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78)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78화(78/180)
중앙 은행과 해군 (5)
1836년 2월.
멕시코 제국의 4번째 공식 총선이 치러졌다.
이전보다는 많은 인원이 참여하긴 했지만, 여전히 인구의 대다수는 참여하지 못한 선거였다.
헌법상 총 12년의 임기로 제한된 임기를 채운 의원들이 물러나고, 새로운 얼굴들이 의회를 채웠다.
“자네도 이제 3선 째지?”
“예, 전하.”
로베르트 의원이 답했다.
‘의원들이 너무 고이는 것을 경계해서 3선까지로 정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짧긴 하군.’
임기 제한 자체는 계속 둘 생각이지만, 조건을 조금 바꿔야 할 것 같다.
“전에 말씀드렸던 의석수보다 못한 결과가 나와 죄송합니다, 전하.”
“77석이나 얻지 않았나. 지주파와 공화파와 꽤 큰 격차를 벌렸으니, 이 정도면 성공이라고 생각하게.”
그가 내게 확보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던 의석수는 총 201석 중 80석이었다.
“그동안 전하께서 이루신 것들을 생각하면, 이 정도 결과밖에 내지 못한 것이 참 송구스럽습니다.”
내게 말할 정도면 80석 정도는 정말 자신 있었다는 거다. 실제로는 그 이상을 기대했을 테니, 실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할 것 없네. 오히려 천천히 가는 것이 좋지. 독립 직후 극심했던 멕시코의 정치적 혼란을 생각해보게, 지난 14년간 해 온 것처럼 천천히 바꿔나가는 게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네.”
나는 급진적인 개혁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급진적인 방법에는 반드시 부작용이 따라오기 문이다.
‘그런 건 방법이 없을 때나 하는 거지.’
이번 중앙은행 건도 끝까지 거래하지 않았으면 아무런 조건 변경 없이 내가 밀어붙인 원안을 받아들이게 하거나, 끝까지 굴복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더 극단적인 결과를 받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이득을 본 것처럼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엄청난 손해지.’
지주파와 공화파는 강한 불만을 품고 강경화되기 시작할 것이고 황가에게 대항하기 위해 뭉치게 되었을 것이다. 국력을 키우기도 모자란 시간을 정쟁하며 시간을 보내게 되었을 것이다.
로베르트 의원도 이런 사실을 모를 인사는 아니다.
“예, 전하의 말씀이 맞습니다. 조금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하.”
“그래.”
나는 로베르트 의원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그래도 슬슬 균형이 깨지기 시작하는군.’
지주파가 61석, 공화파가 63석이니 저번 의회에서 1/3씩 나눠 가지던 의회의 주도권이 황제파 쪽으로 넘어온 셈이다.
***
내 소유의 회사 중 가장 큰 규모를 가장하는 것은 설립 직후부터 지금까지 리오스 익스프레스다.
반면 가장 작은 회사는 이시드로 솔리스가 운영하는 ‘솔리스’다. 캘리포니아 골드러시 당시 여러 도시에서 요식업과 숙박업을 운영하며 캐시카우 역할을 해줬지만, 보고서를 보니 점점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었다.
“요식업은 그럭저럭 매출이 나오곤 있지만, 숙박업 쪽은 광부들이 대부분 캘리포니아 지역에 땅을 받고 정착해버려서 이용률이 급감한 것이군.”
“예, 전하. 워낙 좋은 입지를 가진 땅들을 선점해놓은 상태라 적자가 날 정도는 아니지만, 미래 전망이 좋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디에고가 내게 대답했다.
‘음. 애초부터 골드러시 특수를 노린 사업이긴 한데, 이대로 방치하기엔 아깝지.’
마침 얼마 전 떠오른 사업이 있긴 하다.
“통조림 사업을 솔리스에게 맡겨야겠어.”
“아, 통조림이라면 군대에서도 수요가 있을 테니, 수익성은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군요.”
요식업과 식품 사업은 좀 다른 산업이긴 하지만 관련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필요한 것이니 누군가는 해야 한다.
“그래, 그리고 내가 생각한 음료가 있는데, 자세한 레시피는 연구를 해봐야 할 거야.”
내가 생각한 음료는 콜라다. 초기의 콜라가 탄산수와 설탕, 코카잎, 콜라 열매를 사용했다는 것은 알지만, 정확한 배합비는 알려지지 않았기에 실험을 통해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디에고는 내가 설명한 것들을 편지에 적으며 말했다.
“전하, 숙박업에 대해서는 그냥 현상 유지만 하라고 쓰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 그 땅들을 그렇게 쓰는 것은 아쉽긴 하지. 잠시 기다려 보게.”
솔리스가 보유한 숙박업소들의 위치는 전부 도시의 핵심지역에 있다. 그것도 한두 군데가 아니라, 새크라멘토나 샌프란시스코는 물론이고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하여 캘리포니아 골드러시의 혜택을 받은 대부분의 정착지에 가지고 있다.
“오르테가 건설의 역량도 많이 향상되었으니, 호텔업을 시작해도 되겠군.”
“호텔업 말입니까?”
정교한 서비스와 각종 편의 시설을 제공하는 현대적인 의미의 호텔은 18세기 말의 영국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1829년에는 실내 배관, 실내 화장실 및 욕실과 같은 호텔 업계에서 많은 ‘최초’를 도입한 ‘트레몬트 하우스(Tremont House)’가 미국의 보스턴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우리도 만들 수는 있다. 근데 캘리포니아란 말이지.’
캘리포니아가 골드러시와 이민으로 엄청나게 빠르게 성장한 것은 맞지만, 호텔업까지 할 수 있을 정도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언젠가는 할 거다. 그 좋은 땅을 지금처럼 모텔이나 지은 채로 놀릴 수는 없으니.
“일단 멕시코시티에서 1호점을 내보는 것으로 해야겠어. 여기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영업하면서 노하우를 쌓고 캘리포니아로 다시 돌아가는 거지.”
“예, 아무래도 캘리포니아엔 호텔 이용객이 많진 않을 테니까요. 그럼 그렇게 적겠습니다, 전하.”
그렇게 여느 때처럼 경영자들의 보고를 검토하며 사업 방향을 조언하고 있을 때, 내가 초대한 손님이 집무실을 찾았다.
“전하, 알폰소 리오스님이 방문하셨습니다.”
“들여보내게.”
“예.”
알폰소가 들어왔다.
“전하, 부르셨습니까.”
알폰소 다운 담담한 인사말 이었다.
“이야기할 것이 있어 불렀네.”
리오스 익스프레스에 대한 이야기다.
내 회사 중에는 오르테가 건설, 멕시코 황립 철도 회사, 에스트라다 철강 등 그 규모가 엄청난 회사들이 여럿 있지만, 그중 최고는 리오스 익스프레스다.
철도가 생긴 지금도 전국에서 엄청난 양의 편지와 택배들을 수송하고 있으며, 역마차를 통한 승객 운송 서비스의 수요도 여전했다.
사람들은 돈이 생겨도 번거롭게 말이나 마차를 구매하기보다는 그냥 리오스 익스프레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보편화되었을 정도다.
전국에 깔린 리오스 익스프레스의 지점에선 금융 서비스도 제공하기 시작했고, 원 역사의 웰스파고가 미 서부 소비자 금융의 최강자가 되었던 것과 비슷하게 멕시코 제국 소비자 금융의 최강자가 되었다.
“리오스 익스프레스에서 금융 부분을 분할했으면 하네. 물류와 금융, 둘 다 커진 것은 좋은 일이지만, 크게 관련이 있는 분야들은 아니지. 하나의 회사에서 관련이 없는 두 개의 사업을 하면 비효율적인 부분들이 있네.”
알폰소는 잡담을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전문성과 집중도 문제 때문입니까?”
“맞네. 실제로 지금 리오스 익스프레스는 금융 쪽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 않나.”
“예, 금융 쪽이 투입 자본 대비 수익률이 높아서 금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원 역사의 웰스 파고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원래 물류 및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시작한 두 회사는 시간이 지나면서 주요 사업을 금융 서비스로 전환했다. 그 과정에서 물류 및 운송 서비스 사업부는 매각되거나 점점 축소되어 없어졌다.
금융 산업의 수익성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물류와 운송 모두 현대까지 계속 성장할 산업들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아쉬운 일이다.
좀 다른 분야긴 하지만, 경제가 좀 더 고도화되면 마트 같은 유통업에도 진출하기 좋은 사업이다.
“물류와 운송 쪽도 아직 충분히 성장할 여지가 있네, 하지만 자네의 시간에는 한계가 있지. 회사에 물류와 운송 쪽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있겠지만, 자네라면 경영자가 직접 신경을 쓰는 것과 아닌 것이 얼마나 차이가 큰지 알 거라고 믿네.”
알폰소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동의합니다. 분할은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렇게 하는 쪽이 저도 금융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습니다.”
“좋아, 그렇다면 물류와 운송 쪽을 맡아줄 적임자를 추천해주게. 그가 리오스 익스프레스를 이끌게 될 거야. 분할한 금융 쪽은 ‘리오스 은행’이라는 다른 회사가 될 걸세.”
“예, 최대한 빠르게 적임자를 찾도록 하겠습니다.”
알폰소는 그렇게 대답하며 궁금한 것들을 질문했다.
“분할되는 ‘리오스 은행’은 기존 인프라를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겁니까?”
“당분간은 기존 인프라를 공유하도록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지점들을 확장하여 분리하도록 하게.”
그 외에도 여러 대화를 나누며 같이 구체적인 분할 계획을 만들었다. 그 막바지에 이를 즈음, 알폰소가 말했다.
“전하, 제가 후임에게 제가 가진 리오스 익스프레스 지분 3%를 넘기고 싶습니다. 지분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마음가짐이 다르더군요.”
현 리오스 익스프레스의 지분 구성은 내가 90%, 알폰소가 10%로 단순하고, 분할될 회사도 동일한 지분 구성이 될 것이다.
즉, 알폰소는 리오스 익스프레스의 지분 10%와 리오스 은행의 지분 10%를 가지게 될 거다. 그 중 리오스 익스프레스의 지분 3%를 후임에게 무상으로 넘기게 허락해달라는 말을 한 것이다.
“자네가 소유한 지분이니 내게 허락을 구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게는 안 되겠군. 지분은 내 것을 지급할 테니, 자네 것은 자네가 가지고 있게.”
“아니요, 주식을 받기 전에도 전하께 큰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했지만, 주식을 받고 회사가 점점 커지며 너무 과분한 은혜가 되었습니다. 보답하게 해주십시오.”
“회사가 이 정도까지 커진 것은 자네가 잘했기 때문이네. 그럼 각자 1.5%씩 주는 것으로 하지. 어떤가?”
알폰소는 단기간에 멕시코에서 손꼽히는 부자가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같은 시기에 경영자가 된 동기 중에서도 압도적인 성적을 내며 멕시코 최대의 회사로 키웠기 때문이었다.
“알겠습니다.”
내가 한발 물러서자 알폰소도 받아들였다. 나와 알폰소의 지분을 합쳐서 3%를 새로운 경영자가 가지게 될 것이다.
***
선거도 끝나고 채권 판매가 끝나갈 때 쯤, 종이 화폐 발행에 대한 법안이 통과되었다.
새로 선출된 의회의 첫 법안이었다.
“말씀하신 대로 별 반대 없이 통과되었습니다.”
로베르트 의원은 법안 통과 직후 내게 보고하며 말했다.
“중앙은행 설립과 같이 권력에 영향을 미치는 법도 아니고, 오히려 저들에겐 지금 상황 보단 나은 방법일 테니 반대할 이유가 없겠지.”
멕시코 제국은 독립 직후 실시된 몰수 작전 때부터 지금까지 공식적인 통화 발행 기관이 없었다.
현재 유통되는 페소는 의회의 공식적인 동의를 받고 발행되는 것이 아니라, 아구스틴 1세가 임의로 행정부를 움직여 발행한 것이다.
“예, 이번 기회에 정식으로 의회가 허가한 화폐를 발행할 수 있게 되었고, 혹시 반대할 자가 있을까 우려했던 금본위제 도입도 미국도 금과 은을 혼용하여 사용 중이라는 설득에 크게 반대가 없었습니다.”
“그렇군. 이번 건도 고생했네.”
아직 완전한 금본위제 체제로 갈 수는 없다.
현재 은화인 페소가 전국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 기반의 종이 화폐를 발행해야 하는 것이다. 은과 금이 혼용되는 기간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는 옆 나라인 미국도 동일한 상황인데, 금과 은을 혼용하는 화폐 제도는 금본위제 화폐만 존재하는 체제에 비해 여러 단점이 있지만 당장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최종적으로는 은화 페소를 최대한 회수하고 나서 완전히 전환해야겠지.’
부작용이 있긴 하겠지만, 종이 화폐가 주는 여러 가지 장점에 비하면 무시할만한 수준이다.
나는 재무부를 통해 곧바로 화폐 발행을 지시했다.
중앙은행의 두 번째 업무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