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crown prince of the Mexican Empire RAW novel - Chapter (92)
멕시코 제국 황태자가 되었다 92화(92/180)
멕시코-프랑스 전쟁 (7)
아르망 제독은 원정군 사령관 자리에서 경질되었다. 118문급 전열함들이라도 살려와서 이 정도에 그친 것이었다.
그것들을 전부 잃었다면 사령관 자리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전역해야 했을 것이다.
그와 장교들의 상세한 증언을 바탕으로 멕시코 제국의 전력을 파악한 프랑스는 함대를 모으기 시작했다.
“아니, 전열함을 전부 가져가면 대체 식민지 관리는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식민지를 관리하는 관료들은 반대했지만, 국왕과 전쟁부의 의지를 막을 수는 없었다.
“식민지에서 전열함까지 쓸 일이 얼마나 된다고 그럽니까? 프리깃만으로도 충분히 제압하고도 남지 않습니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전열함이 직접 전투에 참여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은 적들에게 위압감을 주기 위해 보여주는 용도로 쓰고 있었다.
꼭 전열함을 써야 하는 일은 같은 전열함과 싸울 때뿐, 그 외의 작전에는 프리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무리 그래도 아프리카와 아시아 함대에 한 척씩은 남겨주실 수 있지 않습니까.”
“미안하지만 그렇게는 안 되겠습니다. 모든 전열함을 동원해서 치욕을 갚으라는 국왕 폐하의 명입니다.”
“···꼭 승리하시기를 바랍니다.”
“예, 그럴 테니 최대한 빠르게 브레스트 항구로 집결하도록 전달해주십시오.”
이제 프랑스는 멕시코의 전력을 안다. 전열함 5척에 장갑 프리깃 4척, 모니터함이 4척, 프리깃이 9척 아닌가.
멕시코 제국의 전열함 중 2척을 너덜너덜하게 만들어줬고, 전열함 4척을 나포당했으니 전열함이 7척이다. 프리깃은 4척을 반파시켰으니 5척이 남았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이길 수 있겠지?”
전쟁부 장관 슈나이더는 멕시코를 이길 수 있겠느냐는 국왕의 질문에 치욕감을 느꼈지만, 이미 한번 졌지 않은가. 국왕의 의문은 당연하였다.
“전열함 22척에 다수의 프리깃과 브리그, 거기에 증기 함선들까지 전부 동원하여 총 85대의 대함대입니다. 이 정도면 놈들이 중간에 함선을 더 건조했다고 하더라도 절대 뒤집을 수 없는 전력 차입니다.”
기존에 프랑스가 가진 모든 전력에 더해 건조 완료 단계이던 전열함 2척도 빠르게 건조해 진수시켰다.
멕시코와의 전투에서 많은 함선을 잃었지만, 지금 이 전력만으로도 세계 2위의 해군력이라고 자신할 수 있었다.
프랑스 북부의 브레스트 항구는 기자들과 시민들로 가득 찼다.
첫 출정 때는 아무도 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지역 주민들을 빼고는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한번 지고 나니까 전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군인들도 멀리서 구경하는 것은 막지 않았는데, 아직 우리 프랑스에는 이 정도의 군함이 있다는 과시였다.
“저 정도면 이길 수 있겠지?”
“당연하지. 전열함만 20척이 넘는다는데?”
“와… 아직도 그렇게 많은 함선이 남아있었어?”
그 함대를 보며 감탄하며 승리하길 기원하는 시민들도 많았지만, 불만을 가진 시민들도 많았다.
“기어코 다시 한번 싸우려고 하는군. 이제라도 평화 조약을 맺어야 한다니까.”
루이 블랑은 함대를 보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쟁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아직 대세는 전쟁을 하자는 쪽이었다. 이번에도 정부의 여론 공작이 성공적으로 통한 것이다. 정부는 그 여론에 힘입어 2차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뭐, 이렇게 될 것은 이미 알고 있지 않았나. 우리는 그다음을 준비하면 되네.”
패배 소식이 전해진 지도 벌써 3달이다. 그동안 정부는 여론 공작을 하며 함대를 모아왔다. 전 세계에 퍼져있는 함대를 모으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루이 블랑과 그 동지들은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리라고 예상하였다.
“예상은 했지만, 저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국왕의 탐욕 때문에 죽게 될지를 생각하니 화가 나는군.”
“후···.”
그의 동지이자 후원자, 뤼시앙은 말없이 시가에 불을 붙여 한 모금 하더니 뭔가를 내밀었다.
“이, 이건?”
권총이었다.
금속 총구와 나무로 된 손잡이, 프랑스어가 쓰여 있는 것을 보니 프랑스제 물건이었다.
“여기까지 온 이상, 우리 프랑스가 전쟁에서 승리하길 바라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진다면···. 그 책임은 이 모든 일을 주도한 국왕이 져야 하네.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그렇지.”
“그럼 가지고 있게. 잘 숨기고.”
“그래.”
뤼시앙은 총탄도 넉넉하게 쥐여주며 말했다.
“조만간 더 구해볼 테니, 믿을 수 있는 자들에게만 나눠주게. 우리의 혁명에 필요할 테니.”
루이 블랑과 뤼시앙 뒤퐁은 다가올 혁명을 준비하며 의기투합했다.
***
1840년 1월.
“반대 없이 통과되었다고?”
“예, 반대를 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분위기였습니다.”
로베르트 의원은 내게 징집법안에 대해 보고했다.
“하긴, 지금 시점에서 반대하는 순간 매국노나 겁쟁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가 없을 테니.”
내가 언론을 통해 그렇게 여론을 조장했다.
그야말로 대규모 징집에 관한 법안이었다. 5단계로 나뉜 전쟁의 규모와 위험성에 따라 징집 규모가 결정되었는데, 최종 단계인 5단계에선 여성과 노인까지 징집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5단계에선 아이들을 제외한 전 국민이 대상이 되지.’
말만 징집 대상이고 여성과 노인까지 전선으로 내보내야 하는 수준이면 진작 승산이 없어진 것이므로 항복을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발동될 일이 없다고 하더라도 계층과 지역, 인종에 상관없이 징집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명시해 놓는 것이 중요했다.
전생의 미국이라는 나라는 명실상부한 최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단점이 있는 국가였지만, 그만큼 장점도 많은 국가였다. 그중 하나가 바로 군인에 대한 존경이다.
‘위험을 감수하고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이 있기에 본인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 그리고 거기에 존중과 감사를 표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해.’
그런 인식과 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금부터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 법안은 실제 징병이 필요할 때를 대비한 것도 맞았지만, 국가 통합과 군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조장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평시였다면 이 정도로 강도 높은 징집법은 공화파와 지주파에서 강경하게 반대했을 것이다.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이라 쉽게 통과시킨 것이다.
“아무튼 무사히 통과시킨 것은 사실이니, 고생 많았네.”
“예, 곧 있을 선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 믿겠네.”
나는 로베르트 의원을 배웅해 주었다.
“그럼, 법안도 잘 처리되었으니 다시 일을 시작해볼까.”
전쟁 중에도 산업화와 국토 개발은 멈춰선 안 된다.
미국은 멈추지 않으니, 우리도 멈춰선 안 된다.
내가 집무실 책상에 앉자, 디에고가 각종 현황을 보고해왔다.
“다음 달에 개강할 황립 대학은 전체 공사를 마무리 지었다고 합니다. 기존 공학부에 작년에는 이학부(자연 과학), 경영학부, 인문학부가, 올해는 법학부, 의료학부와 예술학부까지 등 7개의 학부가 개강할 예정입니다.”
“그렇군. 그럼 슬슬 두 번째 종합 대학도 계획해야겠어. 공화파 쪽에 연락을 해놓도록 하게.”
“예, 전하.”
대학을 건설하는 경험도 쌓았으니, 마음 같아선 한 번에 여러 개의 대학을 만들고 싶지만, 인력 문제도 있고, 그렇게 많은 졸업생을 배출해도 아직은 취업할 곳도 한정되어 있어서 백수만 양산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차근차근 늘려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대학 외에도 각종 회사의 사업 진행 상황과 철도, 댐, 관개 시설, 도시 근로자 주택 단지 건설 등의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들의 상황을 점검했다.
대부분은 편지로 현황을 보고받고, 읽고, 답장을 하는 것으로 충분했지만, 직접 가야 하는 건도 있었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비장의 무기, 그것을 가동할 준비가 끝났다고 한다.
***
프랑스가 두 번째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진 지도 3달째다.
첫 함대전에서 승리한 후 조금 풀어지려고 했던 긴장감이 다시 팽팽하게 조여진 지금, 진수한 지 3달이 된 철갑함 2척과 저번달에 막 진수된 철갑함 2척이 정식으로 함대에 합류하며 작전을 수행할 준비가 되었음을 알렸다.
10월에 진수된 2척의 철갑함에서 2달 뒤 2척의 철갑함이 더 진수될 것을 대비해서 더 많은 장병들을 훈련시키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총 4척의 철갑함은 동일한 설계도로 만들어졌기에 새 배에서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아버지도 오실 줄 알았습니다.”
“당연하지. 네가 오래 준비해온 물건이 아니냐. 멋있게 생기긴 했구나.”
“돈이 많이 들어서 그렇지, 성능은 확실할 겁니다.”
한 척에 65만 페소짜리 군함이다. 한 척에 30만 페소인 전열함도 대부분 국가에선 쉽게 건조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돈을 덕지덕지 바른 함선인 셈이다.
모니터함과 장갑 프리깃은 이 철갑함을 만들기 위한 중간 과정에 불과했다.
대략 90문급 전열함과 비슷한 크기의 목제 프레임 함선에 철갑을 씌웠다.
이 거대한 군함의 무장은 겨우 12문.
2 연장 주포탑이 함수와 함미에 각각 1기씩 배치되어 있었다. 주포의 구경은 모니터함의 그것보다는 조금 작은 300mm(11.8인치)였는데, 모니터함을 만들고 나니 욕심껏 키워놓은 350mm 구경의 주포는 무리수였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현재 보유한 제강 기술에 비해 너무 크기를 키워 쉽게 고장 나는 데다, 재장전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한 발 쏘는데 십 분이 넘게 걸린다니, 이게 무슨···.’
300mm 구경은 딱 적당했다. 재장전 속도도 양호하고, 전열함에도 유의미한 타격을 줄 수 있었다.
나머지 8문의 부포는 함선의 측면에 4문씩, 갑판에 포곽을 만들어 고정해 놓은 230mm(9인치) 구경의 대포였는데, 좌우로는 150도 각도로 조준할 수 있었지만, 위로는 30도 정도의 제한적인 각도로만 움직일 수 있었다.
베라크루즈 항구에는 나포한 전열함들과 그동안 더 건조된 군함들까지 모여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프랑스와의 2차전을 앞두고 아버지는 다시 한번 장병들을 격려했고, 그동안 나는 철갑함의 함장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정말 대단한 물건입니다. 어서 빨리 적들에게 이 함선의 위력을 맛보여주고 싶습니다, 전하.”
“하하하, 프랑스가 첫 번째가 되겠군요. 실제 속도도 예상만큼은 나옵니까?”
“예, 증기기관만으로도 전열함과 비슷한 속도가 나오고, 돛까지 펼치면 전열함보다 확실히 빠릅니다. 바람에 상관없이 기동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유리하죠.”
“그렇군요.”
이 군함은 원 역사의 전드레드노트급 군함이라고 하기엔 상당히 부족했는데, 아직 기술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열함 크기의 군함에 철갑을 두르고 대구경 주포탑까지 장착하다 보니 엄청나게 무거워졌고, 증기기관의 힘이 부족해서 속도가 나지 않았다.
증기기관만으로 운용할 때의 속도가 범선과 비슷할 정도였는데, 그것보다는 조금 더 빨라야 작전상 유리한 점이 많다. 그래서 이번 설계에서도 돛과 돛대를 제거하지 못했다.
함선의 프레임도 전부 목재로 만들어졌고, 둘린 철갑도 연철이었다. 강철은 아직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이 함선에서 강철이 쓰인 곳은 대구경 대포뿐인데, 비싸더라도 강철을 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엄청난 돈이 들어갔다.
“프랑스 언론을 입수했는데, 첫 번째 해전에서 진 것은 프랑스가 방심해서일 뿐, 마음만 먹으면 우리 멕시코를 짓밟을 수 있다는 식으로 써놨더군요. 여러분이 그 콧대를 뭉개주시기를 바랍니다.”
“예, 전하.”
프랑스뿐만이 아니었다.
미국과 영국, 그리고 다른 여러 유럽 국가들도 전투 결과에 대해 놀람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프랑스가 방심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믿고 있었다.
이제 그 생각을 깨부숴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