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113)
113화: 허를 찔리고
[…결국 공이 골라인 뒤으로 흘러나갑니다!] [양 팀 선수들이 격렬하게 소유권을 주장하는 가운데, 결국 VAR 판정을 확인하기 위해서 주심이 사이드라인으로 뛰어갑니다.]대형 스크린에서 캐스터와 해설자의 흥분어린 탄성이 흘러나왔다.
[오늘 번리와 리즈가 제대로 맞붙었는데요. 이런 격렬한 난타전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지난 시즌에도 번리와 리즈는 상당히 멋진 경기를 선보였었는데요. 그런 전통을 이어가려는듯, 이번 시즌에도 불꽃 튀기는 접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주심이 VAR를 확인하는 막간의 시간을 이용해서 대형 스크린에는 현재까지의 경기 지표들이 떠올랐다.
[후반 30분까지 번리는 슈팅 14회, 그리고 리즈는 슈팅 12회. 75분 동안 도합 26개의 슈팅이 나온 가운데, 양 팀 골키퍼들이 미친듯한 선방 시위를 벌이면서 아직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있어요!]양팀을 합하면 대략 3분마다 한번씩 슈팅을 날렸다.
실제로 소유권이 넘어간 다음에 공격을 전개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나 중간중간이 공이 멈추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정말 한 숨도 쉬지 않고 공방이 오가는 접전이 벌어졌다는 것.
대형 스크린에는 전반전에 벌어졌던 골키퍼의 선방들이 잠깐씩 보여졌다.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날려보던 중거리슛부터 골키퍼와 얼굴을 맞댈 정도로 가깝게 다가서서 날려보내는 초근접 슈팅까지.
양 팀 골키퍼 모두 손과 발, 그리고 몸통은 물론이고 심지어 번리의 닉 포프 골키퍼는 한 번은 다급한 나머지 얼굴로 슈팅을 막아내고는 경기장 위에 쓰러졌다.
의료진의 확인 후 경기를 계속 뛸 수 있다고 판단되었지만, 번리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관점에서 가슴을 쓸어내렸던 순간.
[오늘 리즈의 제시 마치 감독은 처음으로 선보이는 5-2-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는데요. 실질적으로 수비 진형에서는 3백이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함께 M자의 형태를 구축한 가운데 2명의 윙백과 3명의 공격수까지 5명이 역습을 전개하는 상당히 공격적인 모습입니다.] [이를 상대하는 번리의 김 감독은 패기 넘치는 모습인데요. 최근에 번리가 수비적인 팀들을 상대로 선보였던 3-0-7 포메이션으로 정면 승부를 벌이는 모습입니다.]해설자의 평가에 캐스터가 덧붙였다.
좌우 측면을 찔러서 역습을 하는 리즈와 그에 개의치 않고 최전방부터 일제히 강렬한 압박을 넣어서 아예 공격이 전개되는 것 자체를 봉쇄하겠다는 번리.
리즈에서 5명이 공격하면 번리는 3명이 수비하고, 번리에서 7명이 공격하면 리즈에서는 5명이 수비한다.
양 팀 모두 수비 상황에서 오히려 2명 정도의 열세에 처하는 어처구니 없이 공격적인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Marching On Together! (함께 행진하네!)”
“We’re gonna see you win! (이기는걸 보고 말겠어!)”
“Na na na na na na! (나 나 나 나 나 ~!)”
“We are so proud! (우리는 자랑스러워!)”
“We shout it out loud! (소리 높여 외치네!)”
“We love you! (우리는 사랑해!)”
“Leeds! Leeds! Leeds! (리즈! 리즈! 리즈!)”
영국에서 가장 열정적이기에 손꼽히는 리즈 팬들이 경기장이 떠나가라 힘차게 응원가를 부르는 가운데, 그에 질새로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의 번리 팬들도 응원가에 목소리를 높였다.
“No one likes us! (아무도 우릴 좋아하지 않아!)”
“We don’t care! (우린 신경쓰지 않아!)”
“We are Burnley! (우린 번리니까!)”
“Super Burnley! (슈퍼 번리니까!)”
“We are Burnley! (우린 번리니까!)”
“From the Moor! (수렁에서 왔으니까!)”
팬들이 경쟁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경기 내내 선수들이나 팬들 못지 않게 고함을 지르고 지시를 내리느라 지쳐버린 형민에게 카롤리나가 다가왔다.
“파울루랑 사이먼이랑 확인했어.”
“교체 우선순위는?”
“전력 질주 횟수로는 니키가 1위인데, 레드존에 들어간건 세바스챤이랑 자말이야.”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하는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언제나 전력 질수 횟수에서 1, 2위를 기록하지만, 워낙 체력이 좋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타고난 체력과 타고난 내구성으로 감독과 동료, 그리고 팬들과 평론가들까지 두루두루 사랑받는 오스트리아 국적의 젊은 미드필더에 대한 우려를 접은 형민은 아직도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세바스챤 셰만스키와 자말 루이스를 확인했다.
오늘 리즈의 파상공세에서 왼쪽 측면을 훌륭하게 틀어막은 자말 루이스는 이제 많이 지친 모습.
물론 리즈의 오른쪽 공격수인 다니엘 제임스와 오른쪽 윙백인 라스무스 크리스텐센도 만만치 않게 지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2대 1로 가성비 넘치게 선수들의 체력을 교환한 셈이다.
“자말은 찰리로 교체하자.”
형민의 말에 카롤리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워낙 격렬한 경기지만, 번리의 노련한 베테랑이라면 상대편 공격을 적절히 제어하는 가운데 날카로운 공격을 더해줄 수 기대감이 충분하다.
문제는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지만 실질적으로 2번째 중앙 공격수처럼 경기 내내 상대팀 페널티 박스를 파고드는 활약을 펼친 세바스챤 셰만스키이다.
형민은 힐끗 어깨 너머로 원정팀 벤치를 확인했다.
전반전에 이어서 후반전에도 격렬한 접전이 벌어지자, 흥분을 참지 못한듯 선수들이 일제히 나와서 몸을 풀고 있다.
그중에서 미드필더는 루카 수키치, 크리스티앙 메디나, 그리고 토마소 포베가.
일단 이런 격렬한 난투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크리스티앙 메디나는 아직 프리미어 리그의 몸싸움이나 체력전에 대한 적응이 덜 끝났으니까 배제.
남은 루카 수키치와 토마소 포베가인데···.
“…루카 아니면 토마소?”
형민의 고민을 읽은 카롤리나의 질문이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둘 다 나이는 어리지만 이번 시즌 동안 충분히 실력을 보여주었다.
루카 수키치는 역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차세대 기대주로 각광받는 창의적이고 기술적인 미드필더.
반면에 토마소 포베가는 대대로 수비를 중시하는 이탈리아 출신 답게 기술적으로 뛰어나면서도 루카 수키치보다 훨씬 더 전투적이고 호전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팽팽한 경기를 힐끗 바라본 형민은 짧은 고민을 끝냈다.
“…토마소를 넣는 것으로 하자.”
“좀 더 단단하게 가져가려고?”
“그것도 있고···. 이제는 창의성보다 실수로 승부가 갈리는 지점에 도달한 것 같아.”
거의 80분이 다 되어 가면서 양 팀 선수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아직 양 팀 모두 득점하지 못한 가운데 체력이 저하된다는 것은 집중력이 저하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일방적으로 한쪽이 다른쪽을 몰아붙이는 경기라면 교체 투입된 선수의 창의성이 발휘될 여지가 있지만, 이렇게 팽팽한 경기에서는 오히려 끈기와 투지가 승패를 가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고개를 끄덕인 카롤리나가 벤치에 빠르게 지시를 내리면서 대기심에게 향하는 가운데, 형민은 다시 팔짱을 끼고 경기장을 지켜보았다.
“후우···. 후우···.”
번리의 젊은 미드필더 토마소 포베가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면서 경기장을 살펴보았다.
경기 중, 특히 경기 막판에 교체 투입이 되면 투입된 선수 본인이나 경기를 진행하고 있던 나머지 선수 21명 모두에게 영향이 간다.
체력을 온전히 보전하고 경기장에 들어서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는 우위를 가져갈 수 있지만, 아무리 벤치에서 열심히 지켜보고 있어도 경기의 흐름에 대한 인지도나 동료들과의 호흡, 그리고 무엇보다 몸이 덜 풀린 상태로 경기에 참여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오늘 리즈와 번리 간에 벌어지는 격렬한 난투극 같은 경기에 갑자기 투입되면 흐름을 다시 잡는데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꺼져, 애송이!”
방금 전에 번리가 전개한 공격이 실패하면서 소유권이 다시 리즈에게 넘어간 가운데, 감독이 지시한 최전방 압박을 시도하는 그에게 달라붙은 리즈의 중앙 수비수 디에고 요렌테의 짙은 영어 발음에 토마소 포베가는 코웃음을 쳤다.
[뭐래니, 겁쟁아.]서로 말은 안 통해도 욕을 하는건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180센티 후반에 70키로 중반으로 키와 체격이 거의 유사한 두 남자는 주심과 VAR의 눈을 피해서 맹렬히 팔꿈치를 교환하기 시작했다.
[아씨, 꼬집지 마, 이 X끼야.]디에고 요렌테는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안타깝게도 리즈에는 이탈리아어를 하는 선수가 하나도 없다.
물론 가뜩이나 긴장감과 피로감에 찌들어 있는 동료들한테 건방진 애송이를 대신 욕해달라고 할 수도 없고.
둘 다 공에서 눈을 떼지 못한채 서로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대략적으로 무슨 말을 하는지 거의 정확하게 이해하는 가운데, 또 한번 리즈의 공격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마크! 왼쪽에! 잭이 비었어!”
“알겠어!”
리즈의 골키퍼 일리얀 멜리에가 보내준 짧은 패스를 이어받은 수비형 미드필더 마크 로카는 번리의 압박을 피해서 몸을 돌리면서 동료의 외침을 수신했다는 답변을 들려주었다.
80여분 가까이 쉬지 않고 최전방에서 압박을 시도했던 번리의 미드필더들도 이제는 확실히 지친듯 압박의 강도가 떨어지고 있다.
방금 전에 번리의 중앙 미드필더 니코 곤잘레스가 숨을 헐떡이면서 들어오는 압박을 피해내는게 훨씬 더 수월한 것을 느끼면서 마크 로카는 왼쪽 전방 깊숙히 패스를 보냈다.
“잭! 간다!”
체력적으로 너덜너덜해진 콜럼비아 국적의 측면 공격수 루이스 시니스테라와 교체된 맨체스터 시티 출신의 잉글랜드 국적의 공격수는 발 앞에 떨어지는 패스를 부드럽게 받아내면서 경기장의 왼쪽 사이드라인에서 대각선으로 번리의 페널티 박스를 향해서 치고 들어갔다.
“압두! 천천히!”
“알았엉!”
뒤에서 수비 라인의 조율하는 주장 제임스 타코우스키의 외침에 번리의 중앙 수비수 압두 디알로는 잭 해리슨 앞에서 상체를 낮췄다.
공을 빼앗기 보다는 시간을 끌어서 공격 속도를 죽이고, 지원이 달려오는 것을 기다리는 행동.
수비로 복귀하는 번리 선수들의 숫자보다 공격을 위해서 달려오는 리즈 선수들의 숫자가 더 많은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사실 경기 내내 숫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번리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다 믿을만한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억!”
측면에서 자신을 들이받는 강렬한 돌진에 잭 해리슨은 짧막한 외침과 함께 공에서 밀려났다.
짧지 않은 거리를 순식간에 주파한 번리의 수비형 미드필더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상대 선수를 밀어내고 탈취한 공을 바로 앞에서 그 광경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던 압두 디알로에게 밀어주었다.
“하아··· 하아···.”
“음, 역시 훌륭했어!”
땀을 비오는듯이 흘리면서도 지치지도 않는지 달려와서 상대팀의 공격권을 가볍게 지워버린 젊은 동료에게 느긋하게 칭찬을 건내면서 압두 디알로는 바로 최전방을 향해서 패스를 날렸다.
그렇게 빨리 잭 해리슨이 공을 다시 빼앗길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리즈의 공격진은 일제히 역동작에 걸렸다.
그리고 리즈의 페널티 박스 바로 바깥에서 공을 받아낸 것은 번리의 오른쪽 측면에서 계속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아쉽게도 골까지 이어가지 못하던 카림 아데예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