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79)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79화(79/180)
중앙 은행과 해군 (6)
채권 판매가 순조롭게 이뤄지자, 아버지는 그 돈 천만 페소를 원래 목적대로 해군 양성에 투입하려고 했으나, 내가 이 돈을 더 불릴 계획이 있다며 말렸다.
그때는 시간상 계획을 간략히 설명하고 허가받긴 했으나, 법안이 통과되고 준비가 끝나가며 시간이 난 김에 아버지에게 자세히 설명하기로 했다.
‘아버지도 이런 걸 잘 알아놔야 국정을 운영할 때 착오가 없을 테니.’
종이 화폐와 금본위제 도입은 많은 장점이 있지만, 가장 큰 강점은 주조 차익이 금속 화폐보다 크다는 점, 그리고 보유한 금속의 양보다 많은 화폐를 발행할 수 있다는 점이 있어 이를 통해 돈을 불릴 수 있다는 설명을 쉽게 풀어서 말했다.
“네 말대로라면 큰 단위의 화폐를 발행할수록 주조 차익이 커지게 되겠구나.”
“예, 아버지. 5페소권이나 50페소권이나 주조 비용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지급 능력은 10배에 달하죠.”
“그럼 더 큰 액수의 지폐를 발행하는 것도 좋겠구나.”
종이 화폐가 가진 주조 차익이라는 장점은 금속 화폐와 비교하면 더 크게 느낄 수 있는데, 실제 은이 들어가는 은화는 주조 비용과 그 지급 능력이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주조 차익이 매우 적다.
“일단은 50페소권까지만 발행할 생각입니다. 너무 큰 액수의 지폐를 발행하는 것도 부작용이 있어서요.”
“부작용?”
“범죄에 사용되기도 쉽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서요. 그리고 5, 10, 20, 50페소권을 적절히 분배해서 발행한다고 해도, 천만 페소어치의 지폐를 발행하는데 50만 페소도 들지 않아서 주조 차익은 이미 충분합니다.”
“그렇구나. 하지만 종이 지폐라는 것은 사람들이 중앙은행에 찾아와서 지폐를 금으로 바꿔 달라고 하면 바꿔줘야 하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주조 차익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
“맞습니다. 하지만 그건 정부의 지급 능력이 대중의 신뢰를 잃었을 때 발생하는 입니다. 우리 정부는 다른 강국들의 정부와 비교해도 거대한 실물 자산을 가지고 있기에 그 신뢰도는 높은 편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음···. 네가 말한 그 ‘지급준비율’ 이라는 것을 신중하게 정해야겠구나.”
“예, 일단 25%로 정할 생각입니다. 미국도 주마다 15%에서 25%로 차이가 있지만 25%가 가장 많기도 하고, 우리는 단일 중앙은행 체제라서 좀 더 보수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그것도 미국의 각 주의 중앙은행에 해당하는 은행들이라 이 정도 되는 지급 준비율이 있는 거지, 일반 은행들은 법적 제한이 없어서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지급 준비율을 유지하는 중이었다.
고객이 맡긴 돈의 10%를 가지고 있으면 양심적인 은행이고, 5% 이하도 흔했는데, 이는 나중에 경제 위기를 맞아보고 나서야 고쳐진다. 우리 멕시코 제국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중앙은행 설립을 계기로 시중 은행들도 15%의 법정 지급 준비금을 가지도록 할 생각이다.
‘경제가 고도화되면 지급 준비율을 천천히 내려도 되겠지만 금본위제 기반인 지금은 좀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게 안전하지.’
“그래. 그러는 편이 좋겠구나. 이제 각 화폐에 들어갈 사람들만 정하면 된다고?”
“예, 5, 10, 20, 50페소권에 들어갈 사람들의 얼굴을 정해주시면 됩니다. 아니면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우리 멕시코 제국을 상징할만한 것들이면 됩니다.”
“아니야, 그래도 사람이 좋겠지. 어디 보자···.”
아구스틴 1세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문서에 이름을 적어 내려갔다.
“내 얼굴은 들어가는 게 좋겠지. 얼굴을 알리기에 이만한 수단이 없으니.”
미디어 매체가 발달하지 않은 시대엔 자기 나라의 통치자가 누군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동전에 통치자의 얼굴을 찍어내는 것이었다.
“예, 그러는 편이 좋겠습니다.”
이 방법은 실제로 효과가 좋아서, 이제 멕시코 제국에서 아구스틴 1세의 얼굴을 모르는 이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독립 초기에 깃털처럼 가벼웠던 황제의 권위가 날이 갈수록 강해진 것은 나라를 안정시킨 공도 있지만, 페소에 찍힌 황제의 얼굴을 모든 사람이 알게 되었다는 점도 분명 존재했다.
‘나라 상황이 개판이었다면 도움이 되긴커녕 욕만 먹었겠지만, 나라 상황이 날이 갈수록 좋아지니 큰 도움이 되었지.’
“그럼 네 얼굴도 넣는 것이 좋겠구나. 미리미리 얼굴을 알려 놓는 것이 도움이 될 테니. 그리고 나머지 2명은 ‘미겔 이달고’와 ‘비센테 게레로’로 하는 것이 좋겠어.”
“이달고 신부는 그렇다고 쳐도, 비센테 게레로요?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미겔 이달고 이 코스티아(Miguel Hidalgo y Costilla)는 가톨릭 사제였다. 그는 돌로레스에 위치한 그의 교회에서 사람들을 부른 뒤 에스파냐에 대항하여 군대를 일으킬 것을 부르짖었고(돌로레스의 부르짖음), 이후 그를 중심으로 멕시코 독립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미 국부 취급을 받고 있는 데다, 지금은 이미 죽은 이달고 신부를 지폐에 넣는 것은 상관없지만 비센테 게레로(Vicente Guerrero)라니?
에스파냐에 충성하던 아구스틴 1세가 독립하기로 마음을 바꾼 뒤, 독립군 지도자와 타협하고 세운 나라가 멕시코 제국인데, 그 독립군 지도자였던 자가 바로 비센테 게레로다.
아직 멀쩡히 살아서 군대에 있는 데다, 공화주의 성향을 가진 자가 아닌가.
아버지는 내 우려에 걱정할 것 없다는 듯 말했다.
“비센테 게레로, 그가 독립에 공을 세운 자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야. 그를 지폐에 넣음으로써 포용력을 보여주며 국가 통합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그에 대한 평가가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내 평가도 같이 올라갈 수밖에 없어.”
“···그런 뜻이었군요. 좋습니다. 그렇게 정하도록 하죠.”
아구스틴 1세는 독립 쪽으로 마음을 바꾸기 전, 에스파냐 장교로서 능력을 발휘하여 독립군들을 철저하게 때려잡았다.
멕시코 국민 입장에서 좋은 일은 아니지만, 어찌 되었든 독립군 지도자였던 비센테 게레로가 이끄는 군대를 때려잡았다는 말도 된다.
‘적어도 군사적인 능력 면에서는 인정받을 수밖에 없겠군. 그럼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만 남았나.’
“중앙은행에 보관해놓을 금은 네가 가진 것을 정부가 구입하는 형식으로 진행하면 되겠느냐?”
정부도 금을 모아놓긴 했지만, 이 정도 금액의 지폐를 발행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아버지는 내가 엄청난 양의 금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물어본 것이다.
“아니요, 그렇게 진행하면 말이 나올 수도 있으니 일정 기간 공개적으로 매입하는 형식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본격적인 금 본위제를 하려면 시중에 풀린 금도 미리미리 확보해놔야 하니까요.”
“그게 좋겠구나. 그렇게 시중에서 최대한 매입을 하고, 부족한 부분은 네 것을 사면 되는 것이냐?”
“예, 공개 매입 마지막 날, 제가 필요한 만큼의 금을 팔겠습니다.”
천만 페소어치의 금을 사야 한다. 가격은 딱 지금 시장가만 줄 생각이니, 천만 페소어치의 금을 모으긴 쉽지 않을 것이다. 적당한 가격으로 금을 사다가 모자란 부분은 내 것을 팔아줘서 채우면 된다.
‘내 입장에서도 이득이지, 이 정도 규모의 금을 팔아치우려면 금 가격 하락은 필연적인데, 일부긴 하지만 고정된 가격으로 팔 수 있으니.’
이걸로 화폐 발행의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 인쇄기와 지폐 기술자는 이미 채권 발행 전부터 준비된 상태다.
지폐 기술자는 미리미리 영국에서 스카우트해 왔으며, 그와 로크 정밀기계가 협업하여 인쇄기를 만들었다.
지폐의 최대 단점 중 하나인 위조가 쉽다는 점을 방지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을 쓴 것이었는데, 이 시대 지폐 기술의 종주국도 영국이기 떄문이다.
아버지의 결정 사항은 재무부와 중앙은행으로 전달되었고, 곧 공개적인 금 매입이 시작되었다.
***
멕시코 제국 정부는 현시점의 시장 가격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천만 페소가 전부 소진될 때까지 매입을 실시했다.
이는 다시 한번 전국의 리오스 은행에서 진행되었는데, 예상보다 큰 호응을 불러왔다.
캘리포니아에서 금을 캔 자들이 늘어나며 시중에 금이 대량으로 풀리자, 떨어지는 금 가격때문에 금을 팔지 않고 보관하고 있던 자들이 많았다.
“이 가격으로 고정된 것 맞소? 많이 가져와도 이 가격으로 매입해 준다는 말이지?”
“예, 맞습니다.”
“자, 잠시만 기다리시오. 내 금방 가져올 테니!”
정부는 2주간의 공개 매입 기간 동안 400만 페소어치의 금을 매입할 수 있었고, 나머지 600만 페소어치의 금은 황태자가 팔았다.
공개 매입이 진행되는 동안, 지폐 발행이 시작되었다.
“돈이 저렇게 빨리 찍혀서 나오다니, 뭔가 돈이 돈 같지 않구나.”
아구스틴 1세는 중앙은행의 인쇄소에서 지폐들이 찍혀 나오는 것을 보며 그렇게 말했다.
“예, 이번에 무려 4천만 페소어치의 지폐를 찍어내야 하니, 저렇게 대량으로 찍어내도 꽤 오래 걸릴 겁니다.”
“금괴도 잘 지켜야 하겠지만, 이 지폐를 만드는 인쇄소와 창고도 철저하게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예, 철저한 보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얼마 안 되지만 총금액으로 따지면 수십만 페소는 되는 4천만 페소어치 지폐의 주조 비용은 남은 행정부 예산을 쥐어짜서 부담하기로 했다.
채권을 판 돈으로 부담할 수도 있지만, 최대한 많은 화폐를 발행하기 위함이었다. 그 결과가 1천만 페소어치의 금을 준비금으로 한 4천만 페소의 발행이었다. 실로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앞으로 점점 익숙해지겠지만, 이 정도로 거대한 금액은 멕시코 역사상 처음이었다. 황제는 금, 인쇄소, 지폐 창고를 황궁과 동급으로 철저하게 지키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것도 모자라서 여러 차례나 방문하며 신경을 쓰고있다는 티를 내니, 감히 건드릴 사람이 없었고, 다행히 도난이나 횡령은 일어나지 않았다.
예산을 확보한 정부는 원래 목적인 해군 양성에 자금 중 일부를 투입했다.
“예? 건조비를 한번에 전부 지급해주시겠다고요?”
멕시코 조선공사의 사장, 존 에릭센이 물었다.
“네, 거기에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많은 인부를 고용할 수 있도록 예산을 조정해드릴 예정입니다.”
조선공사와 소통을 담당하는 해군 장교는 이전과 다르게 당당하게 어깨를 펴며 말했다.
베라크루즈의 조선소에선 배가 천천히 건조 중이었다. 일단 시작은 했지만 해군 예산이 부족해서 자재를 전부 구입할 돈이 없었기에, 적은 인력으로 천천히 자재를 구입하며 천천히 건조 중이었던 것이다. 심지어 그마저도 대형 도크에서만 건조 중이었다.
“···이제야 일할 맛이 나는군요.”
존 에릭센은 자금 문제를 해결해 준 황태자에게 마음속으로 감사를 표하며, 넉넉하게 배정된 예산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단번에 대량의 자재와 인력이 투입되었고, 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군함 건조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정부는 베라크루즈 조선소의 중형, 소형 도크에도 전부 발주를 냈다.
여기까지 든 예산이 겨우 210만 페소다.
전열함 30만 페소에 모니터함 40만 페소씩 2척을 더해서 대형 도크에서 110만 페소가 들었고, 중형 도크 4개, 소형 도크 5개를 완전가동 시키는데 100만 페소가 들었다.
“···생각보다 돈이 많이 남는데, 이참에 제3, 4 조선소도 지어버리도록 하게.”
태평양 방면에 건설되고 있는 제2 조선소에 이어서 2개를 더 추가해 총 4개의 항구와 조선소를 건설하라는 명령이었다.
“예, 폐하. 그리고 해군 훈련 예산도 증가시키고 병력도 미리 확대해서 철저하게 훈련해 놓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빠르게 확대될 멕시코 제국의 함대에 맞춰서, 해군 장교와 수병들도 미리 훈련시키자는 의견이었다.
“오, 좋은 생각이로군. 필요한 예산안을 작성해보게.”
“예, 감사합니다, 폐하.”
황태자가 4천만 페소 중 절반은 따로 쓸 곳이 있다고 했지만, 남은 절반으로도 이걸 해군에만 쓰기엔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드디어 멕시코 제국 해군이 팽창하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