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218)
218화: 여기까지인가
“Welcome! Welcome to the Jungle! (환영해! 정글에 온 것을 환영해!)”
“Kim’s got fun and games! (김이 너를 즐겁게 해줄꺼야!)”
“Kim’s got everything you want honey! (김은 니가 원하는 모든걸 갖고 있지!)”
“Kim knows the names! (김은 인싸들도 다 알고 있지!)”
“In the jungle, welcome to the jungle! (정글에! 정글에 온 것을 환영해!)”
“Watch it bring you to your shaking knees! (너의 떨리는 무릎이 꿇려지는걸 지켜봐!)”
(Guns & Roses의 “Welcome to the Jungle” 중)
삐익!
“파울!”
“우우우!!!”
응원가를 부르던 홈팬들이 야유를 퍼부었지만, 주심의 휘슬이 불리자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주전이자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젊은 미드필더 스타 중 한명인 페드리를 그대로 경기장 잔디 위에 처박아버린 크리스티앙 메디나는 순순히 공을 포기하고 뒤로 물러났다.
이제 번리에 온지 거의 2시즌.
예쁘게 공을 차지만 프리미어 리그의 격렬함에는 한동안 적응을 하지 못했던 젊은 아르헨티나 국적의 미드필더.
여전히 강인함으로 악명 높은 번리의 미드필드에서야 전투력으로 최하위였지만, 크리스티앙 메디나는 바르셀로나 정도는 씹어먹을 수 있다는듯 격렬한 플레이를 펼치면서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저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첫 70분 동안에 바르셀로나의 정교한 측면 공격에 휘둘리면서 3실점이나 했던 번리였지만, 무려 5명의 선수를 연이어서 교체한 다음부터는는 바르셀로나를 그 악명높은 번리의 끈적끈적한 플레이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페드리! 가비! 니코! 대형을 좁혀!”
원정팀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단신의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이 양 손을 가운데로 모으면서 미드필드들에게 서로 간의 간격을 좁히라고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니콜라스 세이왈드와 파트릭 데 파울라가 빠진 번리의 미드필드는 더 이상 두렵지 않다는 의미겠지.
다시 미드필드에서 주도권을 빼앗아 오면 제일 좋고, 아니면 최소한 추가 득점은 필요 없으니 실점만 막기 위해서 중앙을 잘 지키면서 경기를 끝내기만 하면 된다.
다음 경기는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99,000석의 캄프 누에서 가득찬 홈팀 팬들 앞에서 벌어진다.
방문하는 그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원정경기.
바르셀로나의 젊은 감독은 벌써부터 2차전을 염두에 두고 굳히기에 들어간 가운데, 번리의 젊은 선수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특히 70분부터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팔팔한 토마소 포베가와 루카 수키치, 그리고 방금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끊어낸 크리스티앙 메디나.
세 명은 투입되기 전에 수석코치에게서 전달받은 지시를 기억했다.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어. 하지만 한 골 정도 더 넣을 수 있다면 2차전이 조금 더 해볼만할거야.”
“해볼만하다는게 어느 정도일까요?”
크리스티앙 메디나의 말에 카롤리나는 눈썹을 잠깐 찌푸렸다가 대답했다.
“완전히 불가능하다에서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 정도로?”
“뭐에요, 그게.”
크리스티앙 메디나가 어처구니 없다는듯 웃었지만, 나머지 2명 선수의 표정이 비장한 것을 보고 안색이 변했다.
“쉽지 않은거군요.”
“2차전은 캄프 누잖아. 원래 거기는 쉽지 않아.”
“그렇군요.”
크리스티앙 메디나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부주장 토마소 포베가의 질문에 카롤리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이랑 바르셀로나가 똑같이 접근한다면, 토마소가 중앙을 지키고 루카랑 크리스티앙은 양쪽 측면으로 벌려서 우리쪽 측면을 지원해.”
너네만 중앙을 포기할 수 있는게 아니다.
서로 미드필드를 포기하겠다는 맞불 작전.
“그렇게 하면 아마 사비 감독이 미드필더들을 중앙으로 불러들일거야. 아니, 그러지 않아도 니키랑 파트릭이 빠지면 해볼만하다고 생각할테니까 미드필더들을 중앙으로 불러들이겠지.”
“그러면 저희도 다시 미드필드 싸움을 벌이면 될까요?”
루카 수키치의 질문에 카롤리나는 씩 웃었다.
“뭐하러? 저쪽에서 측면을 사용하는 방법을 이렇게 친절하게 70분 동안 교습해줬잖아?”
“아···!”
금발 수석코치가 왠지 늑대를 닮은은 웃음을 짓는 가운데, 3명의 젊은 선수들의 얼굴에도 이해의 빛이 떠올랐다.
다시 말해서 이건 함정이다.
약해진 것 같은 번리 미드필드의 전투력을 보고 알아서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들이 가운데로 모여도 좋다.
아니면 측면으로 빠져나가는 번리의 미드필더들을 보고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들이 가운데로 모여도 좋다.
그 이유가 뭐가 됐던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들이 가운데로 모이는 선택지를 택하는 순간, 기존과 반대로 번리가 측면을 사용하면서 바르셀로나에게 공격을 퍼부으면 된다.
“측면을 장악할거면 로렌조가 계속 남아 있는게 좋지 않나요?”
옆에서 벤야민 셰슈코까지 몸을 풀고 있는 것을 바라보던 루카 수키치가 물었다.
번리에서 2시즌을 뛰면서 전술적인 시야가 현저히 넓어진 크로아티아 국가대표팀의 희망을 보면서 카롤리나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좋은 질문이지만, 로렌조는 이미 70분을 소화해서 많이 지쳤어. 무엇보다 바르셀로나의 수비수들이 그의 패턴에 익숙해진 시점이니까.”
“아, 벤야민이 들어가면 패턴이 바뀌니까 더 혼란스럽겠군요.”
“그렇지.”
제자의 정답을 교사의 흡족한 미소를 띈 카롤리나가 경기장을 향해서 턱짓했다.
“자, 가서 제대로 한바탕 하고 오렴.”
“넵!!”
***
“와아아아!!!”
홈팬들의 함성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벤야민 셰슈코는 마지막으로 날린 슈팅이 아슬아슬하게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빗겨나가는 것을 보면서 혀를 찼다.
“후아··· 후아···.”
그의 옆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바르셀로나의 23번, 쥘 쿤데가 얼굴을 살짝 찡그리면서 방금 전에 슈팅을 가로막기 위해서 뻗었던 오른쪽 다리를 굽혔다 폈다.
마지막 순간에 들어온 젊은 수비수의 태클을 공과 함께 피하느라 벤야민 셰슈코의 몸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슈팅이 빗나갔다.
하지만 쥘 쿤데의 오른쪽 다리 상태가 안 좋은건 확실하다.
다만 아직까지 로렌조 루카가 귀뜸해준대로 급격한 방향 전환을 이끌어내는 승부를 걸어보지는 못한 상황.
상대 선수가 눈치채지 못하게 힐끗 그의 다리를 바라보던 벤야민 셰슈코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페널티 박스까지 내려온 니코 곤잘레스 인근에서 그를 견제하고 있는 토마소 포베가에게 다가갔다.
“니코, 오랜만이야!”
“벤야민, 다시 봐서 반가워.”
“잠깐 토마소 좀 빌려갈께.”
지난 시즌 동안 번리에서 함께 지냈던 니코 곤잘레스에게 반갑게 인사하고, 벤야민 셰슈코는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는 부주장을 한쪽을 끌어당겼다.
“뭔데?”
“23번의 오른쪽 다리 상태가 안 좋아.”
손으로 입을 가린채 부주장에게 속삭이자, 토마소 포베가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눈을 빛냈다.
“로렌조가 얘기해주고 간게 그거구나.”
“응. 방금 전에도 확인했어.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지는데, 그러다 보면 본인이 교체를 해달라고 하거나···.”
“…벤치에서 교체 신호를 보내겠지.”
상태가 조금만 더 나빠지면 이제 다른 사람들 눈에도 띄일거다.
시간도, 기회도 제한적이다.
벤야민 셰슈코의 말을 바로 이해한 토마소 포베가가 느긋하게 목을 푸는 것처럼 고개를 돌리면서 주변을 확인했다.
“어떻게 하고 싶은데?”
“확 방향을 꺾는 상황으로 끌어낼 수 있다면 골키퍼랑 1대 1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음···.”
토마소 포베가는 턱을 긁적였다.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 3명이 중앙으로 집결하는 가운데, 번리의 미드필더들은 그를 제외하고는 측면으로 빠져나가면서 바르셀로나에게 맹공을 퍼붓고 있었다.
다만 그렇게 되면서 페널티 박스로 몰린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이 뒤로 자꾸 물러나고 있는 상황.
오른쪽과 왼쪽 측면을 살펴보면서 고민한 토마소 포베가가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너는 전방으로 밀고 들어가 있어. 측면에서 공이 들어오는걸 기다려.”
“알겠어.”
부주장의 지시에 벤야민 셰슈코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최전방으로 향했다.
여전히 턱을 긁적이던 토마소 포베가는 그 둘을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니코 곤잘레스에게 한번 씩 웃어준 다음에 터덜터덜 왼쪽 측면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개인기가 뛰어난 아담 흘로첵과 수비와 패스가 탄탄한 오스카 밍게자가 버티고 있는 오른쪽 측면보다는 발이 빠르고 직선적인 자말 루이스와 아마르 데디치가 있는 왼쪽이 벤야민 셰슈코가 원하던 상황을 만들어주기 쉬울 것 같다.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한번 힐끗 바라보자, 그들의 젊은 감독이 팔짱을 낀채 흥미롭다는 얼굴을 하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감독님. 절대로 지시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건 아니에요.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향해서도 손을 흔들어준 토마소 포베가가 발걸음을 더 빨리 옮기기 시작했다.
아~주 가벼운 양념을 친다고나 할까···.
***
“아담!”
“알겠어.”
바르셀로나의 페널티 박스 측면으로 파고들던 번리의 오른쪽 공격수 아담 흘로첵은 뒤에서 들려오는 외침에 망설이지 않고 바로 몸을 돌려서 뒤로 패스를 내주었다.
하프라인을 넘어서 페널티 박스 인근까지 올라온 번리의 오른쪽 측면 수비수 오스카 밍게자는 공을 받는 즉시 그를 지원하기 위해서 다가온 미드필더 루카 수키치에서 패스를 연결했고, 루카 수키치는 다시 하프라인에서 살짝 전진해 있던 수비형 미드필더 토마소 포베가에게 패스를 보냈다.
어느새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큰 U자를 그리면서 움직이는 공.
확실하게 번리가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지만, 그 속도가 급격하게 빠른 것도 아니어서 갑작스러운 역습이 진행되는 낌새도 없다.
잘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번리가 경기를 포기하고 남은 시간 동안 실점을 피하기 위해서 공을 움직이고 있다고 오해할 수 있는 장면.
번리에서 한 시즌 반이나 임대 생활을 보냈던 바르셀로나의 니코 곤잘레스 만이 불길한 느낌 속에서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가운데,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은 자신들의 포지션을 고수하면서 차분히 공의 움직임을 눈으로만 쫓았다.
“오오오!!!”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상 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낀 홈팬들은 열기를 띈채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드필드를 거친 공은 다시 번리의 왼쪽 측면으로 공급됐다.
“자말!”
“가자!”
번리의 왼쪽 측면을 담당하는 공격수 자말 루이스, 수비수 아마르 데디치, 그리고 미드필더 크리스티앙 메디나까지 바르셀로나의 페널티 박스 인근에 반경이 3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좁은 공간에 모였다.
그들을 견제하기 위해서 바르셀로나의 측면 수비수와 공격수가 앞뒤에서 간격을 좁혀오는 가운데, 공을 넘겨받은 아마르 데디치가 씩 웃었다.
“그럼 잘 가!”
“훗.”
낮은 웃음과 함께 자말 루이스와 크리스티앙 메디나는 동시에 몸을 돌려서 돌진했다.
자말 루이스는 바르셀로나 페널티 박스 옆의 코너 플래그를 향해.
크리스티앙 메디나는 페널티 박스 외곽을 나타내는 경계선을 따라서 페널티 아크를 향해.
“어어?!”
“한명씩 쫓아가!!”
그들을 견제하기 위해서 다가오던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당황하는 가운데, 골문에서 바르셀로나의 베테랑 골키퍼 마크 안드레 테어슈테겐이 빠르게 지시를 내렸다.
그의 지시에 따라서 바르셀로나의 오른쪽 수비수 엑토르 벨레린은 자말 루이스를, 오른쪽 공격수 우스만 뎀벨레는 크리스티앙 메디나를 쫓아서 달렸다.
“우스만! 걔가 아니라!!”
마크 안드레 테어슈테겐 골키퍼가 다급하게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중앙으로 파고드는 상대는 미드필더가 막으면 되잖아!
하지만 지시를 오해한 바르셀로나의 젊은 공격수가 크리스티앙 메디나를 쫓는 가운데, 갑자기 견제하는 상대가 사라진 아마르 데디치가 씩 웃으면서 대각선으로 바르셀로나의 페널티 박스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원투 패스 정도는 주고받으면서 돌파할줄 알았지만, 이렇게 되면 더 상황이 좋다.
단독으로 돌진하는 번리의 젊은 측면 수비수를 향해서 바르셀로나의 중앙 수비수 로날드 아라우호가 뛰쳐나오는 가운데, 바르셀로나의 중앙 수비수들과 계속 신경전을 벌이고 있던 벤야민 셰슈코가 그 뒤를 쫓았다.
“아마르!!”
얼핏 보면 골문을 등진채 아마르 데디치의 앞을 가로막으려는 로날드 아라우호의 등 뒤를 지나서, 로날드 아라우호의 왼쪽 측면으로 밀어준 공을 받아내려는 모습.
그렇게 되면 바르셀로나 골문으로 가는 길목이 열린다.
빠르게 계산한 바르셀로나의 중앙 수비수 쥘 쿤데가 벤야민 셰슈코와 바르셀로나 골문 사이로 달려가서 길목을 가로막으려는 순간, 벤야민 셰슈코가 급정지하면서 몸을 돌렸다.
“이런!!”
속임수다!
앞으로 달려가던 관성을 멈추려고 급정지하려던 쥘 쿤데는 오른쪽 종아리가 화끈해지는 느낌과 함께 갑자기 몰려오는 근육 경련에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었다.
흔히 쥐라고도 표현되는 근육 경련.
스포츠를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두번 이상 경험해본 현상이지만, 하필 시기가 좋지 않았다.
반전하는 벤야민 셰슈코를 확인한 아마르 데디치는 씩 웃으면서 로날드 아라우호의 오른쪽 측면으로 공을 밀어주었다.
“아앗?!”
뒤에서 느껴지는 벤야민 셰슈코와 쥘 쿤데의 움직임에 어느 정도 속임수를 예상했던 로날드 아라우호는 예상했던 자신의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 측면으로 빠져나가는 공의 모습에 비명을 질렀다.
예상했던 상대의 움직임에 맞춰서 이미 왼발이 나가서 왼쪽 측면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
중앙 수비수 하나는 꼼짝없이 정지한 상태이고, 다른 중앙 수비수는 갑자기 몰려온 근육 경련에 절뚝거리고 있는 가운데 다시 페널티 박스 중앙으로 이동한 벤야민 셰슈코는 느긋하게 흘러들어오는 공을 발 밑에 세웠다.
위치도 그렇고 서로 간의 거리도 그렇고.
이건 뭐, 그냥 페널티 슛이다.
뛰쳐나올 타이밍을 놓친 바르셀로나의 마크 안드레 테어슈테겐 골키퍼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벤야민 셰슈코는 오른발을 맹렬히 휘둘러서 공을 날려보냈다.
필사적으로 몸을 날리는 마크 안드레 테어슈테겐 골키퍼의 팔 끝 너머로 여유롭게 통과하는 공.
“으아아아!!!”
경기 막판에 들어간 극적인 만회골에 번리 팬들이 함성을 지르고 있는 가운데, 벤야민 셰슈코는 마침내 경기장 위에 드러누운 상대팀의 중앙 수비수를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간신히 한 골을 넣었지만, 솔직히 이것도 쉽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