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89)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89화(89/180)
멕시코-프랑스 전쟁 (4)
“전투준비! 전투준비!”
-땡땡땡땡땡!
요란한 종소리와 함께 프랑스 해군 장교들이 몇 주간의 항해에 늘어져 있는 병사들을 닦달하며 전투를 준비시키기 시작했다.
“저 함선에 닿을 때까지 전속력으로 접근해!”
“예! 속력을 높여라!”
프랑스 함대가 아르망 제독의 명령에 따라 멕시코 제국의 신형 군함으로 전속력으로 전진하는 동안, 멕시코 제국 함대도 점점 가까워졌다.
그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자, 빠르게 수를 센 감시병이 재빠르게 보고했다.
“74문급 전열함 2척, 104문급 전열함 3척, 32문급 프리깃 5척, 44문급 프리깃 4척, 44문급 장갑 프리깃 4척, 저 신형 함선이 4척, 그 외에 중소형 군함이 12척입니다.”
신형 함선은 2개의 큰 대포를 달고 있는 저 괴상한 함선을 말하는 것이었다.
“장갑 프리깃이라고?”
생각보다 큰 멕시코 제국의 함대 규모에 살짝 놀라던 아르망 제독은 장갑 프리깃이라는 말을 듣자, 되물었다.
“예, 철갑을 둘러놓은 것 같습니다.”
“돈이 썩어나나 보군. 우리에게 줄 돈을 안 보내고 저런 거나 만들고 있었다는 말이지. 확실히 저놈들에겐 고려해볼 만한 선택지긴 하겠어.”
군함에 철갑을 두른다는 생각을 영국과 프랑스에서도 안 해봤을 리가 없지 않은가. 아이디어 자체는 이미 백 년 전에도 검토되었다. 실행하지 않은 이유는 그저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열함만 해도 대부분의 국가는 생산 비용이 매우 비싸 몇 척을 만드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물며 철갑선은 어떻겠는가. 정말 부유한 국가가 아니면 시도조차 못 할 것이다. 하지만 부유한 국가들은 이미 기존 해상 전력이 강했고, 철갑선을 도입하는 것이 추가적인 비용만 발생시키고 기존 함선들의 가치를 저하하는 불리한 결정이었다.
‘최근엔 폭발성 포탄 때문에 필요성이 좀 생기긴 했지만, 저놈들도 아직은 어설프군. 약점이 보여.’
아르망 제독은 침착하게 상황을 정리하고 부관에게 명령을 내렸다.
“전함들을 선회시켜 일렬로 정렬하고 포격을 준비하라! 좌측엔 100문급을 세우고, 우측엔 90문급 전열함들을 세운다! 118문급 기선 ‘수베랭’과 ‘트로카데로’, ‘프리들랑’은 중간에 위치한다! 모든 함선은 엄격한 간격을 유지하며 선형을 이루도록!”
“예!”
멕시코 제국의 함대가 사거리에 들어오자, 프랑스 함대는 당연하다는 듯, 일자진을 형성하며 선형 전술을 시도했다.
전열함(ships of the line)이라는 이름답게 전열을 형성하며 배의 측면에 배치된 많은 수의 대포로 공격하는 것이 기본적인 전술이었기 때문이다.
콰쾅!
“적 신형 함선이 발사한 포탄이 100문급 전열함 에르큘의 측면에 명중했습니다!”
“피해는?”
“튕겨내긴 했지만, 관통 직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구경이 크니 확실히 파괴력은 강하군.”
적 신형함선들은 거리가 가까워지자, 포를 쏘고 후퇴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포탑이 회전하며 계속 프랑스 함대를 조준하고 있었다.
“포탑이 회전도 하는군요. ···저거라면 2문뿐인 것도 이해가 됩니다. 대구경이니까요.”
“그렇군. 저 함선은 ‘회전포탑함’이라고 부르도록 하지.”
멕시코에선 황태자가 ‘모니터함’이라고 명명한 함선이 프랑스에서는 ‘회전포탑함’이 되었다.
***
멕시코 제국 함대의 총지휘관, 살바도르 마르티네스 제독도 똑같이 선형 전술로 맞대응했다.
적의 10척의 적 전열함에 맞서서 5척의 전열함과 4척의 장갑 프리깃을 세운 것이다.
“간격을 넓혀서 적 전열의 폭에 맞춰라! 모니터함은 후방에 위치하라!”
“예!”
모니터함이 철갑에 중무장했다고는 하지만, 건현이 낮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 적 전열함과 직접 맞대고 교전할 수는 없다.
건현이 낮다는 것은 파도에 취약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연안에서만 쓰는 것이다. 적 전열함에 일제사격을 당하면 배가 뒤집어질 수 있다.
그렇기에 적 전열함과 붙어서 교전해줄 전열은 필수였다. 전열함과 장갑 프리깃들이 전열을 형성하고 버텨주는 동안 모니터함이 후방에서 전열의 간격 사이로 대구경 포를 발사한다는 전략이었다.
“프리깃과 중소형 함선들은 전열의 양쪽 가장자리에서 적이 우회하지 못하게 견제하라!”
“예!”
기다리는 입장이기에 먼저 배를 돌려놓은 채 기다리는 멕시코 제국 함대.
적 배들이 사거리 끝에서 배를 선회시키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쏴라!”
“발사!”
콰과과과광!
적이 접근하는 동안 배를 돌려놓고 기다린 멕시코 제국의 함대가 먼저 포격을 시작했다.
콰과과과광!
콰과과과광!
전열함 측면의 대포를 한 번에 발사하지는 않는다. 배가 뒤집힐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수백 문의 대포가 순차적으로 발사되었다.
쾅!
선회를 마치면 바로 발사하기 위해 대기하던 프랑스 해군 병사가 폭사했다. 재수 없게도 그 포문에 포탄이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빗발치는 포탄에 프랑스 함대는 자잘한 피해를 보고 몇 명이 죽긴 했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반격을 개시했다.
콰과과과광!
콰과과과광!
콰과과과광!
3척의 118문급 전열함을 포함한 총 10척의 전열함이 쏟아내는 포격은 강렬했다.
터터텅!
“오! 튕겨냈다!”
어떤 병사는 철갑에 맞고 튕겨 나가는 포탄을 보며 감탄했지만, 장갑 프리깃이라고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쾅!
우드드득!
“으악! 하필 마스트에 맞았어!”
장갑 프리깃은 기본적으로 증기선이지만, 돛과 돛대(마스트)도 있었다. 노린 건지, 재수가 없는 건지 철갑을 두르지 않은 마스트의 중간 부분에 포탄을 맞았다.
우두둑···쿵!
“마스트가 쓰러진다! 피해!”
흔들리는 함선에서, 황급히 위를 올려다본 병사들이 황급히 굴렀다.
피하라고 소리친 장교는 부상자를 확인했다.
“다친 사람 있나?”
“없습니다!”
거의 피해가 없는 장갑 프리깃과 다르게, 전열함, 특히 멕시코에서 건조한 104문급이 아닌, 에스파냐에서 건조한 74문급 전열함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었다.
“제길! 덩치 차이가 너무 심하잖아! 저걸 어떻게 상대해!”
병사는 급히 부서진 선체에 다급히 목재를 덧대며 외쳤다.
“닥치고 망치질이나 해!”
올해 막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임관한 장교는 그렇게 외쳤지만, 병사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74문급, 그것도 건조된 지 상당히 오래된 전열함으로는 적 100문급 전열함을 상대하기 벅찬 것이 사실이었다.
전열함들의 전투는 적 함선을 파괴한다기보단 조금씩 피해를 누적시키며 깎아 먹은 뒤, 백병전으로 마무리되는 게 일반적인 일이지만, 체급 차이가 이 정도로 심하면 포격만으로 반파될 수도 있다.
쾅!
“컥!”
방금 한탄하며 망치질하던 병사의 바로 옆에 포탄이 부딪쳤다. 한번 맞은 자리의 바로 옆이다. 다행히 관통되지는 않았지만, 그 충격은 병사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이런! 의무병!”
장교는 바로 의무병을 불렀다.
“아무래도 팔이 부러진 것 같습니다. 목숨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그렇게 엄청난 양의 포탄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살을 깎아 먹고 있을 때였다.
콰광!
쐐애애액-!
쿵!
모니터함의 대구경 대포가 프랑스의 90문급 전열함을 꾸준히 노리고 있었다.
포탄의 무게로 따지면 12파운드(5.4kg)에서 42파운드(19kg), 구경으로 따지면 3인치(76mm)에서 7인치(178mm) 사이인 양국의 전열함과 프리깃들의 대포와 다르게, 멕시코 제국 모니터함 대포의 구경은 무려 350mm(13.8인치)였다.
서로를 조금씩 깎아내는 전투에서 모니터함만이 쏠 때마다 유의미한 타격을 입히고 있었다.
4대의 모니터함은 전열의 중심이 아닌 가장자리의 전열함들을 노렸는데, 무지막지하게 큰 118문급 전열함을 전투 불능으로 만드는 것보다 90문급과 100문급을 노리는 것이 훨씬 빠르기 때문이었다.
쾅쾅쾅쾅쾅!
쾅쾅쾅쾅쾅!
어느 순간부터는 그룹별 순차적 사격(Rolling Broadside)도 포기하고 독립사격(Independent Fire)을 시작한 양 전열의 군함들이었다.
재수 없게 포탄에 당한 이들의 비명 따위는 포격음에 묻혀서 들리지도 않았다.
“빨리 움직여라! 더 빨리!”
헉- 헉-
장교들의 닦달에도 대답은 없었다. 모든 병사가 한 발이라도 더 쏘기 위해 숨 쉴 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얼마나 빠르고 정교하게 움직여서 재장전하느냐에 따라 포격전의 향방이 달라진다. 이 시대 대포도 총기와 비슷하게, 숙련도에 따라서 연사 속도가 현저하게 차이 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랜 경험을 가진 영국의 함대는 1분에 1발을 쏘는 반면, 프랑스는 2분에 1발, 에스파냐는 3분에 1발을 쐈다.
병사들을 닦달하는 것은 멕시코뿐만이 아니었다.
“우리 프랑스 왕국의 함대가 저 멕시코 놈들과 비슷한 속도로 사격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 더 빨리 움직여!”
멕시코 제국 수병들이 얼마나 많은 사격 훈련을 했는지 모르는 프랑스 장교에게 현 상황은 치욕적이었으나, 닦달한다고 속도가 더 올라가지는 않았다.
병사들은 이미 목숨을 걸고 움직이고 있었다.
그 치열한 포격전에 화약의 연기가 드넓은 바다를 메운 것처럼 느껴졌다.
***
아르망 제독은 위기감을 느꼈다.
저 회전포탑함이 변수였다. 장갑 프리깃도 있지만 그저 버티고 있을 뿐, 프랑스 함대에 큰 타격을 주지는 못하고 있었다.
철갑을 둘렀다고 무적은 아니었다. 장갑 프리깃은 크기가 작은 만큼 포격을 당할 때마다 심하게 흔들려 포격도 제대로 못 하고 있었고, 철갑이 둘리지 않은 마스트나 포문 등을 공격하고 있었다.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저 회전포탑함이 문제로군.”
전열함의 평균적인 체급은 이쪽이 훨씬 큰 만큼, 저 회전포탑함만 없으면 프랑스가 승리할 수 있다. 하지만 저 멀리 떨어진 회전포탑함을 공격할 방법이 없었다.
콰광!
쐐애애액-!
“제독님! 우측의 90문급 전열함, 앵플렉시블이 반파되었습니다.”
연락선이 가져온 소식은 아르망 제독의 불길한 예측을 확인시켰다. 노련한 제독인 만큼, 그는 현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었다.
‘이대로면 패배한다. 우리 프랑스 왕국의 함대가 멕시코 놈들에게 패배라니.’
순간적으로 머리가 뜨거워질 정도로 고민하던 아르망 제독은 결단을 내렸다.
“지금부터 백병전에 돌입한다!”
부관은 그 말에 놀라서 자기도 모르게 물었다.
“조금 이르지 않습니까?”
부관도 경험 많은 장교였다. 양 전열의 손상 정도로 판단할 때, 백병전을 시도하기엔 너무 일렀다.
“지금 상···.”
쐐애액-
쿵!
적 104문급 전열함이 쏜 포탄이 재수 없게도 제독과 부관이 서 있는 전투교(Quarterdeck) 근처에 떨어졌다. 아르망 제독은 다치지는 않았지만, 설명하려던 것을 포기하고 부관에게 소리 질렀다.
“설명할 시간 없으니 바로 실행해!”
“예!”
이쪽이 체급이 더 크다. 당연히 포격전에서도 유리해야 하지만, 얄밉게 전열의 뒤에서 쏴대는 저 4척의 회전포탑함 때문에 포격전에서 프랑스가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다. 하지만 백병전이라면?
저놈들의 장갑 프리깃은 말할 것도 없었고, 전열함도 이쪽보다 작다. 당연히 승무원도 훨씬 적을 것이다. 백병전은 병력의 수가 중요하기에 전열함에는 많은 병사를 태운다. 누가 봐도 프랑스가 유리했다. 거기에 완전히 붙어있으면 모니터함도 함부로 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계산이었다.
“선회하라! 적 함대에 붙어! 백병전이다!”
신호수를 통해 신호를 보내면서도, 연락선을 통해 이중으로 명령을 전달했다.
곧 프랑스 함대가 선회하더니 멕시코 함대에 붙기 시작했다. 반파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한 척을 제외한 9척의 전열함이 멕시코 함대에 바짝 붙기 시작했다.
“사격 개시!”
갑판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프랑스 장교가 명령을 내렸다.
타타타타탕!
거리가 가까워지며 총격전이 벌어지고, 서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크헉!”
멕시코 제국 해군의 38년형 에두아르도 라이플(AR-38)은 프랑스 해군이 최근에 도입한 퍼커션 카빈(French Percussion Carbine) 라이플보다 연사력과 사거리 면에서 우월했다.
“저놈들, 연사 속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어쩔 수 없어! 이 거리에서 안 쏠 수도 없잖아! 계속 쏴!”
프랑스 병사들은 멕시코 제국 해군의 개인화기 성능에 경악했지만, 멕시코가 유리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멕시코에서도 비명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안돼! 페르난도! 제길! 저놈들의 지대가 훨씬 높습니다!”
프랑스 군함이 더 크다는 말은 갑판의 위치도 더 높다는 것이었고, 총격전에선 위에서 사격하는 쪽이 훨씬 유리했다.
멕시코의 104문급 전열함의 경우에는 상대 함선과 갑판의 높이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74문급 전열함과 장갑 프리깃은 상황이 심각했다.
무기가 더 좋은 멕시코, 지대가 높은 프랑스, 각자 유불리가 있는 전투는 곧 끝났다.
쿠웅-
군함들이 완전히 붙어버렸기 때문이다.
프랑스 장교들은 소리쳤다.
“지금이다! 적 함선으로 올라타라! 적의 수는 한 줌이다.”
“와아아아아!”
배의 크기가 큰 것은 백병전에도 유리했다. 갈고리나 사다리를 걸어서 올라갈 필요도 없었다. 프랑스 병사들은 상대의 갑판으로 뛰어내리기만 하면 됐다.
“크하! 이건 이미 이겼다!”
병사들이 먼저 뛰어 내려가고, 프랑스 장교도 이어서 뛰어내린 후, 승리를 직감했다. 상대 병사의 숫자는 이쪽보다 적다!
그때, 갑판의 멕시코 장교가 외쳤다.
“지금이다! 리볼베르 권총을 꺼내라!”
“예!”
멕시코 제국의 모든 병사가,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내 들었다.
“뭐지? 권총?”
프랑스 병사들이 장전하거나 착검하고 달려드는 동안 멕시코 병사들은 미리 장전해놓은 권총을 겨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