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169)
169화: 부상 저주
대표이사와 풋볼 디렉터, 감독과 수석코치가 참여한 긴급 대책 회의.
[…다행히 아직 이적시장에 시간은 많아요. 물론 부상당한 선수를 보강한다는걸 아니까 상대 구단에서 강하게 나올 수도 있지만, 반대로 6개월 후에 아담이 복귀한다는걸 아니까 우리도 일방적으로 끌려다닐 상황은 아니지요.]조너선의 설명에 고심하던 형민이 반문했다.
“아예 영입을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잖아요.”
모니터 너머의 조너선이 대답하기도 전에 옆에 앉아 있던 카롤리나가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나는 반대야. 우리는 가뜩이나 선수층이 얇아. 지난 시즌 막판에는 경기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자말을 억지로 끌어올려서 누수를 막았지만, 아직 시즌이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프리미어 리그에 카라바오컵,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까지 치뤄야 해.”
“리저브팀에 있는 선수들은 어때요?”
헬레나의 질문에 번리의 핵심 경영진 중 축구쪽을 담당하고 있는 세 명이 모두 고개를 저었다.
“공격수는 아직···.”
카롤리나가 말을 흐리는 가운데, 조너선이 부연설명을 했다.
[…콜린 맥도날드가 제일 잠재력이 높아보이기는 하는데, 아직 겨우 17살이야. 이제 막 유소년팀에서 리저브팀으로 발돋움했는데 퍼스트팀으로 끌어올리면 망가질 수도 있어.]“그렇군요.”
납득한 헬레나가 입술을 깨무는 가운데, 형민이 질문했다.
“임대는요?”
[….]모니터 너머에서 조너선이 고개를 저었다.
이제 번리에서 뛸 만한 실력을 보유한 유망주를 가진 프리미어 리그 구단들은 번리에게 임대를 해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유럽쪽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데, 그래봤자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할 정도의 실력을 가진 유망주를 벤치에서 놀려두는 구단은 10개도 되지 않는다.
소식을 듣자마자 그동안 번리가 쌓아올린 스카우트 보고서와 현황을 확인한 조너선이 부정
고민하던 형민이 마음을 결정한듯 고개를 들었다.
“어쩔 수 없네요. 아담한테는 미안하지만 추가 영입을 진행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아담이 복귀한 다음에는···.”
“…다음에는?”
말을 잇지 않는 감독의 표정에 헬레나가 묻자, 옆에서 카롤리나가 어깨를 으쓱했다.
“정말 피 튀기는 주전 경쟁이 벌어지겠지.”
작은 규모의 선수단을 운영하는 단점도 많지만, 명확한 장점은 선수들에게 골고루 출전 기회가 돌아간다는거다.
하지만 이번 시즌 후반기부터는 번리의 측면 공격수들에게 그런 사치스러운 상황이 주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뭐, 너무 앞서가지는 말자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누군가 이적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알겠어요. 그럼, 대상은 정해져 있나요?”
헬레나의 질문에 조너선이 어깨를 으쓱했다.
[…언제나 명단은 준비되어 있지. 하지만 안 좋은 소식이 몇가지 있어.]“얘기해보세요.”
형민의 대답에 조너선이 눈썹을 찡그렸다.
“일단 1순위였던 유수프 데미르는 PSG로 이적이 발표됐어.”
오른쪽 측면 공격수 예비 목록에서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던 오스트리아의 라비드 비엔나 유소넌 출신의 20살짜리 공격수는 카림 아데예미를 놓친 PSG가 데려갔다.
“그리고 2순위였던 티아고 알마다는 웨스트햄의 제안을 승락했어. 워크퍼밋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우리가 하이재킹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아르헨티나의 명문 벨레즈의 유소년 출신으로 미국 MLS의 아틀란타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고 있던 22살의 전천후 공격형 미드필더이자 공격수는 프리미어 리그의 경쟁팀 중 하나인 웨스트햄으로 이적을 확정.
풋볼 디렉터에게서 소식을 전해들은 형민은 어깨를 으쓱했다.
“어쩔 수 없지요. 그럼 3순위는···.”
“그래. 앙헬로.”
앙헬로, 풀네임은 앙헬로 가브리엘 보르헤스 다마체노.
브라질의 명문 산토스의 유소년 출신으로 불과 18살의 나이에 혜성처럼 브라질 세리에A를 강타한 신성이었다.
2021 시즌에는 29경기에 출전해서 7골 2어시스트를 올리면서 예열을 마치더니, 2022 시즌에는 무려 42경기에 출전해서 12골 10어시스트를 올리면서 산토스의 우승을 이끌었다.
같은 산토스 출신으로 몇 시즌 전에 이미 이탈리아 유벤투스를 이적했던 카이오 호르헤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173센티로 단신이었지만 71키로의 단단한 체구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속도와 유연함, 지구력, 그리고 브라질 선수 특유의 화려한 기술까지.
거기까지 설명을 들은 헬레나의 표정은 의아함이었다.
“그런데 왜···?”
“다들 표정이 안 좋냐고요? 에이전트와 선수의 조건이 정말 만만치 않을게 눈에 보이거든요.”
형민이 조너선과 카롤리나를 대신해서 설명했다.
브라질 정부 관료들과 제대로 한판 승부를 벌인 기억이 떠오르는듯 헬레나가 눈살을 찌푸리면서 부르르 떨었다.
“어떤 느낌인지 정말 잘 알 것 같아요.”
[…뭐, 그래도 해외 구단들에 대해서는 바이아웃이 불과 1,800만 파운드 밖에 안 되니까, 일단 찔러는 봐야지.]모니터 건너편에서 조너선이 말하자, 헬레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제가 아는 브라질식 협상이라면, 그냥 다음 타겟을 미리 고민해두는게 좋을 것 같아요.”
***
다음날,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화상 회의를 다시 열은 네 사람 중 3명이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얼마를 불렀다고요?”
믿겨지지 않는다는듯 말을 더듬는 카롤리나에게 모니터 건너편의 조너선이 모든 황당함을 다 소진한 허탈한 표정으로 다시 숫자를 불러주었다.
[…주급을 15만 파운드를 달래.]“5만 파운드도 아니고 10만 파운드도 아니고 15만 파운드요?! 아니, 우리가 무슨 레알 마드리드라도 되는줄 알았데요?!”
카롤리나가 경악했다.
카림 아데예미와 베테랑들이 대거 이적하면서 번리의 최고 주급은 여름에 새로 계약을 갱신한 니콜라스 세이왈드로 8만 파운드를 받고 있었다.
프리미어 리그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성장한 그의 위상과 이번 시즌부터 주장직까지 수행하는 것에 추가해서 기존에 있던 바이아웃을 삭제하는 것까지 모두 감안해서 설정된 주급이었다.
그 다음이 번리 유소년 출신으로 팬들이 애지중지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드와이트 맥닐로 7만 파운드.
아직 유망주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크리스티앙 메디나나 직전 시즌까지 임대를 나가있었던 안셀모 가르시아 맥널티는 주급이 1만 파운드도 되지 않았다.
모니터 건너편에서 조너선이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협상할 생각도 없더라고. 본인들 입장에서는 언제든지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가 오퍼를 보낼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아직 그 정도로 실력이 입증된건 아니라고 생각되었지만, 에이전트가 굳건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뭐라고 더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그 다음 순위는요?”
헬레나의 질문에 조너선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다음부터는 좀 복잡해요.]옆에서 대화를 듣고 있던 형민이 얼굴을 손에 파묻고는 괴로운듯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으아해하는 표정으로 감독을 바라보는 대표이사에게 이미 괴로움을 표출할 시간을 혼자서 충분히 가졌던 풋볼 디렉터가 덤덤히 설명을 해주었다.
[…이 정도 상황이 되면 차라리 드와이티를 오른쪽으로 돌리고 왼쪽 공격수에서 1순위를 영입하던가, 아니면 세바스챤을 끌어올린 다음에 미드필드를 보강하는 것도 고민해야 하거든요.]기존 1순위였던 아담 흘로첵과 2순위였던 킨 루이스-포터는 영입을 해버렸다.
그 다음에 3순위부터 5순위까지 설정된 명단은 다 떨어져 나갔고.
같은 포지션의 6순위 영입 대상 정도 되면 아무리 조너선이 평소에 잘 준비를 해왔어도 확신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이게 게임도 아니고, 돈만 있다고 선수를 원하는대로 아무나 영입할 수도 없다.
그랬다면 뉴캐슬이나 PSG가 선수들을 다 사버렸을테니.
심지어 번리는 그런 식으로 돈을 쓰는 구단도 아니고.
심도 깊은 조사를 통해서 선별된 유망주를 최대의 수익을 남길 수 있는 최적의 가격으로 영입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조너선 입장에서 급하다고 아무나 영입하는건 실효성을 떠나서 철학과 자존심에 동시에 위배되는 문제였다.
[…일단 6순위는 포르투의 유소년 출신인 프란시스코 콘세이상인데···.]“…인데?”
[…아직 많이 부족해요.]기술은 훌륭하지만 아직 동료들을 활용하거나 팀워크가 많이 부족하고, 체격적으로도 프리미어 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고 조너선이 설명했다.
[…어떻게 하고 싶어?]헬레나에게 설명을 마무리한 조너선이 침울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던 형민에게 물었다.
“조금만··· 조금만 생각을 할 시간을 주세요.”
한참이나 망설이던 감독의 말에 회의에 참석했던 나머지 세 사람이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뭐, 아직 이적시장은 1달반이나 남았으니까. 일단 충분히 생각을 해봐. 아담도 아직 최종 진단이 나온건 아니니까, 그 경과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할테고.]그래봤자 회복 기간이 갑자기 1달이나 2달로 줄어들리는 없었지만, 애써 감독을 위로하는 풋볼 디렉터의 말에 형민이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고마워요, 조너선. 일단 하루 이틀 정도만 더 생각을 해보자고요.”
***
“으아아악!”
팀닥터 사이먼 모리스와 피트니스 코치 파울루 모라오가 훈련장으로 뛰어들어갔지만, 느낌이 불길하다.
자체적으로 가벼운 연습 경기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 뿐이었는데, 이번에는 태클을 가했던 선수가 다리를 움켜쥐고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골절이라고? 아하하···.”
형민은 허탈한 듯한 웃음을 내뱉었다.
상황이 상황이었지만 아무도 어처구니 없다는듯이 얼굴을 감싼채 잔디 위에 주저 앉는 감독을 탓할 수 없었다.
같은 포지션에 똑같이 새롭게 영입된 선수.
번리의 오른쪽 공격수 백업 킨 루이스-포터가 3개월짜리 골절상을 끊는 것으로 번리의 부상 저주가 시작되었다.
결론적으로 오른쪽 공격수 아담 흘로첵은 왼쪽 다리가 부러지면서 최소 3개월에서 최대 5개월 동안 부상으로 이탈.
역시 오른쪽 공격수인 킨 루이스-포터는 왼쪽 다리 골절로 최소 2개월에서 최대 3개월 동안 부상으로 이탈.
중앙 미드필더 세바스챤 셰만스키는 엉덩이 관절 부상으로 최소 2달에서 최대 3달 동안 부상으로 이탈.
중앙 공격수 벤야민 셰슈코는 무릎 부상으로 최소 4주에서 최대 6주 동안 부상으로 이탈.
최종적으로 확정된 부상자 명단을 받아든 형민은 말없이 얼굴을 감싸쥐었다.
주전급 선수 중에서는 3명, 그리고 오른쪽 공격수는 전멸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아담 흘로첵과 킨 루이스-포터는 골절상으로 운이 나빴다고 할 수 있지만, 세바스챤 셰만스키와 벤야민 셰슈코가 입은 근육 부상은 지난 시즌부터 누적된 피로가 어느 정도 작용하지 않았다고 말 할 수가 없다.
책임을 통감한다는 침통한 표정으로 피트니스 코치 파울루 모라오와 팀닥터 사이먼 모리스가 회의실 테이블 한쪽에 앉아 있는 가운데,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한 풋볼 디렉터 조너선 랜드리스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다들 힘든건 알지만, 지금은 빨리 대안을 간구해야 하는 시점이야.]조너선의 말에 한참이나 손에 얼굴을 파묻고 있던 형민이 지쳐보이는 표정으로 얼굴을 들었다.
“하아··· 그래요. 대안을 간구해야지요.”
[…어떻게 하고 싶어?]형민은 화면 너머의 조너선과 테이블 한쪽에 앉아 있는 헬레나를 번갈아가면서 바라보았다.
“이적 자금은 충분한가요?”
[…뭐, 킬리안 음바페를 영입해줄 수는 없어.]조너선의 농담에 코치들이 작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정도만 아니라면 왠만한 선수는 다 범위 안에 들어와 있어.]아직도 사용하지 않은 이적 예산이 무려 1.6억 파운드나 계정에 고이 잠자고 있다.
끝까지 사용되지 않은 예산은 여름 이적시장이 종료된 다음에 주 계정으로 반납되어서 경기장 건설이나 다른 곳에 사용되겠지만, 현재 시점에서 번리는 유럽 전역을 통틀어서도 20위 안에 들어가는 초대형 예산을 손에 쥐고 있었다.
“일단, 이적으로 인한 영입이 아니라 장기 부상으로 인한 영입이니까 기존의 영입 방침을 꺾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영입 대상도 무분별하게 진행하지 않고, 기존 영입 목록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알겠어. 그럼 어떻게 진행하고 싶어?]형민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된 이상,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생각했던 각 선수들의 포지션에 얽메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영향을 받는 선수들에게는 제가 설명하면 되니까, 공격진을 통틀어서 가장 높은 순위에 있는 선수 2명을 영입하면 좋을 것 같아요. 측면 공격수 한 명, 가능하면 중앙 공격수도 한 명 더.”
감독의 말에 생각에 잠겨 있던 조너선 랜드리스가 화면 건너편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다른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은?]“나머지는 괜찮을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수비수들을 꽤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수비진은 보강이 크게 필요하지 않고, 미드필드도 어느 정도 서로의 포지션이 소화 가능하다.
공격진에 대한 보강을 요청받은 풋볼 디렉터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시즌이 아니라 다음 시즌 정도에 영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던 선수들이었지만, 한 시즌 정도 일찍 영입되는게 꼭 나쁜건 아니다.
이적 예산도 풍부하고, 부상 때문이기는 하지만 출전 기회도 어느 정도 나눠가질 수 있을테니.
물론 2023/24 시즌이 끝나고 나서 2024/25 시즌이 되면 엄청나게 골치가 아파질 수도 있겠지만.
[…그럼 그렇게 진행하도록 할께.]“고마워요, 조너선.”
[…아니야. 별 말을. 진척사항에 대해서는 수시로 연락할께.]화면이 어둡게 변하자, 형민은 회의실에 둘어앉은 자신의 코치진들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우리가 운이 너무 좋았었어요.”
지난 2시즌을 치르는 동안 회복에 1개월 이상 걸리는 대형 부상을 당한 선수가 거의 전무했다.
지난 시즌 막판에도 잠깐 아찔했지만 카림 아데예미와 막스 코넷이 생각보다 빠르게 복귀해서 유로파 리그 결승전에 힘을 실어줄 수 있었고.
뭔가 자책하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자리에 일어나려는듯 상체를 앞으로 기울인 피트니스 코치 파울루 모라오가 입을 열었지만 형민이 한 손을 들어서 그를 제지하면서 부드럽게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이건 그동안 운이 좋았던 거에 대한 반등이라고 생각하시지요. 차라리 시즌 중이 아니라 프리 시즌 중에 이런 사건이 발생한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보강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 뭐··· 부상을 완벽하게 통제한다는건 불가능하니까.”
수석코치 카롤리나가 감독의 발언을 뒷받침하자, 뭔가 말을 하고 싶었던듯 입술을 움찔거리던 포르투갈 국적의 코치가 긴 한숨과 함께 의자에 다시 기댔다.
“자, 중요한건 지금부터 프리 시즌 준비를 잘 마무리하는거에요. 유로 슈퍼컵이 이제 한 달도 안 남았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