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73)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73화(73/180)
코만치 정벌 (7)
1835년 10월.
코만치 부족의 절반은 북쪽으로 떠나고 나머지는 멕시코 제국에 항복하기로 했다.
항복하지 않은 코만치 부족이 북쪽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남았군.’
호전적인 성향의 유목 민족이 한번 졌다고 굴복하길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저들은 우리가 실제 동원한 것 이상으로 엄청난 대군을 동원했다고 착각하고 있고, 강력한 무기와 자신들을 상대할 수 있는 전술까지 있으니 이길 방법이 없다고 여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으로 가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절반이라도 남은 것이다.
무역 활동을 하며 정보를 수집한다고는 해도 각 국가의 세밀한 사정까지는 알 수 없으니, 체급 상 비슷해 보이는 미국도 비슷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북쪽 국경에 개척지를 만들고 전기 전신을 위쪽으로 재배치하게. 떠난 놈들이 다시 약탈을 하러 돌아오는 일은 없어야 하니.”
“예, 전하.”
코만치의 영역인 코만체리아가 사라진 이상 그 영역을 감싸도록 깔아놓은 전신 장치와 전신선은 쓸모가 없어졌다. 하지만 이 아까운 장비들을 놀릴 수는 없다.
‘재배치한 뒤 더 연장해야지. 국경 전체를 커버할 수 있도록.’
지금 있는 2,000km의 전신선만으로는 국경 전체를 커버할 수 없다. 북쪽 국경은 무려 3,900km에 달한다. 2,000km는 내가 사비로 만들어서 가져온 것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정부 돈으로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첩보 활동에도 유용하게 쓸 수 있겠군.’
지금 시기라면 군사정보 부대의 대 미국 첩보 작전이 시작된 지 몇 달은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치와와 시(Chihuahua City)의 법정에서 항복한 전사들에 대한 판결이 떨어졌다.
“본 법정은 코만치 부족 전사들이 수십 년에 걸쳐 멕시코 여러 마을에 대한 지속적인 약탈 행위 및 멕시코 제국 정부의 평화적 항복 제안을 거부하고 무력으로 대응하여 발생한 중대한 피해에 대하여 심사숙고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코만치 부족 전사들은 반란죄 및 약탈죄를 저지른 것으로 인정되며, 이러한 중대한 범죄 행위에 대한 적절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됩니다.
본 법정은 관련 법률 및 사회적 정의에 근거하여 판결을 내립니다. 따라서 코만치 부족 전사들에게는 각각 반란죄와 약탈죄를 합하여 총 40년의 노역형을 선고합니다. 이 판결은 코만치 부족의 법률적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를 당한 자들에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것임을 명시합니다.”
이 정도 범죄면 사형을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들을 그냥 죽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어찌 보면 이게 사형보다 더 가혹한 처벌일 수도 있다.
‘이들이 죽인 멕시코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동정심을 가질 필요는 없겠지.’
코만치 부족의 민간인들에게도 추마시나 다른 원주민들 같은 배려를 해 줄 생각은 없다. 직접 약탈에 나서지 않은 사람들도 전부 그 수혜를 누리며 살아온 이들이 아닌가.
같은 부족원들끼리 살 수도 없고, 고향에서 살 수도 없을 것이다. 이민자 혜택은 주겠지만 가족 단위로 분리할 것이고, 전국의 개척 마을이나 도시로 보내져 살아가게 될 것이다.
“푸히위크와수우···라는 이름이었나?”
“예.”
내 앞에 포박된 채 무릎을 꿇고 있는, 이전엔 전쟁 추장이었다는 자는 특별한 임무를 맡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조사할 것이 있다.
“이 프랑스제 권총, 어디서 난 거지?”
“프랑스 상인으로부터 샀습니다. 그들과는 ···.”
황태자와 직접 대면할 줄은 몰랐는지 식은땀을 흘리던 그는 내 질문에 구구절절하게 대답했는데, 요약하자면 이거였다.
‘프랑스가 루이지애나를 팔아먹기 이전부터 코만치 부족과 무역을 해오던 프랑스 상인들이, 최근엔 무기도 팔아주기 시작했다라. ···사람이 생각하는 것은 다 비슷하군.’
우리 멕시코 제국과 프랑스의 관계는 좋게 말해도 냉랭한 관계다. 독립 이전 식민지 시절의 누에바에스파냐에도 개입한 적이 있었던 프랑스다. 독립 후 에스파냐와의 전쟁 후엔 사이가 완전히 틀어져 버렸다.
프랑스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에스파냐에 거하게 삥을 뜯고, 프랑스가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영국 라인을 탔기 때문이었다. 에스파냐가 먼저 공격한 것은 중요치 않았다.
프랑스는 코만치 부족을 이용해 우리 멕시코 제국에 손해를 입히려고 한 것이다.
‘뭐, 나도 미국에 비슷한 짓을 하려고 했으니 치졸하다고 하진 않겠지만, 언젠가 보복은 해야지.’
코만치 부족이 캔자스 쪽으로 떠난 것부터가 미국에 상당히 성가신 문제가 될 거다. 거기에 프랑스만큼 대놓고 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 멕시코 제국이 비밀리에 교역해주며 그들의 힘을 강화시켜 준다면 더더욱 성가시겠지.
“미국 쪽으로 떠난 자네 동포들에게 전할 이야기가 있으니, 자네가 전령 역할을 해줘야겠네.”
“···예, 어떤 말을 전하면 되겠습니까?”
“다시 멕시코 제국의 국경을 넘어서 약탈을 시도한다면 멕시코 제국에 남은 코만치 부족원들의 목숨마저 위험해질 거라고 강력하게 경고하게. 잘 설득하는 것이 좋을 거야. 자네와 자네 가족들의 목숨이 달려있으니.”
내 말에 푸히위크와수우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갔다. 그는 부들부들 떨며 대답했다.
“화, 확실히 경고하겠습니다.”
진짜 실행할 생각은 없지만, 놈들이 다시 돌아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경고다.
“멕시코로 돌아오지 않고 거기서 잘 지내겠다고 약속하면 무역을 해줄 수도 있다고도 전하게.”
“예, 알겠습니다.”
그는 바짝 엎드리며 대답했다.
나는 그와 전사 몇 명을 바로 출발시켰다.
다른 전사들과 코만치 부족원들의 배치 작업도 시작되었는데, 다른 부족들과 다르게 아주 강도 높은 동화 정책이 집행되었다.
부족의 덩치가 큰 만큼 모여서 살게 놔두면 정체성을 유지하고, 멕시코 제국에 동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노역형을 선고받은 전사들은 전국의 산업 현장에 배치되었고, 민간인 부족원들도 전국의 정착지와 도시로 흩어졌다.
‘멕시코 제국을 원망할 틈도 없도록 만들어야지. 하루빨리 에스파냐어를 배우지 못하면 살아남기도 힘들 거다.’
뉴멕시코에 남은 원주민 부족들을 복속시키기 위한 작업도 시작되었다. 캘리포니아, 텍사스와 동일한 정책이었다.
“이번엔 자네를 놔두고 가지 않아도 되겠군.”
내 말에 디에고의 얼굴이 환해졌다.
“예, 전하. 이민청 공무원들도 경험을 쌓으면서 전하의 의중을 알게 되었고, 제가 직접 작성한 상세 가이드라인도 있으니 잘 진행될 겁니다.”
“그래.”
광대한 북부 영토인 만큼 금방 전부 정리할 수는 없겠지만, 이제 우리 멕시코 제국에 유의미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세력은 없다.
드디어 북부 영토 전체를 평정한 것이다.
***
코만치 부족과 싸웠던 지난 몇 달 사이 철도 공사가 더 진행되어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남부까지 연결되었다. 우리는 철도를 통해 빠르게 멕시코시티로 복귀할 수 있었다.
군대를 데리고 복귀한다는 소식을 미리 알리긴 했는데, 생각하지 못한 이벤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와아아아!”
“황태자 전하시다!”
도착 날짜를 어떻게 알았는지, 멕시코시티역부터 시민들이 몰려들어 있었다.
“이번엔 그 거대한 북부 영토를 완전히 평정하셨대!”
“와아!”
‘전투에서 승리한 적은 많은데, 이런 일은 처음이군.’
어디서 정보를 흘린 줄은 모르겠지만, 그 덕에 나는 말을 타고 위엄 치는 황태자를 연기하며 황궁까지 행진해야 했다.
그래도 꽃잎을 뿌려대며 환호하는 이들을 보니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이런 일이 있으면 항상 빠지지 않는 훈장 수여식도 진행되었다.
치적을 홍보하기에도 좋고 중앙군의 황제파 장교들이 승진하면 결과적으로 황제의 힘이 세지기에, 이런 기회를 그냥 날려버릴 이유는 없었다.
참여한 장교들은 전원 훈장을 받았고, 특히 많은 공을 세운 몇몇 인원들은 1계급 특진을 받았는데, 내가 건의한 인물들이었다.
“원정군 사령관 아구스틴 헤로니모 데 이투르비데에게 1급 훈장과 포상금을 수여한다.”
나도 두둑한 포상금을 받았다.
“이번에도 수고했다, 헤로니모. 인상 깊은 전술이었어. 너를 사관학교로 보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아버지는 내게 훈장을 달아주며 그렇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미래 지식을 활용하긴 했지만, 사관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었다.
나는 훈장 수여식이 끝나자마자 황궁으로 향했다.
내가 전장에 나가 있는 동안 다행히도 세실리아는 무사히 출산했다.
아들이었다. 이름은 카를로스 데 이투르비데(Carlos de Iturbide) 로 정했다.
에스파냐 문화권에서 흔한 이름 중 하나이며 에스파냐 왕을 포함하여 여러 군주의 이름으로 쓰인 이름으로, 출산 전부터 아버지가 고집한 이름이었다.
황궁으로 돌아온 나는 오늘도 세실리아를 안아주며 물었다.
“우리 아들은 잘 자고 있어?”
“네, 여보.”
아들이 생기다니.
돌아온 직후에도 많이 봤지만, 보면 볼수록 신기했다.
힘들게 재운 것을 깨우면 안 되니 조용히 지켜보기만 했지만, 행복한 기분이었다.
***
훈장 수여식이 끝나고 일주일 정도 쉬었을까, 아버지가 나를 불렀다.
“잘 쉬었느냐?”
“예, 잘 쉬었습니다.”
“쉬고 있는데 미안하지만, 프랑스가 또 억지를 부리는구나.”
부채 이야기다.
우리 멕시코 제국은 부채의 이자와 원금을 차근차근 갚아나가고 있다. 남은 부채는 영국, 프랑스에 각각 1,000만 페소, 미국에 400만 페소로 총 2,400만 페소다.
독립 후 13년 만에 무려 2,100만 페소를 갚은 것이다. 이 중 영국의 1,150만 페소는 에스파냐에 떠넘겼고, 미국의 400만 페소는 원주민 이주 협약으로 탕감받은 거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도 원금을 꾸준히 갚아왔다.
사채업자도 귀여워 보일 만큼의 이자를 요구하는 이 당시 강대국들의 부채를 이 정도로 갚은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번에도 장부에 장난질을 친 건가요?”
영국과 미국도 불합리한 짓을 하는 것은 똑같지만, 에스파냐와의 전쟁 이후로 프랑스는 점점 선을 넘고 있었다.
“그래. 우리 쪽 장부보다 20%를 깎았더구나.”
우리 쪽 장부는 확실하다.
우리 화폐인 페소는 에스파냐 탈러, 미국 달러와 동일한 함량을 가진 은화다.
이 은화를 배에 잔뜩 실어 보내서 부채를 갚는 것이다. 당연히 보낼 때 얼마를 보내는지 철저하게 확인하는데, 프랑스 놈들은 자꾸 우리가 보낸 것보다 적게 받았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는 거다.
영국과 미국도 우리에게 이런 더러운 짓은 안 한다. 다른 나라엔 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우리한테는 안 한다.
“노골적인 갈취로군요.”
“그래. 그래서 서둘러 조선소를 만든 것이 아니겠느냐.”
“예, 그랬었죠.”
프랑스가 저런 말도 안 되는 횡포를 부릴 수 있는 이유는 이 문제에 있어선 같은 채권자 입장인 영국이 개입하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영국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에스파냐에 뜯어낸 함대가 전부인 멕시코 제국 따위는 손쉽게 요리할 수 있다. 그런 생각일 것이다.
실제로 영국은 사정을 알면서도 개입하지 않고 있었다.
“조선소를 완공하자마자 일단 해군 예산으로 군함 건조를 시작하긴 했는데, 앞으로 들어갈 예정인 금액이 장난이 아니더구나.”
“아무래도 그렇겠죠. 전열함 한 척당 30만 페소 정도 들어간다고 했으니. 거기에 증기선 군함은 그 이상으로 들어갈 예정이니까요.”
전열함 3대만 건조하려고 해도 거의 백만 페소다.
베라크루즈 조선소의 도크는 대형 3개, 중형 4개, 소형이 5개니까, 이 하나의 조선소만 채우려고 해도 천문학적인 자금이 들어가는 것이다.
새삼 거대 함대를 거느린 대영제국의 위엄이 느껴지는 금액이다. 엄두가 안 나는 금액이긴 하지만 함대 건조는 반드시 빠르게 진행되어야 한다.
프랑스에 진 부채 1,000만 페소를 다 갚으려면 2,000만 페소를 써도 모자랄 것이다.
그 엄청난 돈을 순순히 프랑스에 가져다 바칠 수는 없다.
“아버지, 이전에 이야기했던 대로 중앙은행 설립과 해군 채권 발행, 바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따서 갚을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