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84)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84화(84/180)
석유 산업과 인구 조사 (3)
멕시코 제국의 인구 조사원 카를로스, 메스티소인 그는 제국의 남부, 중앙아메리카 지역에 파견되었다.
덜컹- 덜컹-
“남부에서도 최남단으로 배정되었다고 해서 좀 걱정했는데, 그래도 철도가 연결되어 있어서 다행입니다.”
같은 조사원인 동료가 배정 후 어색해진 조원들의 분위기에 긍정적인 말을 꺼내 봤지만, 반응이 좋지만은 않았다. 까칠한 동료가 있었다.
“그럼 뭐합니까. 철도가 코스타리카까지 연결된 것도 아닌데.”
‘부정적인 녀석이군. 우리보다 더 멀리 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캘리포니아 북쪽까지 가려면 무려 3,000km였고, 철도는 아직 캘리포니아 남부까지만 연결되었다고 한다. 그 소리를 듣고 얼마나 긴장했던가.
캘리포니아 북부 정도는 아니지만, 배정받은 곳도 멀긴 하다. 멕시코 시티부터 멕시코 제국 최남단, 코스타리카의 국경까지 거리가 1,900km 정도라고 하고, 철도는 그 윗 지방인 니카라과까지만 연결되어 있다. 말을 타고 이동해야 할 거리가 상당하다는 소리다. 하지만 카를로스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임금은 일한 시간만큼 받으니, 빨리 끝내고 쉰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잖아?’
그렇게 같은 조의 동료들, 그리고 호위병인 군인들과 조장인 공무원까지 총 15명의 인원이 코스타리카에 도착했다.
“여기가 코스타리카군요.”
“예, 멕시코 독립 직후 합류한 중앙아메리카의 여러 지역 중 하나죠.”
마치 여행을 나온 사람들처럼 신기해하던 것도 잠시, 지방 행정부에 들러서 협조를 구한 조원들은 2, 3명씩 흩어져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카를로스는 다른 한명의 동료, 그리고 2명의 호위병과 함께 말을 타고 국경 도시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동료와는 꽤 잘 맞았는데, 국경 쪽에 지원한 것은 그와 카를로스 둘뿐인 만큼,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내 눈이 잘못된 건가?”
제국 남부의 국경의 위쪽부터 샅샅이 훑으며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여태까지는 국경이라 그런지 인구는 극도로 드물었다. 겨우 4명뿐인 일행이라 마적 등의 범죄자를 걱정했지만, 그런 범죄자도 마주치지 못할 만큼 사람이 없었다.
모든 군인에게 지급된 2자루의 리볼베르 권총은 홀더에서 꺼낼 필요도 없었고 조사원들에게 호신용으로 지급된 가죽 갑옷과 짧은 검(Shortsword)은 말의 안장에 널어놓은 지 오래였다. 그런 지가 벌써 5개월이나 되었다.
“···아니, 나도 헛것을 보고 있는 것 같군.”
국경선의 중앙쯤에 위치한 국경 도시 ‘파소 카노아스(Paso Canoas)’에 대한 정보는 이미 지역 수도인 산 호세에서 지역 공무원에게 듣고 왔지만, ‘국경 지역의 도시’ 정도로 들었다.
“이건···. 산 호세보다도 큰 것 아닌가.”
도시는 에스파냐 식민지풍에 지역 원주민의 특색이 살짝 첨가된 전형적인 멕시코 도시의 모습이었지만, 문제는 그 규모였다.
“그래. 도심지 크기만 봐도 인구가 만 오천은 되겠군.”
동료가 대답했다.
지난 시간 동안 함께한 군인들마저 황당해하며 이야기에 동참했다.
“국경에 이런 큰 도시가 있다는 것은 들은 바가 없지 않소.”
이 도시의 규모에 대한 진실은 곧 밝혀졌다.
“이 많은 사람이 전부 콜롬비아에서 온 거란 말입니까?”
“그렇지요. 한 8할은 콜롬비아 출신일 겁니다.”
카를로스의 질문에 지방 공무원이 대답했다. 그도 콜롬비아 출신 이민자로, 에스파냐어를 읽고 쓸 줄 안다는 이유로 멕시코 제국 지방 공무원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에스파냐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상황이 좀 달라졌지만, 5년 전 까지만 해도 에스파냐어와 간단한 산수 정도만 할 줄 알면 공무원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멕시코로 넘어온 겁니까?”
멕시코 제국이 이민자를 환영하는 기조를 가졌다는 것은 이제는 누구나 알지만, 카를로스가 알기로는 남미 쪽의 이민회사가 모집하는 이민자는 배에 태워서 베라크루즈 항구로 보낸 후, 그곳의 이민청에서 멕시코 제국 각지로 보내진다. 근데 뜬금없이 국경 도시에 만명이 넘는 이민자가 있다니?
“그란 콜롬비아가 무너진 것이 컸지. 우리도 독립 직후에는 멕시코처럼 희망이 있었소. 시몬 볼리바르라는 지도자도 있었고, 미국처럼 거대한 연방국을 꿈꿨었지.”
그는 과거를 회상하며 콜롬비아 독립 직후부터의 역사를 줄줄이 말하기 시작했다. 쓸데없는 내용이 대다수였지만, 카를로스는 인내심을 발휘해 그 내용을 전부 들었다.
멕시코보다 3년 빠른 1819년에 에스파냐로부터 남미 북부의 거대한 영역을 독립시킨 걸출한 지도자 ‘시몬 볼리바르’, 그리고 그가 이끌었던 ‘그란 콜롬비아’는 미국과 같은 거대 연방국을 꿈꿨다.
시몬 볼리바르는 독립 직후의 파편화된 국가를 정상화하기 위해 중앙집권을 시도했지만, 지방 권력자들은 중앙집권에 반발하며 지방 분권을 넘어서 아예 지방 분리를 주장했고, 중앙과 지방은 대립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불안정, 그리고 또다시 미국과 같은 국가가 탄생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던 외부 세력의 개입 등은 그란 콜롬비아를 멸망의 길로 이끌었다.
“해체되고 나서도 상황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지. 아니, 오히려 점점 더 개판이 되는 상황에서 같은 에스파냐어를 쓰는 멕시코 제국은 살기 좋다는 소문이 퍼져버린 걸세. 멕시코 제국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혹하기 딱 좋은 소문이었지. 시간이 지나고 그 소문이 사실이라는 것이 확인되며 사람이 몰린 걸세. ”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
‘남미에는 우리 멕시코 제국의 황제 폐하와 황태자 전하 같은 능력자들이 없었나 보군. 하긴, 그런 분들이 어디 흔하겠냐만.’
구구절절한 그란 콜롬비아의 이야기를 카를로스는 간단하게 평가했다.
“그런데, 이 도시에 만오천이나 살 정도로 일자리가 있는 겁니까?”
카를로스는 궁금한 점을 질문했다.
“대부분 무역으로 먹고살지요. 콜롬비아엔 모자란 것 천지니, 여기선 뭘 팔아도 잘 팔립니다. 거기다 최근엔 이 근처에 공장을 세우고 콜롬비아인들을 받아들인 지주도 있으니, 일자리는 충분하죠.”
제국의 최남단이지만, 코스타리카도 멕시코 제국이 안정화되고 발전하며 변화했다. 독립 직후부터 공무원들이 파견되어 행정망을 형성했고, 주지사와 주 판사가 배정되었고, 지방 행정부의 예산도 넉넉히 편성되었다.
초기엔 개판이던 치안은 점점 좋아졌고, 각종 작물의 기계식 수확도 도입되었다. 리오스 익스프레스의 지점이 개설되었고, 상인들이 들어왔다.
멕시코로 넘어온 콜롬비아인들은 대부분 더 북쪽으로 떠났지만, 이 도시에 남은 사람도 많다고 한다.
“아니, 이민 회사를 통해 정식으로 넘어온 것도 아니고 그냥 국경을 넘어와서 정착한 사람들 아닙니까. 이걸 이대로 놔둬도 되는 겁니까?”
카를로스의 동료가 따지듯 물었다.
정식으로 공무원으로 채용된 된 눈앞의 남자야 그렇다 쳐도, 다른 사람들은 그것도 아니지 않은가. 인구 조사를 해야 하는 입장에선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도 난감하다.
“그, 일단 코스타리카 지방 정부에서는 멕시코에 법을 지키고, 세금만 잘 내면 이주를 허가해주라고 명령했습니다. 중앙 정부의 정책도 이민은 많이 받을수록 좋다는 방향이니, 문제없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중앙 정부의 허가 없이 이렇게 이민을 진행하다니요. 아무래도 이 건은 중앙에 보고하고 판단을 받아와야겠습니다..”
콜롬비아에서 넘어왔다는 공무원은 그렇게 넘어가려고 했지만, 카를로스는 단호하게 말했다.
마침 리오스 익스프레스도 있으니, 바로 편지를 보내면 될 터.
카를로스는 조사를 잠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
“호외요! 호외!”
석유 시추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텍사스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소년이 기차의 칸마다 돌아다니며, 신문을 팔고 있었다.
“프랑스 이야기인가?”
내 말에 신문한 한 부 구입한 디에고가 신문을 펼쳤다.
“예, 전하. 프랑스 이야기입니다.”
프랑스가 공식적으로 엄청난 액수의 부채를 상환할 것을 요구했다는 사실은 정보 통제를 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전략적인 이유였다.
호위병은 있었지만, 기차의 칸을 전세 내거나 하진 않아서 다른 손님들도 타 있었는데, 그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떻게 천만페소의 부채가 겨우 2년 만에 이천만 페소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호외라는 말에 신문한 구입한 청년이 곧 분통을 터뜨렸다.
“복리라고 해도 말도 안 되는 수준의 폭리로군. 사채업자가 따로 없어.”
그의 동행인 듯한 사람도 동조했다.
“아니, 요즘은 사채업자도 이러진 않네. 중앙은행이 생기고 나서 각종 금융 규제가 생기지 않았나.”
“아, 그렇군, 그걸 까먹었어. 그렇게 치면 최대 이자율로 빌려주는 사채업자라고 해도 이 정도는 아니겠군.”
“그래. 범죄 수준의 폭리라는 것 아닌가! 저 프랑스 놈들이 깡패짓하는 것 아니냔 말이야.”
그래, 딱 이런 반응을 원했다.
‘결국은 전쟁하게 될 테니, 우리 국민들도 어느 정도는 알게 해야지.’
뜬금없이 선전 포고를 당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면 충격과 공포에 빠지지 않겠는가.
이번 기사는 언론사의 정치적 계열에 상관없이 프랑스 쪽에 비판적인 어조로 작성되었기에 애국심이 있다면 분노할 수밖에 없었지만, 부작용도 있었는데, 모두가 분노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근데, 프랑스가 정말 전쟁을 일으키면 어떻게 하나. 영국엔 밀린다지만 우리보단 훨씬 강한 것 아닌가.”
일행의 두려움 섞인 말에, 분노를 내비쳤던 청년은 당황했지만, 기사의 끝부분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보면 바로 그 영국의 존재 때문에 프랑스가 함부로 움직일 수는 없다고 쓰여있지 않나. 영국에 진 부채는 전부 갚았다고도 하니, 프랑스가 전쟁을 일으킬 수는 없을 거야.”
“그런가. 음···.”
대부분의 시민은 언론의 의도대로 프랑스의 만행에 분노했지만, 불안감을 느끼는 이들도 꽤 있었다.
‘불안감을 느끼는 쪽이 상식적이긴 하지.’
나는 이미 프랑스에 맞서는 것을 각오했고, 그걸 위한 계획도 착착 진행 중이니 크게 불안감을 느끼지 않지만, 시민들은 그럴 수 있다.
그들이 내리고 하루가 더 지나서 텍사스에 도착했다.
텍사스의 석유 시추 현장.
“이미 초기 작업을 진행 중이군.”
“예, 미리 계획되어 있었고, 각종 자재도 전부 준비되어 있었으니 바로 시공했습니다.”
아르만도가 대답했다.
흔히 석유 시추 성공하면 떠올리는 검은 물이 하늘로 솓구치는 장면은 볼 수는 없었다.
아르만도가 내게 보낸 전령이 멕시코시티로 이동하고, 보고를 들은 내가 텍사스로 이동하는 동안 이미 초기 처리를 마쳤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네.”
20개월간 땅바닥을 파헤치느라 고생한 아르만도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크흑. 크흠. 큼. 아닙니다.”
아르만도는 순간 고생했던 지난날들이 떠올랐는지 울컥한 듯했지만, 참아냈다.
“···그래. 두둑한 포상금이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하게. 석유 정제 공장도 가동할 준비가 되었나?”
“예, 전하. 미리 전부 가져다 놨으니, 준비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원유 보관고는 벌써 채우고 있습니다.”
석유 정제기라고 해봐야 기초적인 증류기에 불과하지만, 등유를 뽑기에는 충분하다.
황립 대학의 화학자들이 좀 더 본격적인 기계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는 있지만, 막상 석유가 없어서 실험을 못 하고 있었다.
“대학 쪽에도 실험용 원유를 넉넉히 보내주도록 하게.”
“예, 전하.”
세계 최초의 석유 산업이 시작되었다. 이는 단순히 등유를 팔아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여기서부터는 한 발자국 앞서나간다.’
***
멕시코시티에 돌아와 보니, 좋은 소식이 하나 더 기다리고 있었다.
인구 조사가 잘 마무리되었다는 것이다.
중간중간 여러 이슈가 있었지만 처리하기 어려운 사항은 아니었고, 이제는 조사한 자료들을 집계만 하면 정말 끝이었다.
걱정 반, 기대 반의 기다림이 끝나고, 최종 보고서가 내게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