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190)
190화: 아담 흘로첵
“와아아아!!!”
관중들의 열광적인 함성이 최신식 경기장에 울려퍼지고 있는 가운데, 한 선수가 대기심과 함께 사이드라인에 섰다.
가볍게 몸을 풀면서 자신의 축구화와 장비를 점검하는 대기심의 지시를 이행하고 있는 그에게 사이드라인까지 따라온 번리의 피트니스 코치 파울루 모라오가 마지막까지 주의사항을 전달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교체 카드는 충분해. 그러니까 뛰다가 조금이라도 몸이 이상하다고 느껴지면 바로 얘기하도록 해. 감독도 얘기했지만, 오늘부터 조금씩 경기시간을 늘려가면서 경기감각을 회복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지시를 듣던 선수는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길고 긴 재활을 보내는 동안 한편으로는 친해지고, 한편으로는 저주를 퍼붓고 싶었던 피트니스 코치였지만 걱정과 기대와 안도가 뒤섞인 중년 포르투갈 남자의 얼굴에 선수는 애써 웃어보였다.
“괜찮아요. 가볍게 뛰고 올께요.”
“흠···.”
이미 유스팀과 리저브팀을 거치면서 차근차근 재활을 진행했지만, 오늘이 공식적인 퍼스트팀 데뷔전.
카라바오컵 8강전에 심지어 뉴 터프 무어 개막식이었지만, 다음 경기에 데뷔전을 치를 것을 조심스럽게 제안하는 코치진의 의견을 그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적어도 그의 마음 속에서는 이미 충분히 오랫동안 쉬었다.
아담 흘로첵.
올해 21살.
체코 국적으로 체코의 명문 스파르타 프라하가 유소년 시절부터 애지중지 키워온 유망주였다.
무려 16살에 정규 리그에서 데뷔전을 치르면서 구단의 최연소 데뷔생이 된 그는 스파르타 프라하와 체코 국가대표팀의 희망이었다.
최전방과 오른쪽, 그리고 왼쪽 측면까지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공격수.
2020/21 시즌에는 4개월이나 부상으로 이탈했는데도 체코 1부 리그의 공동 득점왕까지 차지할 정도로 득점력도 좋았다.
그리고 그렇게 무럭무럭 성장하던 2022/23 시즌에 유로파 리그에서 번리를 상대로 조별 예선과 4강전까지 무려 4번이나 상대했다.
결국 번리가 유로파 리그 우승까지 차지했으니까 사실상 완패한 셈이지만, 그래도 끈질기게 상대팀을 괴롭힌 덕분일까.
여름 이적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도 전에 서두른 번리가 낚아채면서 정든 스파르타 프라하를 떠나서 암적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제안이 많이 들어왔지만, 번리에서 그를 원한다는 얘기를 에이전트에게 전해들었을 때부터 아담 흘로첵의 선택을 오로지 하나 밖에 없었다.
세계 최고의 리그라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와 유럽 축구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젊은 명장.
그리고 그가 지휘하는 젊고 활력이 넘치는 팀.
하지만 실제로 경기장에서 상대할 때에는 그 엄청난 활동량과 압박에 혀를 내둘렀다면, 경기가 끝난 다음에는 비슷한 나이대의 선수들끼리 서로 투닥거리면서 갖는 화기애애한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물론 자신도 유소년 출신으로 베테랑들의 귀여움(?)을 많이 받았지만, 16살 때부터 퍼스트팀 생활을 하면서 비슷한 나이대의 친구들을 팀 내에서 갖는 것이 쉽지 않았다.
더욱이 언제든지 위기 상황에 처하면 그가 뭔가 한방을 터뜨려줄거라는 팬들과 동료들의 기대감.
그런 것들이 어떤 날에는 무겁게 어깨를 짓눌리는 압박으로 다가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구단의 유소년 출신 에이스라는 과거에서도, 모든 공격의 정점을 자신이 찍어야 한다는 부담에서도 벗어나서 유럽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성장하고 싶은 마음으로 두번 생각하지 않고 번리를 선택했다.
그리고 번리에 온 다음에 치른 첫 프리시즌 경기에서 바로 다리가 부러지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 4개월이나 날렸다.
그러면서 그의 포지션 경쟁자들이 어떻고 번리의 현재 팀 상황이 어떻고 본국의 언론사들이 바쁘게 떠들어대는 모양이었지만, 아담 흘로첵은 다시 경기장을 밟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격스러웠다.
“23번이랑 16번 사이가 계속 떠. 대신 파고들면 금방 몰려드니까 기회를 보다가 치고 들어가.”
교체판을 보자마자 서둘러서 사이드라인으로 달려온 에마뉴엘 비냐토가 그와 양손으로 하이파이브를 나누면서 귓속말로 전해주었다.
23번이면 왼쪽 수비수 루크 쇼이고, 16번이면 중앙 수비수 중 왼쪽에 선 찰라르 쇠윈주이다.
에마뉴엘 비냐토가 차지했고, 이제 그가 들어가야 할 번리의 오른쪽 측면 공간을 막고 있는 상대 수비수들.
“알았어. 고마워.”
“별 말을. 데뷔전 축하해!”
에마뉴엘 비냐토가 사이드라인 밖으로 빠져나가고, 대기심의 신호와 함께 아담 흘로첵이 경기장 안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프리미어 리그를 강타할 번리의 새로운 작품이 데뷔하는 순간이었다.
***
“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왼쪽 수비수 루크 쇼는 당혹스러운 외침과 함께 필사적으로 왼쪽 다리를 뻗어서 드리블 돌파를 차단했다.
“쯧!”
아직 몸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은듯, 번리의 젊은 유망주는 자신의 발 끝에서 살짝 벗어난 상태에서 상대팀 수비수의 발끝에 걸려서 사이드라인 밖으로 굴러가는 공을 보면서 혀를 찼다.
하지만 페널티 박스 바로 옆에서 드로잉을 내주면서까지 필사적인 수비로 상대 선수의 돌파를 차단했던 루크 쇼는 식은땀이 등 뒤로 흘러내리는게 느껴졌다.
이게 말이 돼?
키는 거의 190센티의 거구인데, 민첩하고 날렵하며 심지어 드리블은 반대쪽에 서 있는 번리의 보석 드와이트 맥닐 수준이다.
거구와 민첩한 기술이 결합된게, 리버풀의 다르윈 누네즈나 뉴캐슬의 알렉산더 이삭을 연상시키는 느낌.
우리팀의 망할 스카우트팀은 그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도 제대로 팀의 전력을 보강하지 못하고 있는데,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 판매로 기록적인 수익을 올린 번리는 저가에 선수를 영입하면서도 화수분처럼 유망주들이 등장한다.
“괜찮아?”
그에게 다가온 동료 찰라르 쇠윈주의 질문에 루크 쇼는 고개를 흔들었다.
“난 괜찮은데··· 저 자식, 좀 무서운데?”
“음···.”
터키 국가대표팀 소속의 중앙 수비수가 침음을 흘렸다.
그도 눈이 달려 있으니 지금 수비진 왼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를리가 없다.
아니, 경기장의 온 시선이 지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결에 집중되고 있다.
피식피식 웃는 번리 선수들이 오른쪽으로 공을 공급하면, 공을 받아들은 아담 흘로첵이 루크 쇼를 상대로 다양한 방법으로 돌파를 시도하고, 그걸 루크 쇼가 간신히 막아낸다.
마치 로마 시대의 검투사 경기처럼 여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 차단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공을 탈취한 번리가 오른쪽으로 공을 공급한다.
그렇다고 이쪽 측면을 지키기 위해서 수비진을 이동시키자니 반대쪽 측면이 비워지면서 역습을 당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가운데 죽어나는건 계속 장신의 공격수를 상대해야 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왼쪽 수비수 루크 쇼였다.
심지어 저 자식은 이제 막 교체 출전해서 체력도 팔팔한데···.
“알았어. 내가 좀 더 가깝게 지원을 해볼께.”
지쳐가는 동료의 얼굴에 찰라르 쇠윈주가 말했다.
“부탁할께.”
몸을 돌려서 자신의 포지션으로 돌아가는 동료를 흘낏 바라본 루크 쇼는 어느새 올라와서 드로잉을 준비하는 번리의 오른쪽 수비수 오스카 밍게자와 자신을 애먹이고 있는 오른쪽 공격수 아담 흘로첵을 번갈아서 바라보았다.
이 정도로 괜찮은건가?
뭘 해도 저 교활한 번리 감독의 수법에 놀아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득하다.
마음이 어두워지는 가운데 루크 쇼는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역시 어두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의 감독을 바라보았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후반전에 들어서면서 기존의 3-5-2 포메이션을 포기하고 4-3-3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기본적으로 미드필드에서 완전히 밀리니까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모네 인자기 감독이 인정한 상황.
전반전 내내 부진했던 중앙 수비수 벤자민 파바드를 빼고 양쪽 측면 윙백을 아래로 내려서 4백을 형성한 가운데, 벤자민 파바드가 빠진 자리에는 제이든 산초를 투입하면서 공격을 보강했다.
이제 38세를 바라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마커스 래시포드, 오른쪽에는 제이든 산초.
그 뒤를 카세미루, 스콧 맥토미니, 그리고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받치는 가운데 루크 쇼, 찰라르 쇠윈주, 라파엘 바란, 그리고 디에고 달롯이 수비진을 형성했다.
그 뒤에 골문을 지키는 것은 부동의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
그런데 이렇게 포메이션을 변경하면 뭐하나.
시모네 인자기 감독은 차라리 공격을 보강해서 역습의 위협을 가하면서 번리를 뒤로 밀어내보겠다는 생각이었겠지만, 형민은 그걸 그대로 맞받아쳤다.
오히려 전반전보다 더 전진한 번리 선수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하프라인을 넘어서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겠다는듯 맹렬한 전방 압박을 가하고 있다.
가끔씩 시도하는 롱킥은 골문에서 달려나오는 번리의 골키퍼 베일리 피콕-파렐이 가볍게 차단했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유린하기 위해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번리의 공격진의 시도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찰라르!”
루크 쇼가 비명처럼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눈 앞에서 경기 감각이 점점 회복되는게 보이던 번리의 젊은 공격수가 마침내 그를 제치는 데에 성공하면서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정중앙을 향해서 맹렬히 돌파를 시작했다.
“막아!”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의 단호한 명령이 떨어졌지만, 이게 생각만큼 용이치가 않다.
중앙 수비수 콤비인 찰라르 쇠윈주와 라파엘 바란은 전반전에 선제골을 넣었던 로렌조 루카를 견제하느라 꼼짝도 못하고 있고, 오른쪽 수비수 디에고 달롯은 번리의 왼쪽 공격수 드와이트 맥닐과 눈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
페널티 박스 경계선까지 밀려났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들도 물밀듯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쏟아져들어오는 번리의 미드필더들에게 따라 붙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
마커스 래시포드와 제이든 산초까지 내려와서 어떻게든 수비에 가담하려고 하고 있지만, 솔직히 방해나 되지 않으면 다행이다.
순식간에 경기장의 상황을 파악한 다비드 데 헤아는 골문을 비운채 앞으로 맹렬히 달려나왔다.
양 팔과 양 다리를 활짝 펼치면서 최대한 골문을 가로막으려고 했는데···.
“…이 자식이!”
다비드 데 헤아의 욕설에 아랑곳하지 않고, 맹렬히 페널티 박스 안으로 돌진하던 아담 흘로첵은 공 밑둥으로 발을 집어넣으면서 가볍게 퍼올렸다.
무려 4개월이나 지연된 데뷔전에서 날린 첫 슈팅이 칩샷이다.
우아하게 떠오른 공은 양 팔을 벌린채 허우적거리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키퍼를 넘어서 쭉쭉 올라가더니, 마침내 정점에 달하고 나서는 힘을 잃고 부드러운 곡선과 함께 땅을 향해서 떨어져내렸다.
아슬아슬하게 골문 상단을 피하면서 그대로 골문 안으로 떨어져내린 공.
“으아아아!!!”
바닥에 한번 튕긴 다음에 골네트에 안기는 공의 움직임에 추가골을 확신한 홈팬들이 일제히 일어나서 주먹을 흔들면서 함성을 질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진 모두 꼼짝도 못 하는 가운데, 체코 국가대표팀의 희망이 양 팔을 들어올리면서 자신의 화려한 데뷔를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