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86)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86화(86/180)
멕시코-프랑스 전쟁 (1)
영국이 아편 전쟁을 결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나는 곧장 아버지의 집무실을 찾았다.
“언젠간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빠르구나.”
“예, 영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전쟁을 선포했을 때는 그냥 넘어갔지만 청나라와도 전쟁하게 되었으니, 프랑스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긴 했지만, 아직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했거늘···.”
아편 전쟁이라는 사건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몰랐을 아버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프랑스도 바로 선전포고하지는 않을 겁니다. 영국의 함대가 집결해서 청나라까지 도달하는 데는 몇 달이 걸릴 테니, 그때까지는 함대를 움직일 수 없을 겁니다.”
아버지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그럼 본격적으로 싸움일 일어날 때까지는 반년 정도 시간이 있다고 볼 수 있겠느냐?”
“예, 대략 그 정도의 시간은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때쯤이면 우리도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있을 겁니다.”
아버지도 고개를 끄덕였다.
“오랫동안 준비를 하긴 했지. 프랑스가 대놓고 갈취를 시작했을 때부터 천천히 준비해왔으니.”
총 4개의 조선소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군함들을 제외하고도 준비한 것이 많다.
‘적어도 내우와 외환이 겹칠 일은 없어졌지.’
보통 나라가 망할 때는 내우와 외환이 겹치는 경우가 많지만, 나는 내우의 위험은 걱정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황제파의 힘이 강해지며 지주파와 공화파 양쪽을 안정적으로 조율할 수 있게 된 것 말고도, 국내의 위험 요소들이 많이 제거되었다.
“국내 상황은 안정적이니, 프랑스와 싸우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참 시민들이 불만이 극에 달해있는 프랑스와는 상황이 다르죠.”
“그래. 나도 그 말을 하려고 했다. 인구 조사를 하면서 치안도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되었지.”
“예, 그것 때문에 안타까운 희생이 있었긴 했지만요.”
인구 조사가 아니면 대규모로 정부에서 사람을 전국으로 파견해서 조사해볼 명분이 없다. 그래서 나는 해당 지역의 치안 상황에 대해서도 최대한 자세히 조사하라고 주문했는데,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그래. 아직도 그렇게 겁대가리 없는 놈들이 남아있을 줄은 몰랐으니,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독립 직후부터 계속 중앙군과 지방군이 협조해서 마적이나 기타 범죄조직을 소탕하고 있었음에도 상세하게 조사해보니 아직도 많이 남아있었다.
조사원들이 전문 수사관도 아닌 만큼 수사를 요청한 것도 아니고, 그저 지역 주민들에게 치안 상황과 범죄 조직 같은 것을 질문하는 정도로만 하라고 지시했다.
‘그것 좀 물어보고 다닌 것만으로도 보복하는 미친놈들이 있을 줄이야.’
일부 정의감 넘치는 조사원은 위험한 곳까지 파고들어서 보복당한 경우도 있었지만, 둘 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일단 저번 인구 조사에서 파악된 놈들은 깡그리 쓸어버렸습니다. 아직 파악하지 못한 놈들도 있겠지만, 그래봐야 잡범들일 겁니다.”
“그래, 잘했구나. 아 참, 범죄 말고도 콜롬비아 쪽에서 올라온다는 불법 이민자 문제는 잘 처리되었느냐?”
“예, 저번에 정한 대로 범죄자는 추방하고 나머지 인원들은 정식으로 멕시코 제국 신민이 되겠다고 맹세한 자들만 이민을 허가해줬습니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국경 도시에 이민청도 설치했고요.”
“그렇구나.”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범죄도 그렇고 이번 남쪽 국경 사건도 그렇고, 인구 조사가 큰 도움이 되었다. 이 드넓은 멕시코 제국의 모든 지역에 대해 일정 수준의 가시성을 가지게 되었다.
‘이로써 국내 상황은 극도로 안정적이라고 자신할만한 상황이 되었지.’
여기까지 얼마나 많은 장애물이 있었나. 독립 직후 황가를 무너뜨리려고 하던 공화파부터 수많은 원주민 부족, 독립 전쟁 기간 우후죽순 나타난 각종 마적과 범죄조직, 텍사스의 미국인들과 남쪽 국경까지. 이 모든 것들을 전부 무사히 해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렇다고 내부 상황에만 신경을 쓴 것도 아니죠. 해군 훈련과 함대 확장에도 천문학적인 돈을 쓰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계획대로라면 1, 2년은 더 있어야 했던 것 아니었느냐?”
“그건 맞지만, 프랑스 놈들 전체 함대의 전력을 적수로 놓고 보았을 때입니다. 하지만 프랑스 놈들이 단번에 모든 함선을 끌고 올 리가 없지요. 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도 없고요.”
“식민지 때문이겠구나.”
“예, 식민지가 안정적인 상황도 아니고, 계속 더 확장하려고 애를 쓰고 있으니 어느 정도의 함대는 남겨놔야 할 겁니다. 상대가 영국이라면 무리를 해서라도 전 세계의 함대를 전부 불러 모으겠지만, 놈들이 우리를 그 정도로 평가할 리 없으니까요.”
아직 제국주의 초기 시대지만, 프랑스는 이미 아프리카의 알제리, 세네갈과 아시아의 인도차이나반도에서 식민지를 확장하고 있었다.
외교관의 태도만 봐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 팍팍 느껴지는데, 그 콧대 높은 놈들 우리를 영국과 같이 취급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래. 그럼 이제부터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렸구나.”
선전포고가 도착한 것이 아님에도, 우리는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
“드디어! 드디어 기회가 왔다! 그렇지 않은가, 기조?”
“예, 확실한 기회입니다.”
영국 의회가 청나라와 전쟁을 결정했다는 소식을 들은 루이 필리프는 체면도 잊고 손뼉을 쳤다.
“저 해적 놈들이 마약 팔아먹겠다고 전쟁까지 일으키다니, 역시 더러운 본성은 감추지 못하고는 구나!”
“하하하, 역사상 가장 추악한 전쟁으로 기록될 겁니다.”
한 신하가 그렇게 거들었다.
“자, 그럼, 우리는 드디어 정당한 부채 3,500만 페소를 받을 수 있게 되었군, 맞나?”
루이 필리프는 탐욕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예, 지금만큼은 영국도 개입할 수 없을 겁니다.”
“좋아! 덤으로 저 무지렁이들의 시선을 돌릴 수 있겠군.”
루이 필리프와 프랑스의 왕당파에겐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루이 필리프가 처음 왕이 되었을 때만 해도 시민 왕이라고 부르며 칭송하던 이들이 점점 반기를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 무지렁이 놈들은 주제도 모르고 더 많은 자유를 원하고 있었고, 부르주아들이 자신들을 착취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아직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지만, 불만이 쌓이고 있다는 것은 느끼고 있었다. 루이 필리프도 혁명으로 인해 왕이 되지 않았던가. 아무리 왕이라도 혁명의 나라에서 이를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러다 목이 잘린 이들이 한둘이 아니지 않은가.
“폐하, 계획대로 진행하겠습니다.”
“그래. 진행하게.”
노동자 계층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계획이 준비되어 있었다.
바로 언론을 이용해 이 모든 것이 멕시코 제국의 탓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수백만 프랑이라는 엄청난 빚. 재정에 여유가 있고 영국과 미국에는 부채를 상환했음에도, 오직 프랑스에만 빚을 갚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살포되었다.
“뭐? 멕시코 제국? 어디 듣도 보도 못한 놈들이 제국이라니.”
“독립한 지 겨우 17년밖에 안 되었다고? 저 미국보다도 한참 늦었잖아? 영국도 아니고 에스파냐로부터 독립하는 데 그렇게 오래 걸렸다고?”
“그러니까. 덩치만 컸지, 아이티만도 못한 거 아니야? 이런 놈들이 우리 돈 700만 프랑을 안 갚고 버티고 있다고? 그것도 독립 전쟁 자금으로 빌려줬던 것을?”
‘건방진 놈들.’
그렇게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신문 기사가 파리부터 시작하여 프랑스 주요 도시에 퍼져나갔다.
해외 사정에 밝은 이들이나 국왕의 의도를 눈치챈 자들에겐 통하지 않았지만, 많은 국민들에겐 통했다.
멕시코 제국에 대한 부정적인 언론 기사는 날로 수위를 높여갔고, 프랑스 국민들의 여론도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국왕이 의도한 대로 이게 다 멕시코가 빚을 안 갚아서 그렇다는 자들까지 나타나기 시작할 지경까지는 겨우 3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국왕과 정부에 대한 불만을 외부로 돌리면서도, 전쟁에 대한 정당성도 확보한 것이다.
“하하하! 정말 잘 통하는군!”
루이 필리프는 이 계획을 제안한 신하를 치하했다. 그는 이 계획에 대한 제안을 듣고 진작에 실행하고 싶었지만, 그래 놓고 전쟁을 개시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불만만 커질 뿐이다. 혹시 모를 영국의 개입을 경계했던 프랑스로서는 오히려 이 부채에 대한 소문이 퍼지는 것을 경계해왔다.
“이 정도면 전쟁을 선포해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기조는 그렇게 조언했고, 그 조언은 국왕의 입맛에 아주 잘 맞았다.
“슈나이더 장관, 함대를 준비하시오.”
루이 필리프는 전쟁부 장관인 앙투안 비르질 슈나이더(Antoine Virgile Schneider)에게 명령했다.
멕시코를 이길 수 있겠느냐는 질문도, 하다못해 그들의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도 묻지 않았다.
미국보다도 훨씬 허약한 신생 독립국.
프랑스에 멕시코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존재였다. 에스파냐에 승리하긴 했지만, 당시 에스파냐의 상황이 얼마나 개판이었는지는 프랑스가 가장 잘 알았다. 그저 운 좋은 승리였을 뿐이다.
특히 해군에 있어서는 최근에야 조선소를 만들어 배를 건조하기 시작한 국가가 아닌가. 그런 멕시코 따위가 프랑스의 상대가 될 리 없다는 생각이었다.
“예, 폐하. 함대를 몰고 가서 멕시코를 부숴버리겠습니다.”
멕시코 제국 해군의 규모를 정확히 모르는 것은 슈나이더 장관도 동일했지만, 그는 당연하다는 듯 국왕의 지시에 즉시 대답했다.
1839년 7월, 프랑스 왕국은 멕시코 제국에게 선전 포고했다.
프랑스는 멕시코 제국에게 다시 한번 부채를 갚으라는 종용도 하지 않았다. 이미 예전에 한번 공식적으로 부채를 갚으라고 했었다는 명분이었지만, 실상은 전쟁해서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
멕시코 제국의 황가가 예상했던 대로, 프랑스가 선전포고해 왔다.
“아무리 그래도 최후통첩도 없이 선전포고할 줄이야.”
“막무가내군요.”
황제와 황태자가 그렇게 평하는 동안, 대부분의 멕시코 제국의 시민들은 프랑스의 선전포고 소식에 충격을 받았고, 영국에 도움을 요청하자는 말이 많았다.
“영국이 들어줄 리가 없지 않나.”
“그래도 한번 시도는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황제는 무의미한 짓이라고 생각했지만, 신하들의 요청에 한번 물어나 봤다.
영국은 도와주지 못한다고 칼같이 거절했고, 미국은 도와달라고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도울 수 없고 중립을 지키겠다는 의사를 보내왔다.
전쟁을 안 하고 있었어도 멕시코 제국을 위해 프랑스와 싸워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미 2개 국가와 전쟁 중이라는 명분까지 있는 상황이니, 도와줄 리가 없다. 하지만 영국이 도움을 거부했다는 소식은 멕시코 제국 대중에게는 충격이었다.
“프랑스가 함대를 끌고 오면 막을 방법이 있나?”
어느 정도 지위가 있는 사람들은 멕시코 제국의 해군 전력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대부분의 시민은 해군 채권을 샀었다는 사실만 기억할 뿐 어느 정도의 전력이 있는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을 때, 황제가 직접 광장으로 나섰다. 십수 년만의 직접 연설이었다.
헌법 광장은 수만 명의 시민들로 꽉꽉 들어찼고, 황제가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