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198)
198화: 2연전의 첫번째 경기
갑자기 훅 치고들어오는 옛 동료의 공격에 헬레나의 얼굴이 붉어졌다.
“오오, 이런 표정을 짓는건 정말 처음인데? 정말 좋아하나봐!”
“아니에요, 그런거!”
늦은 시간에 헬레나도 반신반의했지만, 그녀의 예상과 다르지 않게 형민은 퍼스트팀 회의실에서 코치진과 함께 모여서 열띈 회의를 계속하고 있었다.
“어느쪽이야? 저 키 크고 잘 생기고 몸 좋은 쪽, 아니면 비리비리하고 부실한 쪽? 저기 히스패닉 계통의 근육질 아저씨는 아닐테고.”
유리로 된 회의실 문을 통해서 태진과 형민을 번갈아가면서 가르키면서 자신에게 실실 웃으면서 물어보는 사만사 브라운의 질문에 헬레나는 삐진듯 눈썹을 찡그렸지만 함께 키득키득 웃는건 참을 수 없었다.
“비리비리한 쪽이에요. 아니, 근데 그렇게 비리비리 하지 않아요! 겉으로 보기에만···.”
“에잉. 헬레나도 보는 눈이 없네. 그쪽보다 저렇게 든든하게 생긴 남자친구를 둬야 한 팔로 품에 폭 안아줄 수 있다고. 풋볼 선수 출신이라고 해서 좀 덩치가 제대로 되는 남자인줄 알았더니··· 쯧쯧. 저렇게 비리비리하면 밤일은 제대로 하기는 하나···?”
“사만사!”
적나라한 질문에 얼굴을 빨갛게 붉힌 헬레나가 휘두른 주먹을 디트로이트 폐공장 지대에서 평생을 살아온 아줌마가 겉보기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날렵함을 발휘해서 가볍게 피했다.
“어, 이건 살인미수···.”
“한번만 더 그런 얘기를 하면 진짜로 때릴거에요!”
격투기의 여제가 될 수도 있었던 젊은 여자의 매서운 손길을 잘 아는 사만사 브라운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덩치 큰 쪽은 형민의 친구에요. 번리의 코치이고요. 그리고 유부남.”
“쳇. 역시 어딘가의 여우가 재빨리 채갔구만.”
“…그리고 당사자는 밤일을 뭐··· 음··· 잘 한다고나 해야 하나···.”
부끄러운듯 말을 흐리는 헬레나의 귀가 더 붉어졌다.
그런 옛 동료의 모습에 사만사 브라운이 호쾌하게 웃었다.
“그럼 다행이고! 난 또 어디 얼굴만 번지르르한 놈팽이 자식이 우리 헬레나를 꾀었나 했네.”
“에이, 제가 무슨 고등학생 여자애도 아니고, 얼굴만 보고 넘어갈리가 없잖아요? 형민은 알고 보면 꽤 멋진 사람이에요. 진지하고, 자기 일에 열중하고.”
헬레나의 말에 사만사 브라운이 키득키득 웃었다.
“뭐,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한창 뜨거울 때니까 그냥 넘어갈께. 아, 참 좋을 때다.”
“그런데 저희에 대해서는 어떻게 아신거에요? 혹시 타블로이드에서 보신거에요?”
헬레나가 또 주제를 휙 전환하려고 했지만, 의외로 사만사 브라운은 이에 순순히 응해주었다.
“아니? 작년 초에 이안을 만났는데 헬레나가 썸타는 남자가 있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꼬치꼬치 캐물었지.”
“…이안이요? 아버지? 아니면 오빠?”
사만사 브라운에게는 이안 카트라이트 2세도 이안 카트라이트 3세도 모두 그냥 이안이다.
의아해하는 헬레나의 질문에 사만사 브라운이 씩 웃었다.
“오빠쪽 말이야.”
“써드요? 근데 파파라치한테 사진을 찍힌건 작년 말인데? 작년 초라면···.”
뉴욕을 방문하고 돌아온 직후다.
어라?
작년 말에 파파라치가 찍은 사진으로 타블로이드에서 기사가 터지고, 그 때문에 완공식을 빌미로 번리에 와서 형민을 갈구는 것으로 연결시키기에는 타임라인이 맞지 않는다.
자신이 한참이나 짝사랑에서 썸을 왔다갔다 하면서 혼자서 삽질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이미 온 가족이 오랫동안 알면서 시치미 뚝 떼고 있었다는 사실을 퍼뜩 깨달은 헬레나의 눈에 뜨거운 불길이 떠올랐다.
“써드, 이 자식이!!”
복도에 울리는 굉음에 화들짝 놀란 형민과 코치진이 유리문 밖에 서 있는 헬레나를 향해서 일제히 고개를 돌리는 가운데, 카트라이트 집안에 새로운 분란거리를 던진 사만사 브라운은 키득키득 웃었다.
내 애들끼리 싸우면 마음이 상하지만 남의 집 애들끼리 싸우는건 재밌게 구경할 수 있지.
아, 어디 팝콘 없나?
***
헬레나의 골칫거리 하나를 해결해주었지만 카트라이트 가문에 새로운 분쟁거리를 안겨준 사만사 브라운이 떠나고 나서 며칠 뒤.
핵심 경영진 회의에 앞서서 FA컵 4라운드 대진표를 받아든 회의실에는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이런 X발!!”
감독의 말에서 거친 욕설이 튀어나왔지만, 회의실에서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다 같이 욕을 내뱉고 있기 때문에 형민이 내뱉은 욕설 같은거에 아무도 신경 쓸 여지가 없었다.
“누구야?! 축구협회에서 누가 이딴 짓을 벌이는거야?!!”
분노한 감독이 회의실 테이블을 내리쳤지만, 각자가 욕설을 내뱉느라 바빠서 아무도 답변을 주지 않았다.
카라바오컵 4강전에서 리버풀한테 양쪽 뺨을 후려맞았더니, 블랙번과 더비전을 치른 FA컵 3라운드에 이어서 FA컵 4라운드에서 다시 리버풀을 상대하란다.
심지어 빈 날짜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적시장이 마감하는 1월 31일에 억지로 끼워넣은 FA컵 4라운드 경기.
수요일에 리버풀과 FA컵 4라운드를 치르고, 토요일에 리버풀과 프리미어 리그 24라운드를 치르는 무려 2연전이다.
1월에만 9경기를 치뤄야 하는데, 30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프리미어 리그를 독주하고 있는 최강팀을 4번이나 상대해야 한다.
“이러면 시청률이 올라가기라도 하냐고?!!”
“…올라가기는 하겠지.”
욕설을 내뱉고 있는 번리의 대표이사와 이사진, 그리고 코치진 중에서 유일하게 욕설보다 우울을 선택하고 테이블 위에 얼굴을 파묻은 태진이 중얼거렸다.
“하지만 대진표는 컴퓨터가 자동으로 선택하는거야. 컴퓨터의 신이 우리를 저버린게 아닐까···.”
기계의 신을 원망하는 태진에게 형민이 분노에 가득찬 외침을 질렀다.
“그런 말을 믿어?! 이건 음모야! 음모라고!”
의외로, 형민의 감정에 격하게 공감하는 감독이 반대쪽에도 있었다.
[…이건 솔직히 주최측의 농간이 있다고 생각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번리는 정말, 정말 터프한 팀이에요.]수염이 이제 거의 새하얘진 거구의 독일인 감독이 격정적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면서 말을 이어갔다.
[…그런 팀을 상대로 30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4경기를 치르라는 것은 정말 무식한 처사입니다!]“그래! 그렇게 말해주세요, 위르겐!”
티비를 통해서 기자회견을 보고 있는 형민이 환호성을 질렀지만, 노년의 명장의 열띈 비난은 갑자기 감독에게 급한 걸음으로 다가와서 귓속말을 건내는 리버풀의 언론담당관에게 끊겼다.
짧고 빠른 대화가 오간 다음에, 노년의 감독의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 한층 더 온화해진 톤으로 말을 이어갔다.
[…어.. 음··· 그러니까, 잉글랜드 축구협회도 앞으로는 이런 식의 중복되는 일정에 대해서도 감안을 하면 좋겠다, 이런 말씀입니다. 하지만 대진표가 나온건 어쩔 수 없으니, 리버풀은 언제나 그렇듯이 다음 경기에도 최선을 다할겁니다.]더 이상 강경 발언을 이어가면 축구협회에서 징계가 나올지도 모른다.
그런 주의를 들었다는 표정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독일인 감독의 갑자기 부드러워진 말에 형민은 머리를 감싸쥐었다.
“젠장!”
***
이미 1월에만 2번이나 맞상대했고, 두번 다 완패했다.
점수는 각각 3대 1과 3대 0.
온갖 꼼수를 다 부려봤지만 결과는 참담한 패배.
드디어 두 손 두 발 다 들은 형민과 번리의 코치진은 리버풀을 상대로 정면 승부를 벌이기로 결심했다.
차라리 처음부터 그렇게 상대하는게 더 나았을까?
로렌조 루카를 앞세워서 선제골을 넣은 뉴 터프 무어에서는 리버풀 선수들의 맹렬한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We are Burnley! (우린 번리!)”
“Super Burnley! (슈퍼 번리!)”
“We are Burnley! (우린 번리!)”
“From the Moor! (수렁에서 왔지!)”
“Led by the man! (우리를 이끄는 사나이는!)”
“From the east! (동방에서 왔다네!)”
“Super Burnley! (슈퍼 번리!)”
“Super Kim! (슈퍼 김!)”
시즌이 시작하기 전의 UEFA 슈퍼컵을 포함해서 이번 시즌에 리버풀을 상대한 3번의 공식 경기에서 전패했다.
4번째 패배를 막아달라는 기도와 4번째 시도에서 드디어 승리를 거둘 수도 있다는 희망 속에서 팬들이 맹렬히 감독을 향한 두번째 응원가를 부르는 가운데, 번리의 페널티 박스 안팎에서는 수비진의 필사적인 방어가 계속되고 있었다.
“차단해!!”
“알고 있다고!”
뒤에서 주전 골키퍼로 나선 베일리 피콕-파렐의 날카로운 지시에 미카 마르몰이 퉁명스럽게 중얼거리면서도 상대 선수에게 달라붙었다.
미카 마르몰.
스페인 국적으로 올해 22살이다.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라 마시아에서 유소년 시절부터 성장한 유망주로 스페인 20세 이하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할 만큼 실력도 있었다.
키는 182센티로 센터백 중에서는 작은 편이지만, 날카로운 왼발과 패스 능력으로 바르셀로나가 요구하는 수비수들의 패스 능력을 장착하고 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퍼스트팀의 벽은 높았다.
동갑내기로 함께 라 마시아에서 뛰다가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맨체스터 시티를 거쳐서 다시 바르셀로나로 금의환향한 에릭 가르시아를 비롯, 아직도 현역에서 터줏대감 노릇하고 있는 주장 헤라르드 피케부터 새로 주전을 급부상한 로날드 아라우호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했다.
솔직히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거기에서 두각을 나타내기에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비수는 냉정하고 현실적이어야 한다.
되지도 않는 욕심을 부려서 공격수에게 태클을 걸다가 페널티킥을 내줘도,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동료의 지원을 기다리지 않고 덤비다가 돌파당하는 것도 다 수비수의 실책이고 역량 부족이다.
왼쪽 측면 수비수로 포지션을 넓혀 보았지만, 현대 시대에서 측면 수비수들이 요구받는 역동적인 공격력까지 재현하는 것은 무리였다.
왼발을 잘 쓰는 수비수이지만 중앙 수비수로도, 왼쪽 측면 수비수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채 퍼스트팀의 벽에 좌절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에 손을 뻗어온 것이 조너선 랜드리스가 지휘하는 번리의 스카우트팀이었다.
당시 번리는 젊은 동양인 감독을 앞세워서 첫 시즌을 환상적인 6위와 FA컵 우승으로 마무리 지으면서 급작스럽게 부상하고 있던 상황.
번리에 임대로 넘어가 있던 라 마시아의 동료였던 니코 곤잘레스와 오스카 밍게자의 적극적인 추천이 있었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는 것은 쉬웠다.
불과 180만 파운드의 이적료가 스스로에게 아쉽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반대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경기에 뛰는건 기뻤다.
새로운 감독은 경기 출전 기회는 훈련장에서 보여준 모습과 로테이션 정책에 따라서 냉정하게 부여하면서도, 동시에 번리 퍼스트팀을 가득 채우고 있던 젊은 유망주들에게는 언제나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내주었다.
번리에 도착한 다음에도 왼쪽 중앙 수비수와 왼쪽 측면 수비수를 오가면서 프리미어 리그의 속도와 번리가 요구하는 엄청난 체력과 활동량에 적응하려고 고생할 때에도 그에게 웃으면서 말해주었다.
“미카, 세계 최고의 리그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거야! 여기서 잘 하는건 그 다음 문제니까, 그 기쁨을 잊지만 않으면 된다고!”
그도 자신과 똑같이 왼쪽을 담당하는 수비수였지만, 별로 실력은 좋지 않았다고 감독이 웃으면서 덧붙였다.
“하지만 너는 언젠가 파올로 말디니 같은 선수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