 베라크루즈의 공사 현장에서 고용했고 나머지는 전국의 철도와 댐 건설 현장, 그리고 다른 회사들로 보내주었다.
이번에 창설할 정보기관이 계속 관찰하겠지만, 이 조치로 유카탄반도에서 일어났을 카스트 전쟁이 예방되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던 반란을 생각보다 쉽게 막았군.’
“그래서 정확히 어느 정도 진척된 것이라고 보면 되겠나?”
“항구 도시 증축 건은 약 30%, 조선소 건설은 20% 정도 완료되었습니다.”
“음, 역시 총 공사 기간은 짧지 않군.”
10개월 차에 이 정도 진행도라면 거의 3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노동자들도 건설업에 익숙해지고 있고 미터법 교육도 끝났으니 점점 속도가 나기 시작할 겁니다.”
“알았네. 이제 현장으로 나가서 확인하도록 하지.”
도시 전체가 공사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둘러보는 모든 곳에 마야계 원주민 노동자들이 보였다.
‘생기가 넘치는군.’
원래도 사람이 북적대는 멕시코 제1 항구인 베라크루즈는 곳곳에서 벌어지는 건설 작업에 엄청난 호황을 맞았다.
모든 숙박시설과 음식점은 항상 만원이었고 각종 상점도 엄청난 대목을 맞이했다.
수석 건축가와 나는 도시 전체의 공사 현장들을 꼼꼼히 시찰했다.
“다들 설계대로 잘해주고 있군. 자네가 적재적소에 건축가들을 투입해 준 덕이네.”
“아닙니다. 전하께서 잘 지휘해 주신 덕입니다.”
그다음 날까지 항구와 조선소 건설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내가 없는 동안 공사를 어떻게 진행할지를 철저히 검수했다.
“세실리아. 텍사스에 잠깐 다녀와야 할 것 같아.”
“같이 가도 되는 건인가요?”
“아니, 잠깐 다녀올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당분간 멕시코시티로 가 있어. 나도 멕시코시티에 들렀다가 텍사스로 떠날 생각이야.”
“알았어요.”
“디에고, 짐 싸는 것을 도와주게.”
“예, 전하.”
지난 10개월간 신혼집처럼 지내며 정들었던 작은 주택을 떠났다.
곧 다시 돌아올 것이기에 물건들을 전부 가져가는 것은 아니었다.
베라크루즈 역에서 기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 세실리아가 물었다.
“여보, 텍사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아니, 아직 일이 일어난 건 아닌데 곧 뭔가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말이야.”
***
나는 멕시코시티에 도착하자마자 아버지를 찾았다.
“음? 헤로니모, 조선소 건설은 다 끝난 것이냐?”
“아닙니다, 아버지. 부탁드릴 것이 있어서 왔습니다.”
“음, 편지를 보내지 않고 직접 찾아오다니, 무슨 일이 있는 것이냐?”
여태까지 대부분의 소통은 편지로 진행했기에 아버지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텍사스에서 안 좋은 조짐이 보입니다.”
“안 좋은 조짐? 캘리포니아 원주민 사태 같은 것이냐?”
안 좋은 조짐이라는 말을 꺼내자마자 골치가 아프다는 듯 말하는 아구스틴 1세.
“이번에는 추마시족 때처럼 어떤 사건이 터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아하니 안 좋은 예감이 듭니다.”
“흠. 사건이 터진 건 아니라니 다행이구나. 빠르게 개입하면 더 쉽게 수습할 수 있겠지. 근데 돌아가는 상황이라니?”
나는 리카르도 소령이 했던 이야기를 요약해서 아버지에게 말해주었다. 쿠바에 정보원으로 파견된 것으로 시작하여 텍사스의 상황을 조사한 내용이었다.
“이번 건은 제가 이전부터 생각을 하고 있어서 알게 된 것입니다. 만약 인지하고 있지 못했다면 더 큰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알게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할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대책이라? 네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아하니, 이미 생각해 놓은 것이 있는 것 같은데 한번 말해보거라.”
“제국 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는 기관을 만드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정보를 수집하는 기관이라···.”
아구스틴 1세는 군 지휘관 출신이다.
정보 습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이다. 그는 어중간한 지휘관이 아니라 명장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한 사람이니까.
“확실히, 네 말을 듣고 보니 캘리포니아 사건도 이번처럼 미리 알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기관도 이미 구상해 둔 것이냐?”
“예, 아버지. 일단은 군부에 소속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기관 이름은 ‘군사 정보 부대(unidad de inteligencia militar)’라고 생각해 두었습니다. ”
“군부에? 음, 일단은 의원들의 눈을 피하자는 말이구나.”
새로운 정부 기관을 만든다는 것은 입법을 통하거나 하다못해 행정 명령이라도 내려야 가능하다.
‘안보 위협 요인 중에는 의원들도 포함할 건데, 그들이 미리 알도록 하면 안 된다.’
뭐 하는 기관인지 알게 되면 경계를 잔뜩 강화할 터. 그렇게 둬서는 안 된다. 이걸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군부다.
군부야말로 아버지가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집단이다.
군부에서는 아버지가 새 부대를 만들건 부대를 없애건 누구에게 허락을 구하거나 보고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충성스러운 자들로만 구성하면 정보가 새어 나갈 일도 없다.
“예. 명목상으로는 군사 정보 부대라고는 하지만 군사와 관련된 정보만 수집하는 것은 아닙니다.”
안보에 조금이라도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는 정보는 전부 모으는 정보기관이 될 것이다.
‘이런 정보기관을 공식 정부 부처가 아닌 군부에 두는 것에 대한 부작용도 있다.’
군부의 세력이 너무 팽창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지금은 아구스틴 1세가 총사령관 출신 황제로서 압도적인 권위를 보유하고 있으니 상관없지만, 미래에는 위험할 수 있는 요인이다.
‘그때쯤 되면 정식 정부 부처로 독립시켜서 멕시코 제국 정보부(Imperio Mexicano de Inteligencia)로 만들어야겠지.’
나는 내가 구상해놨던 정보 부대에 대해 아버지에게 설명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주요 임무는 안보 위협을 감지하는 것. 처음에는 범위를 국내의 안보 위협을 탐지하는 것으로 한정하지만 다음부터는 외국의 것도 포함할 것이다.
멕시코시티에 본부를 두고 각 주에 지부를 두어 중앙과 지방 정보를 수집한다. 이때 소통은 비밀 장소에서의 직접 대면이나 암호화된 서신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요원들은 까다로운 자격 조건을 가진 자들을 선발하여 첩보 기술, 암호 해독, 언어 학습, 호신술, 사격술 등의 기술에 통달해야 한다.
단체의 수장을 맡을 리카르도 소령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상세하게 생각해 놨구나. 좋다. 그럼 수장을 제외한 다른 인원들은 내가 알아서 정하면 되는 것이냐?”
“예, 아버지. 충성스러운 자들로 부탁드립니다.”
“그래, 알았다.”
텍사스 문제도 깔끔하게 싹을 자르기 위해 군대를 받았다.
보병 1,000, 기병 1,000, 포병 500으로 구성된 병력이었다.
이 병력을 기차에 태워 베라크루즈 항구로 데려간 뒤 항구에 대기 중인 수송함대에 태워서 텍사스까지 가면 금방이다.
“네가 고생이 많구나.”
아버지는 내 어깨를 두드려줬다.
***
몇 년 만에 에두아르도가 운영하고 있는 ‘베가 방위산업’을 찾았다.
내가 아이디어와 대략적인 구조를 알려준 신기술들이 지금쯤 개발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에두아르도, 양산 준비가 된 것부터 알려줘.”
“후장식 라이플과 리볼버 권총은 양산 준비가 끝났습니다, 전하.”
에두아르도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나를 창고로 안내했다.
“후장식 라이플은 볼트액션이지?”
“네, 전하가 알려주신 방향으로 계속 실험을 해보니 결국 성공했습니다.”
볼트액션과 리볼버는 원 역사에서도 이 시기쯤 나오고 내가 구조를 알려주기도 했으니 나올 만하다.
“후장식 대포는 아직이고?”
“네. 그건 제대로 된 폐쇄기를 만드는 것이 계속 실패하고 있습니다.”
“음. 역시 그런가.”
원 역사에서도 제대로 된 후장식 대포가 나오려면 꽤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
후장식은 약실 뒷부분을 막는 장치가 중요한데, 내가 볼트액션은 대충이나마 알아도 대포의 폐쇄기는 아예 모르기 때문에 힌트도 줄 수 없었다.
에두아르도는 리볼버 권총을 한 정을 내게 줬는데, 가슴이 벅찬 기분이었다.
‘드디어 내가 직접 발명하지 않고도 뭔가가 나오는구나.’
이게 황태자인지 공돌이인지 모를 정도로 기술 개발에 매달렸던 지난 나날들이 보상받는 기분이다.
내가 알려준 대로 현대의 리볼버 권총과 비슷하게 생겼다. 철과 나무의 조화가 아름다운 디자인이다.
‘이건 보병들에게도 유용하겠지만 기병들에게 특히 좋겠군.’
지금 나온 무기 중에선 근접전에서 이것만 한 것이 없다.
전장식에 비해 압도적인 장전 속도를 가진 후장식 라이플과 사거리와 정확도는 낮지만 6발까지 연발 사격이 가능한 리볼버 권총.
이 두 무기를 보기만 해도 든든했다.
아직 본격적인 발주를 받지 않아 양산 테스트용으로 300자루씩 생산해 놓은 것을 내가 챙겼다.
“돈은 나중에 꼭 줄 테니 걱정하지 말고.”
“걱정 하지 않습니다. 황태자 전하 아닙니까.”
“하하. 그래. 곧 대량 발주가 들어올 거니까 준비 잘해놔.”
“네, 전하.”
계획대로 된다면 이 무기들을 쓸 일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무력으로 분쇄하면 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