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70)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70화(70/180)
코만치 정벌 (4)
포츠나크와히푸의 밴드가 약탈에 실패했을 때만 해도, 부족 전체의 문제는 아니었다. 오히려 녀석들을 비웃는 경우가 많았지.
‘겨우 3달 만에 상황이 여기까지 나빠질 줄이야.’
약탈이 막히자, 식량 사정이 급속도로 악화되었다. 그가 이끄는 밴드뿐만이 아니었다.
“추장, 무피츠쿠푸가 이끄는 밴드도 약탈에 실패하고 300명이 넘게 죽었다고 합니다.”
전사 한명이 다른 밴드의 소식을 알려왔다. 요즘엔 다 이런 식이었다.
“이번에도 멕시코 제국 기병 놈들이 추격해왔다고 하더냐.”
“예, 맞습니다. 똑같은 패턴입니다.”
코만치 부족이 주로 공격하는 것은 동쪽과 남쪽, 텍사스 방향과 멕시코 방향이었다. 캘리포니아의 정착지들은 서쪽에 몰려 있었기에 거리가 멀어서 잘 가지 않았다.
무피츠쿠푸의 밴드는 이례적으로 캘리포니아 쪽으로 향한다고 통보했다. 그것도 북서쪽으로.
거기까지 가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게 막혔다.
“···완전히 틀어막혔군.”
멕시코 놈들은 코만치 부족을 완전히 봉쇄할 작정인 듯했다.
‘대체 병력을 얼마나 데려온 거지?’
푸히위크와수우는 멕시코 제국의 저력에 공포를 느꼈다. 부족의 영역에 접한 마을의 수만 수십 개다.
지난 3개월간 그 마을 중 한 곳도 뚫어내지 못했다.
너무 작은 마을이라 평소라면 약탈 대상으로도 안 보던 마을마저 그들의 약탈을 미리 알고 대비하고 있었고, 수비대의 병력도 충분했다.
대포까지 가져와서 쏴대며 저항하는 수비대에 시간이 끌리면 곧 기병대가 나타난다.
철컥-
푸히위크와수우는 놈들이 ‘리볼베르’ 라고 부르는 권총을 만지작거렸다.
이쪽이 일방적으로 사냥당하는 상황에서도 그 같이 뛰어난 전사들은 반격을 할 수 있었기에 몇 명 정도는 죽일 수 있었다. 놈들은 동료들의 시체는 물론이고 무기들도 회수했지만, 운 좋게 땅에 떨어져 있는 한 정을 주웠다.
드르르륵-
멕시코 제국 기병 놈이 죽기 전에 6발을 다 쏴버려서 텅 빈 실린더를 돌리며 생각했다.
‘이대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어떻게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그게 추장의 역할이니까.
그가 고심하고 있는 와중에 부족이 소란스러워졌다.
“무슨 일이야?”
“멕시코 제국 놈들한테 잡혔던 전사들이 돌아왔대!”
약탈을 나갔다가 봉쇄된 마을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한 전사들이 많았다. 놈들은 여지까지의 원한을 갚겠다는 듯 끝까지 물고 늘어졌으니까.
푸히위크와수우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탈출한 거야?”
사람들은 궁금한지, 여러 질문 세례를 퍼붓고 있었다. 말은 어디서 난 거냐, 경계가 허술해진 것이냐 등등.
돌아온 전사가 말했다.
“···탈출한 게 아니야. 놈들이 풀어준 거지.”
웅성웅성-
“풀어줬다고? 왜? 그리고 다른 이들은?”
“다른 사람들은 아직 잡혀있어.···그리고 날 풀어준 이유는 항복 권유를 전달하기 위해서야.”
그 발언에 웅성거리는 소리가 더욱 커졌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푸히위크와수우가 앞으로 나섰다.
“자세히 말해 봐.”
“그···항복하면 전사들만 처벌하고 나머지엔 땅을 주고 살 수 있도록 해준다고 했어. 전사들도 사형은 면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고.”
그가 말을 이어갈수록 부족원들의 분위기가 흉흉해졌다. 풀려난 이도 그것을 느꼈는지 당황하며 덧붙였다.
“나, 나도 이딴 제안에 동의하는 건 아니라고! 자세히 말해보라고 해서 놈들이 한 말을 옮긴 것뿐이야!”
푸히위크와수우는 그런 해명 따윈 신경 쓰지 않고 궁금한 것을 물었다.
“놈들은 병력은 얼마나 되는지 확인했나?”
푸히위크와수우는 멕시코의 상황을 최대한 알아내고자 했지만, 쓸만한 정보를 건지는 것은 불가능했다.
포로는 전부 감옥에 가둬놨다가 코만치 언어를 할 줄 아는 자에게 전달하라는 말을 몇 마디 듣고 말 한 필과 함께 마을 밖으로 쫓겨난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지. 이제 쉬도록 해.”
부족원들은 풀려난 전사가 가져온 제안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우리 보고 농사나 지으면서 살라고?”
말이 들어오기 전의 코만치 부족과 말을 가진 코만치 부족은 완전히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유목민이 된 그들은 농사는커녕 채집마저도 잘 하지 않게 되었고, 이제 코만치 부족을 지탱하는 것은 약탈과 수렵뿐이었다.
그들은 채집하거나 농사를 한 결과물을 무력으로 빼앗는 생활에 익숙해졌다. 이제 와서 그런 생활을 하라는 것은 모욕이나 다름없었다.
“미친 소리지. 약탈이 좀 힘들어졌을 뿐, 놈들에겐 우릴 잡을 수 있는 방법 따윈 없어.”
부족원들은 부정적이었지만, 푸히위크와수우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이대로 가면 미래가 없다.’
그렇다고 이길 수도 없다. 그렇다면 항복을 해야 할까. 아니면 미국 쪽으로 떠나야 할까.
그가 이끄는 밴드의 운명이 걸린 문제였다.
그가 결정으로 내리지 못하는 사이, 일주일이 지났다.
다른 밴드의 전사가 찾아왔다.
“멕시코 놈들이 군대를 결집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천 명의 군대가 모인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수천 명? 그래봐야 살짝 피하면 그만이지.”
같이 소식을 들은 전사가 그렇게 말했다. 푸히위크와수우도 그 말에 동의했다.
“놈들이 우리 영역으로 들어와 주면 우리야 좋지. 몇 번 막다 보니 기세가 올랐나 보군.”
”드디어 놈들에게 쓴맛을 보여줄 수 있겠군요.”
전사들도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항상 통하는 전략이었다. 전원 기병으로 구성된 군대라도 코만치를 잡을 수는 없다.
추격이 길어지면 보급이 부족해지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보급선을 노려도 되고, 우회해서 방어가 약해진 마을들을 약탈해도 되고, 지쳐서 돌아가는 녀석들의 뒤를 물고 늘어져도 된다.
멕시코 제국뿐만 아니라 텍사스인들이나 아파치 부족을 포함한 수많은 부족이 실제로 경험한 일이다.
지난 3개월간 이어진 답답한 분위기가 풀리려는 기색이 보이고 전사들이 웃음 짓는 가운데, 전령이 말했다.
“이번엔 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놈들이 움직이는 방향이···.”
전령은 말을 흐렸다.
사내다운 것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코만치의 전사답지 않은 모습.
푸히위크와수우가 그를 다그쳐 들은 멕시코 제국 놈들의 목적지는 충격적이었다.
“···부족 전체 회의를 소집해야겠군.”
“예, 안 그래도 그 말씀을 드리려고 했습니다.”
인구 4만의 코만치 부족은 여러 개의 밴드로 분산되어 있다.
전체 회의가 소집되는 것은 전쟁 등 부족 전체의 운명이 걸린 일이 있을 때뿐이다.
“바로 출발하도록 하지.”
***
광범위한 정찰병 운용과 전기 전신 시스템의 연계는 내 작전대로 잘 작동했다.
빠른 정보 획득은 빠른 정보 전달, 빠른 군대 이동으로 이어졌다.
‘조만간 통조림 공장도 만들어야겠군.’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약탈 자체는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코만치 기병의 움직임은 우리에게 실시간으로 포착되었으며, 해당 방향에 있는 마을들은 경계 태세를 갖췄고, 군대를 이동시켰다.
기병대는 끝까지 정찰 활동을 진행하다가, 약탈의 타깃이 되는 마을이 확실해지면 근방의 기병들을 모아 코만치 기병들을 타격했다.
“우리 수비군이 5만명은 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을 겁니다.”
나와 같이 작전 현황을 들여다보던 소장이 말했다.
“코만치 놈들이 전력을 동원해 동시다발적인 약탈을 진행했으면 들켰을 수도 있네.”
1만의 군대라고 해봐야 마을 30개로 나뉘면 겨우 3백명이다. 그 정도 숫자라면 약탈을 막긴 힘들었을 것이고, 우리 전략의 약점을 알아차렸을 수도 있다.
“놈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그렇게 위험천만하게 병력을 운용하진 않겠죠. 통일된 지휘 체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렇긴 하지.”
코만치 부족의 많은 밴드는 서로 정보를 공유하긴 하지만 위기 시에 부족 회의로 선출하는 ‘전쟁 추장’이 나타나기 전까진 통일된 지휘 체계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슬슬 버팔로 떼에 대한 의존이 더욱 심화하고 있을 걸세.”
구대륙과 신대륙을 막론하고 유목인들의 식량 수급은 주로 사냥, 약탈, 목축, 무역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 비중은 그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환경, 기후, 그리고 사용할 수 있는 자원에 따라 달라지는데, 코만치 부족은 약탈과 사냥의 비중이 크고, 목축과 무역은 비교적 약했다.
여태까진 약탈에 대한 대비가 비교적 약했기 때문에 약탈의 수확물들이 풍부했고, 버팔로 떼라는 자연적 요소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다음 단계를 진행할 때가 되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래.”
원 역사에서 코만치 부족이 쇠퇴한 이유는 미국의 서부 확장 정책으로 인한 군사적 충돌도 있었지만, 버팔로의 개체 수가 심하게 감소했다는 점도 있었다.
미국인들이 서부로 진출하며 버팔로를 닥치는 대로 사냥했고, 그 결과 멸종 위기에 이르렀다.
코만치 부족은 더 이상 약탈로 식량을 수급할 수 있는 힘이 없었기에 버팔로 개체 수의 감소는 파멸을 의미했다.
‘굳이 미국처럼 버팔로들을 다 죽일 필요도 없겠지. 그저 그 근처를 장악만 하고 있어도 말라죽을 수밖에 없으니.’
이게 코만치 부족의 약점이다.
버팔로 떼는 대규모 무리를 이루며 이동하는 경향이 있기에 넓은 영역을 장악할 필요도 없다.
“기병대를 집결시키게.”
“예, 전하.”
일주일 후.
중앙군의 5천에 기병대에 캘리포니아, 치와와, 텍사스주 지방군의 기병대까지 총 7,000에 달하는 기병대가 집결했다.
보병과 포병, 그리고 정찰에 필요한 1,000명의 기병은 남겨놨다. 코만치 부족이 우회하여 약탈을 시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출진하라!”
“출진!”
집결한 7,000명에 달하는 기병대의 출발은 거대한 먼지구름을 일으켰다.
“전하, 정찰병을 적당히 쫓아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본격적인 코만치 부족의 영역에 들어가자, 적 정찰병이 나타나는 빈도 수가 점점 늘어났다.
경악과 공포에 빠졌던 코만치 부족 정찰병들은 우리 기병대 중 일부가 그들을 향해 달려 나가자 도망쳤다.
그 모습을 확인하고 있자, 기다리던 소식이 도착했다.
“전하! 버팔로 무리의 위치를 확인했습니다. 여기서 약 60마일.···아니, 9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알았네, 그쪽으로 출발하도록 하지.”
버팔로 무리가 있다는 곳으로 접근할수록 땅울림이 느껴졌다.
두두두두두-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광활한 평원 위, 저 멀리 거대한 버팔로 무리가 유유히 이동하고 있으며, 그 거대한 규모의 웅장한 모습은 모든 이들을 압도했다.
그 위엄 넘치는 광경에 눈이 팔리기도 잠시, 나는 새로운 사실을 알아냈다.
“저기 끝에 한참 버팔로 사냥을 하는 코만치 부족이 있군.”
“바로 치우겠습니다.”
“그래. 이제 이 버팔로 무리는 우리 것이니.”
약탈과 버팔로, 둘 다 빼앗긴 코만치 부족에겐 하나의 선택지밖에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