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71)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71화(71/180)
코만치 정벌 (5)
“멕시코 제국 놈들이 버팔로 무리를 장악하러 오고 있다고?”
“그래. 그 수가 7천이라고 하더군.”
“기병만 7천? 멕시코 놈들이 끝장을 보려고 하는군.”
“버팔로까지 빼앗기면 우리는···.”
멕시코 제국 기병대가 결집해서 버팔로 무리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많은 부족원이 동요하는 가운데, 이 상황을 다르게 받아들이는 자들도 있었다.
“기병대가 없다고? 이건 기회다!”
“맞아! 사실 기병대 놈들이 곧 등장할 것이라는 사실 때문에 제대로 약탈을 못 한 거지, 수비대 정도는 따돌릴 수 있잖아?”
틀린 말은 아니었다.
사상자의 대부분은 멕시코 제국 기병대가 미친 듯이 추격하며 리볼베르 권총을 쏴대는 것에서 나왔다. 시간이 끌리면 기병대가 온다는 사실이 약탈을 힘들게 만든 것도 사실이었다.
수비군이 많아진 것도 부담스럽긴 하지만, 기병대가 안 온다면 약탈은 성공할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는 추장들이 있었다.
“이게 바로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는 거지. 가자!”
“하!”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도전 정신은 좋았지만, 결과는 시원치 않았다.
“400이 죽었는데, 겨우 이거라고?”
시간제한이 없어진 만큼 화끈하게 약탈하려는 시도는 실패하지 않았지만, 마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전사들이 훨씬 많아진 것이다.
희생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확물이었다.
“부족 전체 회의에 참석하십시오.”
전령이 말했다.
“···바로 가도록 하지.”
몇몇 무모한 추장 때문에 미뤄진 코만치 부족 전체 회의가 열렸다. 부족의 원로들은 그들을 질책했다.
“자네들의 섣부른 판단 때문에 멕시코 제국 기병대에 대응할 소중한 시간이 줄어들었네.”
“그래 놓고 전사들만 희생시키고, 수확물은 턱없이 적군.”
“죄송합니다.”
“···자, 이제 대책 회의를 해보도록 하지.”
원로의 말에 코만치 부족 중에서도 큰 밴드를 이끄는 추장이 말했다.
“말할 필요도 없이 전쟁 추장 선출이지.”
전쟁이라는 소리다.
코만치 부족은 전쟁 상황에서 특별한 지도자, 즉 ‘전쟁 추장(War Chief)’을 선출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전쟁이나 특정 군사 작전에 대한 책임을 맡는 인물로, 전술적 능력, 용맹, 그리고 리더십으로 인정받는 사람들이었고 수십 개의 밴드로 분산된 코만치 전체에 대한 통솔권을 가질 수 있었다.
추장들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푸히위크와수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결국 이렇게 되나.’
투쟁은 이들의 삶의 방식이었다. 코만치 특유의 호전성은 싸움을 피하는 것을 불명예스럽게 여기는 문화를 만들었고, 멕시코를 피해 북부로 떠나는 것은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
‘일단 내가 나선다.’
푸히위크와수우는 적극적으로 전쟁 추장 자리에 자신을 어필했다. 이끄는 밴드의 크기는 중간급이지만, 그의 무예와 판단력은 이미 코만치 전체에 정평이 나 있었다.
“···잘해줄 거라고 믿네.”
전쟁 추장 자리를 노리던 경쟁자마저 그를 인정했다.
“코만치의 영광을 이어 나가겠네.”
“그래.”
그렇게 그는 전쟁 추장으로 뽑혔다.
“싸울 수 있는 모든 자들을 집결시켜라.”
그의 첫 명령이었다.
“···예!”
싸울 수 있는 모든 자라고 표현한 것은 현역 전사들뿐만이 아니라, 너무 어리거나 너무 늙지 않은 모든 코만치 부족의 모든 남성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약탈하다가 입힌 피해가 너무 크다.’
약탈 한 번에 적으면 200명, 많으면 500명의 전사가 죽어 나갔다. 1만에 달하던 전사들은 6,500까지 줄어들었고, 적의 기병대는 무려 7천이었다.
‘그 무기를 들고 있는 놈들을 상대하려면 최소 1만은 되어야 해.’
그는 멕시코 제국과 싸우는 것이 어리석은 선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대세를 거스르지 못했다. 다만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리볼베르 권총의 유효 사거리는 활보다 짧다.’
많이 차이 나는 것은 아니었다. 약간 짧은 정도. 하지만 그 정도면 충분하다.
적 기병대도 훈련을 열심히 받은 듯, 승마술이 뛰어났지만 소년 시절부터 말을 타온 코만치 부족 수준은 아니었다.
‘병력의 우위, 그리고 그 짧은 사거리 차이를 노릴 수 있다면 승산은 있다.’
코만치 전사들이라면 그 짧은 사거리 차이를 유지하며 적에게 피해를 강요할 수 있었다. 수십, 수백개의 무리로 나뉜 궁기병들은 자신을 쫓는 적 기병대를 피해 도망치면서도, 다른 아군 무리를 쫓는 적들에게 사격할 실력이 있었다.
적들은 끝까지 사거리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궁기병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익사하리라.
멕시코 제국 기병대가 소식을 듣지 못하고 버팔로를 사냥하던 코만치 부족의 밴드를 쫓아냈다는 소식이 들려올 무렵, 코만체리아 전역에 흩어져 있던 전사들이 집결했다.
그 수는 푸히위크와수우가 희망한 대로 1만.
한 명 한 명이 소년 시절부터 말과 함께 생활한 최고의 기수이자 궁수였다. 근접전을 위해 꾸준히 익혀 놓은 무예마저 어지간한 군대의 병사들을 뛰어넘는다.
그런 전사가 1만이었다.
“출정하라.”
1만의 코만치 전사 기병대는 멕시코 제국군 기병대를 향해 나아갔다.
***
푸히위크와수우의 1만 기병과 멕시코 제국 황태자의 7천 기병이 평원에서 대치했다.
겨우 800미터를 남겨두고 대치하는 양쪽 군대의 모습은 같은 기병일지라도 너무나 달랐다.
전원 가죽 갑옷, 리볼베르 권총, 넉넉한 총알, 철제 창과 무기로 무장한 멕시코 제국의 기병대.
그에 반해 코만치 부족 전사들은 절반 정도의 인원만 버팔로 가죽으로 만든 가죽 갑옷을 입고 있었다. 화살은 넉넉히 준비했지만, 무장은 활과 나무 창, 돌도끼 등으로 멕시코 제국군의 것보다 확연히 뒤떨어졌다.
코만치 전사들은 그 모습을 똑똑히 보고 있음에도 전혀 기죽지 않았다. 좋은 무장을 믿고 덤비던 놈들을 얼마나 많이 죽였던가.
“시작해라.”
푸히위크와수우가 그렇게 명했다.
두두두두두두-
나름 밀집하여 진용을 갖추고 있던 코만치 부족의 기병대가 순식간에 풀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완전히 무질서한 각 개인의 움직임은 아니었다. 코만치 부족의 1만 기병은 수십, 수백개의 무리로 흩어져서 달리기 시작했다.
멕시코 제국군 후방에 있던 버팔로 무리는 안 그래도 엄청난 규모의 군대에 경계심을 가지고 뻔히 바라보고 있다가, 코만치 전사들이 멕시코 제국 쪽으로 달리기 시작하자 도망치기 시작했다.
두두두두두두-
앞에서는 1만의 기병이, 뒤에서는 수만 마리에 달하는 버팔로 무리가 단체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만히 있어도 전신이 떨릴 정도의 땅울림이었다.
“역시 저렇게 나오는군.”
“예, 전하께서 예측하신 대로입니다.”
멕시코 제국의 기병대는 높은 훈련도를 자랑하듯 동요하지 않고 진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드래군 부대(Dragones), 하마하라.”
“하마하라!”
기병대에 걸맞지 않게, 기다란 라이플을 들고 있던 2,500명의 병사가 말에서 내려 진용을 갖추기 시작했다.
평원에 얼마 안 되는 아주 낮은 높이의 언덕, 그 언덕에서 드래군 부대의 병사들이 AR-33(1833년형 후장식 에두아르도 라이플)을 겨누기 시작했다.
적들이 약 400미터 지점까지 도달하자, 황태자는 명령을 내렸다.
“사격하라!”
황태자의 명령은 각 부대의 지휘관들에게 전달되었고, 곧 사격이 시작되었다.
타타타타탕!
활을 꺼낸 채 다가오던 코만치 부족의 기병대가 후두두둑 쓰러졌다.
황태자는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활의 유효 사거리는 50m다. 능숙한 궁수라면 60m까지도 유효한 타격을 입힐 수 있겠지. 반면 리볼베르 권총의 유효 사거리는 45m. 그 5m에서 15m의 사거리 차이를 저들도 알아차렸겠지. 하지만 드래군 부대는 몰랐을 거다.’
말을 타고 이동하면서 필요에 따라 내려서 라이플을 사용하는 전투 방식을 채택한 부대를 ‘드래군’이라고 부른다.
드래군은 말을 타고 이동할 수 있는 기동성을 가지면서도 전투 시에는 주로 말에서 내려 보병처럼 싸우는 병종이다.
드래군은 멕시코 제국의 정식 병종은 아니지만, 기병들에게 라이플을 들려주고 훈련하면 그게 드래군 아니겠는가.
AR-33의 유효 사거리는 무려 400M에 달한다.
타타타타탕!
2,500명의 임시 드래군 부대 병사들이 끊임없이 라이플을 사격하고 있었고, 적들은 당황한 표정으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
코만치의 전쟁 추장, 푸히위크와수우는 적의 일부가 말에서 내릴 때만 해도 이런 광경을 상상하지 않았다.
‘저게 무슨 미친 짓이냐고 생각했는데, 이런 거였군.’
“더 빠르게 산개하라!”
빠드득-
곧바로 대응 명령을 내린 푸히위크와수우는 이를 갈았다.
‘리볼베르 같이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면 방심할 법도 하지 않은가.’
적에겐 기병대만 있다고 생각해버린 자신의 안일함을 탓하면서도 대책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후퇴할 수는 없다. 버팔로는 여전히 멕시코 놈들의 손에 있다. 이대로는 1만 전사가 모인 것이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부족원들도 납득하지 못할 거야.’
몸은 말을 달리고 있었지만, 그의 두뇌는 끊임없이 생각했다. 싸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스웜 전술은 적 기병대에겐 통하겠지만, 그 사이에 저 긴 총을 쏘는 놈들이 우리를 신나게 사격할 거다. 저놈들을 잡지 못하면 승리할 방법은 없어.’
“우회하라! 저 말에서 내린 놈들을 사냥해!”
“하!”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코만치 병사들은 일방적으로 사격 당하고 있음에도 사기가 죽지 않았다. 분명 적의 사격은 코만치 전사들에게 타격을 입히고 있었지만, 빠른 속도로 일사불란하게 산개하는 그들을 맞추는 것은 드래군 병사들에게도 쉽지 않았다.
개개인을 신중히 조준한다기보단, 탄막을 형성하여 적의 집결지를 공격하는 식으로 싸우는 전열 보병 간의 전투가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정면으로 달려들다가 순식간에 방향을 전환해서 좌우로 갈라지는 코만치 기병대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타타타타타탕!
히히히힝-
제국군의 사격에 쓰러지는 말이 속출했지만, 쓰러진 말에 걸려 넘어지는 코만치 기수는 적었다. 오히려 그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장애물을 뛰어넘어 좌우로 우회하고 있었다.
“기병대, 출격!”
“출격!”
드래군까지 겨우 200m 거리에서, 수십 개의 기병대 무리가 맞붙기 시작했다.
수십 개의 무리로 우회 접근하는 코만치 기병대에 대응하여 멕시코 제국의 기병대도 소대, 중대 단위로 기동하기 시작했다.
“틀어막아!”
쾅! 소리를 내며 진짜로 충돌하는 무리도 있었고,
피피핑!
타타탕!
충돌 직전에 서로 화살과 총알을 교환하며 스치듯 지나가는 기병대도 있었다.
뛰어난 전사인 무피츠쿠푸가 이끄는 기병대는 전자였다.
꽝! 양 기병대가 충돌하며 큰 소음을 만들어냈다.
무피츠쿠푸는 프랑스인들과 교역해 얻은 철제 도끼로 적 기병의 목을 내려찍었다.
컥!
“으하하하! 허약한 놈들!”
나무 창 대 철제 창, 돌도끼 대 철제 무기들의 대결이었다. 거기다 적의 리볼베르는 활과 다르게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었다.
당연히 전체적으로 코만치 부족의 피해가 압도적으로 컸지만, 코만치 부족에도 철제 무기를 가지고 있는 자가 꽤 있었고, 뛰어난 승마술과 무예로 이를 극복하는 자들도 있었다.
신묘한 기마술로 적 기병대를 따돌리고 드래군 부대를 향해 돌격하는 자들도 있었다.
무피츠쿠푸와 그의 부하 열댓명은 무예와 승마술로 드래군쪽으로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멕시코 제국군 기병대를 뚫어냈다.
“가자! 저 안전한 곳에서 총이나 쏴대는 놈들을 쳐 죽이러!”
“하!”
호기롭게 돌진했지만,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낮은 언덕에 자리 잡은 드래군 부대를 중심으로 반지름 100미터의 원형 저지선이 형성되었고, 그것을 뚫은 자들은 생각보다 적었다.
당연히 드래군 부대의 사격이 집중되었다.
타타타타타탕!
포위망을 뚫은 지 겨우 10초 정도 되었을까,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밀도의 사격이 무피츠쿠푸의 무리를 덮쳤다.
타타타타타탕!
히히히힝-
전력으로 달리던 말들은 그 속도 그대로 넘어져 대굴대굴 구르고, 부하들은 척추가 부러져 죽었다.
타타타타타탕!
부하들은 전부 죽어버리고, 총알이 무피츠쿠푸의 어깨를 스쳐 지나갔다. 호기로운 전사였던 그의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도망칠 수는 없었다.
“으아아아아아!”
이제 보병 부대 중 가장 외곽에 위치한 놈들까지 거리는 약 60m 정도.
여기까지 온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그는 이 거리에서도 목표물을 정확히 맞힐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활을 쏠까? 아니다, 최대한 붙어야 해.’
활로 딱 봐도 화려한 옷을 입은 적 지휘관을 노릴까도 생각해봤지만, 저놈은 가장 중심부에 있었기에 너무 멀었다.
그렇다면 최대한 붙는다. 붙어서 철제 도끼로 대가리를 찍어주리라. 그렇게 다짐했을 때였다.
“창 들어!”
멕시코 제국 장교가 소리쳤다.
“예!”
병사들이 바닥에 놓여있던 창을 들어 겨누었다. 끝부분은 바닥에 박아 넣은 채였다.
순식간에 무피츠쿠푸의 앞에 철제 창의 숲이 생겨났다.
“씨, 씨발!”
그는 뛰어난 기수답게 황급히 말의 방향을 돌렸지만,
탕!
20m 거리에서의 사격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총알이 무피츠쿠푸의 가슴을 꿰뚫었다.
크헉-
무피츠쿠푸는 낙마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