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205)
205화: 아마르 데디치
“No one likes us! (아무도 우릴 좋아하지 않아!)”
“No one likes us! (아무도 우릴 좋아하지 않아!)”
“No one likes us! (아무도 우릴 좋아하지 않아!)”
“We don’t care! (우린 신경쓰지 않아!)”
“We are Burnley! (우린 번리니까!)”
“Super Burnley! (슈퍼 번리니까!)”
“We are Burnley! (우린 번리니까!)”
“From the Moor! (수렁에서 왔으니까!)”
“Led by the man! (우리를 이끄는 사나이는!)”
“From the east! (동방에서 왔다네!)”
“Super Burnley! (슈퍼 번리!)”
“Super Kim! (슈퍼 김!)”
“가자, 슈퍼 번리!! 슈퍼 김!!”
“와아아아!!!”
후반전 늦은 시간까지 지치지 않고 뉴 터프 무어, 최근에 ‘앤드릴스 무어 (Endrills Moor)’라고 공식적으로 명명된 경기장을 가득 채우도록 열띈 응원가를 부르던 번리 팬들은 대형 북을 두들기면서 응원을 이끌던 헨리 스마이스의 절규에 화답했지만, 테크니컬 에어리어의 분위기는 훨씬 더 암울했다.
“아무래도 다들 지쳐보이지?”
“하아···.”
카롤리나의 지적에 형민이 긴 한숨을 토해냈다.
3일 전 챔피언스 리그 16강전 2차전에서 홈으로 불러들인 아약스를 벤야민 셰슈코와 세바스챤 셰만스키의 연속골로 신나게 2대 0으로 두들겨패고 도합 6대 0의 점수를 기록하면서 8강전 진출을 확정지은건 좋았다.
하지만 선수들의 피로가 눈에 띄게 쌓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2월 중순의 A매치 휴식기를 지나고 나서 딱 30일 동안 7번째 경기.
매주 2경기씩 치르고 있는데, 점점 번리의 젊은 선수단이 그 두께의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하고 있었다.
형민과 코치들이 필사적으로 머리를 쥐어짜서 로테이션을 돌리면서 선수단의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었지만, 모든 일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평소에 미드필드에서 마음껏 뛰놀던 니콜라스 세이왈드마저 후반전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둔해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토마소 포베가로 교체된 가운데, 그나마 수비와 미드필드가 버티고 있다는게 다행이었다.
하지만 공격진은 평소의 화려한 모습을 전혀 내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
“오오오!!!”
첼시의 왼쪽 측면을 돌파한 번리의 오른쪽 공격수 에마뉴엘 비냐토가 첼시의 왼쪽 수비수 마크 쿠쿠렐라의 필사적인 수비를 뿌리치고 페널티 박스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지만, 정작 번리의 중앙 공격수 벤야민 셰슈코에 가기 한참 전에 첼시의 중앙 수비수들이 가볍게 차단했다.
어느새 수비진까지 내려와서 지원하는 첼시의 수비형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의 발 앞에 떨어진 공이 다시 첼시의 미드필드를 거쳐서 공격 전개 시작되었다.
무위로 돌아간 공격에 홈팬들이 아쉬운 탄성을 토해내고 있었지만, 방금 전의 시도가 성공할 확률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는걸 형민과 카롤리나는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드디어 손발이 맞기 시작한 첼시의 중앙 수비수 듀오 칼리두 쿨리발리와 웨슬리 포파냐에게 막혀버린 로렌조 루카를 60분이 지나는 시점에 벤야민 셰슈코로 교체했는데, 아약스 전에서 너무 기력을 많이 쓴듯 평소의 번뜩이는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거기에 첼시의 그레이엄 포터 감독은 전반기의 대실패에서 큰 교훈을 배운듯, 이번에는 아예 번리를 상대로 중앙 미드필더만 4명이나 밀어넣으면서 중앙 싸움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고 있다.
은골로 캉테, 코너 갤러거, 마테오 코바치치, 그리고 메이슨 마운트.
물론 수비력으로는 아직도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주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은골로 캉테가 으뜸이지만, 나머지 3명도 활동량에 있어서는 크게 뒤쳐지지 않는다.
거기다가 4명이 미드필드에서 일자로 늘어선게 아니라 정사격형으로 촘촘하게 밀집했다.
그렇게 기본적으로 4대 3의 숫적 우위에다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카이 하베르츠까지 시시때때로 미드필드 싸움에 가담하면서 5대 3까지 숫적으로 밀릴 때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서 미드필드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다는건 오히려 칭찬을 받을 일이었지만, 어쨌든 숫적 열세에 처하자 그동안의 피로가 누적된 번리의 미드필드가 헛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번리가 생각만큼 상대를 밀어붙이지 못하는 핵심은 수비진과 미드필드의 시선과 집중력을 빼앗고 있는 첼시의 초대형 공격수에 있었다.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 첼시가 눈을 딱 감고 나폴리의 구단주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에게 1억 파운드를 안겨주면서 영입한 나폴리와 나이지리아 국가대표팀의 주전 공격수, 빅터 오시멘.
25살의 나이로 이제 공격수로서 절정기.
186센티의 작지 않은 키에 당당한 체격, 그리고 빠른 발과 뛰어난 기술.
그러나 무엇보다 절정에 오른 골감각이 가장 두렵다.
첼시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경기에 투입된 빅터 오시멘은 적응기 같은건 필요 없다는듯, 90분당 0.95골에 달하는 환상적인 결정력을 선보이면서 단숨에 첼시의 공격에서 핵심을 차지했다.
출전한 11경기에서 무려 10골.
가뜩이나 미드필드에서 평소와 같은 우위를 누리지 못하는 덕분에 위기에 자꾸 노출이 되던 번리 중앙 수비수들은 첼시의 중앙 공격수 빅터 오시멘을 막아내기 위해서 안간힘을 써야 했고, 이는 번리의 양쪽 측면 수비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지 못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결국 후반전의 시작과 함께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던 구가를 오스카 밍게자로 교체하면서 수비에 힘을 싣어주었지만, 이를 예상했다는듯 그대로 맞받아친 그레이엄 포터 감독이 공격형 미드필더 카이 하베르츠를 아예 왼쪽으로 이동시키면서 거꾸로 첼시의 공격이 살아나는 계기가 되었다.
답답했던 형민이 후반전을 30분 정도 남겨둔 가운데 드와이트 맥닐은 킨 루이스-포터로, 아담 흘로첵을 에마뉴엘 비냐토로 교체해보았지만 딱히 공격이 살아나지는 않았다.
여기서 무승부를 거둔다면 이미 30라운드 경기를 끝낸 리버풀과 승점 차이가 다시 7점으로 벌어지게 된다.
솔직히 번리 내부에서는 스스로 우승 경쟁을 하고 있다고 아무도 생각하고 있지 않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쫓아가보고는 싶다.
하지만 현실적인 한계는 한계인게 아닐까?
“…프리미어 리그는 여기까지인가···?”
“뭐라고?”
형민의 중얼거림에 나란히 서서 경기를 지켜보던 카롤리나가 친구이자 상사를 돌아보았지만, 형민은 애써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아무 것도 아니야.”
***
“야! 정신 차려!”
“어, 미안. 고마워!”
아넬 아메드호지치의 매서운 질책에 아마르 데디치는 고개를 좌우로 털면서 대답했다.
오늘 왼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는데, 답답한 경기 상황에 자꾸 전진하다가 좌우를 오가면서 틈새를 노리던 첼시의 공격형 미드필더 카이 하베르츠에게 뒷공간을 내줄뻔 했다.
첼시의 미드필더 메이슨 마운트가 길게 올려준 패스를 읽어낸 번리의 중앙 수비수 아넬 아메드호지치가 달려가서 걷어내면서 역습을 끊어냈으니 다행이지, 아니면 바로 골키퍼로 이어지는 1대 1 상황을 내줄뻔 했다.
“하아···.”
아마르 데디치는 긴 한숨을 내쉬면서 좌우를 살폈다.
표면적으로는 4-4-1-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지만, 미드필드에서 윙어가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 4명을 집어넣어서 정사각형을 구현한 첼시의 기묘한 포메이션 덕분에 실질적으로 첼시의 측면 공격은 두 명의 측면 수비수인 마크 쿠쿠렐라와 리스 제임스 만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물론 그들도 계속해서 기회를 노리고 있는 번리의 측면 공격수 킨 루이스-포터와 에마뉴엘 비냐토를 견제하느라 함부로 전진하지 못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번리의 측면 수비수들은 한가해야 하는데···.
자리를 비우고 전진하기에는 눈을 번뜩이면서 계속 위치를 바꿔서 번리의 수비진을 압박하고 있는 빅터 오시멘이 두렵다.
그리고 그 뒤에서부터는 미드필드에서 벌어지는 혈전 덕분에 경기는 계속 교착상태.
사실상 미드필드에서만 공이 맴돌다가 가끔씩 앞뒤로 빠져나오는데, 상대팀 공격진을 철통같이 견제하는 수비진들 덕분에 골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
이런 대치 상태가 경기가 시작한 후 무려 80분간 지속되고 있는 상황.
리버풀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 필사적인 번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토트넘과 벌이고 있는 4위 경쟁이 느긋한 첼시는 무승부에도 만족하는듯, 번리의 변화에만 수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경기를 지켜보던 아마르 데디치는 계속 머릿속 한구석에 떠오를락 말락 하는 생각에 눈썹을 찌푸렸다.
“야, 정말 집중 안 할래?!”
“그게 아니라, 어디 아픈거 아니야?”
멍한 아마르 데디치의 표정에 아넬 아메드호지치의 질책에 이어서 중앙 수비 파트너로 나온 네이선 콜린스의 걱정스러운 질문이 따라왔다.
“아니야. 아픈거 아니야.”
“그럼 경기에 집중해, 임마! 집중 안 하는게 눈에 보여!”
겨우 25살의 젊은 나이였지만, 아넬 아메드호지치는 실질적으로 번리 수비진의 리더로 모두에게 인정받고 있었다.
리더의 질책에 아마르 데디치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머릿속에 선명해지는 생각에 다시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뭐?”
앞에서 벌어지는 경기에서 눈을 떼지 않은채 퉁명스럽게 반문하는 아넬 아메드호지치에게 아마르 데디치가 손짓하다가, 안 보인다는 것을 깨닫고 말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첼시도 측면에서 공격이 못 올라오고 있잖아.”
“그래서?”
“오스카가 들어왔으니까, 아예 우리가 3백으로 전환하면 어떨까?”
“…응?”
이 친구가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라는 표정으로 아마르 데디치를 돌아본 아넬 아메드호지치의 눈에 한박자 늦게 불이 들어왔다.
“…어차피 첼시 공격은 빅터 오시멘이랑 카이 하베르츠 밖에 가담하지 않고 있으니까···.”
“…3명이면 충분히 막을 수 있을거야. 그리고 나서 미드필드에 힘을 싣으면···.”
“…공격을 뚫어낼 수도 있겠는데?!”
어느새 근처에 다가와서 대화를 듣고 있던 중앙 수비수 네이선 콜린스가 감탄했다.
동료의 섣부른 반응에 아넬 아메드호지치가 눈썹을 찌푸렸다.
“야, 감독님의 지시 없이 포메이션을 변경하는건···.”
“그렇다고 지금 지시를 받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어. 그리고 쟤네들한테도 노출될거고.”
경기장을 가로질러서 감독에게 제안을 전달하고 승락을 받아내기에는 상대편도 변화를 알아차릴 위험이 너무 높아진다.
고민하는 아넬 아메드호지치에게 아마르 데디치가 용기를 내서 제안했다.
“나중에 감독님에게 해명은 내가 할테니까. 그러니까, 책임은 내가 질테니까···.”
자신도 젊지만 자신보다 더 젊은 동료의 말에 아넬 아메드호지치가 코웃음을 쳤다.
“네가 뭔데 책임을 지기는 책임을 져.”
“아, 그러니까···.”
주눅이 드는 아마르 데디치의 얼굴에 번리 수비진의 리더 아넬 아메드호지치가 씩 웃었다.
“책임을 진다면 내가 진다! 한번 해보자고!”
“좋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