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58)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58화(58/180)
텍사스 (7)
스티븐 오스틴은 무자비하게 다가오는 기병대의 발굽 소리에 심장이 더 빨리 뛰기 시작했다.
그의 눈 앞에 펼쳐진 전장은 절망적이었지만, 그는 끝까지 싸우기로 마음먹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싸우리라.’
그는 달리는 것을 포기하고, 바위에 엄폐해 머스킷을 장전하기 시작했다.
그의 손놀림은 빠르고 정확했다. 머스킷을 장전하는 동안, 그의 눈은 계속해서 자신을 추격하는 기병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탕!
선두에 서 있던 기병이 권총을 발사했다. 총알은 스티븐의 귀 옆을 스치며 지나갔다.
그 순간 스티븐은 죽음을 직감했지만, 곧장 정신을 차리고 적에게 총구를 겨누었다.
방금 권총을 쏜 기병이 여전히 그를 겨누고 있었다.
‘방금 쏴놓고 아직도 겨누고 있다? 저 녀석 방금 자기가 총을 쏜 것도 모르는 건가? 멍청한 녀석.’
마지막으로 데려가는 놈이 멍청한 놈이라 아쉽지만, 그 기병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려 했다. 그의 마음속에는 적어도 한 명이라도 함께 데려가겠다는 굳은 결심이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탕!
방금 총을 한 발 쐈던 기병이 다시 한번 쏜 것이다. 스티븐은 순식간에 쓰러졌다.
기병 중 한 명이 그의 곁에 다가와 리볼버를 집어넣으며 스티븐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 기병의 냉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살려서 데려가긴 글렀군. 쯧, 다리를 맞추려고 했는데, 갑자기 뒤돌아서 총을 겨누다니.”
“됐어. 시체라도 회수하자.”
“그래.”
스티븐은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그의 충실한 부하, 조나단의 목소리가 들렸다.
“스티븐!”
타타탕!
조나단은 스티븐을 구하기 위해 달려왔지만, 기병대의 총탄 세례를 받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
그의 용기 있는 행동은 헛되게 끝나버렸다. 조직의 핵심 두 명이 한순간에 삶을 마감한 것이다.
기병대의 연대장이 큰 소리로 외쳤다.
“항복하라! 스티븐 오스틴은 죽었다!”
“살고 싶으면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
그 외침은 전장을 짓눌렀다.
텍사스 자경단 병사들은 충격에 휩싸여 총을 던지며 항복했다. 멕시코 제국의 기병대는 도망치는 병사들을 쫓아 잡았고, 보병대는 전장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황태자는 전장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압승이군.”
“예, 우리 측의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곧 멕시코 제국 군대는 1,000명이 넘는 포로와 함께 샌안토니오로 입성했다. 그 도시는 쥐 죽은 듯 조용했다.
***
멕시코 제국 군대가 샌안토니오에 입성하던 그 시각, 리카르도 소령은 타깃을 쫓고 있었다.
벌써 며칠째인가.
미국 첩자 놈은 지독하게도 도망쳤다.
더럽게 넓은 이 텍사스의 광대한 토지에서, 둘은 며칠 간이나 추격전을 벌였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끝이었다.
탕!
히히히히힝!
“이 개자식! 드디어 잡았다!”
마지막 탄환이었다.
말 위에서 라이플을 장전하고 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특히 타깃도 같이 말을 타고 움직이고 있다면 더더욱.
리카르도 소령이 이 미국 놈을 발견한 것은 한참 전이었다. 그는 미국 놈의 은신처를 알아내고 감시하기 시작했다.
미국 놈이 외출한 틈을 노려 은밀히 미행했지만, 놈은 대체 어떻게 안 것인지 눈치를 채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게 무려 4일 전이었다.
이 지긋지긋한 놈은 낙마하고도 헛소리를 내뱉었다.
“잠깐! 난 미국 시민이야! 평범한 상인이라고!”
“평범한 상인이라는 놈이 나흘 동안을 도망쳐?”
퍽-
리카르도 소령은 허튼소리를 하는 놈을 개머리판으로 후려쳤다. 드디어 잡은 타깃을 단단히 결박해서 말 위에 올려놓고, 한숨을 쉬었다.
“하, 돌아가는 것도 한참이겠군.”
***
샌안토니오는 조용했다.
시민들은 집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창문을 통해 눈치만 보고 있었다.
나는 장교들에게 명령했다.
“일단 부상자 치료부터 제대로 하도록 하지.”
전장에서 응급처치만 해 놓고 끌고 온 이들이 많다.
“예, 전하.”
‘처리할 일이 한둘이 아니군.’
반란을 일으킨 자들과 그걸 지지한 이들도 처벌해야 한다.
‘위협당해서 서명을 한 사람들도 있다고는 하니까, 잘 조사해봐야겠지.’
샌안토니오에 들어오자마자 자신을 카를로스라고 소개한 이가 찾아왔다.
암호화되었던 편지 내용까지 아는 것을 보니 본인이 확실했다.
“자네 덕에 우리 장병들의 희생을 줄일 수 있었어. 고맙네.”
정말 큰 공을 세웠다. 나는 그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감사합니다, 전하.”
“그래. 치하는 나중에 더하도록 하고, 일단 그 명단이라는 것부터 보도록 하지.”
“예, 가져오겠습니다.”
그는 곧 종이 뭉치와 함께 어떤 남자를 데려왔다.
“전하, 이 자는 마이클 윌리엄스라고 합니다. 텍사스 자경단의 삼인자였던 자입니다만, 마지막에는 우리와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배신했다는 말이로군.”
“저···전하, 저는 멕시코 제국에 반란을 일으킬 의도 따위는 전혀 없었습니다! 전부 스티븐이 한 짓입니다!”
마이클은 절박하게 소리쳤다.
“흐음···. 삼인자였다면 쓸모가 있긴 하겠군. 스티븐 오스틴의 비리와 부정부패에 관해 잘 알겠지?”
“예! 전하! 하나도 남김없이 전부 다 불겠습니다! 제가 기억력 하나는 기막힙니다!”
“···그래. 협조만 잘한다면 정상참작해 주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전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음날,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되었다.
재판은 전적으로 내 의도대로 흘러갔다.
주지사와 판사 등의 주 공무원들은 내게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찔리는 것이 있어서 그런 것일 터.
‘설마 조용히 있으면 그냥 넘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은 아니겠지?’
일단은 반란자들의 재판이 먼저지만, 뇌물을 잔뜩 먹은 저들도 처벌을 피할 수 없으리라.
“본 법정은 스티븐 오스틴의 주도하에 발생한 반란에 가담하고, 이로 인한 전투에 참여한 총 1,057명의 텍사스 자경단 대원들에 대해 판결을 합니다. 이들의 행위는 법과 질서를 중대하게 위반한 것으로 인정되며, 이에 따라 각 피고인에게 노역형 20년 및 재산 몰수를 선고합니다.”
땅·땅·땅-
처음엔 사형을 선고해버리려고 했지만, 이들을 쓸 곳이 있었다. 다음 재판이 이어서 진행되었다.
“전 텍사스 자경단 간부 마이클 윌리엄스가 내란에 참여한 것은 사실이나, 그가 반란의 최종 단계에서 자기 행동을 되돌아보고, 멕시코 제국 정부에 협력한 점을 고려하여, 본 법정은 마이클 윌리엄스에게 노역형 10년 및 재산 몰수형을 선고합니다.”
여유로운 표정으로 법정에 서 있던 마이클은 순간 표정이 안 좋아졌지만, 이것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한 듯 수긍했다.
자경단원들이 중형을 선고받자, 샌안토니오의 분위기는 더욱 안 좋아졌다.
마이클 윌리엄스는 기억력이 좋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하루 만에 스티븐 오스틴이 뇌물을 줬던 공무원들의 명단을 작성해냈다.
“이건 뭐, 뇌물을 안 받은 자를 더 찾기가 힘들 정도군.”
“크흠···. 죄송합니다.”
마이클은 자기가 써놓고도 민망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텍사스 전체에서 썩은 내가 진동하는군. 대수술이 필요하겠어.”
“예, 전하. 그렇지 않아도 전하께서 미리 안배하신 자들이 갤버스턴 항으로 도착했다고 합니다.”
“일주일 뒤 도착한다는 소리로군. 알겠네. 그럼 지금 바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예, 전하. 작전을 시작하겠습니다.”
내 시작한다는 소리에 장교들이 답했다.
그들은 일사불란하게 흩어졌다.
나는 3층 건물인 관청 맨 꼭대기, 주지사의 방에서 그 모습을 구경했다.
“텍사스 주지사 미겔! 스티븐 오스틴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체포한다!”
“텍사스주 판사 안토니오! 당신도 스티븐 오스틴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체포한다!”
텍사스 전역에 매서운 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주지사, 판사, 수비대장, 관청 직원 등 대부분의 공무원이 체포되었다.
“자···잠깐, 전하! 전하! 한 번만 봐주십시오. 이게 다 스티븐 오스틴, 그놈이 위협을 가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놈이 텍사스의 상황을 알리지도 못할 정도로 철저히 감시했다고? 거기다 자네, 지난번 수도에서 열린 철도 개통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나.”
“···”
“쯧쯧, 황제파라는 자들이 뭐가 아쉬워서···.”
그냥 콩고물이나 얻어먹으면서 할 일만 잘하고 있으면 내가 알아서 철도에 관련된 부동산 정보 등을 적당히 챙겨줬을 텐데, 멍청한 놈들.
나는 묶인 채로 무릎을 꿇고 있는 그들을 보며 혀를 차고는 2명의 기병연대장에게 말했다.
“샌안토니오 쪽은 대충 정리된 것 같으니, 뒤는 보병대에 맡기고 다른 정착지들의 범죄자들을 체포해 오게.”
“예, 전하! 전부 체포해 오겠습니다!”
1,000명의 기병대가 텍사스 전역으로 출발했다.
‘보자. 공무원 문제도 처리했으니, 골치 아픈 문제들만 남았군.’
스티븐 오스틴의 선동에 넘어가서 서명한 자들이 있다. 나는 이들에게 가혹하게 대할 생각은 없지만, 그냥 넘어갈 수도 없었다.
“어차피 토지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지지 서명 명단이라는 명분까지 있으니 흩어놓는 게 최선이겠군.”
스티븐 오스틴은 더 많이 이민을 받기 위해 멕시코 정부와 계약된 내용 이상으로 이민자들에게 토지를 퍼줬다.
이민자들은 사기당한 기분이겠지만 이걸 그대로 인정해 줄 수는 없다.
“디에고, 일단 보병대를 이끌고 샌안토니오부터 토지 조사를 시작하도록 하게. 나도 같이 참여하면서 감독하도록 하지.”
“예, 전하.”
샌안토니오와 그 근처 농장과 목장들에 대한 대규모 토지 조사가 시작되었다.
“하, 스티븐 오스틴, 이 미친놈. ‘적당히’를 모르는군.”
“좀 심하긴 하군요. 텍사스에 아시엔다(대농장)를 만들어놨으니.”
그의 토지 규모는 무려 3만 에이커였다.
“흑인 노예까지 잔뜩 사다 놨군.”
“예, 보니까 여기 텍사스엔 흑인 노예가 상당히 많이 퍼진 듯합니다. 대부분 미국 출신 이민자들의 소유입니다.”
미국 남부의 문화를 그대로 옮겨놨다.
“이런 상황이니 자기들 멋대로 ‘텍사스인’이니 뭐니 했던 거겠지.”
이 텍사스는 멕시코 제국과 너무나 다른 문화적 이질성을 가지고 있었다.
텍사스와 비슷하게 캘리포니아에도 수많은 이민자를 받았지만 캘리포니아는 이렇지 않았다.
각 마을엔 반드시 멕시코 공무원과 멕시코인이 중심이 되도록 했다.
마을의 국적 자체도 최대한 다양하게 섞어놓은 데다 국적별로 에스파냐어를 할 줄 아는 자들이 자연스럽게 리더가 되도록 유도했기에 정착민들은 자기가 불편해서라도 에스파냐어를 배우게 될 수밖에 없다.
‘3세대쯤 되면 원래 국가의 언어는 자연스레 까먹을 거다.’
개척 이민은 가족 단위로 받기에 2세대가 한꺼번에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부부가 오기 때문에 3세대의 탄생은 15년에서 20년 정도만 있으면 일어날 일이었다.
‘텍사스도 비슷하게 만들어야 한다.’
텍사스의 토지들은 조사할수록 가관이었다.
“교묘하게 미국 출신 이민자들을 더 챙겨줬군. 거기에 텍사스 자경단에게 가입하는 자들은 더 많이 챙겨줬어.”
“예, 일종의 계급화를 시도한 듯합니다.”
일주일이 지나고, 내가 안배해놨던 이들이 샌안토니오에 도착했다.
아버지에게 인선을 부탁한 텍사스의 새 주지사, 주 판사들, 이민청을 포함한 각종 부서의 공무원들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전하께서 직접 이렇게 환영해주시다니, 영광입니다.”
황제파 가문의 일원이었던 새 주지사는 내가 직접 환영하자, 감동한 듯했다.
“앞으로 해주실 일이 참 많습니다.”
미국 출신 텍사스 이민자들을 잘게 쪼개서 텍사스 전역으로 재배치하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극단적인 처방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엄연히 반란을 일으킨 집단에 지지 서명까지 했으니 큰 처벌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이 정도로 극단적인 처방이 아니고서는 멕시코 제국과의 이질성을 극복할 방법이 없기도 하고.
모든 미국 출신 이민자들을 다 재배치할 필요는 없다. 작은 정착지들에 사는 사람들은 계약 이상으로 지급된 토지만 회수할 생각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모이는 도시다. 이곳 샌안토니오 등을 포함하여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도시만큼은 멕시코 문화와 잘 동화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미국 출신 이민자 중 절반, 약 17,000명 정도가 재배치 대상이 될 것이다. 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스티븐 오스틴을 가장 많이 지지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들은 이제 우리 멕시코 제국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제로부터 시작하는 텍사스 생활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