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66)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66화(66/180)
대학과 노예제 (7)
대학 설계를 진행하면서도 인재 스카우트는 계속되었고, 나는 그들을 환영하며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있었다.
프랜시스 로날즈를 중심으로 설립한 프랜시스 전자는 모렐리아에 자리를 잡았다.
“이걸 1816년에 만들었다고?”
내 순수한 감탄에 프랜시스는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예, 전하. 자세히 설명해 드리죠.”
그는 예전에 만들었던 장치를 그대로 가져왔다. 그의 장치는 초기 장치임에도 8마일을 거리로 전기 신호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그의 발명품은 확실히 기능하긴 했지만, 개선할 점이 많았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문자가 쓰여있는 디스크를 회전시키는 방식이군.”
“예, 전하. 다이얼이 원하는 문자를 가리키는 순간에 전선을 접지시키면 수신자는 그 순간 다이얼에 표시되는 문자를 기록하는 방식입니다.”
나름 창의적인 방식이었지만 비효율적이고 고장의 위험이 높았다.
“그렇군.”
그 외에도 전선을 유리관으로 둘러싸는 방식으로 비용이 많이 들기도 했다.
‘정전기를 사용한 접근 방식을 전자기 유도로 변경하고, 메시지 송수신을 모스 부호 방식으로 바꾸면 내가 아는 전신이 되겠군.’
이탈리아 물리학자 볼타(Alessandro Volta)가 1799년에 개발한 최초의 전지는 이를 가능하게 했다.
“편지에서도 말했듯이 내게도 전신에 대한 아이디어가 좀 있네. 전지라는 것에 대해선 들어봤나?”
“예, 전하. 화학적 작용을 통해 전기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물건이 아닙니까. 그걸 전신에 사용하려고 하시는군요.”
“맞네. 그러면 다른 방식으로 전기 신호를 보낼 수 있게 되지.”
나는 프랜시스에게 전자기 유도 방식이라는 아이디어에 관해 설명했다.
“음, 그 방식으로 전기 신호를 보낸다면 메시지는 어떻게 전달되나요?”
“간단하네. 긴 신호와 짧은 신호를 조합하여 알파벳을 나타내는 것이지. 예를 들어, 짧은 신호 하나는 ‘A’를, 긴 신호 하나는 ‘B’를 나타낸다고 약속을 하는 거라네. 이런 방식으로 에스파냐어 알파벳과 숫자 등 각종 문자를 부호화할 수 있네.”
“그러니까, 각 문자에 대응하는 고유한 신호 조합을 만드는 거군요. 매우 혁신적인 발상입니다, 전하.”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군. 자네가 할 일은 자네의 발명품을 개선하여 내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주는 것일세. 할 수 있겠나?”
“예, 아이디어가 워낙 구체적이라 만들기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는 빨리 개선된 버전의 전기 전신을 만들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린다는 표정이었다.
“구리 선과 전지 등은 최대한 빠르게 구해줄 테니, 일단 부호 체계부터 완성해주게.”
전생에 모스 부호를 외우고 다니진 않았던지라, 다시 만들어야 한다.
“예, 전하. 최선을 다해 만들겠습니다. 이 부호 체계의 이름은 ‘이투르비데 부호(Código Iturbide)’라고 부르면 어떻습니까? 사실상 전하께서 만드신 것이니까요.”
“그렇게 하게.”
전신 시스템은 여러 분야에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될 거다.
초기에는 비싼 만큼 전국 단위로 깔지는 못하겠지만 정부 기관, 군대, 철도, 금융 등 특정 분야에서는 업무 효율을 상당히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다.
***
영국의 레지날드 그린필드로부터, 중요도가 높은 인물의 스카우트 결과에 관한 편지를 받았다.
“흐음,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결정하겠다라···.”
“이런 경우는 처음이군요.”
내가 편지에 쓴 이야기가 진실인지 직접 보고 결정하겠다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존 에릭센(John Ericsson)이라는 자였다.
이 사람을 알게 된 것은 조셉 로크 덕분이었다. 증기 동력을 사용하는 배를 만들고 싶은데, 아는 기술자가 있냐고 물었더니 알려준 사람이었다.
“조셉, 그와 친분이 깊은가?”
“절친까진 아니지만, 영국에 있을 당시 꽤 많이 대화를 나눴었습니다. 증기 동력 함선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했었죠.”
“그렇군.”
조셉 로크는 오랜만에 지인도 보고 그를 스카우트 하는 것에 도움도 줄 겸 철도를 타고 멕시코를 횡단했다.
“저기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전하.”
“오래 기다리지 않아서 좋군.”
올해 31세, 스웨덴에서 태어나 영국으로 이주한 존 에릭센은 장신의 사내였다.
그도 우리의 복장을 보고 정체를 직감했는지 성큼성큼 걸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전하, 만나 뵈어 영광입니다. 존 에릭센이라고 합니다.”
“반갑네. 멀리까지 오느라 고생했군. 이쪽은 자네도 잘 알겠지?”
“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내게 대답하고는 조셉 로크에게 말했다.
“멕시코 제국으로 떠났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여기서 볼 줄은 몰랐네. 멕시코 제국 황태자 전하라는 분이 도대체 어떻게 날 알았는지 의아했는데 이제 보니 자네였군.”
“그래. 내가 자네를 추천했네. 레인힐 트라이얼(Rainhill Trials)이 열리던 시절, 자네와 대화했던 것이 생각났거든. 아무튼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네.”
에릭센과 로크는 반갑게 인사했다.
레인힐 트라이얼은 영국에서 주최된 리버풀-멘체스터 구간의 철도 기관차 경연 행사였다.
존 에릭센이 설계한 기관차인 ‘노벨티’도 참여한 이 행사는 조지 스티븐슨과 조셉 로크가 만든 ‘로켓’이 1등을 차지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기술자들끼리 나름대로 교류가 있었던 듯하다.
“자, 인사도 나눴으니 자네가 보고 싶다고 한 것들을 바로 보러 가도록 하지.”
“예, 전하. 기대되는군요.”
그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내가 제시한 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기선을 양산할 예정이다.
둘째, 기선 전용 도크를 가진 대형 조선소를 건설 중이다.
셋째, 기선 건조를 위해 증기 크레인, 증기 해머, 압연 기계, 선반과 드릴링 기계 등의 최신 장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기선 전용 도크 건설 현장부터 보도록 하지.”
이제는 제법 형태를 갖춘 조선소의 건설 현장으로 에릭센을 데려갔다.
“조선소의 규모가 상당히 크군요.”
“전체 규모도 크고 각 도크에도 각종 장비가 들어갈 수 있도록 넉넉하게 공간을 할당했지, 자세히 보면 바닥에 증기 크레인을 고정할 수 있는 장치도 만들어 놨다네.”
아직 건설 도중이라 크게 보여줄 건 없었다.
나는 그를 창고로 데려갔다. 조선소가 완공되면 도크에 들어갈 장비들을 보관해놓은 곳이었다.
“여기서부턴 자네가 설명하게, 로크.”
“예, 전하. 에릭센, 증기 크레인부터 보여주지. 보면 놀랄 거야.”
전부 로크 정밀기계에서 만든 물건들인 만큼, 사장에게 소개하게 시켰다.
증기 기관으로 동작하는 크레인을 조종해본 에릭센은 시작부터 신세계를 맛본 표정이었다.
그는 크레인뿐만 아니라 증기 해머, 압연 기계, 선반(터닝 머신), 드릴링 기계 등 각종 최신 기계들을 하나하나 만져보며 확인했다.
멕시코에 도착하자마자 밥도 안 먹고 몇 시간이나 창고에서 장비들을 만지던 에릭센이 감탄하며 말했다.
“대단하군요. 하나같이 기대 이상입니다.”
그다음부터는 일사천리였다.
식사 자리에서 조셉 로크에게 멕시코 제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이것저것 묻던 에릭센은 식사가 끝날 때쯤 결정을 내렸다.
“증기선 제작,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그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좋아. 회사는 만들어주겠지만 공기업이라 아쉽게도 로크처럼 이름을 따서 짓기는 힘들 것 같네. 상관없나?”
“예, 조금 아쉽긴 하지만 괜찮습니다.”
이 조선소는 애초부터 해군에서 발주한 정부 시설이다. 그런 시설을 내가 마음대로 쓸 수는 없는 법.
‘원래 조선업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지만.’
에스파냐에서 1급 조선 기술자 50명을 데려왔으니 알아서 하길 바랐는데, 멕시코 제국 해군은 내 기대를 저버렸다.
관여를 안 하기엔 조선업이라는 게 해군뿐만 아니라 무역에도 크게 관여하기 때문에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인재도 스카우트해주고 자금도 투자할 테니 공기업을 만들자고 정부에 제안한 것이다.
“편지에 써놓은 대로 지분 2%와 사장직을 주지. 다만 회사의 대주주는 멕시코 제국 정부이니, 너무 오래 성과가 없으면 곤란해질 수도 있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제게 오랫동안 생각해놓은 설계들이 많이 있습니다. 거기다 에스파냐의 1급 조선 기술자분들도 50명이다 계시니, 자신 있습니다.”
공기업의 이름은 단순하면서도 의미 있는 ‘멕시코 조선공사(Astilleros Mexicanos)’로 정했으며, 지분은 정부가 70%, 내가 28%, 존 에릭센은 2%를 가지게 되었다.
에스파냐에서 데려왔던 50명의 조선 기술자들도 이 회사에 소속되었다.
존 에릭센은 영국으로 돌아가서 멕시코 제국으로 이주를 준비하기로 했다.
***
1835년 1월.
멕시코 제국 황립 대학의 시공이 시작되었다. 한겨울이지만 공사를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
‘겨울에는 춥지 않고 여름에도 덥지 않으니, 날씨 하나는 좋군.’
1월이지만 체감 평균 온도는 약 15도 정도라 이 시기쯤 되면 평균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는 서울과는 사정이 다르다.
“예정대로 공학부 건물부터 착공하겠습니다, 전하.”
“그래. 설계는 아주 마음에 드니, 이대로 잘 시공해 보도록 하세.”
“예, 전하.”
종합 대학이라도 한 번에 모든 건물을 지어 놓고 개교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1개 혹은 2개의 건물로 시작해서 자금이 모이면 새 건물을 짓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는 현대의 대학들도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 프로젝트는 자금이 충분하기에 자금을 모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시간이었다.
‘거대한 규모의 대학 전체를 설계하고 착공에 들어가려면 적어도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다.’
건물과 시설의 배치와 디자인 양식을 먼저 정하고 먼저 건설할 공학부, 기숙사, 예배당, 도서관의 4가지 건물부터 설계했다.
다미안의 지휘 아래 건설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공사 현장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아하니 새삼스레 감격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현장에 오긴 했지만, 안전 문제를 지적하고 작업 동선 등을 조금 개선시키는 것 외엔 크게 할 일이 없었다.
“새크라멘토에서 직접 톱을 들고 목재를 가공하던 때도 있었는데, 이젠 현장 지휘까지 해줄 건축가들이 많이 생겼군.”
“하하하, 그땐 저희도 당황스러웠습니다. 황태자 전하께서 직접 톱을 들고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실거라곤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내 말에 디에고가 대답했다.
“하하, 그랬겠지.”
공학부를 1순위로 선택한 것은 내 필요에 의한 선택이었다.
문학, 철학, 예술, 과학, 수학, 경제학, 그 외 많은 학문도 다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고, 차근차근 학부를 설립할 예정이지만 지금은 산업 혁명과 발명의 시대다.
‘당장 국력을 팽창시키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으니 어쩔 수 없지.’
기계, 토목, 선박, 화학, 전기, 금속, 군사 등 여러 공학 인재들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당장 지금 스카우트하는 인재들만 해도 기술자가 대부분 아닌가.
이제 대학을 만들며 다른 분야의 인재들도 스카우트할 예정이지만 우선순위가 그렇다는 거다.
공사 현장을 지켜보다가 결정했다.
‘여기는 다미안에게 맡겨두고, 나는 슬슬 다음 계획을 시작해야겠군.’
더 지켜보면서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아직 대학만큼 중요하면서도 긴급한 일들이 남아있다.
“디에고, 멕시코시티로 돌아가도록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