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222)
222화: Impossible is nothing
“으아아아!!!”
9만 9천석의 캄프 누는 관중들이 내지르는 함성에 메아리쳤지만, 경기장 위에서 필사적으로 맞부딪치고 있는 선수들은 이제 그런 외침소리가 귀에 들려오지 않았다.
“니키, 왼쪽에서!”
“알겠어!”
동점골이 들어간 후, 경기는 완전히 열린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이제 감독들이 정교한 전술을 펼칠 기회가 없는 가운데 양 팀 선수들은 자신들에게 가장 친숙한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하고 있었다.
바르셀로나는 점유율과 패스 기반의 매끄러운 축구를.
번리는 압박과 역습에 기반한 강렬한 축구를.
그리고 캄프 누의 여신은 홈팀을 배신하고 원정팀이 손을 들어주고 있었다.
퍽!
눈 앞에서 자신과 경합하고 있던 번리의 주장 니콜라스 세이왈드가 살짝 오른쪽으로 움직이나 싶더니, 갑자기 왼쪽에서 들이닥친 부주장 토마소 포베가에게 들이받힌 바르셀로나의 젊은 미드필더 가비는 한참이나 밀려나간 다음에 경기장 잔디 위에 쓰러졌다.
“우우우우!!!”
홈팬들의 야유가 거셌지만, 주심은 양 팔을 앞으로 향하면서 단호하게 외쳤다.
“속행해!”
상대 선수를 들이받기 직전에 토마소 포베가의 오른발이 먼저 공을 툭 쳐냈다.
그렇다면 정상적인 볼 경합 상황이라는 얘기다.
“우우우우!!!”
마음에 들지 않는 판정에 홈팬들이 상대팀 선수와 주심까지 싸잡아서 야유를 보내고 있었지만, 토마소 포베가가 강탈한 공을 이어받은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씩 웃었다.
“막아야 해!”
수비를 지휘하고 있는 로날드 아라우호의 외침이 있기도 전에 바르셀로나의 베테랑 오른쪽 수비수 세르히 로베르토와 수비형 미드필더 니코 곤잘레스가 동시에 니콜라스 세이왈드를 향해서 달려왔다.
저 괴물을 상대로 한 명이 덤벼서 공을 빼앗을 수가 없다.
경기가 시작하기 전에 수차례 동료들에게 설명했지만, 1차전의 승리에 살짝 취해 있던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던 니코 곤잘레스의 조언은 후반전 내내 최악의 형태로 증명되고 있었다.
“어쭈?”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씩 웃으면서 공을 왼발로 옮긴 다음에 오른쪽에서 파고드려는 세르히 로베르토는 상체를 기울이고는 오른쪽 어깨로 강하게 밀어내면서 튕겨냈다.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과 함께 달려온 관성 그대로 튕겨나가는 베테랑 수비수.
반면에 니코 곤잘레스는···.
퍽!
그냥 다짜고짜 몸을 살짝 허공에 띄운 다음에 이전 동료이자 상대팀 주장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물론 이미 대비하고 있던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세를 유지했다.
“니코, 이 정도로는 나한테서 공을 못 뺐는다고.”
“아, X발··· 진짜···!”
니코 곤잘레스는 욕설을 내뱉으면서 필사적으로 다리를 뻗어보았지만, 이미 넉넉하게 왼발로 공을 옮겨두었던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팔뚝으로 이전 동료를 밀쳐내는 동시에 가볍게 공을 후방으로 밀어주었다.
“젠장!!”
니코 곤잘레스가 욕설을 내뱉는 가운데, 어느새 뒤에서 치고 올라온 크리스티앙 메디나가 그대로 공을 걷어찼다.
우아하게 오른쪽으로 휜 공이 바르셀로나의 왼쪽 코너 플래그를 향해서 맹렬히 날아간다.
니코 곤잘레스가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는 가운데, 크리스티앙 메디나가 인사를 건냈다.
“안녕, 니코?”
“X발!!”
욕설과 함께 몸을 돌려서 수비를 지원하기 위해서 다시 페널티 박스 안으로 달려가는 옛 동료의 뒷모습에 크리스티앙 메디나가 어깨를 으쓱했다.
“니코는 바쁜가 보네.”
“그러게. 번리로 이적했으면 좋았을 것을.”
물론 니코 곤잘레스가 왔다면 파트릭 데 파울라처럼 마음이 잘 맞는 미드필드의 파괴자를 만나지 못했을테니까, 그것도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고.
“자, 어떻게 전개되는지 한번 볼까?”
“그러게?”
씩 웃음을 나눈 가운데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니코 곤잘레스의 뒤를 쫓아서 바르셀로나의 페널티 박스로, 크리스티앙 메디나는 역습을 차단하기 위해 번리의 수비 진영 쪽으로 발을 옮겼다.
***
“비니!!”
뒤에서 들려오는 외침에 바르셀로나의 영광시대를 함께 했던 베테랑 왼쪽 수비수 조르디 알바는 뒤를 돌아보았다가 욕설을 내뱉었다.
“아, 젠장!”
속임수였다.
번리의 오른쪽 수비수 오스카 밍게자가 공을 절대로 넘겨받을 수 없는 위치에서 실실 웃으면서 그에게 손을 흔들어보이는 가운데, 조르디 알바가 비워둔 뒷공간을 여유롭게 점유한 에마뉴엘 비냐토가 코너 플래그를 향해서 날아가는 공을 향한 질주를 계속했다.
베테랑 수비수가 허탈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코너 플래그에 도달한 젊은 이탈리아 공격수는 여유롭게 공을 멈춰 세우고, 주변을 한번 둘러보는 여유까지 가진 다음에 골라인을 따라서 맹렬히 돌진하기 시작했다.
목표는 바르셀로나의 골문.
“막아!!”
“지원해줘!”
바르셀로나의 골키퍼 마크 안드레 테어슈테겐이 단호하게 지시를 내리는 가운데, 더 가까운 위치에 있었던 바르셀로나의 중앙 수비수 쥘 쿤데가 페널티 박스 중앙에서 견제하고 있던 번리의 중앙 공격수 로렌조 루카를 버리고는 에마뉴엘 비냐토를 향해서 달려갔다.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던 바르셀로나의 왼쪽 수비수 조르디 알바도 정신을 차리고 달려가기 시작했지만, 전성기를 한참이나 지난 속도가 아니더라도 이미 늦었다.
자신의 오른쪽에 위치한 골라인을 그대로 따라서 페널티 박스 안까지 침투한 에마뉴엘 비냐토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바르셀로나의 중앙 수비수를 향해서 씩 웃어보이면서 오른손을 들어서 골문을 가르켰다.
“어?!”
자신도 모르게 왼쪽 어깨 너머를 힐끗 돌아본 쥘 쿤데는 자신의 실책을 깨닫고 다시 정면에 위치한 상대 선수를 향해서 고개를 돌렸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다.
간단한 속임수로 상대편 수비수를 흔들어놓은 에마뉴엘 비냐토는 왼발로 가볍게 바르셀로나의 페널티 박스 정중앙으로 공을 이미 밀어준 상황.
자신의 오른쪽을 지나치는 공을 따라서 고개를 돌린 쥘 쿤데의 시야에 잔디 위를 미끄러지듯이 날아오는 공을 향해서 달려오는 번리의 중앙 공격수 로렌조 루카와 자신의 중앙 수비 파트너 로날드 아라우호의 모습이 들어왔다.
“아, 안 돼!!”
로날드 아라우호가 필사적으로 발을 뻗었지만, 장신만큼이나 긴 팔을 이용해서 가볍게 상대 수비수를 밀어낸 로렌조 루카는 달려오던 기세 그대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으헉?!”
대포알 같은 속도로 자신의 얼굴 바로 옆을 스치는 공에 마크 안드레 테어슈테겐 골키퍼가 화들짝 놀라는 가운데, 날아간 공은 그대로 골네트에 틀어박혔다.
“으아아아!!”
슈팅을 성공시킨 로렌조 루카 뿐만 아니라 어시스트를 보낸 에마뉴엘 비냐토, 반대쪽에서 움직이면서 바르셀로나 수비진의 시선을 끌어당기던 자말 루이스와 니콜라스 세이왈드, 그리고 미드필드와 수비진에서 공격에 가담하거나 수비를 지원하기 위해서 움직이던 번리 선수들이 일제히 양 팔을 들어올렸다.
후반 89분.
번리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유럽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티켓을 손에 넣었다.
***
“We are Burnley! (우린 번리!)”
“Super Burnley! (슈퍼 번리!)”
“We are Burnley! (우린 번리!)”
“From the Moor! (수렁에서 왔지!)”
“Led by the man! (우리를 이끄는 사나이는!)”
“From the east! (동방에서 왔다네!)”
“Super Burnley! (슈퍼 번리!)”
“Super Kim! (슈퍼 김!)”
마지막까지 혹시나 하는 희망에 경기장에 남아 있었던 홈팬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채 캄프 누를 빠져나가는 가운데, 희열에 가득찬 번리 팬들은 한쪽 구석에서 대형 깃발을 맹렬히 휘두르며 역전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Super Burnley! (슈퍼 번리!)”
“Super Kim! (슈퍼 김!)”
“Super Burnley! (슈퍼 번리!)”
“Super Kim! (슈퍼 김!)”
팬들의 맹렬한 외침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경기장까지 내려와서 형민의 품에 안겨 있었던 헬레나가 고개를 들고 외쳤다.
“가서 팬들한테 인사하고 와요!”
“어, 알았어요.”
이미 선수들의 태반이 번리 원정팬들이 몰려있는 스탠드 앞으로 가서 인사를 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젊은 명장이 등장하자 팬들은 북을 울리면서 더 격렬하게 환호했다.
“김! 끝까지 가는거야!!”
“우승!! 우승!! 우승!! 우승!!”
“번리는 승리한다!!!”
제대로 이해하기도 힘들만큼 뒤섞인 외침과 구호 속에서 형민은 살짝 쑥쓰러운 미소를 지은채 팬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인사했다.
기쁨에 가득 찬 팬 중 하나가 인사하는 감독과 선수들을 향해서 외쳤다.
“불가능? 그건 아무 것도···!!!”
***
“어, 이건 불가능하네.”
테이블에 절반쯤 엎어진채 순위표를 바라보던 태진이 느긋하게 단언했다.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다음날 오후.
잘 숨기기는 했지만 긴장감과 피로로 너덜너덜해진 선수단의 회복 훈련을 마치고, 만만치 않게 피곤한 표정으로 감독과 코치진이 퍼스트팀 회의실에 모여 있었다.
오늘 저녁 때에 리버풀은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챔피언스 리그 4강 2차전을 치른다.
1차전은 안필드에서 극적인 2대 2 무승부.
전반전에 모하메드 살라와 다르윈 누네즈의 연속골로 홈에서 앞서 갔던 리버풀은 후반전에 혼자서 2골을 몰아친 카림 아데예미의 맹활약에 무승부라는 고통스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만 15골을 넣으면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가지고 있는 단일 시즌 챔피언스 리그 최다골 기록인 17골에 도전하고 있는 독일 국가대표팀의 젊은 에이스.
비록 프리메라 리가에서는 바르셀로나에 밀려서 2위가 확실시되고 있지만, 그런만큼 반드시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은퇴 시즌에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는 레알 마드리드가 리버풀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로 불러들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태진이 보고 있는건 번리가 이미 결승전 티켓을 예약한 챔피언스 리그가 아니라 프리미어 리그 순위표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버풀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까?”
“음···.”
태진의 질문에 형민과 나머지 코치진은 침묵했다.
구단 운영진이 정신을 차렸는데, 이번 시즌을 리빌딩의 시즌으로 선언하고 시모네 인자기 감독을 유임시키면서 시간을 더 주었지만, 글쎄.
첼시와 토트넘, 그리고 신진 강호의 대열에 합류한 뉴캐슬이 치열한 4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리그 1위 리버풀과는 저 멀쩍히 떨어진 7위이다.
그것도 알렉스 퍼거슨 경 시절에 치열한 우승 경쟁 라이벌이었던 아스널과 엎치락뒤치락 승부를 벌이면서 간신히 획득한 순위.
“제시가 어떻게든 리버풀을 붙잡고 늘어지겠다고 그렇게 호언장담했는데···쩝.”
형민이 아쉬운 듯이 혀를 찼다.
지난 시즌에 이어서 이번 시즌에도 프리미어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더블을 향한 질주를 이어가던 리버풀을 상대로 무승부 이상은 끌어내보겠다고 형민과 카롤리나에게 호언장담했지만, 결과는 3대 1로 패배.
사실 리즈가 넣은 1골도 80분이 넘어서 터진 위로골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별로 도움이 안 된 결과였다.
프리미어 리그 36라운드가 끝난 지금, 번리는 31승 5패로 승점 93점.
리버풀은 31승 3무 2패로 승점 96점.
번리가 시즌 초반에 5연패를 겪으면서 날려버린 승점이 아쉬웠다.
“골득실 차이는··· 음··· 별로 안 얘기하고 싶으네.”
순위표를 보던 태진이 중얼거렸다.
“리버풀이 우리보다 20골 정도는 더 넣었으니까···.”
“…최종전에서 우리가 리버풀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고 가정하는거야?”
카롤리나가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반문했다.
“이번 시즌은 우리가 리버풀을 상대로 전적인 1승 4패야!”
“그래도 1승은 가장 최근 경기였잖아!”
카롤리나의 지적에 태진이 발끈했다.
“우리도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자자, 여러분···.”
다툼이 일어날 것 같은 상황에, 형민이 양 손을 들어서 두 사람을 진정시켰다.
“걔네들이 뭘 어쩔지는 우리가 고민하지 말고,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걸 하자고. 오케이?”
“어, 음···.”
두 사람이 살짝 멋쩍은듯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시즌의 막판이 되자 모두가 긴장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이제 번리에게 남은건 3경기.
한 경기 한 경기가 시즌 전체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살 떨리는 상황.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그냥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없어. 알잖아?”
번리의 다음 프리미어 리그 경기의 상대는 노리치.
리버풀의 다음 프리미어 리그 상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상대적으로 번리가 더 수월한 일정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최근 전적이나 기세를 봤을 때에 리버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질거라고 상상하기 힘들다.
그렇게 리그 1위와 2위 팀이 서로를 상대하는 최종전에 돌입한다면, 리버풀은 20골 차이 이상으로 번리에게 패배하지 않는 이상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
“차라리 우리가 잘하면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는 챔피언스 리그에 집중하자고.”
노리치 정도는 애들이 알아서 씹어먹어주지 않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