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166)
166화: 여름 이적시장, 끝!
프리미어 리그 우승과 유럽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더블을 기록한 리버풀은 아직 우승 퍼레이드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유로파 리그와 카라바오컵을 우승하면서 스몰 더블을 기록한 번리는 시즌이 끝나고 2주 만에 골키퍼 한 자리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에 걸친 선수 이적과 영입 작업을 마무리해버렸다.
그 사이에 새로운 홈구장을 짓기 위해서 기존 구장을 폭파해버린건 덤.
[…어, 이게 정말 비즈니스를 잘 했다고 봐야 하는건지 아니면 너무 서둘렀다고 생각해야 하는건지 판단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만···.] […번리의 김 감독 입장에서는 프리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스쿼드가 실질적으로 확정이 된게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여름 휴식기에 돌입했지만, 이적시장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뉴스와 루머를 다루기 때문에 티비의 각종 축구 분석 프로그램들은 오히려 더 활기를 띈다.
그리고 보통은 상당히 한적한 이적시장의 첫 2주를 뉴스로 가득 채워주고 있는 번리는 축구와 스포츠 프로그램들을 담당하는 프로듀서들과 진행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전면에 등장하고 있었다.
[…어쨌든, 번리의 풋볼 디렉터 조너선 랜드리스는 이번에도 제대로 수완을 발휘하면서 화끈한 수입을 올리기는 했습니다.]특별히 초빙된 회계 전문가가 분석한 자료가 띄워진 대형 스크린 앞에서 설명을 이어갔다.
총 이적수입은 약 2억 파운드.
현재까지 발표된 지출은 5,475만 파운드.
물론 이적한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서 지출한 금액은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대략 1.5억 파운드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되고 있었다.
거기에 유로파 리그 우승상금과 프리미어 리그 4위를 차지한 것에 따른 특별보상금까지 감안하면···.
[…2022/23 시즌의 정식 보고서가 나와야 알 수 있겠지만, 지난 시즌의 진정한 승자는 번리 풋볼 클럽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2021/22 시즌에 나온 수치들을 가져와서 계산해본건데요. 일단 중계권 수입이 거의 1억 파운드. 유로파 리그에서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중계권과 승리 수당으로 대략 2,000만 파운드. 프리미어 리그 4위를 차지하면서 3,000만 파운드의 수입이 예상됩니다.]숫자들을 분석하던 평론가가 휘파람을 불었다.
[…거기에 이번 시즌에 번리의 스폰서십과 상품 수입도 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번리의 헬레나 카트라이트 대표가 수완을 발휘했던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거기서 대략 5,000만 파운드의 수입을 올렸다고 생각하면···.] […이적시장에서 벌어들인 1.5억 파운드를 제외해도 2억 파운드네요. 이 정도면 빅6를 제외한 구단들 사이에서는 단연 1위입니다.]아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까지는 도전을 하기 어려웠지만 첼시와 토트넘, 그리고 아스널과의 격차는 거의 따라잡는데에 성공했다.
이제 4억 파운드 대의 연수입을 기록하고 있는 런던의 3개 구단들의 턱밑까지 쫓아간 상황.
물론 매 시즌마다 이적시장에서 카림 아데예미 급의 대박이 터지기는 쉽지 않겠지만, 2시즌 전에만 해도 구단주가 파산하면서 헐값에 소유권이 넘어갔던 클럽에게는 천지개벽 같은 일이었다.
번리 팬들은 감독의 찬양가를 부르면서 새로 세워지는 경기장 앞에 감독의 동상을 세우겠다고 장담하고 있었지만, 왠만하면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유럽 축구계의 재정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헬레나 카트라이트의 동상을 세우는게 맞지 않느냐는 반문이 나올 정도로 일대 혁명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거기에 이번 시즌에 착공한 뉴 터프 무어까지 완공되면 그동안 부진했던 티켓 판매 수입과 행사 수입도 2배 이상 증가할거라고 보여집니다.]번리가 1시즌 동안 벌어들이는 티켓 판매 수입과 행사 수입은 대략 1,500만 파운드 수준.
런던 한복판에 최첨단 경기장을 짓고 여기에서만 티켓 판매와 각종 행사에 임대하면서 1억 파운드에 가까운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토트넘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안정적으로 수입을 다각화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었다.
[…저는 이런걸 잘 모릅니다만, 소문으로 듣기로는 카트라이트 펀드가 월스트리트에서도 망한 기업을 다시 살리는 데에 전설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회계 전문가의 평가를 듣고 있던 진행자가 말했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안 와닿았는데··· 이렇게 보니까 정말 전설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군요.]맨체스터와 리즈라는 대도시 사이에 끼인 시골 마을의 축구팀이 런던이나 버밍엄 같은 대도시를 연고지로 두고 있는 수많은 쟁쟁한 구단들을 물리치고 빅6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성적과 재정, 그리고 심지어 스타일까지 팬들과 평론가를 가리지 않고 사로잡으면서.
분석을 마무리한 회계 전문가가 아쉬운 표정을 살짝 남기면서 퇴장한 가운데, 진행자는 스튜디오 안에 자리잡고 있는 패널들을 향해서 돌아앉았다.
[…이제 번리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포지션은 골키퍼인데, 조너선 랜드리스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뭐··· 어떤 선수를 영입하던지 우리의 예상을 아주 신선하게 깨줄거라는데에는 장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노년의 패널에 시큰둥한 발언에 스튜디오에 모인 모든 사람이 웃음을 터뜨렸다.
패널들이 농담을 주고 받는 가운데, 현재 유럽에서 조금이라도 이름을 알린 23세 이하의 모든 골키퍼와 염문이 뿌려지고 있던 조너선 랜드리스는 이번 이적시장의 마지막 딜을 확정짓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
[…아니야! 그런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어.] […그쪽에서 싫다고 했다고? 그럼 아쉽지만 안녕이라고 전해줘.] […어, 딜이 깨져도 괜찮아. 호구로 보이지 않는게 더 중요해.]스카우트와 통화를 끝낸 조너선은 휴대폰을 책상 위에 내팽게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정 그러면 예산을 조금 더 올려보는건 어때요?”
옆에서 오가는 통화 내용을 건내듣고 있던 헬레나의 말에 조너선이 고개를 힘차게 저었다.
“그럴거면 제가 이적 예산을 반납하겠다고 얘기를 하지도 않았을겁니다. 아니, 리버풀에서 번리로 오지도 않았을거에요!”
“하긴···.”
큰 돈과 유명한 감독이 있으니 왠만한 딜은 마음먹은대로 다 되서 재미가 없더라, 가 조너선 랜드리스가 리버풀에서 전력 분석 총괄이라는 자리를 내팽게치고 번리에 테크니컬 디렉터로 부임한 이유이기도 했다.
“뭐, 지원이 더 필요하다면 얘기해주세요.”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게 이번 여름 이적시장의 마지막 딜이니까, 아주 깔끔하게 마무리 짓고 싶네요.”
호기롭게 말하는 풋볼 디렉터에게 헬레나가 미소를 지으면서도 경고를 보내주었다.
“조너선, 그렇다고 전력 보강이 늦어지면 안 되요.”
“네, 그건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국 투어가 시작하기 전에 선수 영입을 끝낼 것. 그게 우리가 김과 합의한 내용이었지요.”
팀의 에이스와 베테랑급 선수들을 깡그리 이적시킬 상황에 직면한 감독은 얼굴을 한번 찡그리는 것을 끝으로 이적 계획을 다 승인해주었다.
다만 대표이사와 풋볼 디렉터에게 유일하게 요청한 것.
여름 프리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선수 보강을 마무리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한 자리인 주전급 골키퍼는 감독의 상세한 요구사항과 번리가 가지고 있는 이적시장에 대한 기조까지 결합되면 채우기 아주 복잡미묘한 자리였다.
30살 전후로 전성기에 도달하는 골키퍼라는 포지션을 감안해도 아직 젊지만 충분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동시에 더 성장할 잠재력까지 갖춰야 한다.
거기에 다음 시즌에 주전 골키퍼 자리를 두고 경쟁할 번리의 베일리 피콕-파렐보다 기량이 비슷하거나 더 우위에 있어야 하고.
언론에서는 온갖 선수들의 이름이 다 엮이고 있었지만, 정작 번리가 보유한 골키퍼 후보 명단은 짧고 간결했다.
리즈가 자랑하는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차기 주전 골키퍼 일리얀 멜리에나 샤흐타르 도네스크가 자랑하는 우크라이나 국가대표팀의 주전 골키퍼 아나톨리 트루빈 같은 젊은 선수들은 비싼 이적료 때문에 아예 명단에 올라오지도 않았다.
심지어 단순히 나이가 아직 24살 밖에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명단에 이름이 오른 PSG의 지안루이기 돈나룸마와의 루머를 보았을 때에는 허탈한 웃음 밖에 안 나왔다.
번리의 주급 예산이 총 110만 파운드인데, 혼자서 주급을 22만 파운드를 받는 선수를 어떻게 영입하냐고.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로 발돋움한 아틀레틱 빌바오의 우나이 시몬이나 바이에른 뮌헨에서 마뉴엘 노이에의 후임으로 키우고 있는 알렉산더 뉴벨,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다비드 데 헤아와 힘겨운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딘 헨더슨은 이적료이던 주급이던 둘 중 하나도 맞춰줄 수 없으니 탈락.
오히려 시큰둥했던 평론가의 말대로, 번리의 명단에는 의외의 이름들이 올라와 있었다.
벨기에 주필러 리그에 소속된 헹크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벨기에 국적에 21살의 젊은 골키퍼 마르텐 반데부르트.
기나긴 임대와 후보 생활 끝에 잉글랜드 챔피언쉽으로 강등당한 왓포드에서 주전으로 도약하면서 지난 시즌에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스웨덴 국가대표팀의 주전까지 올라선 24살의 골키퍼 폰투스 달버그.
리버풀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골키퍼 알리송 밑에서도 그 그늘에 눌리지 않고 세컨드 골키퍼로서 주어지는 기회마다 탁월한 기량을 선보이면서 급성장세를 보이는 24살의 아일랜드 국가대표팀 주전 골키퍼 퀴빈 켈레허.
하지만 각자마다 단점이 있었다.
불과 18살의 나이에 퍼스트팀에서 주전을 차지하는 등 어린 나이부터 승승장구했지만, 반대로 모든 골키퍼가 언젠가는 직면할 수 밖에 없는 큰 실수와 그에 따른 극심한 압박감을 경험하지 못한 마르텐 반데부르트.
탁월한 선방능력에 비해서 속도와 패스 같은 발 밑이 아쉬운 폰투스 달버그.
그리고 리그의 경쟁자에게 선수를 매각하고 싶지 않은 리버풀과, 알리송의 그늘 속에서 아직 충분히 많은 경기를 통한 경험을 쌓지 못한 퀴빈 켈레허.
형민과 카롤리나와 함께 수백장의 스카우트 보고서를 함께 보면서 좁히고 좁힌 명단이었지만, 감독이 원하는 조건을 충족하는 대상은 결국 한 명으로 귀결되었다.
한참이나 휴대폰을 노려보던 조너선은 마침내 휴대폰을 다시 집어들고 결코 이적시장에서 상대하고 싶지 않았던 까다로운 상대의 전화번호를 찾아서 검색하기 시작했다.
“…W··· X··· Y··· 여기 있군. Z.”
한참이나 내려간 알파벳의 끝자리에 그가 찾던 이름이 있었다.
자마냐, 가브리엘 (Zamagna, Gabriel).
세리에A 최고의 수완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아탈란타의 풋볼 디렉터였다.
“안녕하세요, 가브리엘.”
“호오? 조너선, 자네가 왠 일이지?”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활기가 넘치면서도 짖궂었다.
“제가 뭘 원하는지 뻔히 아시잖아요.”
“그렇지, 그렇지. 하지만 이런건 말이야, 서로 오가는 말도 좀 있고 그래야 하지 않겠나? 아니면 삶이 너무 각박하지 않은가?”
그냥 각박하게 살면 안 될까요? 그러는 김에 이적료도 좀 깎아주시고요?
아탈란타에서 팀의 주전도 아닌 유망주였지만, 아무리 고민해봐도 감독이 원하는 조건과 구단이 설정한 기준에 동시에 부합하는 선수는 이 친구 밖에 없다.
조너선 랜드리스는 눈을 질끈 감으면서 상대가 원하는 이름을 내뱉었다.
***
“마르코 카르네세치가 도대체 누구야?!”
다음날.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번리 풋볼 클럽과 이탈리아 세리에A의 아탈란타 칼치오가 공동 명의로 낸 짤막한 발표문에 모든 스포츠 언론이 발칵 뒤집혀졌다.
[아탈란타 칼치오 소속 골키퍼 마르코 카르네세치는 1,600만 파운드의 이적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번리에 합류합니다. 선수의 앞날에 행운을 기원합니다.]자료를 뒤진 기자들과 평론가들은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이탈리아 국적으로 올해 나이는 23살.
아탈란타 유소년 출신으로 2019/20 시즌부터 세리에B에서 임대 생활을 전전했고, 지난 시즌에는 아탈란타의 백업 골키퍼로 겨우 1경기 출전.
그래, 뭐 세리에B 크레모네세에서 2시즌 동안 55경기나 출전했으니까, 골키퍼 유망주 치고는 경기 경험은 꽤 쌓기는 했다.
이탈리아 21세 미만 국가대표팀에서도 23경기를 소화했으니까 잠재력도 있겠지.
그런데 도대체 왜?
이번 시즌에 번리가 영입한 수많은 선수 중에서 1,600만 파운드라는 최고의 이적료를 기록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이적시장 막판에 패닉 바이를 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6월 초 밖에 되지 않았다.
아직 본격적으로 1군에도 합류하지 못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아마드 디알로에 이어서 프리미어 리그 구단이 또다시 아탈란타한테 호구짓을 당했다고 성급하게 평가하는 언론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야 아직도 이적시장의 정책이나 팀의 방향성을 정하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고 하지만, 지난 2시즌 동안 번리가 이적시장에서 보여준 방향은 칼 같았다.
최악의 협상 상대라는 대표이사 헬레나 카트라이트에 선수 발굴의 달인으로 평가되는 풋볼 디렉터 조너선 랜드리스, 그리고 젊은 감독 중 최고의 명장인 것을 입증하고 있는 형민 김이 그런 바보 같은 딜을 승인했다고?
불터지는 전화와 문의에 번리의 언론담당관 셀리 파이퍼가 오늘도 사표 내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가운데, 모든 포지션에 걸친 선수 이적과 영입 작업을 마무리한 번리는 시즌이 끝나고 2주만에 여름 이적시장에서 개점 휴업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