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8)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8화(8/180)
캘리포니아! (2)
‘학과 통폐합이 이제 와서 도움이 되네.’
내가 다니던 학교에는 토목공학과 외에도 도시공학과, 건축공학과 같은 비슷한 계열의 학과들이 있었다. 근데 군대를 다녀와 보니, 이런 관련 학과들이 모두 통폐합되어 버렸다.
‘당시에는 원성이 자자했었는데, 이게 이렇게 되나.’
다른 이들이 전부 잠든 밤, 나는 종이 한 장을 놓고 뚫어져라 쳐다보며 고민하고 있었다.
‘당장 내일부터 개척촌을 짓기 시작한다.’
일반적인 개척민들이라면 그냥 대충 좋아 보이는 곳에 건물을 짓겠지만, 도시계획을 배운 나로선 용납할 수 없는 일.
미래를 생각해서 체계적으로 계획된 도시를 만들 생각이다.
‘토목 일만 하느라 일반 건축이랑 도시계획 쪽은 거의 까먹긴 했지만, 그래도 짬바가 있지.’
각 개척민 가구에 지급할 농지는 160에이커.
텍사스 정착민들이 받을 땅에 비하면 턱없이 작아 보이지만, 그건 대부분 목장용 토지고 농지는 120에이커 정도만 지급된다.
‘미국 홈스테드 법에서도 최대 160에이커까지만 허락했으니, 160에이커가 적은 건 아니지.’
거기다 새크라멘토는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농업 지역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 센트럴 밸리의 일부기도 하다.
새크라멘토강과 지류를 이용하면 농업용수도 비교적 쉽게 공급할 수 있다. 160에이커면 개척민들이 충분히 부유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도심이 있던 지역에 관청과 교회, 상업 시절을 배치하고 하류 쪽부터 농장을 채워나가면 되겠군.’
컴퓨터가 없고 지도도 몇 장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빈 종이에다 지도를 따라 그려야 했다.
지도에 도시 계획을 세우다 보니, 직업병이 발동해 머릿속으로 댐과 저수지, 상하수도, 도로와 철도 등의 계획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참자, 참아. 아직은 무리야.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면 된다.’
모든 걸 전부 미리 설계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자기만족을 위한 행위일 뿐이다.
‘···그래도 철도 정도는 10년 이내에 만들 수 있겠지? 철도까지는 추가하자.’
***
다음 날 아침.
“가장 먼저 교회부터 짓도록 하죠. 목재 수급부터 시작합시다.”
서양에서 개척할 땐 교회를 가장 먼저 짓는 게 일반적인 문화다.
멕시코에도 가톨릭교가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상태로, 상징적인 의미에서 교회부터 짓는 게 적절했다.
‘오랜만에 일반 건축물 설계 연습도 한번 해야 하고.’
나는 경량목 구조(Light-Frame Construction) 방식 중 하나인 벌룬 구조 공법으로 목조 주택을 시공할 예정이었다. 벌룬 구조 공법은 연속적인 수직 목재(스터드)가 기초부터 지붕까지 단일로 존재하고, 이 수직 목재들은 수평 목재(조이스트, 래프터 등)에 의해 지지되며, 이들을 못이나 나사로 고정하는 공법이다.
서양에서 꾸준히 사용되어 온 전통적인 목조 건설 방법인 팀버프레임 방식을 사용하면 더 견고하고 예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간과 노동력이 많이 들고 시공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지금은 빨리 만드는 게 중요하지. 벌룬 구조는 빠르고 쉽고 더 적은 목재가 들어가니까.’
이 건축 방법은 태생부터가 개척자들에게 적합하다. 미국인 개척자들이 기존에 쓰던 버프레임 방식보다 빠르게 건물을 짓기 위해 고안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후엔 벌룬 구조 공법을 개선한 플랫폼 구조 공법이라는 것도 나오지만, 개선된 만큼 복잡하고 필요한 자재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에 개척 초기인 지금은 벌룬 구조 공법이 최적이다.
내 계획대로 건설하려면 나무를 가공하는 단계부터 내 의도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모두 모아놓고 어떻게 하는지 시범을 보이기로 했다.
나는 주변을 한 번 둘러보았다. 수많은 목재가 앞에 놓여 있었고, 개척민들이 그 옆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좀 웃긴 광경이 되겠군.’
병사까지 포함해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멀뚱히 서서 황태자가 톱질하는 걸 구경하는 그림이라니.
“지금부터 목재 가공 방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쪽을 봐주세요.”
나는 목재 하나를 선택하고 그 위에 수평과 수직의 라인을 그렸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프레임을 구성할 때 정확한 각도와 위치에서 목재를 연결할 수 있다. 그다음 나는 톱을 들고 수직 라인을 따라 목재를 절단하기 시작했다.
쓱싹쓱싹!
목재가 잘려지는 소리는 이상하게도 집중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었다. 나는 절단이 끝난 후, 목재의 끝을 확인했다. 매끄럽지 않은 표면은 나중에 다른 목재와 연결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다른 도구로 목재의 끝을 갈아 매끄럽게 만들어 주었다.
“보시다시피, 목재 가공은 정확성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정확하게 가공되지 않으면 나중에 프레임이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사용할 집들을 만드는 것이니, 성의 있게 작업해 주세요.”
개척민들은 내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나는 이번엔 수평으로 절단할 목재를 선택했다. 이번에는 목재를 고정한 후에, 수평 라인을 따라 절단했다.
이 작업은 프레임의 수평 부분을 만드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나는 절단이 끝난 목재를 들어 올려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이 목재는 수평 부분에 사용될 것입니다. 정확한 길이와 각도로 절단되었으므로, 이제 프레임을 구성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나는 목재들을 옆에 두고 뒤로 물러섰다. 이제 개척민들은 내 시범에 따라 목재를 가공하면 될 것이다.
“벌룬 구조 방식은 빠르고 효율적인 건설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정확성이 떨어질 여지도 있습니다. 따라서 목재 가공 과정에서의 정확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나는 정확성을 강조했다. 이 목재 가공 작업이 잘 이루어진다면, 내가 계획한 바대로 개척촌을 빠르게 건설할 수 있다.
나는 개척민들이 작업을 시작하는 것을 한동안 지켜보며 세세하게 알려줬다.
***
개척민 450명 중 목수거나, 나무를 좀 다룰 줄 안다는 이들을 찾으니 총 10명이었다.
나는 이들을 데리고 일차적으로 가공된 목재를 사용하여 수직 목재와 수평 목재를 결합하는 방법을 가르칠 예정이다.
‘사실 여기서부턴 나도 반쯤 감으로 하는 건데, 어쩔 수 없지.’
토목쟁이가 어디서 벌룬 구조 공법으로 건물을 지어봤겠는가. 이런 방식이 있다는 것을 대학교 시절 시험 공부하며 스치듯이 봤을 뿐이다.
“자, 일차적으로 가공된 목재를 사용해서 실제로 기둥과 보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제가 하는 것을 잘 관찰해 주시길 바랍니다.”
나는 먼저 수직으로 설치될 기둥용 목재를 선택했다. 이 목재는 압축하중을 받아야 하므로, 특히 강성이 요구된다. 그래서 나는 강도가 높은 목재를 선택했다.
“기둥은 건물의 수직 하중을 지지합니다. 따라서 선택한 목재는 충분한 강도와 강성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것들은 건축물 안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나는 목재를 세운 후, 수직 정도를 확인했다. 수평을 재는 것은 일반적인 목수 기술일지 모르지만, 수직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은 구조물의 안정성에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이 작업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이렇게 수직을 확인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작은 기울기조차도 나중에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제 보를 만들 차례다. 보는 기둥 사이의 수평 하중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므로, 특히 인장과 굽힘에 대한 저항력이 필요하다. 나는 이에 적합한 목재를 선택하고, 그 목재를 측정 후에 절단했다.
“보는 하중에 대한 저항력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강성과 강도, 그리고 가벼움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목재가 모두 준비되면 이제 연결하는 작업만 남았다. 나는 가져온 금속 못과 나사를 사용하여 기둥과 보를 연결했다.
“여기서 사용된 못과 나사가 구조물의 안전성을 결정짓습니다. 반드시 올바른 방법으로 설치해야 합니다.”
목수들은 머리를 끄덕였다.
“음.. 이렇게 하면 안정성은 좀 떨어지겠지만, 팀버프레임 방식보다 확실히 빠르게 목조 건축물을 지을 수 있겠군요. 전하, 대체 이런 기술은 어디서 배우신 겁니까?”
“한정된 자원으로 건축물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건설할 방법을 찾다가 미국 쪽 서적에서 찾은 방법입니다.”
***
10명의 목수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동안, 나머지 인원들은 목재를 확보하고 일차적으로 가공하는 일을 맡았다.
50명의 병사는 마누엘 소령의 명에 따라 25명은 경호를 맡았고 25명은 일을 도왔다.
나는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10명의 목수 중 안드레스 오르테가라는 인물을 목수장으로 뽑았다. 20년간 목수 일을 해온 자로 30대 중후반의 메스티소 인이었다.
“안드레스 목수장. 오늘은 손재주 있는 사람 20명 정도를 뽑아서 어제 제가 가르친 것들을 가르쳐주세요.”
“예, 전하”
‘이 교회는 어차피 나중에 다시 건축될 테니, 제대로 연습해 봐야겠군. 일반 건축물과 토목 설계는 다른 점도 많지만, 비슷한 점도 많아. 대학 시절의 기억을 되살리는 거다.’
이번에 지을 교회는 첫 건물인 만큼, 나도 배워가며 건축을 진행해야 했다. 당연히 크기는 작을 수밖에 없다.
거기다 교회라는 건물의 특성상 경량목 구조보단 유리 등의 건축 자재가 잔뜩 들어가는 교회 건축 특유의 건축 방법이 더 어울린다. 그 때문에 개척촌이 어느 정도 커지면 교회를 증축하기 위해 다시 지을 수밖에 없다.
나는 부담감을 덜어내고 내 능력 안에서 가능한 한 예쁜 교회를 설계했다.
3일간 수십장의 종이를 낭비하고 나서야 만족할 만한 설계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안드레스 목수장. 교회의 설계도입니다. 여기에 필요한 목재들도 정리해 놓았으니 이대로 가공해 주세요.”
“예, 전하.”
나는 경험 많은 목수들과 상의하여 작업 방식을 구체화하고 기초 작업부터 시작했다. 나와 목수들이 첫 건축물과 씨름하는 동안, 나머지 인원들은 내가 알려준 방식으로 목재를 수집하고 가공했다.
‘기초 작업이 끝나면, 프레임을 조립하고 지붕과 외벽 작업을 진행한다. 그 다음에는 내부 마감을 하고, 마지막으로 최종 검사를 하면 되겠지. 조급할 것 없이 순차적으로 진행하면 된다.’
나는 개척촌 건설 과정의 시작부터 끝까지 직접 참여하며 지휘했다.
“···놀랍군요. 첫 건축 작업인데, 모든 인원이 전하의 지휘 아래 체계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솔직히, 한동안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시간을 쓸 줄 알았는데, 이건 제가 한 수 배웠습니다.”
마누엘 소령은 모든 개척민에게 일을 적절하게 분배하여 전체 프로세스가 자연스럽게 돌아가도록 한 내 능력에 놀란 듯했다. 바로 옆에 찰싹 붙어서 경호하며 전부 지켜봤으니 더 신기했겠지.
‘토목 현장 짬밥이 몇 년인데 이정도는 해야지. 청소년들에게도 일을 시킨 건 좀 그렇다만, 이 당시 분위기상 내가 쉬라고 해도 눈치가 보여서 못 쉴 테니 어쩔 수 없지.’
“병사들을 지휘하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아버지라면 어떤 식으로 지휘하셨을지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되더군요.”
“······과연.”
이번에도 적당히 둘러댔다.
“마누엘 소령, 개척촌 건설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니, 이 주변을 좀 더 파악해 볼까합니다. 오면서도 지도가 정확하지 않아 손해를 본 일이 많았으니, 이 주변만큼은 더 정밀하게 확인해 볼 생각입니다. 소령과 1중대 병사는 개척촌을 지키시고 2중대의 병사는 저에게 붙여주시죠.”
“전하, 호위 책임자인 제가 같이 있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이 주변은 야생동물을 빼면 위험한 것도 없습니다. 제가 잠시 개척촌을 비울 테니 소령이 자리를 지켜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전하.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본래 목적을 달성하러 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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