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91)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91화(91/180)
멕시코-프랑스 전쟁 (6)
멕시코 제국과의 전쟁을 반대한 이들조차도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는 국왕과 정부의 의도가 뻔히 보이기에 반대했던 것이지, 설마 프랑스가 멕시코에게 지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정부에 반대하는 이들 중에서도 프랑스의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둔 이는 없었다.
전열함만 10척에 총 함대 규모는 42척에 달했던 원정 함대가 반토막이 나서 브레스트(Brest)로 돌아오자 시민들은 당황했지만, 패배했다고는 생각지 못했다.
‘피해가 꽤 있었나 보군.’
그렇게 생각할 뿐이었다. 아르망 제독과 프랑스 정부는 패배 사실을 숨기려고 노력했지만, 병사들의 입을 완벽히 막지는 못했다.
기자들은 전투가 분명히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군과 정부가 이상할 정도로 침묵을 지키자 의심을 품었다. 그들은 전투 결과에 대해 침묵을 지키라는 군과 정부의 협박에 시달리는 병사들에게 돈을 주며 정보를 억지로 캐냈다.
-프랑스! 멕시코 제국과의 함대전에서 충격적인 패배!
-원정 함대의 절반을 잃은 마카우 남작! 빛나던 경력에 오점을 남기다!
함대전 패배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뭐? 우리가 졌다고? 그럴 리가! 기자가 돈에 미쳤군!”
“거기뿐만 아니라, 다른 언론사들도 다 똑같은데?”
오보라고 믿고 싶었던 사내의 기대가 산산조각이 났다.
“아니 대체 어떻게 해야 우리 프랑스가 독립한 지 17년 된 나라한테 질 수가 있는 거지?”
사실이 아닐 거라고 부정하던 이들은 차가운 현실을 맞닥뜨리곤 분노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이 초유의 사태에, 언론사들도 매일같이 새로운 기사를 쏟아냈다.
—
-적의 전력을 오판한 것이 아니다? 조사해본 적도 없다!
익명을 요청한 해군 고위 관계자는 프랑스가 멕시코와의 전쟁을 결정하면서도 상대의 전력에 대해 파악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겨우 프랑스 함대의 삼 분의 일만 동원한 것은 오만이라며, 관련자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기사는 시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이런 씨발! 정부 개새끼들아!”
“책임져라! 너희들의 무능과 오만 때문에 허무하게 죽어간 목숨을 책임지라고!”
파리에서는 매일 정부의 무능을 규탄하는 시위가 계속되었다.
“그러니까 이 전쟁은 처음부터 잘못되었다고 했잖소!”
“이 전쟁은 국왕과 기득권자들이 우리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고, 거기에 사용되는 목숨은 우리 시민들의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전쟁을 멈춰야 합니다!”
애초부터 전쟁을 반대했던 소수 여론이 다시 힘을 얻었다. 이들의 목소리는 전쟁 전에는 철저하게 묵살당했었는데, 패배 후 정부의 추태가 밝혀짐에 따라 점점 지지를 얻고 있었다.
파리의 분위기는 날이 갈수록 살벌해졌으며, 왕궁과 의회 건물 주위엔 군인들이 깔렸다.
그러는 사이, 패배 소식이 듣고 역정을 내던 루이 필리프도 곧 현실을 인정하고 수용하기 시작했다.
“하아···.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폐하. 우리는 아직 이길 수 있습니다.”
루이 필리프는 그렇게 말하는 전쟁부 장관 앙투안 비르질 슈나이더에게 다시 역정을 낼 뻔했지만, 간신히 참고는 말했다.
“아니! 그건 당연한 소리고. 저 밖에서 시위하고 있는 시민들을 달랠 방법을 말하라는 거요.”
외무장관 프랑수아 기조는 국왕의 불편한 심기를 간파하고 전쟁부 장관 대신 대답했다.
“애초에 이 전쟁은 저들도 다 찬성했던 전쟁입니다. 이번 패배는 적을 너무 얕봐서 일어난 일일 뿐, 우리는 아직 더 많은 함대가 남아있고, 승리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겁니다.”
프랑스 국왕과 고위 관료들은 이쯤에서 전쟁을 끝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여기서 전쟁을 끝내면 패배로 간주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왕실의 위신은 땅에 떨어질 것이고, 시민들은 불만을 터뜨릴 것이다.
승산이 없으면 모를까, 이길 수 있는데 미쳤다고 끝내겠는가. 지금은 일단 시민들의 불만을 달래놓고 다음 전투를 준비해야 했다.
“흐음. 그것만으로 저들이 납득하리라 생각하시오?”
“예, 폐하. 전쟁부 장관의 말대로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들의 주장대로 정부를 뒤집어엎는다고 해도, 전황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프랑스만 불리하게 만드는 짓이지요. 그 결과 우리가 패배하게 된다면 적국을 돕는 행위나 다름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식으로 여론을 조장하자는 것이로군. 좋네. 시도해보게. 결국 승전을 하면 다 해결되는 일이니 말이야.”
“예, 폐하.”
그렇게, 침묵하던 프랑스 정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친정부 언론에서는 전쟁 중인 지금 정부를 공격하는 것은 매국이나 다름없다고,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면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사는 명백하게 이번 해전에서 파악된 멕시코 함대의 규모를 언급하며, 프랑스가 그보다 월등히 많은 함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명백히 정부의 정보 유출이었지만, 놀랍게도 이는 효과적이었다.
전쟁 반대 세력이 힘을 얻고 있는다고는 하지만 이 전쟁 자체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찬성한 전쟁이다. 인제 와서 정부를 뒤집어엎는 것은 이길 수 있는 전쟁을 망치는 일이라는 논리는 시위대의 동력을 잃게 만들었다.
“아쉽게 되었네. 이번에야말로 뭔가 시작되나 했는데.”
“잠시 유예되었을 뿐, 국왕에 대한 반감이 없어진 것은 아니야. 다음 기회를 노려야겠지.”
“그래, 응원하도록 하지.”
뤼시앙 뒤퐁은 은밀하게 돈을 건넸다.
“···항상 고맙군.”
루이 블랑(Louis Blanc)은 최근 잘 나가는 부르주아지인 뤼시앙 뒤퐁이라는 자가 그를 후원하겠다는 의사를 전했을 때, 그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보통 선거권과 노동 환경 개선, 정치적 자유 확대 등을 주장하는 그를 자본가가 후원한다? 누가 봐도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를 완전히 동지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가 직접 뒷조사를 해본 결과 뤼시앙의 사업체는 노동자에게 상당히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안 루이 블랑은 그의 진심을 믿게 되었고, 그가 지원해주는 자금으로 은밀하게 동지를 모아 온 것이 벌써 2년이다.
‘딱 그의 사업체 정도만이라도 노동 환경이 개선돼도 좋으련만.’
루이 블랑은 그렇게 생각했다.
***
콰과과광!
멕시코 제국의 전열함이 프랑스의 카리브해 식민지인 과들루프(Guadeloupe)섬의 주요 항구인 포인트아피트르(Pointe-à-Pitre)를 포격했다.
“이 정도면 상륙해도 될 것 같습니다.”
포인트아피트르의 형편없는 해안 방어 시설은 멕시코 함대의 지속적인 포격에 쑥대밭이 되었다.
적의 포대들은 다 뭉개졌으며, 처음엔 나름 저항하던 적들은 어디로 숨었는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 상륙을 준비하도록 하게.”
멕시코 제국의 군대가 포인트아피트르에 상륙했다.
AR-38 라이플과 리볼베르 권총 등의 최신 무기로 무장한 멕시코 제국군은 그 무기를 사용해보지도 못했다.
“항복! 항복하겠소!”
항구에서 남자 한명이 손을 들고 걸어 나왔다.
해안 방어 시설을 이렇게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는 자들과 싸워봐야 개죽음일 뿐이다. 수비군 장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에스파냐어를 할 줄 몰라 프랑스어로 항복을 외쳤으나, 멕시코군은 다행히 두 손을 들고 걸어 나오는 그를 쏘지는 않았다.
멕시코 군에서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장교가 나섰다.
“수비군은 몇 명이오.”
“250명 정도 됩니다. 다들 항복하기로 했으니 살려주십시오.”
“허튼짓만 안 하면 다칠 일은 없을 것이니, 돌아가서 무장을 해제하고 나오라고 하시오.”
“예.”
프랑스 장교는 두 손을 든 채로 다시 기지로 돌아가더니, 병사들을 데리고 나왔다.
그와 동일하게 비무장에 두 손을 든 채였다.
“250명이라고 하지 않았소? 220명밖에 안 보이는데.”
“포격에 당해서 죽거나 다친 자들입니다.”
“···그렇군. 곧 쉬게 해줄 테니 장례식을 준비하시오.”
멕시코 제국군은 곧 과들루프섬 전체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이 일은 같은 프랑스의 카리브해 식민지인 마르티니크(Martinique)에서도 일어났는데, 마르티니크의 수도이자 주요 항구인 포르드프랑스 (Fort-de-France)는 포르드멕시코로 개명되었다.
***
1839년 12월.
“인명피해 없이 점령에 성공했다고? 수비군이 항복한 모양이지? 그것참 좋은 일이구나.”
아버지는 기분이 아주 좋은 모양이었다. 사실 아버지뿐만 아니라 나도, 그리고 멕시코 제국의 신민들의 기분도 좋은 상태다.
대규모 해전에서 승리한 데다 프랑스의 카리브해 식민지들도 희생 없이 장악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이 섬들의 가치는 작지 않은데, 카리브해의 여러 섬 중 하나인 과들루프(Guadeloupe)와 마르티니크(Martinique)는 지도로 보면 작아 보이지만, 각각 면적이 약 1,630제곱킬로미터와 1,120제곱킬로미터로 제주도 면적의 88%, 60%에 해당하는 섬들이다.
쿠바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크기지만, 무려 17세기 초부터 개발된 주요 식민지들인 만큼 그 농장들이 잘 만들어져 있었는데, 설탕이 주요 생산품이었다.
“예, 아버지. 섬들을 무사히 점령한 것도 널리 알린다면 국민들의 지지가 더욱 높아질 것 같습니다.”
“음? 국민들의 지지? 그건 지금도 높지 않으냐. 뭔가 국민들의 지지가 필요한 일을 벌이려고 하는 것이냐?”
이제 아버지도 척하면 척이었다.
“예, 딱 지금 명확히 해놓고 가면 좋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징병제에 관한 법률이죠.”
19세기 초중반,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대규모 징병제를 도입하는 시기였다.
“···확실히, 지금이 아니면 통과시키기 어려운 주제긴 하구나.”
전쟁 5개월 차, 멕시코와 프랑스의 전쟁은 세금이 조금 늘어난 것 외에는 멕시코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
한참 전부터 전쟁 준비를 해놓은 것도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규모 징병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대규모 징병이야말로 전쟁이 국가 경제를 박살 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인데, 그럼에도 꼭 필요한 제도다.
철도 등 각종 기술이 발달하며 물자의 유통이 원활해지자 군대에 대한 보급도 쉬워졌는데,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국가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과 수단을 총동원하여 싸우는 ‘총력전’의 탄생을 가져왔다.
‘원 역사에서는 본격적인 총력전의 시작이 바로 남북전쟁이었지. 하지만 이 세계에서도 그럴까?’
원 역사에서의 미국-멕시코 전쟁은 병력 규모도 나라 전체의 규모에 비해 작았고, 총력전보단 전통적인 전쟁에 가까웠지만 그건 멕시코가 미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약했기에 미국도 딱 그 정도의 병력만 동원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이 문제는 딱 지금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
“예, 강대한 적인 프랑스와 전쟁 중이라는 위기감이 있지만, 지지율도 높은 상황입니다. 거기에 매일같이 자원 입대자들이 쏟아진다는 기사가 나오는 상황이니, 지금보다 더 좋은 타이밍은 없을 것 같습니다.”
“좋다. 진행해보도록 하거라.”
“예, 아버지.”
***
프랑스가 이대로 전쟁을 포기할 리가 없다는 멕시코 제국의 예상대로, 2차전을 준비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함대를 불러들이고 있다는 소식이 입수되었다.
이 정보는 통제되지 않고 그대로 언론으로 흘러나갔는데, 이는 황태자가 의도한 일이었다.
“프랑스가 2배 이상의 함대를 끌고 온다고?”
1차전에서 승리한 후 살짝 풀렸던 위기감이 다시 팽팽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황제파의 수장 로베르트 의원은 ‘전시 군사 동원 및 병역 의무에 대한 법률(Ley de Movilización Militar y Servicio Militar en Tiempos de Guerra)’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