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9)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9화(9/180)
캘리포니아! (3)
나는 목수장에게 업무 지시를 내리고 주변 지형을 파악한다는 명분으로 길잡이, 지도제작자, 병사 25명을 데리고 출발했다.
‘사금부터 시작해야겠지. 채취하기도 쉽고 발견하기도 쉬울 테니.’
“이쪽부터 시작하죠.”
나는 사금이 많기로 유명했던 아메리칸 강(American River)이 있는 방향으로 이들을 유도했지만 한 번에 되는 일은 아니었다.
지도를 그리면서 가야 하므로 시간도 꽤 걸렸고, 한 방향으로만 쭉 나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새크라멘토의 울창한 숲 지형을 탐험하며 측량과 지도 제작에도 참여했다.
‘나중에는 이 지역까지 주거지나 상업 구역이 확장될 수 있으니, 이왕 하는 거 정확히 기록해 놓는 게 좋겠지.’
나는 지형의 특성을 확인해 가며 아메리칸 강을 찾아나갔다. 밤이 되면 임시 텐트촌이 있는 개척촌으로 가서 잠을 자고, 낮이 되면 다시 출발했다.
개척촌을 중심으로 빙 돌아가면서 탐색한 지도 일주일째.
저 멀리서 강이 보였다. 한눈에 보기에도 뭔가 반짝이는 것이 보이는 강이다!
‘드디어 도착했나. 아메리칸 강. 새크라멘토에서 가장 가까운 곳인데도 일주일이나 걸렸군.’
내가 먼저 운을 띄웠다.
“강물에 저게 뭐지? 다들 저거 보입니까?”
“어!? 뭔가 반짝입니다.”
내 물음에 길잡이가 답하자, 병사 한 명이 확인하기 위해 다가갔다.
“금···. 금입니다! 전하! 강에 작은 금 알갱이들이 널려있습니다.”
“오! 금이라니!”
나는 적당히 놀라는 척을 해주고 나서 말했다.
“제 토지에 금이 있다니, 운이 좋군요. 일단 이 주변을 좀 더 파악해 보고 돌아가도록 하죠.”
***
“금이라고?”
“그래. 강에 금 알갱이가 얼마나 많은지 물빛이 금색이라니까!”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게 말이 돼?”
“아니 진짜, 나 말고 다른 애들도 봤다니까?”
정찰대가 새크라멘토 개척촌으로 돌아온 지 하루도 안 돼서 금에 대한 소문이 퍼져나갔다. 병사들은 금에 대한 소문을 과장하며 퍼뜨렸다.
곧 금을 캐러 가자는 소리까지 나오기 시작하자 마누엘 소령은 병사들과 개척민들에게 경고했다.
“이 주변의 토지는 전부 헤로니모 전하의 소유다. 따라서 금도 전하의 것이니 함부로 손대다가 걸리는 자는 엄벌을 각오하는 게 좋을 것이다.”
주민들은 살짝 실망한 기색이었지만 황태자가 나서서 말했다.
“금도 그걸 캘 광부가 있어야 쓸모가 있죠. 광부 일에 지원 할 사람들이 있다면 높은 임금과 무료 채굴 기구를 약속 하겠습니다. 광부 일을 해도 원래 약속했던 토지는 지급됩니다.”
각 가구에 고임금 일자리와 약속했던 토지를 동시에 지급하겠다는 말이었다.
“오오!!”
“역시 황태자 전하십니다!!”
실망했던 상황에서 황태자가 꽤 군침을 흘릴만한 콩고물을 제시하자 주민들은 언제 실망했냐는 듯 환호성을 질렀다.
신난 개척민들과 다르게 병사들은 불만이 생겼다. 월급 외엔 아무것도 받지 못하는데 일만 시키는 것에 대한 불만이었다.
물론 이런 노동들은 원래 월급 받으면 당연히 해야 하던 것이지만, 상대적 박탈감이 문제였다.
황태자는 병사들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을 파악하고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저를 지키러 이 험지까지 온 병사들과 장교분들, 여러분들도 가족들을 데리고 캘리포니아로 이주한다면 토지를 지급하겠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금을 캐는데 동원된 병사들에겐 이번만 특별히! 임금을 지급하겠습니다!”
“오! 와아아아아!!”
언제 불만에 차 있었냐는 듯 환호성을 지르는 군인들. 심지어 마누엘 소령도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마누엘 소령, 자네는 왜···.’
“···그렇다고 해서 캘리포니아 개척이라는 본분을 잊으면 안 되니, 광부 일에는 적당한 수의 인원들을 순환식으로 고용할 예정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내일 알려줄 테니 다들 해산해주세요.”
***
개척민들은 각자의 텐트에 돌아가고서도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아무래도 캘리포니아 개척에 지원한 건 신의 한 수인 듯해.”
“그러게요, 여보. 솔직히 여기까지 오면서 한참을 걸을 때는 너무 힘들어서 후회했는데, 오길 잘한 것 같아요.”
“그래. 아무것도 없는 땅이니, 도착해도 한참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몇 년은 고생할 줄 알았는데, 황태자 전하의 지휘 아래 모든 게 잘 맞물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지급받을 토지들도 비옥한 게 농사가 잘될 것 같고 금광까지 발견되어서 조금만 일하면 농기구도 사고 집에 필요한 가구나 물건들도 충분히 사고 새 인생을 시작할 수 있겠어.”
“맞아요. 도시에 있었으면 꿈도 꾸지 못했을 수준의 집과 농장이잖아요.”
대부분의 주민과 병사들은 다들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차 있었지만, 아닌 이들도 있었다.
호위대 2중대장인 후리오 세르반테스 대위가 그랬다. 그는 오늘 낮에 본 광경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다들 그깟 부스러기 좀 던져준다고 좋아하기는. 5달 동안 걸어서 여기까지 온 개고생은 생각 안 나는 건가? 머저리 같은 것들. 저 금이 흐르는 강을 애송이 혼자 차지하게 둘 순 없지. 금을 훔쳐서 말을 타고 미국으로 튀면 자기가 황태자라도 뭐 어쩔 거야.’
크리오요라서 피부색이 밝은 데다, 영어도 할 줄 아는 후리오 세르반테스 대위는 금을 훔쳐서 미국으로 넘어가 부자로 살겠다는 자신의 계획에 취했다.
‘개척민 무지렁이들도 몇 명 꼬셔서 같이 훔친 다음, 미국에 도착하기 직전에 다 쏴 죽이는 거지. 크하하핫! 내가 생각해도 천재적인 아이디어군!’
***
후리오 세르반테스는 은밀하게 사람을 모으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본인이 이끄는 호위대 2중대 병사 중 친한이들이 타깃이었다.
“봐봐, 금을 보관하는 창고를 호위하는 당직병이 전부 우리 중대 병사들이라고 생각해 봐. 그때 금을 훔쳐서 몰래 달아나면 어떻게 알겠어? 이건 실패할 수가 없는 계획이라니까?”
“중대장님 말대로 훔치는 것까진 성공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금을 팔아서 정착해서 사는 건 또 다른 문제이지 않습니까? 멕시코인인 게 들키면 잡힐 수도 있습니다.”
“이봐 미겔, 자네나 나나 얼굴색이 밝지 않은가. 우리가 영어만 잘한다면 미국인들도 구분을 못 해. 내가 직접 영어도 가르쳐 준다니까?”
“좋습니다. 중대장님만 믿겠습니다.”
후리오는 성급하게 굴지 않았다.
몇 달간 같이 캘리포니아로 이동하면서 수없이 많은 대화를 했던 2중대 인원들이다.
그 중 후리오와 친하고 욕심이 많으면서도 얼굴색이 밝은 자들을 노렸다.
“이미 미겔이랑 다른 인원들도 함께하고 있어. 자네까지 하면 5명이야. 창고의 당직을 전부 우리 쪽 사람들로만 채우기에 충분한 인원수지. 어떤가?”
“예, 그럼, 저도 함께하겠습니다.”
후리오는 병사들을 포섭하고 나서는 개척민들에게도 손을 뻗었다.
병사들에게 접근할 때와 비슷한 방식이었다. 많이 대화를 해서 성격을 파악한 사람. 욕심이 많고 충성심따윈 신경쓰지 않는 부류의 사람. 얼굴색이 밝은 사람을 노린다.
“어두컴컴한 새벽, 창고 당직은 전부 우리쪽 인원들, 그 사이에 자네들이 할 일은 금만 챙기면 끝. 전부 챙기면 다같이 옆의 마구간에서 매어둔 말을 타고 도망치면 되는 작전이라고. 어때? 이래도 위험해보이나?”
“벌써 그렇게 많은 병사가 함께하기로 했단 말입니까?”
“그래. 그리고 계속 세력을 모으고 있지. 실패할 수가 없는 계획이란 말이야. 이게 성공만 하면 우리는 미국에서 부자로 살 수 있어.”
“그럼, 저도 끼워주십시오!”
후리오는 지독한 악의를 숨긴채, 뱀같은 혓바닥으로 공범을 늘려가고 있다.
***
나는 개척촌의 건설을 이끌며 금광 개발도 지휘하느라 상당히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이! 그쪽 기둥 틀어진 거 안 보입니까?”
“아아···. 수정하겠습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다시 잘 보세요.”
내가 시범을 보이고 목수들이 따라서 작업하면, 옆에서 감독하다 틀린게 보여서 호통치고, 다시 시범을 보이는 일의 연속이었다.
‘명색이 제국의 황태자인데, 하는 짓은 전생보다 더 심한 노가다네.’
이제는 상당히 친해진 마누엘 소령도 말했다.
“전하께서는 공사 현장에서 지휘하시는 게 정말 능숙하십니다.”
“너는 노가다가 딱이다, 뭐 그런 소리입니까?”
“아니요. 전하, 그게 아니라···.”
“농담입니다.”
“하하. 순간 당황했습니다. 제가 하려고 했던 말은, 전하께서 사람을 정말 잘 다룬다는 것이었습니다. 개척민 사이에서도 전하의 능력에 대한 감탄이 자자합니다. 저도 옆에서 보면서 계속 감탄하고 있고요.”
“흐흐, 아부하셔도 금은 안 나눠드립니다.”
“이런, 아쉽군요.”
우리는 농담 따먹기를 하며 슬슬 걸어서 아메리칸 강으로 이동했다.
***
저 멀리 100명의 광부가 보인다.
그들은 내가 멕시코시티에서 가져온 채굴용 삽과 골드 팬, 그리고 대장장이와 함께 만든 간단한 슬루스 박스를 사용해 사금을 채취하고 있었다.
슬루스 박스는 수직으로 설치된 목재판으로 물과 물속의 자갈을 거르는 도구다. 거기에 무거운 사금이 남게 된다.
슬루스 박스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알맞은 경사도와 물의 유량을 고려해야 한다.
나는 금 채취 현장도 지휘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이미 한번 알려준 것들이지만, 까먹었거나 잘못하고 있어서 한 번씩 상기시켜 줘야 했다.
“슬루스 박스의 설치 위치와 각도를 결정할 때는 물의 유량과 속도를 고려해야 합니다. 너무 빠르면 사금이 씻겨 나가고, 너무 느리면 자갈이 쌓여서 작업이 어려워집니다.”
나와 광부들은 슬루스 박스를 설치할 적절한 위치를 찾기 위해 함께 물가를 따라 걸었다.
적당한 곳을 찾아 슬루스 박스를 설치하고, 작업을 시작했다. 나는 사금을 걸러내기 위해 사용되는 골드 팬을 들고 물속의 자갈과 흙을 주워 올렸다.
“골드 팬을 사용할 때는 원심력을 이용해서 무거운 사금을 밑바닥에 모으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골드 팬을 주의 깊게 흔들면서 물과 자갈을 버렸다. 남은 것은 무거운 사금 조각이었다.
“자, 이렇게 하면 사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열흘정도 지나자, 어느새 첫 금괴를 만들 정도의 금이 모았다.
경험있는 대장장이를 개척촌까지 데려오기 위해 돈을 꽤 투자했다. 농기구와 채굴 기구도 수리해야 하고, 금을 녹여서 금괴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를 위해 멕시코시티에서 부터 가져온 화로. 상당히 무거워서 수레 하나를 통째로 차지했다.
개척촌 유일의 대장장이의 첫 개시는 금괴를 만드는 것이었다. 사금 조각들과 수은을 결합시켜 아말감을 만든다. 이때 다른 물질은 수은에 결합되지 않는다. 이렇게 만든 아말감을 도가니에 넣고 가열하면 수은은 날아가고 순수한 금만 남게 되는데, 이 방법은 에스파냐가 식민지의 은을 채굴하기 시작한 16세기부터 사용한 오래된 방법이었다.
화로에 불을 때서 높은 열로 금-수은 아말감을 녹이기 시작했다.
“수은이 증발하면서 생기는 연기는 몸에 좋지 않으니, 조금 멀리 떨어져서 봅시다.”
금이 녹아 내려 화로의 중앙에 모이기 시작했을 때, 나는 대장장이에게 말했다.
“이걸 금형에 천천히 부어 주세요. 조심하세요, 뜨겁습니다.”
“하하하,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녹인 금을 금괴의 형태를 가진 금형에 붓고, 잠시 기다렸다가 물에 담궈서 식힌뒤, 살짝 연마를 해주면 끝이다.
이렇게 최초의 금괴가 완성됐다.
개척촌에서의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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