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17)
17화: 도약할 준비
A매치 기간이 끝나고 첫 소집일, 형민은 반필드 트레이닝 센터의 입구까지 나가서 그의 새로운 영입생 4명을 환영했다.
“안녕하세요. 모두 번리 풋볼 클럽에 오신걸 환영해요!”
“코치님! 아니, 감독님! 그러시니까 꼭 투어 가이드 같아요!”
곱슬머리가 붕 떠있는 180센티의 독일 국적의 젊은 공격수 카림 아데예미가 형민에게 다가와서 친근하게 말했다.
그런 동료의 농담에 179센티에 금발머리를 짧게 다듬은 오스트리아 국적의 동갑내기 미드필더 니콜라스 세이왈드가 킬킬 웃었다.
“흐흐흐. 원래 잘츠부르크에 계셨을 때에도 그러셨으니까. 어쨌든, 정식 감독이 되신거 축하드립니다!”
RB 잘츠부르크가 자랑하던 공격 유망주 카림 아데예미와 미드필드의 살림꾼 니콜라스 세이왈드가 형민에게 다가와서 악수와 포옹으로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 뒤에는 조금 더 쭈뼛쭈뼛한 두 선수가 형민에게 다가왔다.
“안녕하십니까! 아스톤 빌라의 제이콥 램지입니다!”
180센티의 체구에 곱슬거리는 머리를 짧게 깎은 잉글랜드 국적의 제이콥 램지가 우렁차게 먼저 인사했다.
“…어, 이제 우리 번리 소속인데? 저는 한니발 메이브리입니다. 번.리.의 신임 미드필더입니다.”
그러자 새로운 동료 옆에서 사자머리인지 레게머리인지 헷갈리는 풍성한 헤어스타일을 자랑하는, 프랑스 태생이지만 튀니지아 국적의 한니발 메이브리가 능글거리면서 형민에게 인사했다.
왜인지, 183센티의 한니발이 180센티의 제이콥 램지보다 더 작아보였는데, 아무래도 저 능글거리는 태도 때문인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형민은 미소를 지었다.
“제이콥과 한니발도 환영해요. 앞으로 같이 잘 지내봅시다.”
나머지 두 사람과도 악수를 나눈 형민이 4명을 이끌고 트레이닝 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카림이랑 니콜라스는 잘츠부르크 시절부터 같이 있었고, 제이콥도 두 사람과는 인사를 나눴지요?”
지나가면서 하나씩 시설을 설명하던 형민이 물었다.
“네, 길게 얘기할 시간은 없었습니다만.”
제이콥의 딱딱한 대답에 옆에서 카림이 피식 웃었다.
“감독님, 얘 겁나 딱딱해요!”
“야,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어떻게 해.”
카림 아데예미의 말을 니콜라스 세이왈드가 제지했다.
오고가는 대화를 지켜보던 한니발이 물었다.
“어, 이렇게 3명은 왜 서로 아는데요?”
“아, 우린 어차피 잘츠부르크에서 왔으니까, 구단에서 인근에 하숙집을 구해줬어. 그리고 제이콥은 버밍엄에서 매일 올라오기 힘들다고 해서 우리랑 같은 하숙집에 있기로 했고. 훈련장에서 겁나 가까워.”
행정구역상 도시도 아닌 읍으로 분류되는 번리조차도 아닌, 훈련장 바로 옆의 마을 패디햄에 하숙집을 잡은 카림 아데예미가 앞뒤 문맥은 쏙 빼고 자랑했다.
그러자 한니발이 대뜸 외쳤다.
“저도 하숙집에 들어갈께요!”들어갈게요
“어? 아니, 그럴 필요는···. 어차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니까 집에서 번리가 그렇게 멀지는 않을꺼잖아?”
당황한 형민이 그를 말렸지만, 한니발은 꿋꿋하게 주장했다.
“아니에요! 저도 같이 동료들과 지내면서 우애를 다지고 싶습니다!”
“어···꼭 그러고 싶다면?”
“꼭 그러고 싶습니다!”
***
[저 자식···감독님 마음에 들려고 수를 쓰는 것 같은데?]오전 훈련을 위해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으면서 카림 아데예미가 독일어로 낮게 중얼거렸다.
지난 몇년을 동갑내기 친구와 같이 보냈던 니콜라스 세이왈드가 익숙한 듯이 어깨를 으쓱하면서 말했다.
[그러면 어때, 너랑은 포지션 경쟁자도 아니잖아. 실력만 좋으면 됐지.] [야, 너는 걱정도 안 되냐? 너도 미드필드고 걔도 미드필드인데?] [우린 역할이 다르잖아. 그리고 알잖아. 감독님이 그런거에 휘둘리실 분이 아니라는걸.] [알지. 잘 알지. 그러니까 이렇게 번리에 온 거잖아.]중얼거리던 카림 아데예미가, 그래도 별로 마음에 안 든다는 듯 혀를 찼다.
[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자랑하는 유망주 중에 하나라니까, 기본적인 실력은 있겠지.]“다들 뭐하냐? 빨리빨리 갈아입고 나가! 예쁘게 꾸며봤자 여긴 니네들이 좋아하는 아가씨들 없어!”
탈의실의 문을 탕탕 치면서 수석코치인 아서가 외쳤다.
신입생들과 기존 선수들 모두 꼬장꼬장한 영국인 할아범의 지시에 서둘러서 마무리하고 훈련장으로 나섰다.
간만에 햇빛이 비치기 시작하는 9월 번리의 오전이었다.
가볍게 몸을 풀고 난 다음에, 번리 선수들은 그동안 익숙해진대로 3명씩 조를 짜서 숏패스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형민이 잘츠부르크 시절부터 도입했던 훈련인 만큼, 카림 아데예미나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새롭게 적응할 필요가 없었다.
“흠, 공간의 제약. 그리고 패스 앤 무브를 제약 조건 내에서 수행하는 건가?”
다양한 콘과 선이 놓여진 훈련장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하던 한니발 메이브리는, 자신의 천재성을 증명하듯 구조를 보는 것만으로 훈련의 목적을 파악했다.
그런 한니발 메이브리를 경계하는 듯, 조편성을 할 때에 카림 아데예미가 은근슬쩍 니콜라스 세이왈드를 끌고 그의 옆에 다가갔다.
“뭔데?”
자기에게 다가오는 두 명의 동기생을 발견한 한니발 메이브리가 물었다.
“야, 다음 조는 같이 하자. 친.해.질.겸.”
카림 아데예미의 말에, 도전자와 도전받은 자 모두 음침한 웃음을 흘렸다.
“흐흐흐···.”
이런 종류의 기싸움은 파리에서도, 모나코에서도, 맨유에서도 많이 당했단다. 어디 오스트리아 시골에서 온 촌놈이 감히···.
훗.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이라고? 어디 레드불 시스템에 제대로 망신 한번 당해봐라.
번리의 베테랑들이 들었다면 어처구니를 상실했을 생각을 각자 하면서 두 유망주가 서로를 노려보았다.
“음···.”
번리의 부주장직을 맡고 있는 베테랑 미드필더 잭 코크는 침음을 흘렸다.
원래 축구는 나이로 하는게 아니다.
그도 잘 알고 있었다.
번리에서 애지중지 키워온 유소년 출신의 공격수 드와이트 맥닐도 이제 겨우 21살이지만 프리미어 리그 어느 팀에서도 통할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포지션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보통 축구선수는 20대 중후반에 육체적인 능력과 경험의 조화가 이루어지면서 실력의 정점을 찍는다.
그 후로 조금씩 노쇠화가 진행되면서 실력이 퇴화되는데, 일반적으로 활동량을 중시하는 공격수나 미드필더가 더 빠르게 쇠퇴하고, 활동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골키퍼의 수명이 제일 길다.
물론 현세대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처럼 나이의 영향을 잘 받지 않는 뛰어난 선수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세월의 흐름을 이겨낼 수 없다.
그도 30세를 넘어가면서 조금씩 떨어지는 신체능력을 그동안 쌓아온 경험으로 메우는 상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올해는 32살이 되면서 신체능력이 하락하는 속도가 더 가팔라지고, 노련함으로 메울 수 있는 부분들이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아직 경험이 부족한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의 선수들과 겨루면 꼭 밀린다는건 아니다.
아직 그들은 충분한 경험을 쌓지 못했기 때문에, 실력이 좋아질 여지도 있지만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에게 농락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어쨌든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유망주라도 경험까지 많이 쌓기는 쉽지 않으니까.
그가 알고 있기로 카림 아데예미는 2002년생으로 19살.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카림 아데예미랑 동갑으로 19살.
한니발 메이브리는 2003년생으로 이제 겨우 18살.
원래라면 유스팀 소속으로 리저브팀을 기웃거리는게 알맞을 나이다.
“그런데 이런 괴물들을 어디서 데려온거냐고···.”
주변의 베테랑들이 넋을 놓고 구경하는 가운데, 3명의 신입생은 보는 사람이 어지러울 정도로 좁은 공간에서 미친듯이 원터치로 숏패스를 주고받으면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카림 아데예미가 빠른 발을 이용해서 엄청난 속도로 포지션을 옮겨가면서 빈 공간으로 패스를 보낸다.
그러면 한니발 메이브리는 달려가다가 다리를 쭉 뻗어서 오른발과 왼발, 인프런트와 아웃프런트, 심지어 토킥과 백힐까지 가리지 않은 채 기술과 창조성 만으로 빠져나가려는 공을 다시 원터치로 돌려놓는다.
마지막으로 공을 받아내야 하는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카림 아데예미 같은 빠른 발도, 한니발 메이브리 같은 기술과 창조성도 없다.
하지만 어린 오스트리아 국적의 미드필더는 견실한 기본기와 미칠 것 같은 순수한 활동량으로 부족한 부분을 커버하면서 공을 살려냈다.
그렇게 잭 코크가 절망 반, 기대 반이 뒤섞인 묘한 감정으로 지켜보던 조의 반대편.
삑!
“제이콥! 패스가 5미터 넘었다. 벌금 1회!”
수석코치 아서의 외침에 저 미친 조에 속해있지는 않지만, 2001년 생으로 그나마 임대생 중 나이가 가장 많은 20살의 제이콥 램지는 당황했다.
“어···이건 뭐지···!”
견실한 영국식 축구를 연마하다가 갑자기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훈련을 접한 불쌍한 잉글랜드 국적의 젊은 미드필더는 익숙하지 않은 형태의 훈련에서 벌금을 쌓아가면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서 그런 제이콥 램지의 표정을 확인한 번리의 베테랑들이 불쌍한 듯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쯧쯧. 쟤는 초반에 벌금 많이 내겠다.”
“잘못하면 임대 기간이 끝날 즈음에는 주급을 받는게 아니라 거꾸로 구단에 돈을 내고 가야할 수도 있겠는걸?”
“오, 그거 좋다! 우리 요즘 돈 별로 없다며!”
***
[오늘은 번리가 김을 정식 감독으로 선임한 후 치르는 첫 경기인데요. 번리는 여름 이적시장이 마감되기 직전에 애슐리 웨스트우드를 노리치에 내주면서 전력이 크게 약화되었습니다.]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아직 집에 있는 번리 주민의 티비는 약속이라도 한듯이 일제히 지역 방송사의 축구 중계로 맞춰져 있었다.
전국 방송에 나오기에는 오늘 상대하는 두 팀 모두 그 정도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굳이 따지자면 영국 북서쪽에 있는 촌동네 번리에 위치한 축구팀이 영국 중부에 있는 시골 마을 왓포드의 축구팀을 상대하는 정도.
물론 런던에서 15마일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왓포드의 경우에는 시골이라기 보다는 런던 교외 정도라고 우길 수 있었지만, 번리에게는 그럴 여지조차도 없었다.
따라서 지역 방송의 특성상 아무래도 지역 팀인 번리에 조금 더 호의적일 수 밖에 없는 캐스터의 말에 해설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무래도 번리의 재정상황이 안 좋다는 소문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애슐리 웨스트우드라는 베테랑 미드필더를 빼앗긴 번리는 4명의 임대생을 데려왔는데요.]자료를 살피던 해설자가 한숨을 쉬었다.
[이게···20살, 19살, 19살, 18살···. 솔직히 즉시 전력감이라고 하기 부끄러울 수준입니다.] [아무래도 번리의 재정상 유의미한 임대료를 내고 선수를 데려오지 못하는 것 같은데요. 선수단의 머릿수는 어떻게든 맞췄지만, 김에게 번리가 너무 가혹한 숙제가 냈다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