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192)
192화: 골든 보이
번리의 풋볼 디렉터 조너선 랜드리스와 세바스챤 셰만스키의 에이전트 랑베르츠 뢰프스키와의 회담이 끝나고 나서 일주일간 번리의 언론담당관 셸리 파이퍼는 매일 같이 새로운 계약에 대한 소식을 알려야 했다.
내부적으로 발표 시기에 대한 조율이 있어야 했기 때문에, 에이전트와 선수들과의 협의 후 가장 먼저 발표된건 유소년 출신의 번리의 상징 드와이트 맥닐의 재계약 소식이었다.
5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7만 파운드에서 10만 파운드로 주급이 인상되어서 팀 내 최고 연봉자가 되었다는 소식에 팬들이 환호를 부르는 가운데, 연이어서 재계약 소식들이 시장에 전달되었다.
2021/22 시즌에 RB 잘츠부르크에서 번리로 임대이적 한 후 2022년 여름에 완전 이적을 마무리했던 주장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불과 1시즌 반 만에 5년짜리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급을 8만 파운드에서 10만 파운드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2022년 여름 이적시장에 번리에 합류했던 세바스챤 셰만스키도 1시즌 반 만에 주급 6만 파운드에서 10만 파운드로 주급이 뛰어오르는 파격적인 인상폭과 함께 5년짜리 계약을 체결했다.
팀의 상징과 주장, 그리고 핵심 미드필더에 대해서 5년짜리 계약을 안겨주면서 2028년까지 팀의 주축이 이탈하는걸 방지했다.
그 외에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포지션을 전환한 후 번리의 확실한 공격 옵션 중 하나로 자리잡은 자말 루이스와 수비의 핵심이 된 아넬 아메드호지치, 그리고 미드필드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토마소 포베가가 상대적으로 적은 폭의 인상액을 기록하면서 계약을 갱신했다.
대부분의 계약들은 5년이 아니면 4년 + 1년으로, 젊은 유망주들이 장기간 팀에서 활약하거나, 매각을 할 때에 몸값을 제대로 받아낼 수 있는 정도의 길이.
다만 오른쪽 측면에서 화려한 크로스와 탄탄한 수비력으로 팀의 중요한 공격 루트로 자리잡았던 구가와의 재계약 협상은 좀 더 지지부진한 가운데, 연이어서 화끈한 득점쇼로 온 유럽을 불태우고 있는 벤야민 셰슈코가 다음 재계약 대상자로 등판했다.
***
“그냥 주시는대로 받을께요.”
“음···.”
에이전트와 함께 찾아온 벤야민 셰슈코의 말에 조너선 랜드리스는 침음을 삼키면서 에이전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슬로베니아 최대의 축구 에이전시인 PRO 트랜스퍼의 대표인 마커스 파호트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그런 과정이 귀찮다고 하더라고.”
“혹시나 마커스가 여기에서 다른 얘기를 할까 걱정이 되서 같이 왔어요.”
“벤야민···.”
마커스 파호트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을 믿지 않는 젊은 고객에게서 상처를 받았다기 보다는 아무리 말을 해도 그 장난감이 다 팔렸다는 믿지 못해서 장난감 가게까지 직접 쫓아온 조카를 바라보는 삼촌의 느낌에 더 가까웠다.
“하여튼, 저는 여기 생활이 너무 좋아요. 로렌조랑 같이 훈련하는 것도 즐겁고, 감독님이나 태진 코치님이나 카롤리나 코치님한테서 배우는 것도 즐겁고요. 체력 훈련은···.”
생각이 나는 대로 말을 이어가던 이제 겨우 20살이 된 젊은 선수는 잘 나가다가 여기서 걸려 넘어질 뻔 했지만, 간신히 수습하는 데에 성공했다.
“…힘들지만 보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 그래. 파울루한테는 별도로 말하지 않을께.”
그리고 태진의 이름이 카롤리나보다 먼저 나왔지만, 그것도 얘기하지 않을게.
속으로 한숨과 웃음을 삼킨 조너선 랜드리스가 벤야민 셰슈코 옆에서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참느라 애써 표정을 관리하고 있는 마커스 파호트의 초롱초롱 빛나는 눈을 슬쩍 보았다.
‘귀엽지 않아?’
‘이봐, 나는 매일 본다고.’
“어쨌든! 저는 주시는대로 받을께요.”
자신보다 나이가 두배는 족히 더 많은 두 남자를 번갈아 바라보던 벤야민 셰슈코가 장기간 거울을 보면서 연습했을게 분명했을 연설을 마무리했다.
진지한 것부터 우스운 것까지 가지각색의 답변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필사적으로 고개를 젓는 마커스 파호트의 얼굴에도 불구하고 조너선 랜드리스는 차마 이 젊은 유망주를 놀리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근데 이번에 재계약을 제안할 계획이 없었는데?”
“…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벤야민 셰슈코를 앞에 두고 마침내 두 중년 남자는 애써 참아오던 웃음을 터뜨려버렸다.
살짝 삐친 것 같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상황을 수습한 조너선 랜드리스는 준비한 제안을 두 사람에게 전달했다.
“일단 주급은 7만 파운드로 인상하고, 계약은 4년 + 1년으로 제안하고 싶어.”
“왜 4년 + 1년이지요? 전 5년으로 재계약하면 안 되나요?”
불만스럽다는듯 팔짱을 낀 벤야민의 질문에 두 중년 남자는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벤야민, 이건 다음 주급 협상을 하기 위한 발판 같은거라고. 4년이 지나면 24살. 공격수로는 이제 막 절정기에 도달하는 시점이야. 물론 우리 입장에서는 연장만을 믿고 기다릴 수는 없을테니 그 전에 재계약 협상을 시작하겠지.”
조너선 랜드리스는 차근차근 젊은 유망주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물론 그 사이에 어디서 미친 돈을 싸들고 온 누군가가 너를 휙 낚아채지 않는다면 말이야, 라는 말은 생략하면서.
“그러니까 우리 입장에서는 정식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3년이 지난 시점부터 재계약 협상을 시작하겠지. 그러다가 협상이 좀 길어지면 연장을 발동할거고, 그렇지 않고 새로운 계약이 합의된다면 그걸로 대체하는거야.”
“아, 그렇군요.”
납득했다는 표정의 젊은 공격수가 팔짱을 풀었다.
“그럼 어디에 싸인하면 되지요?”
“하아···.”
두 중년 남자는 또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음, 일단 조건을 에이전트랑 논의를 하고···.”
“…마커스는 제가 원하는 대로 계약을 합의해주기로···.”
“…그리고 나서 계약을 하라고! 그냥 남이 주는 아무 종이에 싸인하는 거 아니야, 이 꼬맹이야!”
두 사람보다 20센티 정도 더 큰 거구의 유망주에게 마침내 조너선 랜드리스가 핀잔을 주었다.
머쓱한 표정을 짓는 벤야민 셰슈코와 고맙다는 눈빛을 보내는 마커스 파호트를 앞에 둔 조너선 랜드리스가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물병을 따서 벌컥 들이키는 가운데, 질책을 당한 벤야민 셰슈코가 아랑곳하지 않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근데 팬들이 요청하면 꼭 싸인을 해주라고 하셨잖아요.”
“푸흡!”
온갖 협상과 재협상이 이어지는 기나긴 한주였지만, 마시던 물을 마주 앉은 두 사람의 얼굴이 아니라 카페트 위에 뿜어낼 수 있었던 것은 그 기간 동안 자신이 발휘한 가장 탁월한 수완이었다고 조너선 랜드리스는 스스로를 칭찬했다.
그러니까, 마커스 파호트가 그의 등을 거세게 두드리는 와중에 기도에서 생수를 다 토해낸 다음에 말이다.
***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번리가 벤야민 셰슈코와 4년 + 1년의 재계약을 체결했다는 공식 보도자료가 나간 바로 다음날.
새로운 소식이 유럽 전역의 스포츠 신문 1면 기사를 강타했다.
유로피언 골든 보이는 2003년에 이탈리아 언론사 투토스포츠에 의해서 제정된 상이다.
21살 미만의 유망주 중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를 선정하는 이 상은 유럽 스포츠계의 주력 언론사들이 투표에 참여한다.
이탈리아의 투토스포츠, 독일의 빌드, 스위스의 블릭, 포르투갈의 아볼라, 프랑스의 레퀴프와 프랑스 풋볼, 스페인의 마르카와 문도 데포르티보, 그리스의 타네아, 러시아의 스포츠 익스프레스, 네덜란드의 더델레그라프와 영국의 더타임스까지.
유럽 전역에서 가장 크고 명성이 높은 12개의 언론사가 1위부터 5위까지 선수들을 선정한 후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이 상은 유럽 축구계를 뒤흔드는 재능들을 발굴하는 데에 상당히 높은 정확도를 자랑했다.
2003년 첫 수상자인 네덜란드의 라파엘 반 데 바르트를 시작으로, 2004년의 웨인 루니, 2005년의 리오넬 메시, 2007년의 세르히오 아구에로, 2013년의 폴 포그바, 2017년의 킬리안 음바페, 2020년의 엘링 할란드, 그리고 2021년의 페드리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거나 풍미할 것으로 기대되는 유망주들이 선정되었다.
물론 2008년에 수상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망주 안데르송이나 2010년에 수상한 인터밀란과 맨체스터 시티의 마리오 발로텔리처럼 유망주 시절에 보여주었던 자신의 잠재력을 모두 살리지 못하고 사그러진 경우도 있다.
2009년에 AC밀란 소속으로 수상한 알렉산드르 파투나 2011년에 수상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마리오 괴체처럼 부상으로 자신의 능력을 다 보여주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2015년에 수상한 모나코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앙토니 마르시알이나 2016년에 수상한 밴피카와 바이에른 뮌헨의 헤나투 산체스, 그리고 2019년에 수상한 벤피카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주앙 펠릭스처럼 아직 평론가들과 팬들이 최종적인 판단을 유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21살 미만의 유망주가 받을 수 있는 축구 관련 개인 상 중에서는 최고라고 손꼽힐만한 상이기는 했다.
물론 1997년에 브라질의 위대한 공격수 호나우두가 21살의 젊은 나이에 인터밀란 소속으로 발롱도르를 차지하면서 나이와 완성도는 별로 상관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골든보이 상이 아예 존재하지 않으니까 논외.
어쨌든 구단 소속의 선수가 개인 상을 탔다는 소식에 반필드 트레이닝 센터의 전원이 축제 분위기인 가운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는 한 사람이 있었다.
“조너선은 기쁘지 않아요?”
구단 대표이사의 질문에, 이틀 전에 온갖 쇼와 함께 벤야민 셰슈코와 재계약을 체결한 조너선 랜드리스가 고개를 저었다.
“기쁘지요. 정말 기뻐요. 하지만 가장 기쁜건, 골든보이 상을 수상하기 전에 재계약을 마무리지었다는 겁니다.”
안도가 넘쳐나는 조너선 랜드리스의 말에 헬레나가 피식 웃었다.
“형민에게 들어보니까 벤야민은 금액은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하던데요.”
“그래도 그렇지요. 골든보이상을 수상했는데, 위상이란걸 지켜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희가 푸대접하고 있다고 언론에서 공격하는 것도 귀찮고요.”
“뭐, 그건 그렇네요.”
조너선 랜드리스의 설명에 헬레나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를 표시했다.
“그럼, 새로운 주급 체계는 보고해주신 대로 진행하면 된다고 봐도 될까요?”
“네, 맞습니다.”
새로운 주급 체계.
마이크 갈릭이 번리 풋볼 클럽의 구단주였던 시절부터 필사적으로 지켜오던 120만 파운드라는 주급 예산의 마지노선을 포기하는 순간이었다.
이게 한 걸음의 전진이 될지, 아니면 한 걸음의 후퇴가 될지는 아무도 몰랐지만, 적어도 번리 풋볼 클럽은 바뀐 체계를 받아들일 재정적인 여유가 충분했다.
“그렇다면 일단 전체 예산은 말씀드린 대로 150만 파운드로 확정할께요.”
“감사합니다.”
물론 아직 150만 파운드를 모두 소진하지 않았다.
여전히 번리 퍼스트팀의 평균 주급은 6만 파운드 언저리.
하지만 지금 리저브팀보다 소폭 더 높은 주급을 받고 있는 안셀모 가르시아 맥널티나 크리스티앙 메디나, 그리고 자유이적에도 불구하고 낮은 주급을 받아들인 자유로운 영혼 오스카 밍게자가 팀에 자리를 잡으면 여유액은 금방 차오를게 분명했다.
“그러면 매주 30만 파운드의 예산이 더 소진되는거니까··· 1시즌이면 대략 1,500만 파운드네요. 거기에 보통 출전 수당과 보너스가 50% 정도 더 추가되는거니까, 전체적으로 2,300만 파운드 정도의 운영비가 추가된다고 보면 되겠네요.”
그동안 번리의 한 시즌 운영비가 1.2억 파운드 전후.
물론 선수 영입을 위해서 지출하는 비용은 제외한 것이다.
1.2억 파운드가 1.4억 파운드로 훌쩍 올라가면서 17%나 비용이 증가했다.
핵심 경영진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의 얼굴은 비장했지만, 헬레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뭐,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뉴 터프 무어에서만 추가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7,000만 파운드 정도는 될거니까. 그래도 이건 잘 마무리해야 겠네요.”
헬레나는 자신의 노트북에 다음 차례로 떠올라 있는 자료를 보았다.
“뉴 터프 무어의 명명권을 헐값에 넘겨줄 수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