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158)
158화: 그리고 2023년 5월
[…서 다음 시즌의 유럽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는 팀들도 결정이 되었습니다.]늦은 밤.
번리의 홈구장 터프 무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오랜 세월 동안 번리 주민들의 쉼터가 되어 주었던 ‘더 라이플 볼런티어 인’에는 경기날보다는 훨씬 더 적지만 그래도 마지막 한잔을 하기 위해서 남아 있는 주민들이 듬성듬성 앉아서 맥주 한 잔을 기울이면서 티비에서 흘러나오는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래도 살짝 조마조마 했는데 결승전이 되기 전에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은 확보했네.”
헨리 스마이스의 말에 그의 오랜 친구 밋치 타일러가 거칠게 맥주잔을 내려놓았다.
“뭐야, 감독님을 못 믿었다는거야?!”
갑자기 모여있던 주민들의 날카로운 눈빛이 자신에게 향하는 것을 느낀 헨리 스마이스는 갑자기 느껴지는 위기감에 등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어쩌지? 잘못 말했다고 해명할까?
아니야, 남자는 위기에서 정면돌파다!
헨리 스마이스는 위기감 속에서 거칠게 친구를 받아쳤다.
“그게 아니라! 감독님이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하느라 마지막 몇 경기에서 전력을 못 쏟아부었다는게 걱정되었다는거지! 그게 다 선수 넘들이 골골대서 그런거라고! 그렇지 않니, 헨리?”
그 골골대는 선수들과 친한 친구인 헨리 타일러는 아버지의 친구이자 자신의 대부의 말에 아무 말도 없이 맥주잔을 비웠다.
번리 공식 서포터즈 회장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갑자기 감독을 불신한 역적으로 몰릴 뻔 했다.
취기가 오른 친구의 말실수로 재선에서 멀어질뻔 했던 헨리 스마이스는 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자신에게서 멀어져서 티비로 향하는 것을 확인하고는 등에 맺힌 식은땀 속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어쨌든 헝가리에 가는건 마가렛이 허락해줬어?”
“당연하지! 그런 큰 경기에 표를 구했는데 지가 허락이 안 해주면 어떻게 하겠어?!”
주제를 다른 것으로 돌리려는 친구의 질문에 밋치 타일러가 호기롭게 외쳤다.
하지만 어머니에게 무릎 꿇고 싹싹 빌면서 허락만 해주면 앞으로 1년간 집안일을 다 하겠다고 있는 약속 없는 약속 다 주워삼긴 아버지가 허세를 부리는 것을 외면한 헨리 타일러는 한숨을 푹 내쉬면서 맥주잔을 비운 다음에 바텐더에게 한 잔을 더 달라고 손짓했다.
“뭐, 맨날 오는 기회는 아니니까. 자, 그럼 다시 정리를 해보자고. 일단은 기차를 타고 런던으로 가서, 거기서 유레일을 타고···.”
“아니라고! 그냥 차라리 저가 항공사를 타고···.”
두 중년 남자가 헝가리의 부다페스트까지 가기 위한 가장 빠르고 쾌적한 노선에 대해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번리 공식 서포터즈의 부회장 겸 총무 겸 서기 겸 회계 겸 기수 헨리 타일러는 뉴스가 흘러나오는 티비를 향해서 시선을 옮겼다.
[…언스 리그와 유로파 리그 모두 결승만 남았는데요, 양쪽 결승전 모두 프리미어 리그 팀들이 진출해 있습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리버풀이 바이에른 뮌헨이랑 이스탄불에서 일전을 가지게 되고, 유로파 리그에서는 번리가 토트넘을 상대로 부다페스트에서 결승전을 치룹니다.] […리버풀은 이스탄불에서 좋은 기억들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데요. 이번에도 또 다시 이스탄불의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어쨌든, 양대 유럽 트로피가 잉글랜드로 올 확률이 75%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로파 리그는 누가 우승하든지 프리미어 리그 팀이 우승을 차지하니까요!]***
화요일 오전.
목요일에 열릴 유로파 리그 결승전에 대한 준비로 감독과 수석코치가 빠진 가운데, 번리의 이사진과 풋볼 디렉터는 가벼워진 인원으로 진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럼, 다음 시즌에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이 확정됐으니까 이적 예산을 바로 편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 시점에서 이적예산을 더 증액할 수도 있지만, 당장 활용 가능한 예산을 아는게 도움이 되실테니까요.”
“물론입니다.”
여전히 번리의 대표이사직과 재무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는 헬레나의 말에 번리의 풋볼 디렉터 조너선 랜드리스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했다.
“일단 주급 예산은 이번 시즌에서 소폭 상승한 110만 파운드. 이적 예산은 이적에 말씀드렸던 2,400만 파운드에 4,400만 파운드를 추가해서 6,800만 파운드로 일단 설정해드릴께요. 그리고 선수 매각이 진행될 경우, 여전히 80%는 다시 선수 영입에 재투자가 가능합니다.”
회의실 테이블에 앉아 있던 존 바나스키위츠가 낮게 휘파람을 불었다.
“이건 뭐··· 순지출을 기준으로 번리 역사상 가장 큰 이적 예산인 것 같은데요?”
친구의 말에 옆에 앉아 있던 번리의 전전구단주 마이크 갈릭이 발끈했다.
“아닌데? 2016/17 시즌에 4,000만 파운드는 썼잖아!”
“4,000만 파운드가 6,800만 파운드보다 작잖아! 그리고 그때 영입한 친구들은 거의 다 망했다고! 로비 브래디, 제프 헨드릭, 스티븐 데푸르까지! 스티븐 데푸르는 2시즌 다음에 공짜로 떠나버렸잖아!”
“대신 닉 포프를 130만 파운드로 건졌잖아! 그러면 됐지!”
갑자기 고대 역사를 읊기 시작하는 두 노년의 남자를 바라보던 헬레나이 가볍게 목청을 가다듬었다.
“음··· 마이크, 존. 그건 나중에 논의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아··· 어, 네. 그건 그렇지요.”
아직 끝나지 않았어! 라는 눈빛을 교환한 두 오랜 친구가 서로를 노려보는 가운데, 헬레나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면서 조너선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면 영입 대상은 이제 확정이 된건가요?”
“음··· 사실 그게 좀 애매해요.”
평소와는 다르게 흐린 조너선의 말에 풍성한 대화가 담긴 눈빛을 서로 교환하던 마이크 갈릭과 존 바나스키위츠의 시선이 번리의 풋볼 디렉터에게 향했다.
“일단 아담 흘로첵이랑 토마소는 영입이 확정된걸 보고 드렸고요. 그래서 이적 예산에서 1,850만 파운드는 제외해야 합니다. 니코는 바르셀로나와 계속 얘기를 하고 있는데··· 솔직히 별로 영양가가 없어요. 뭐, 거기까지는 괜찮습니다.”
조너선이 노트북을 조작해서 대형 스크린 위에 준비된 자료를 띄웠다.
“문제는 이렇게 부족한 포지션들을 보강하는건 거의 진행이 됐는데, 여름에 누가 이탈할지 완벽하게 모른다는거지요.”
번리는 이번에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젊은 선수단을 이끌고 화려한 성적을 냈다.
프리미어 리그 4위와 카라바오컵 우승은 확정이며, 유로파 리그 결승전까지 진출해서 우승을 다투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것 자체는 선수를 영입하려는 팀에게 중요하지 않다.
지난 한 시즌 동안 선수의 활약상을 면밀히 지켜봤고, 세계 최고의 리그와 유럽 같은 큰 무대에서 뛰는 것을 봤으니 어느 정도 선수 검증은 마무리됐다고 보면 된다.
이제 그들에게 남은건 누구를 얼마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올지에 대한 결정 뿐.
“영입 제안이 온게 있나요?”
“저번에 말씀드린 한건을 제외하면 확실하게 의사표현을 한 곳은 없습니다만··· 문의는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저한테 이 정도로 문의가 온다면 에이전트들은 거의 쉴새없이 연락을 받고 있을겁니다.”
“누구누구한테 연락이 가고 있을까요?”
헬레나의 질문에 대답하던 조너선은 존 바나스키위츠의 질문에 한숨을 푹 쉬었다.
“뭐 거의 다 라고 보시면 됩니다만, 저희 스쿼드에서 소위 베테랑급이라고 할 만한 선수들은 거의 다 문의를 한번 이상 받았어요.”
“베테랑급 이상이라면···?”
“뭐, 제임스 타코우스키, 닉 포프, 압두 디알로, 찰리 테일러··· 심지어 정태진도 혹시 은퇴를 번복할 생각이 없냐고 문의가 오더라고요.”
“푸흡.”
지난 3월에 태진의 가족이 영국을 방문했을 때에 은퇴를 번복했다고 아내에게 대차게 까이던 태진의 모습을 기억하는 헬레나가 짤막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시작한 풋볼 디렉터가 옆에서 웃음을 터뜨린 구단 대표이사를 못 마땅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이게 웃을 일이 아니라고요. 김이랑 카롤리나에 대한 문의도 열건 이상 왔어요.”
“아···!”
***
“음냐··· 음냐··· 토트넘··· 토트넘···.”
이사진 회의가 벌어지는 같은 시각.
감독의 집무실 소파에 그 큰 덩치를 드러눕힌 정태진이 흥얼거렸다.
번리 퍼스트팀의 코치진 분위기는 좋게 말하면 자유분방하고, 나쁘게 말하면 무법지대에 가깝다.
당장 감독도 젊은데 수석코치도 친한 친구, 플레잉 코치도 친한 친구이다.
피트니스 코치는 감독보다 연상이니까 업계의 선배로 감독이 깍듯이 대하고, 팀닥터는 아서 브림로우와 막역한 사이인 노년.
감독의 권위가 강하게 세워지는 분위기가 아니다.
물론 자신의 권위를 앞세워서 군대적인 상명하복을 강요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감독들도 있지만 형민은 그런걸 할 생각도 의지도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행동이 허용되는건 아니다.
“야! 조용히 좀 해! 귀에 거슬린다! 노래도 못 부르는 주제에!”
반대편 소파에 널부러져서 대형 스크린에 펼쳐지는 토트넘 경기를 지켜보던 형민이 짜증을 냈다.
“내가아?! 내가 그래도 너보다는 잘 부른다! 너 고등학교에서 축구팀 신고식 때에 뭐 불렀어? 남행열차 불렀잖아!”
“남행열차가 뭐가 어때서?!”
“우리가 몇살인데 그걸 부르냐?!”
사실 정태진이 뭘 불렀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최신 유행가를 처참히 난도질 한 다음에 형민보다 더 큰 야유를 받았다는 것까지는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시절에 벌어졌던 시시콜콜한 사건까지 꺼내면서 서로를 까대기 시작한 감독과 플레잉 코치를 보면서 번리의 수석코치는 토트넘 경기의 중요한 순간들을 기록하던 태블릿을 내려다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뭐, 저렇게라도 긴장감을 풀면 괜찮은거 아닐까?”
그녀의 옆에 앉아 있던 피트니스 코치 파울루 모라오의 말에 카롤리나가 코웃음을 쳤다.
“파울루, 저게 긴장감을 푸는걸로 보여요?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까 그냥 서로 까대는걸 즐기는거에요.”
“뭐, 그것도 있고. 어쨌든 둘 다 즐거워하면 됐지 뭐. 그래도 이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잖아?”
“그건 그래요.”
파울루 모라오의 지적에 카롤리나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했다.
이전 같았으면 얼굴에 하얗게 질린 형민이 전날의 식사 메뉴를 위액과 함께 재확인하고 있었겠지만, 이제는 살짝 히스테리를 부리는 정도로 끝나고 있으니 많이 발전한거다.
그래고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에 정태진의 노래솜씨는··· 노래라고 간주되기 전까지 많은 것들이 보강되어야 하기는 하다.
예를 들자면, 박자라던가 아니면 음의 높낮이라던가.
“후우···.”
카롤리나는 길게 한숨을 내쉬면서 다시 태블릿을 내려다보았다.
이제 결승전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수요일 오후에 부다페스트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오늘이 제대로 분석을 하고 전술을 세울 수 있는 마지막 시간.
선수들을 닥달하면서 훈련을 시킬 수도 있겠지만, 형민은 오히려 선수들에게 오늘 하루 특별 휴가를 부여했다.
“프리미어 리그 4위면 프리미어 리그 시대 이후 번리의 최고 성적이에요. 다들 수고했어요. 앞으로 2경기가 남았지만, 다음 경기가 큰 경기인거 잘 아시지요? 내일이랑 모레는 푹 쉬고, 수요일 점심 때까지 가방 챙겨서 반필드로 집결하시면 됩니다.”
지난 일요일 오전에 진행된 회복 훈련 후 형민이 선수단에게 선언하자 선수들이 눈에 띄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원래 월요일에 주어지는 휴일도 반납할 각오를 하고 있었던 선수들은 하루 더 주어지는 휴일에 서로 눈빛을 교환하다가 주장 제임스 타코우스키의 등을 쿡쿡 찌르기 시작했다.
“저, 감독님. 결승전이 얼마 안 남았는데, 추가 훈련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총대를 맨 주장의 질문에 형민이 고개를 저었다.
“여기서 추가 훈련을 뭐하러 하나요. 이번 시즌 내내 경기를 치른게 어떤 훈련보다 효과가 좋았을겁니다. 차라리 여기서는 푹 쉬고, 멀쩡한 상태로 수요일에 봐요.”
“아, 네···.”
여전히 당혹한 얼굴을 하는 주장과 선수단을 보다가 형민이 문득 생각난 듯이 말했다.
“아, 그리고 화요일부터는 음주하면 안 됩니다! 그러니까 술 먹고 싶으면 월요일 밤까지만 드세요!”
“어···? 네···.”
떨떠름하게 선수단이 대답하는 가운데, 제임스 타코우스키는 슬쩍 선수단을 돌아보면서 감독에게 보이지 않게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의 옆에서 니콜라스 세이왈드도 선수단을 돌아보면서 비슷한 표정을 짓는게 주장의 눈에 들어왔다.
‘감독님이 뭐라고 하시던간에, 이번주에 술 마시는 X끼들은 다 죽여버린다!’
‘미쳤어? 이런 중요한 시기에 술이나 퍼마시고 있게?!’
강렬한 눈빛으로 주장과 부주장에게 어처구니 없다는 것을 표현한 선수단이 해산하는 가운데, 형민은 코치진을 돌아보았다.
“그럼, 우리도 내일까지는 쉬고 화요일 오전에 반필드에 모이기로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