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67)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67화(67/180)
코만치 정벌 (1)
추마시 부족을 비롯한 캘리포니아의 원주민 부족들을 성공적으로 우리 멕시코 제국의 신민으로 받아들였다.
거기에 텍사스도 반란 세력을 정리하고 원주민 부족들을 받아들였으니, 이제 한 곳만 남았다.
바로 뉴멕시코(Nuevo México)의 코만치 부족이다. 그곳만 정리하면 드디어 우리 멕시코 제국의 거대한 북부 영토를 안정화할 수 있었다.
내가 이 모든 걸 직접 처리하지 않아도 우리 멕시코 제국의 국력이라면 알아서 잘 처리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론 이기겠지만 그 과정에서 생각 이상으로 큰 피해를 보게 될 거다.
‘한 번에 이길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니야. 원 역사의 미국처럼 우리 쪽도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될 거다. 그 과정에서 쌓인 악감정은 전투에 참여하지 않은 민간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겠지.’
유혈사태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전부 죽도록 만들고 싶지는 않다.
내가 전생에 읽은 멕시코 역사책에는 코만치 부족에 대해 다루는 부분이 있는데, 그들에게 멕시코 제국이 입은 피해를 자세히 써놨다.
‘1830~1840년대에 수십건의 습격으로 멕시코인 2,600명이 죽고 도난당한 가축의 수만 10만마리가 넘어간다고 했지.’
추마시 부족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그들이 ‘저 억압자들에게 복수하고 자유를 되찾자!’ 하는 느낌이었다면 코만치 부족은 본격적인 약탈경제를 시작한 유목민 집단에 가깝다.
‘추마시 부족처럼 쉽게 해결할 수는 없을 거다. 이미 게릴라 전술에 통달했을 가능성이 높아.’
코만치 부족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적어도 에스파냐보단 훨씬 강하다. 지금 시기엔 인구 3~4만명 정도로 추정되지만, 최소 1만명의 기병이 존재하며 ‘코만체리아’라고 알려진 광대한 영역을 지배하고 있다.
‘미군마저 이겼다는 기록이 수두룩한 전투집단이지.’
한두번의 전투가 아닌, 수십, 수백번의 전투를 치러야 할 것이다. 하지만 놔둘 수도 없다.
‘더 세력을 불려서 전성기에 도달하기 전에 처리해야 한다.’
19세기 초부터 꾸준히 세력을 키워온 코만치 부족은 1840년대에 전성기를 맞는다. 일부 학자들은 이 시기의 코만체리아를 일종의 유목민 왕국으로 보는 자들도 있을 정도다.
나는 아구스틴 1세를 찾았다.
“아버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쪽 인디오 문제를 해결했으니,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고 합니다.”
“코만치 부족을 말하는 거구나.”
이미 북부의 여러 마을이 털린 만큼, 멕시코도 그들의 존재와 강력함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다.
“네, 녀석들을 잡으려면 확실한 전력이 필요합니다.”
“흐음···. 그게 문제구나. 군대는 전적으로 내 영역이긴 하지만, 전쟁 선포만은 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동의 없이 전쟁 수준의 군대를 동원하면 분명히 반발이 나올 거다.”
전쟁 수준의 군대가 필요하긴 하다. 원 역사에서도 ‘코만치-멕시코 전쟁(1821-1845)’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다.
국운을 건 전쟁까진 아니긴 했지만 무려 24년간 싸운 것이다. 끝난 이유도 미국에 그 영토를 뺏겨서 끝난 거지 이겨서 끝난 게 아니다. 자매품으로 ‘텍사스-코만치 전쟁(1820~1875)’도 있다.
‘이 당시 코만치 부족의 힘을 보여주는 기록들이지.’
코만치 부족은 미국, 멕시코와의 본격적인 갈등 사이에서도 그 세력을 유지하는 위엄을 보이다가, 1875년에 잔뜩 벌크업한 미군의 진심 펀치를 맞고 나서야 쇠퇴한다.
싸울 거면 어설픈 전력으로 나가선 안 된다. 진짜 전쟁 수준의 전력을 동원해야 한다.
‘의회 문제는 공화파와 거래를 하면 되기는 하지만···.’
전쟁에 관한 것까지 거래로 해결하는 것은 거센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아버지, 제가 의회에 나가서 설득하겠습니다.”
멕시코 제국에 대한 국가적 자부심과 애국심은 의원들에게도 있다.
우리 멕시코 제국 영토 안에 있긴 하지만, 외부의 적이나 다름없는 코만치 부족의 위험성을 안다면 정치적 손익을 따지지 않고 동의해 줄 자들이 있을 것이다.
‘이게 안 돼도 거래한다는 옵션은 쓸 수 있으니.’
“좋다. 조만간 자리를 마련할 테니, 연설문을 준비하고 있거라.”
“예, 아버지.”
아구스틴 1세는 의회에 소집령을 내렸다.
***
모든 의원이 의회에 참석했다. 소집령이 내려지기도 했지만, 황태자가 연설할 것이라는 소식에 아무도 지각하지 않고 의회에 도착했다.
웅성웅성-
어떤 내용에 대해 연설하겠다고 알려주지는 않아서, 다들 자기가 추측한 내용에 대해 떠드느라 여념이 없었다.
“새로운 발명품이라도 만드신 건가?”
“그걸 왜 의회에서 발표해? 내 생각엔 국토 개발 관련해서 새로운 계획을 제안하실 것 같은데.”
황태자가 연설대에 올라오자, 라파엘 의장이 의사봉을 내리쳐 주의를 집중시켰다.
땅·땅·땅-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황태자가 입을 열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우리 제국 영토 내에 있는 거대 인디오 부족인 코만치 부족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제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를 안정시킨 이후, 우리 제국의 통제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은 북부 영토의 중앙, 즉 뉴멕시코만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 뉴멕시코의 코만치 부족은 쉬운 상대가 아닙니다. 넓은 평원에서 들소 떼를 따라다니며 사는 이 유목민 부족은, 그 인구 규모만 4만명으로 추정됩니다.”
황태자는 거기까지 말하고 한번 끊었다. 정보를 받아들일 시간을 주기 위함이었다.
의원들은 또 다른 발명품이나 국토 개발에 관해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기에 원주민 부족 이야기를 꺼내자 의아했지만, 그 규모를 듣자 놀란 표정이 되었다.
황태자는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말을 이었다.
“그들의 전력은 최소 기병 1만명이며, 그중 절반은 총기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최근 텍사스와 멕시코 제국 중북부의 마을들이 코만치 부족에게 약탈당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식량과 가축, 총기도 모자라서 사람까지 납치하는 악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대로 놈들을 방치한다면 약탈은 점점 더 빈번해지고 대담해질 것이며, 놈들의 세력은 더 성장해서 1만명이 넘는 총기병들을 상대하게 될 것입니다.
제가 여기서 제안하고 싶은 것은 그들의 세력이 더 강해지기 전에, 여기서 싹을 뽑아 후환을 제거하자는 것입니다.”
황태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연설을 마쳤다. 황제파는 경쟁하듯 박수를 쳤지만 지주파와 공화파는 박수를 치는 자들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자들도 있었다.
라파엘 의장이 말했다.
“전하, 몇 가지 여쭤봐도 괜찮겠습니까?”
“예, 말씀하시죠.”
“반드시 지금 처리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입니까? 전하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최근 벌어진 수많은 토목공사 때문에 정부 예산이 여유롭지 않습니다.”
명백하게 반대의 뉘앙스를 가진 질문이었지만, 황태자는 예상했다는 듯 곧바로 답변했다.
“바로 출정하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대규모 전투가 될 것인 만큼 몇 개월간 충분한 준비를 해야겠지요. 그리고 경제적 관점에서 말씀드리면, 우리 영토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면 언젠가는 싸워야 할 상대 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더 세력을 키우기 전에 싸우는 것이 가장 경제적일 겁니다.”
라파엘 의장도 반박당할 것을 예상했는지, 바로 다음 질문을 던졌다.
“답변 감사합니다, 전하. 하지만 중앙에서 대규모 군대를 출정시키지 않아도 지방군을 강화하면 자연스럽게 약탈도 막고, 그들을 밀어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노림수가 있는 질문이었다. 많은 지주파 의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코만치 부족은 게릴라 전술에 능한 부족입니다. 각 마을과 도시를 수비해야 하는 지방군의 특성상 군대를 한 곳으로 집중시키기도 쉽지 않고, 그렇게 되면 수비망이 약해져서 약탈 피해만 늘어나고 코만치 부족을 몰아낼 수는 없을 겁니다. 그들은 대규모 병력과는 절대 싸워주지 않을 테니까요.”
“지방군에 충분한 투자를 감행하면 수비력을 유지하면서도 공격까지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지방군에 엄청난 투자를 감행해서 중앙군 수준의 전력을 추가한다면 안 될 것도 없겠지만, 이미 타격군 역할을 할 중앙군이 존재하는데 그런 짓을 벌일 필요는 없겠죠. 의장님께서 이미 지적하신 대로 예산 문제도 고려해야 하니까요.”
라파엘 의장의 지방군 강화라는 노림수는 허무하게 분쇄되었다.
황제파 수장인 로베르트 의원이 손을 들었고 라파엘 의장은 발언권을 허락했다.
“황태자 전하의 말씀대로 영토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면 언젠간 부딪혀야 하는 세력이며 지금 싸우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는 멕시코 제국의 국익을 위한 것이며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면 반대를 위한 반대를 멈추고 표결을 실시해야 합니다.”
“맞소!”
“저도 동의합니다!”
황제파 의원들은 그렇게 호응하며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시간을 끄는 자는 반대를 위한 반대. 즉, 정치적 손익만을 신경 쓰는 행동이라는 분위기를 조장했다.
당연하지만 대안이 있을 리는 없었다.
국제법상 멕시코 제국의 영토로 여겨지는 땅에 정부의 통제를 듣지 않는 거대한 무장 단체가 있는 셈이다.
이미 멕시코 제국의 마을들을 약탈하는 범죄를 저질렀으니, 군대를 동원해서 진압하는 것 외엔 답이 없다.
지주파와 공화파 의원들이 침묵하며 눈치를 보고 있을 때, 공화파 수장 페드로 의원이 나서서 찬성 쪽으로 공화파의 의견을 모으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 건은 통과시키는 게 국익에 부합할 것 같은데, 동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네. 중앙군이 더 강해지긴 하겠다만.”
“그건 그렇지. 하지만 지방군을 강화한다는 안은 논파 되었으니 답이 없지 않은가. 코만치 부족이라는 놈들을 가만히 놔둘 수도 없는 일이고.”
“그래. 이 건은 동의하도록 하지.”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자, 지주파의 태도도 바뀌기 시작했다. 어차피 이대로면 전체 의원의 2/3 이상이 찬성해서 표결이 통과될 텐데, 끝까지 명분 없는 반대를 계속하면 지주파만 손해가 아닌가.
땅·땅·땅-
“코만치 부족과의 전쟁에 대한 안건은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습니다.”
라파엘 의장은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
의회에서의 일을 처리하고 황궁의 내 방으로 돌아왔다.
‘페드로 의원이 나서줘서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렸지.’
이 안건에 동의하지 않고 끝까지 반대하는 자가 있다면 어떻게든 치워버릴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그런 자는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내 목에서 따뜻한 감촉이 느껴졌다.
“오늘도 고생 많았어요, 여보.”
“응, 세실리아도 고생했어.”
세실리아는 원래도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지만, 부자 집안의 영애답게 미래 남편의 재산을 관리하기 위한 교양들을 익히고 있었다.
그녀는 수많은 곳에 분산된 내 재산을 관리하는 것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오늘은 기쁜 소식이 있어요.”
그녀는 들뜬 표정으로 말하며 내 손을 자신의 배에 올려놨다.
‘으음? 설마?’
“혹시 임신한 거야?”
“네!”
결혼한 지도 꽤 되었지만, 임신 소식이 없어서 걱정스러웠다.
그동안 황태자비로서 느끼는 압박감이 심했을 텐데, 드디어 기쁜 소식이 찾아온 것이다.
나는 세실리아의 배를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이 아이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멕시코 제국을 만들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