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82)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82화(82/180)
석유 산업과 인구 조사 (1)
1837년 9월.
“조사하면 해당 지역의 인구를 집계하게 될 텐데, 해당 지역의 치안 상황이나 산업 상황도 조사하면 좋지 않겠나?”
“음, 그렇게 되면 시간이 더 걸릴 텐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만큼 인력을 더 파견하도록 하겠네.”
“그렇다면야, 안될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나는 인구 조사 사업을 직접 지휘하고 있었다. 시작할 때는 클라이언트로서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것에 가까웠지만, 점점 더 많이 개입하게 되어 전체 계획을 주도적으로 작성하고 있었다.
황태자인 내가 이런 자잘한 것까지 직접 해야 하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여태까지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다.
‘이게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길이다.’
작업의 결과물은 작업을 실행하는 사람의 능력이나 성실성도 중요하지만, 상사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작업을 주문했는지도 중요하지 않은가.
내가 원하는 것을 내 자신도 깊게 생각해보지 않은 채, 두루뭉술하게 주문했다간 끔찍한 시행착오를 겪고 결국 다시 하게 될 수도 있다.
“조사원 모집은 잘 되고 있나?”
내 질문에 같이 인구 조사를 계획하던 공무원이 대답했다.
“아직 목표치의 절반 수준입니다. 죄송합니다, 전하.”
“어쩔 수 없지. 인력 문제는 딱히 해결 방법이 없으니.”
그렇다고 높은 임금을 제시할 수도 없다. 안 그래도 각종 사기업이 치열한 고용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정부에서 실행하는 사업이 임금 상승을 유발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절반이라면 2,000명은 모았다는 것이군.”
“예, 앞으로 한 달이면 모집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구 조사는 정부에서 주관하지만, 공무원들을 전부 조사원으로 파견할 수는 없다. 워낙 대규모 인력이 드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우리 멕시코 제국 전체를 조사하려면 얼마나 많은 인력이 필요할지 계산해 봤다. 인구는 적지만, 국토는 남한의 50배에 달한다. 현대였으면 어디에 마을이 있는지 대충 아는 상황이니, 거기만 방문하면 되겠지만, 지금 시기에 그런 것은 없다. 국토를 다 뒤져야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 지방 정부의 공무원도 동원하겠지만, 그들 전부가 원래 하던 업무를 중지하고 인구 조사에 투입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조사원을 따로 고용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다. 문제는 그 규모인데, 500명을 고용해도 남한 크기의 면적을 단 10명이 조사하라는 상황이 된다.
시간을 충분히 준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너무 길어지는 것도 곤란하다.
‘1837년 시점의 인구가 아니라 1837에서 1839년 사이의 인구가 되어버린단 말이지.’
내가 생각한 기한은 최대 1년. 그 안에 작업을 마무리하려면 조사원만 4천명이 필요하다.
‘한번 실행하면 다음부터는 훨씬 간단해지겠지만, 지금 이 첫 번째 인구 조사는 정말 대규모 작업이 되겠어.’
“조사원들이 잘못된 방법으로 집계하거나 대충하는 일 없도록 교육도 철저하게 하도록 하게.”
“예, 전하.”
한 달 후인 1837년 11월, 인력 모집이 끝나고 교육까지 마친 드디어 멕시코 제국의 첫 번째 인구 조사가 시작되었다.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군. 인구가 천만은 되어야 할 텐데.’
내 예상으로는 천만 전후일 확률이 높았지만,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진 모르는 일이었다.
당장의 적인 프랑스, 그리고 미래의 적인 미국과 피할 수 없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인구도 경제력만큼이나 중요하다.
내가 프랑스에 대항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다른 대륙에 있는 국가여서지, 같은 대륙에 있었다면 꿈도 꾸지 않았을 것이다.
‘프랑스가 옆 나라였으면 단번에 압살당했겠지. 이 시기엔 인구가 3천만에서 4천만 사이니까.’
미국은 그보다는 할만한 상대인데, 전생에선 미국-멕시코 전쟁 시기에 멕시코는 760만, 미국은 2,100만의 인구를 가지게 됐었다.
내 목표는 이 거대한 격차를 전쟁 전까지 500만명 이하로 줄이는 것이다.
***
인구 조사가 시작되자, 나는 모렐리아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내년 3월 개교식을 앞두고 학생을 모집 중인 황립 대학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착공한 지 2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원래 계획했던 대로 대학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 건설을 완료한 채 개교를 준비하는 상황이다.
“전하, 조선공사 사장인 에릭센 씨의 보고에 따르면 2척의 모니터함 건조가 4개월 후 완료된다고 합니다.”
“기술적 문제들은 잘 극복했나 보군.”
“예, 그리고 이전에 전열함을 완성한 도크에서도 바로 다시 전열함 건조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디에고는 모렐리아로 가는 기찻길에서 내게 군함 건조 상황에 대해 보고했다.
“음, 예산이 풍부하니 조선소가 쉴 틈 없이 돌아가는 모양이군.”
“예, 이번엔 경험도 쌓였으니 전보다도 빠를 것이라고 쓰여있군요.”
전열함 한 척을 만드는 데 2년이 안 걸린 것도 놀라운데 그보다 더 빨리 만들 수 있다니, 놀라운 생산성이었다.
‘조만간 조선 기술자들과 인부들에게 격려금을 한번 보내야겠군.’
그렇게 각종 현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모렐리아에 도착했다.
오르테가 건설의 수석 건축가, 다미안이 맡은 대학은 그 정문부터 웅장했다.
“전하께서 말씀해 주신 대로,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멋을 살렸습니다.”
나를 마중 나온 다미안이 말했다.
멕시코 제국 황립 대학의 정문은 높고 웅장한 두 개의 석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석탑 사이에는 정교하게 조각된 아치가 놓여 있었다.
석탑과 아치는 신고딕 양식의 특징을 지니고 있어 고전적인 멋에 더해 내 의견을 반영한 현대적인 세련됨이 조화를 이뤘다. 탑의 각 면에는 섬세한 조각과 무늬가 새겨져 있었고, 정문의 양쪽에는 세밀하게 조각된 돌 조각상들이 서 있었다.
“···정문이 한편의 예술 작품 같군.”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안심입니다.”
“안쪽의 건물들도 바로 보도록 하지.”
“예, 계획했던 대로 공학부, 기숙사, 예배당, 도서관의 4가지 건물이 완공된 상황이고, 나머지는 이제 건설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대로 아직 캠퍼스가 아름답게 꾸며지진 않았고, 각종 건물이 한창 공사 중인 넓은 대학 부지에 내가 직접 설계했던 4개의 건물이 보였다.
“음, 건설은 계속 진행해야 하겠지만 내년에 입학할 학생들의 동선과 안전도 신경 써주게.”
“예, 이미 작업 동선 변경에 대한 계획을 세워놨습니다.”
황립 대학의 학생 모집이 한창 진행 중인데 지원 자격에 제한을 두진 않았으나, 지원자는 전부 투표권을 가질 수 있는 수준의 집안 자제들이었다. 비싼 학비 때문이었다.
‘마음 같아선 학비를 낮추거나 장학금을 화끈하게 주고 싶은데, 그것도 반발이 심할 테니.’
학비가 낮아도 상류층이 아니라면 4년이나 공부하며 보낼 여유가 없을 테니 크게 효과도 없을 거다. 하루라도 더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게 이 시대 대다수 인구의 현실이니까.
그의 안내를 따라 중앙의 도서관을 시작으로 공학부, 예배당, 기숙사까지 둘러보았는데, 실물을 보니 설계하며 느낀 짜릿함이 다시 느껴졌다.
건축 양식 자체는 다 동일했지만, 각 건물의 목적과 특성에 맞게 디자인한 건물들은 전부 예술품과 같았다.
‘미래에 이 대학을 다니게 될 학생들이 부럽군. 나도 이 대학에 다니고 싶어질 정도야.’
9할의 기대와 1할의 우려를 가지고 대학을 방문했는데, 더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미안, 고생 많았네. 앞으로도 이렇게만 해주게.”
“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하.”
나는 다미안과 건축가들을 격려하고 모렐리아를 떠났다.
***
1837년 11월.
텅!
텍사스의 넓은 평야에, 드릴링 장비가 내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 가운데, 나는 거대한 금속 구조물 아래에 서서 그 장엄한 기계의 움직임을 지켜봤다.
드릴링 타워의 꼭대기에서는 무거운 드릴 비트가 케이블에 매달려 있었다. 그것은 증기 엔진의 리듬에 맞춰 천천히 위로 들어 올려졌다가 갑자기 땅으로 내려쳐졌다.
텅!
드릴 비트가 땅을 때릴 때마다, 마치 천둥 같은 소리가 주변을 울렸고, 그 진동이 발끝까지 전해졌습니다.
‘역시 그리 효율적인 장비는 아니로군.’
주변에는 기계적인 운동의 소리가 가득했다. 케이블과 풀리 시스템이 움직이는 소리, 그리고 증기 엔진의 굉음이 끊임없이 들려왔다.
“전하, 너무 가까이 오시면 위험합니다!”
나를 발견한 모라 광산의 간부인 아르만도 페냐가 외쳤다. 그는 모라 광산의 새 프로젝트, 석유 탐사의 책임자였다.
“걱정하지 말게, 더 가까이 가진 않을 것이네.”
드릴 비트가 몇 차례 땅을 치고 나면, 장비는 잠시 멈추고 작업자들이 드릴링 구멍에서 암석 파편을 제거했다.
아르만도는 작업을 계속하라고 지시하고는 내게 다가왔다.
“전하, 오셨습니까.”
“보아하니 아직 소식이 없는 것 같군.”
“예···. 죄송합니다.”
“자네가 죄송할 것은 없네. 애초에 발견하기 쉽지 않을 거라고 말하지 않았나. 그저 꾸준히 탐사해주게.”
잘 알지도 못하는 석유라는 것을 찾으라는 내 명령을 묵묵히 수행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석유 매장지도 좀 알아놓는 건데.’
캘리포니아 골드러시처럼 미리 알아놨다면 이런 개고생을 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빙의를 하게 되리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이왕 석유가 있는 것으로 유명한 텍사스를 가졌으니, 조금 빨리 석유 산업을 키우려고 시도하고 있었는데, 초기의 석유 산업은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생에 1859년에 처음 석유 시추를 성공한 미국인도 내가 지금 만든 것과 비슷한 드릴링 장비를 사용했다.
금속 타워에서 증기의 힘을 이용해 케이블로 무거운 금속 비트를 다시 위로 올렸다가 떨어뜨리는 것을 반복하는 장치다.
“그래도 벌써 일 년이나 지났는데, 아무 성과도 없어서 참 죄송스럽습니다.”
그는 죄라도 지은 것처럼 안절부절못하며 내게 사과했다.
“자네 잘못이 아니라니까. 원래 오래 걸리는 작업이야.”
석유가 뭔지, 석유 시추가 얼마나 힘든지 아는 나로서는 당연한 일이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아르만도는 여태까지 실패한 적이 없다고 알려진 황태자가 시킨 일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저 종일 땅만 하면서 검은 물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으니, 나라도 막막한 기분이 들 거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지. 석유 산업을 선점함으로써 얻을 이익이 너무 커.’
등유와 가솔린도 꽤 이익이 나는 상품이 되겠지만, 진짜는 그게 아니다. 고효율 에너지인 석유가 가져올 산업의 전반적인 발전이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내연 기관이다. 증기 기관을 대체하고, 최종적으로는 대부분의 분야에서 도태시켜버릴 다음 세대의 동력 기술이다.
내연 기관은 처음 발명되었을 때는 석유와 상관없는 발명품이지만, 그게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석유 산업이 발달한 이후다.
“시간은 너무 걱정하지 말고 지금처럼 꾸준히 찾으면 언젠간 나올 것이네.”
텍사스의 많은 지역에 석유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 믿고 무작정 땅을 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석유가 스며 나오는 특정 지역을 찾아 표본을 채취하고 비교해가며 탐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예,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보겠습니다.”
나는 아르만도와 인부들을 격려하며 포상금을 내렸다.
근거는 없지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지금 이 땅만 해도 흙에 기름기가 가득하지 않은가.
어디선가 석유 냄새가 나는 듯한 착각까지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