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133)
133화: PSG를 상대하려면
파리 생-제르망 (Paris Saint-Germain).
정확한 이름은 파리 생-제르망 풋볼 클럽이고, 애칭은 PSG이다.
1970년에 이웃한 두 개의 축구 클럽인 파리 풋볼 클럽과 스타드 생-제르망이 무려 2만명의 팬들의 후원을 기반으로 합쳐지면서 창단된 PSG는 1986년에 1부 리그를 처음으로 우승한 다음 1990년대에 첫번째 전성기를 맞았다.
두번째 1부 리그 우승과 7개의 국내 대회 우승, 그리고 UEFA 컵 우승팀의 컵까지 차지.
그리고 2000년대에 쇠퇴기를 겪다가, 2011년에 카타르 스포츠 인베스트먼트가 구단을 인수하면서 순식간에 초대형 갑부의 반열에 진출했다.
단순히 프랑스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구단으로 도약한 PSG는 UEFA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는 목표 하에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영입하기 시작했다.
그 계획의 일환으로 즐라탄 이브라모비치, 티아고 실바, 데이비드 베컴, 다비드 루이즈, 에딘슨 카바니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카를로 안첼로티를 비롯한 유럽 무대를 호령한 명장들이 팀을 거쳐갔다.
그러나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2017년 여름 이적시장에 바르셀로나에서 리오넬 메시 및 루이스 수아레즈와 함께 MSN 트리오의 일각을 형성했던 브라질 국가대표팀의 스타 네이마르를 무려 2.2억 유로의 바이아웃을 지급하고 파리로 데려온 것이었다.
그리고 같은 여름 이적시장에 AS 모나코에서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미래이자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발롱도르 경쟁을 이어받을 차세대 주자로 평가받던 킬리안 음바페를 영입했다.
그리고 2021년 여름 이적시장에는 인터 밀란에서 아슈라프 하키미를, AC 밀란에서 지안루이기 돈나룸마를, 레알 마드리드에서 주장 세르히오 라모스를, 리버풀에서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추가로 영입했다.
마지막으로 PSG는 화룡정점을 찍는 심정으로 바르셀로나의 재정 악화로 유소년 시절부터 뛰어온 정든 팀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리오넬 메시까지 영입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세계적인 스쿼드를 완성했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스타 선수들이 같은 팀에서 부대끼는 가운데, 프랑스 무대에서 최강자로 군림하는 것에 비해서 유럽 무대에서 성적은 부진했다.
끊임없이 감독을 경질하고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마침내 이번 시즌에 새로 부임한 크리스토프 갈티에 감독이 어느 정도 팀을 안정시키는 분위기였다.
PSG의 크리스토프 갈티에 감독이 주로 활용하는 포메이션은 표면상으로는 4-3-3 포메이션이다.
리오넬 메시가 중앙 공격수로 출전하지만 폴스나인의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그가 물러나오면 좌우 측면에 배치된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파고들어서 공격수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
공격수들이 공격적인 성향이 매우 강하고, 상대적으로 수비 가담이나 전방 압박이 약한 만큼 미드필드는 단단하게 지킬 수 있는 전투적인 유형의 선수들을 중용한다.
그리고 좌우 측면 공격수들이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부족한 넓이는 좌우 측면 수비수들이 최전방까지 치고 올라가면서 채워주는 방식이다.
공격 상황에서는 대략 2-3-1-4 포메이션으로 최대 4명에서 5명까지 공격에 가담하고, 단단하게 중앙을 지키는 동시에 중앙 수비수를 2명이나 유지할 수 있는 안정적인 포메이션.
만약에 상대팀이 깊게 내려앉아서 수비에 전념한다면, 순차적으로 미드필드들을 한명씩 더 올려보내면서 공격에 가담하는 숫자를 늘릴 수 있다.
실제로 프랑스 리그앙의 대부분 경기에서는 수비적으로 임하는 팀들을 상대로 이 전술을 활용했고, 상대팀이 아무리 페널티 박스에 10명의 선수들을 배치해도 어떻게든 틈을 만들어내는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그리고 킬리안 음바페 트리오 덕분에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그래서 형민과 번리의 코치진은 그딴 짓은 안 하기로 결정했다.
“…이 전술에서 핵심은 공격 상황에서 1의 역할을 수행하는 리오넬 메시에요.”
경기 전날 오후.
반필드 트레이닝 센터의 전술 회의실에 모인 선수들은 대형 스크린 옆에 서서 전술을 설명을 진행하고 있는 형민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숨소리조차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초집중하고 있는 상황.
감독 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내일 경기에 대한 부담이 무겁게 다가오고 있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선수들은 그들을 지휘하는 젊은 명장이 뭔가라도 만들어낼 거라는 기대감으로 형민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
선수들의 시선에 담긴 기대에 형민은 애써 자신의 불안감과 걱정을 누르고 설명을 이어갔다.
“뭐, 리오넬 메시가 누군지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요?”
선수들 사이에서 나직한 웃음이 흘렸다.
21세기 최고의 선수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꽤 논란이 있다.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누구인지로 질문을 넓히면 훨씬 더 논란이 많다.
그러나 그 어떠한 대화에서도 후보 중에 리오넬 메시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그의 위대함을 알 수 있다.
형민은 미소를 지으면서 노트북을 조작해서 대형 스크린 위에 자료를 띄웠다.
“하지만 리오넬 메시는 중요하니까, 우리와의 경기를 하는 관점에서 최근의 현황을 얘기할께요.”
화면에 나타난 것은 2022/23 시즌 전반기 동안 리오넬 메시가 기록한 각종 지표들이었다.
활동량과 이동거리부터 시작해서 각 방향별로 패스의 빈도, 패스의 길이, 각각의 방향과 길이의 조합 별로 패스 성공률, 드리블 등 온갖 지표들이 크게 공격, 수비, 활동량, 지배력이라는 4개의 영역으로 나눠서 그려졌다.
“음···.”
자료를 바라본 선수들 사이에 침음이 흘렀다.
공격 관련 지표는 최상위권이고, 수비 관련 지표가 최하위권인건 놀랍지 않다.
하지만 활동량 관련 지표들이 이 정도로 하락해 있을 줄은 몰랐다는 표정이었다.
“보면 잘 느껴지겠지만, 활동량이 엄청나게 줄어들었어요. 뭐, 나이가 나이인 만큼 어쩔 수 없겠지만, 우리한테 중요한건 최고 속력과 가속력, 그리고 스프린트 횟수가 다 바닥권이라는거에요.”
나이가 많아지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신체적인 능력이 저하되면서 속도도 느려지고 경기 중에 스프린트를 뛰는 횟수도 줄어들었다.
사실 축구는 90분 내내 쉬지 않고 뛰는 마라톤 같은 운동이 아니다.
오히려 20미터에서 60미터 정도의 짧은 거리를 90분 동안 수없이 반복해서 질주하는 단거리 스프린트 경기에 가깝다.
따라서 뛰는 거리가 줄어든 것 만으로 선수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이 지표들이 보여주는 것은 리오넬 메시를 한 시대를 풍미한 괴물로 만들어준 움직임과 드리블 능력이 사실상 제거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갑자기 생각이 많아진 니콜라스 세이왈드나 토마소 포베가, 그리고 니코 곤잘레스와 같은 수비력이 뛰어난 미드필더들의 표정에 형민은 엷게 미소를 지었다.
“리오넬 메시는 패스 능력 하나만 놓고 봐도 세계 최상위권이에요. 길고 짧은 패스의 정확도도 훌륭하지만 경기장을 관통하는 그 엄청난 시야와 본 것을 패스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지요. 이건 아직도 살아 있어요.”
형민이 노트북을 조작하자 이번 시즌에 리오넬 메시가 보내준 패스의 하이라이트 영상이 스크린 위에 띄워졌다.
서너 명의 수비수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틈을 찾아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찔러주는 짧은 패스부터 경기장의 한 측면에서 반대쪽 측면으로 바로 보내주는 롱패스까지.
최전방에서 활동하는 포지션의 특성상 수비 진영에서 공격 진영까지 경기장을 한번에 가로지르는 패스는 별로 없었지만, 종종 등장한 그 패스의 정확도에 선수들이 나직하게 휘파람을 불었다.
“하지만 리오넬 메시가 가장 무서웠던건 언제든지 패스와 드리블 돌파 중에 하나를 본인이 선택할 수 있고, 둘 다 성공시킬 수 있었다는 겁니다. 근데 이제는 드리블 돌파를 자주 할 수가 없고, 해도 따라잡힐 수가 있어요.”
다음에는 이번 시즌에 리오넬 메시가 경기 중에 드리블을 하는 영상의 하이라이트가 떠올랐다.
왠만한 선수가 전력질주하는 것보다 더 빨리 드리블을 하는데 방향 전환과 속도 조절까지 모두 자유로워서, 돌파당한 상대팀 선수들이 줄지어서 그 뒤를 쫓고 있는데도 페널티 박스 안까지 들어닥쳐서 슈팅으로 마무리하던 리오넬 메시의 전성기 영상을 보고 자란 선수들에게는 충격이었다.
여전히 방향 전환과 속도 조절은 뛰어난데 최고 속도가 너무 낮다.
좁은 공간에서는 어떻게든 뚫고 나가지만, 조금만 거리를 많이 전진해야 한다 싶으면 따돌렸던 상대 수비수가 다시 따라붙어서 경합을 벌인다.
결국 드리블은 견제를 피해서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에만 사용하고, 전방으로 침투하는 킬리안 음바페나 네이마르에게 패스를 연결하거나 좌우 측면으로 벌려주고 있는 측면 수비수 – 주로 오른쪽의 아슈라프 하키미나 왼쪽의 후안 베르나트 – 에게 공을 넘겨준다.
이렇게 되면···.
“…애매하네.”
주장 제임스 타코우스키가 선수들의 생각을 대표하듯 중얼거렸다.
결국 이렇게 되면 바르셀로나 시절에 프리메라 리가와 유럽 무대를 혼자서 씹어먹던 리오넬 메시가 아니라 굉장히 공격력이 좋은 공격형 미드필더 내지는 폴스나인 정도로 격하된다.
물론 이 정도만 되도 엄청나게 위협적인 존재인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막아낼 수 없냐고 하면 그렇지도 않다.
“맞아요. 애매해요. 하지만 리오넬 메시가 가진 위압감과 공격력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PSG의 갈티에 감독은 그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팀을 구성했어요.”
형민의 설명과 함께 PSG의 중앙 미드필드에 대한 예상 라인업이 스크린 위에 떠올랐다.
올해 가장 많이 출전한 조합은 마르코 베라티와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이 중앙에 서고 그 밑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레안드로 파레데스가 역삼각형으로 선 형태.
그 밑에는 미드필드에 출전할 수 있는 다른 선수들의 명단이 떠올랐다.
다닐루 페레이라, 안데르 에레라, 율리안 드락슬러, 이드리사 게예, 그리고 비티냐까지.
하지만 율리안 드락슬러와 비티냐는 공격적인 성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와, 그리고 킬리안 음바페까지 공격진을 형성하면 팀의 균형이 깨진다.
결국 PSG의 미드필드는 어떻게 조합을 하던지 공격력을 일정 부분 포기하더라도 최소한의 수비력을 갖춘 선수들로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예 다닐루 페레이라, 이드리사 게예, 그리고 조르지니오 바이날둠까지 완전 수비적인 선수들로 구성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이렇게 되면 반대로 미드필드에서 공격을 전개하는게 너무 답답해지니까 자주 나오는 경우는 아니에요.”
“음···.”
감독의 상세한 분석에 번리 선수단은 PSG라는 거대 클럽과 보유한 선수들의 이름값이 주는 엄청난 압박이 조금씩 한번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네. 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대하기 불가능한 상대도 아니에요. 우리는 맨체스터 시티도, 리버풀도 격파해봤으니까요.”
선수들의 분위기가 바뀌는 것을 감지한 형민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들 마음에 담겨 있던 생각을 끄집어냈다.
지난 몇 시즌 동안 프리미어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 리그를 호령한 양대 강팀.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에 그들에게 한번 이상의 일격을 먹여보았던 선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 내일 경기는 이렇게 접근할 계획입니다.”
코치진과 함께 밤을 새면서 짜낸 전술안을 스크린 위에 띄운 형민이 자신 만을 바라보고 있는 선수들을 둘러보았다.
“이 계획대로 하면 반드시 이긴다고 말을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이 계획대로 하면 이길 가능성이 질 가능성보다 높다고 자신합니다.”
평소에 최선의 경기를 펼칠 것만을 요구하던 감독의 호언장담에 선수들은 눈을 빛내면서 스크린 안에 펼쳐진 전술안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