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7)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7화(7/180)
캘리포니아! (1)
‘두둑하게도 주셨군. 이게 대지주 집안의 스케일인가.’
아버지가 훈장과 함께 챙겨준 포상금이 5,000페소.
아버지가 내 부탁을 어쩔 수 없다는 듯 허락하며 준 5,000페소.
캘리포니아 개척을 하러 가겠다고 말하니 어머니가 준 자금 7,000페소.
순식간에 만 칠천 페소의 재산이 생겼다.
거기다 이 몸이 모아놓은 돈 천 페소까지 총 만 팔천 페소.
이 시대의 평균적인 노동자들의 임금이 하루 1페소, 한 달에 20~25페소를 벌고 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일반 노동자 40개월 치 월급을 자기 방에 꿍쳐두다니, 누가 안 훔쳐 간 게 용하군.’
19세기에는 은화와 금화의 발행국을 따지기보단, 그냥 무게를 측정하고 금속 함량을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멕시코 페소는 스페인 달러와 동일한 은 함량을 가지고 있는데, 그 가치는 이 당시의 영국 파운드로 0.2 파운드다.
이 당시의 1파운드는 2022년 기준으로 50~60파운드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니, 1페소는 현대 기준 약 13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현대기준 23만 4천 달러. 한화로는 약 3억 2천만 원.’
나는 자리에 앉아서 계산했다.
‘토지? 토지가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시기엔 미개척지가 많아 개척민을 데려가면 땅은 무료로 제공할 정도였으니. 물론 지금은 관련법도 없는 상태고 의원들이 반대할 테니 보조금까진 무리지만, 공무원들이 아버지에게 우호적이니 정부에다 구입하겠다고 하면 땅은 거의 거저 줄 거다. 주요 금광지역들은 다 선점해 놓아야지.’
개척마을을 만들기 위한 각종 물품, 금을 캘 때 사용할 장비들, 중간중간 계속 보급해야 할 식량의 가격, 말과 수레, 광부들에게 지급할 임금까지 계산해 보니 아슬아슬하지만, 충분히 가능했다.
‘탈탈 털면 일차적으로 개척은 가능하겠군. 일단 사금이랑 노천 채굴만 시도하고, 본격적인 지하 채굴은 1차 개척의 결과물이 나오면 더 투자해야겠어.’
아버지는 이전에 인연이 있었던 마누엘 소령을 내 호위대장으로 붙여주었다. 그가 지휘하는 2개 중대의 중대장과 각 중대의 25명의 병사까지 총 3명의 장교와 50명의 병사를 내 호위대로 소속되었다.
난 그들의 도움을 받아 캘리포니아를 개척하러 갈 가족들을 모집했다.
토지와 농기구, 이동할 때 먹을 식량과 정착 초기에 먹고살 자금까지 지원한다고 하니 지원자들은 넘쳐났다.
“내가 글을 잘못 읽었나? 자네가 다시 한번 읽어주게.”
“이 조건이 정말이라고?”
“황태자 전하가 직접 개척단을 지휘하신다잖아! 설마 거짓말이겠어!?”
이 당시엔 개척이랍시고 반강제로 끌고 가서 던져놓는 일도 흔한 일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의심이 들 정도로 좋은 조건이었다.
모집한 지 2일만 정원인 100가구가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짧으면 4개월 길면 6개월 넘게 이동해야 하는 만큼 임신했거나,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들은 안받았지만, 예외로 말과 수레를 준비할 수 있는 가족들은 받아주었고, 그 외엔 청소년 이상의 자녀가 있는 건강한 가족들만 받았다.
‘마음 같아선 더 받고싶은데, 돈이 부족하네.’
개척하러 가는 것은 맞지만 실제 목표는 금 채굴인 만큼 인원수에 맞는 농기구뿐만 아니라 채굴 장비도 구입해야 했다.
현지에서 금을 추출하고 정제할 장비도 준비해야 한다. 수레에 흙과 돌을 한가득 실어 오는 건 너무 비효율적이니까.
거기에 말과 수레, 식량까지. 금 채굴을 할 인원들의 임금까지 생각하면 100가구 이상은 무리다.
***
“아직도 마음이 안 놓이는구나. 꼭 직접 가야겠니?”
어머니는 걱정되는 듯 내 손을 꼭 잡고 물었다. 나는 어머니를 안심시켰다.
“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니. 1년이면 올 거예요. 호위대도 있으니 무슨 일이 생길 리도 없고요.”
어머니로서는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지금 멕시코는 10년이 넘는 독립 전쟁으로 경제가 파탄 나서 도적들이 넘치는 상황이니까. 거기에 나는 장남이다. 내 밑으로는 공주만 4명에 왕자는 한 명뿐이었다.
어머니는 걱정되는지 계속 손을 붙잡고 있었다.
“어머니. 꼭 건강하게 돌아오겠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만 보내줍시다. 제국의 황태자나 되는 놈이 캘리포니아까지 가겠다는 건 나도 불만이지만 제국에 도움이 되는 일이기도 하고, 다 큰 놈이 하고 싶은 일은 해야지. ”
아구스틴 1세는 내 어깨를 두드리며 당부했다.
“넌 이 멕시코 제국의 황태자라는 것을 잊지 마라. 네 안전을 최우선시하란 말이다. 알겠느냐?”
“예, 아버지.”
아버지는 옆에서 긴장하고 있는 마누엘 소령에게도 말했다.
“잘 부탁하네. 마누엘 소령.”
“예! 폐하! 목숨 걸고 지키겠습니다!!”
아구스틴 1세는 나를 보며 말했다.
“의원들은 네가 개척하러 캘리포니아로 떠난다니 좋아하더구나. 그만큼 네가 의회에서 보여준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거겠지. 한껏 미루던 헌법 제정을 서두르자고 난리더구나.”
“음.. 칭찬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멕시코시티의 일은 아버지만 믿고 있겠습니다.”
“그래. 어느 정도는 타협해야겠지만 이번에 공석이 된 29개의 의석도 대부분 충성스러운 자들로 채울 수 있을 것 같더구나. 이 아버지가 알아서 잘할 테니 너는 몸만 조심해서 다녀오너라.”
“예, 아버지. 이제 출발하겠습니다.”
토지와 개척 물품들을 구매한 후 수레에 적재까지 한 상태다.
개척에 지원한 100가구와 군인 50명까지 총 500명에 달하는 인원들, 그리고 길잡이와 기타 인원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어머니를 한번 안아주고 말했다.
“다녀오겠습니다.”
“조심해서 다녀오렴.”
나와 마누엘 소령 그리고 길잡이가 제일 선두에서 말을 타고 출발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성공해야 한다.’
출발하며 그런 각오를 다졌다. 이번 개척에 가진 돈을 탈탈 털어 넣었다.
‘왕복만 대략 10개월. 개척촌 만들고 금광 찾아서 캐고 하다 보면 아무리 못해도 반년은 걸릴 터. 대충 일 년 반은 넘게 쓴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 몸에 빙의한 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
이 3개월도 신뢰라는 자원을 모으는 것에 쓴 것이나 다름없으니, 이게 실패하면 거의 2년을 날리는 거다.
2년을 날리면 앞으로 멕시코에 숨 쉴 틈 없이 터지는 수많은 악재를 막을 힘이 없어진다.
‘예를 들면 곧 다가올 텍사스 반란과 독립, 그리고 미국으로의 합병이 있지. 지금쯤이면 텍사스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스티븐 오스틴이 텍사스에 도착했겠군.’
스티븐 오스틴의 아버지인 모세 오스틴은 멕시코 독립 전에 이미 스페인과 300명의 이주자를 데려오는 대신 토지 보조금을 지급하는 앰프에 사리오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
그는 계약을 완수하지 못하고 죽었지만, 아들인 스티븐 오스틴은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아 텍사스 개척을 계속 진행하게 된다.
스티븐 오스틴은 1823년 1월 3일에 멕시코시티를 직접 방문해 스페인과 맺었던 계약을 다시 성사하도록 아구스틴 1세를 설득하는데, 원 역사에서 아구스틴 1세는 그냥 허가해 줬지만, 이번에는 허가는 해주되 조건을 조금 조정할 예정이다.
‘원래 계약은 퍼줘도 너무 퍼줬지. 아무리 빈 땅이라고 해도 그렇지.’
원래 역사에서는 이주한 가족의 가장에게 무려 목장용 4,428에이커와 경작용 177에이커로 총 4,605에이커의 땅을 지급했다.
스티븐 오스틴에겐 200가족을 데려올 때마다 무려 67,000에이커의 땅을 퍼줬다.
그 결과 300명이 시작한 텍사스 개척은 겨우 7년 만인 1830년에 무려 2만 명의 미국인이 텍사스에 정착하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낸다.
그 무시무시한 증가세와 농사짓기 좋은 땅이라는 것을 확인한 미국은 텍사스를 탐내기 시작한다.
1827년에 미국의 존 애덤스 대통령은 텍사스 매입을 위해 멕시코에 100만 달러를 제시했다가 거절당하고, 1829년에 다시 앤드류 잭슨 대통령이 500만 달러를 제시했다가 거절당한다. 하지만 멕시코의 거절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결국 텍사스의 미국인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반란을 일으켜 독립해 텍사스 공화국을 세우더니, 자기들 마음대로 미국에 합병되어 버렸지.’
멕시코로서는 분통 터지는 일이었지만 나라에 힘이 없으니 어쩌겠는가.
아직은 소년에 불과한 미국이지만, 신생아인 멕시코엔 거인이나 다름없었다.
신생아 멕시코는 미국은커녕 텍사스의 반란도 진압할 힘이 없었다.
‘이번엔 그렇게 두지 않는다.’
아버지에겐 스티븐 오스틴의 제안을 승인하되 조건을 변경하라고 말해뒀다.
‘이민 오는 것도 좋고 땅을 주는 것도 좋다. 대신 철저하게 통제한다. 그리고 너무 많이 주지 않는다.’
나는 토지 제공과 스티븐 오스틴에 대한 보상을 절반으로 줄이고, 멕시코 공무원의 통제에 따라 개척하고,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미국 출신 이주자와 동일한 수의 멕시코 출신 이주자를 텍사스에 정착시켜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 조건들은 이주자들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약화하고 멕시코 문화로 융화시키며, 토지를 최대한 덜 지급하려는 의도였다.
이전 계약 조건에 비해 엄청나게 가혹한 조건이었지만 상관없었다.
‘이 조건이 싫으면 안 받아들여도 상관없다.’
텍사스를 잃는 것보단 나으니.
***
1823년 3월.
황태자 헤로니모 이투르비데가 이끄는 캘리포니아 개척단이 여러 도시를 거쳐 목적지인 새크라멘토로 향하고 있을 무렵, 멕시코 제국에서는 헌법제정에 대한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었다.
횡령죄로 쫓겨난 29석의 자리는 정치적 타협을 통해 보수파가 20석, 공화파가 9석을 나눠 가졌다.
공화파 의원들은 이전과 다르게 멕시코 정부가 급속도로 정상화되면서 황제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버티기 전략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들은 아직 공화파에 힘이 남아있을 때 최대한 빠르게 헌법을 제정하려고 했지만, 아구스틴 1세와 보수파 의원들은 급한 것이 없었다.
“공화파 111석 대 보수파 90석인가. 아직도 많이 부족하군.”
“예, 폐하. 공화파 의원들이 아직 믿을 구석이 있어서 강하게 나오는 듯합니다.”
공화파는 영국과 비슷한 수준의 입헌 군주제를 밀어붙이고 있었는데, 이 당시 영국의 왕이나 여왕은 여전히 국가의 수장이었으며 의회가 제정한 법률에 대한 비준 권한도 가졌지만, 실질적인 국정 운영은 내각이 임명한 총리와 여러 장관이 진행하는 형태였다.
아구스틴 1세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들의 당부가 있었던 만큼 극단적으로 밀어붙이진 않을 것이고 어느 정도 타협을 하겠지만, 아직 쓸 수가 있었다.
“힘을 좀 더 빼야겠어. 인사 발령 준비는 되었나?”
“예, 폐하.”
몰수 작전을 성공적으로 실시한 후로는 의회도 황제의 군권에 태클을 걸지 못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태클은 걸지만, 독립 전부터 군대의 총사령관이었던 아구스틴 1세의 군권을 이제 와서 제한할 명분이 부족했고, 따라서 여론을 반전시킬 방법도 없었다.
아구스틴 1세는 중앙군 장교들과 보수파 의원들의 지지하에 군대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그는 이 점을 이용하여 지방군까지 장악할 계획을 세웠다.
‘지방군 지휘관들은 대부분 지방 분권을 바라는 연방주의자다. 이들은 대부분 의회의 공화파를 지지하고 있지.’
아구스틴 1세는 횡령 의원들과 결탁했던 몇몇 지역의 최고 지휘관들을 교체했다.
휘하 부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명분이었다.
***
“지금 여기가 이 지역이라고? 확실한가?”
나는 지도의 한 지역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예 맞습니다. 제가 이 지역은 빠삭합니다.”
길잡이는 확신했다.
‘이곳이 이전 생의 캘리포니아주의 주도였던 새크라멘토가 있던 지역인가. 그럼, 저게 새크라멘토 강이겠군. 하···.’
감격스러웠다.
무려 5달이다.
그 긴 시간 동안 거의 매일 10시간씩 이동했다. 말 타고 이동했는데 뭐가 그리 힘드냐고 할 수도 있지만, 말이라는 게 오래 타기엔 그리 편하지 않다.
타다가 허리와 허벅지가 아파서 걷다가 다시 말을 타는 것의 반복이었다.
‘그래도 결국 무사히 도착했다.’
반쯤은 도박하는 심정이었다.
캘리포니아를 여러 번 가봤다는 길잡이도 있고, 호위대도 있으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동만 5개월이다.
이 시대에 횡행하는 도적들과, 황제 얼굴도 모르고 중앙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지방 유력자들을 생각해 보면, 그 긴 이동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었다.
“······근데 정말 아무것도 없군.”
“뭐, 이제부터 만들면 되니까요. 하하.”
“그래. 시작해 보자.”
나는 뒤로 돌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드디어 도착한 거냐고 묻는 개척민들에게 외쳤다.
“도착했다!!!”
“와아악!!”
“으아아아!!!”
“드디어!!”
막대한 금 매장량, 최고의 날씨, 세계 최대급 농업 생산량을 가진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그 곳의 개척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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