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232)
232화: 로렌조, 그리고 벤야민
“야!”
분노와 걱정이 뒤범벅된 얼굴을 한 주장 니콜라스 세이왈드가 단숨에 레알 마드리드의 페널티 박스 안까지 질주해서 들어왔지만, 가까이에 있던 자말 루이스에게 바로 제지되었다.
“기다려! 지금은 치료가 먼저야!”
“로렌조, 괜찮아?!”
그 둘 옆에는 사이드라인에서 질주해온 팀닥터 사이먼 모리스와 피트니스 코치 파울루 모라오가 경기장 위에 쓰러진 로렌조 루카 옆에 무릎을 꿇고 선수의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어··· 괜찮아···.”
“로렌조. 나를 잘 봐봐. 이거 잘 보여?”
“음··· 보이기는 보여요.”
로렌조 루카의 눈동자가 그가 내민 손가락을 따라가는 것을 확인한 사이먼 모리스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뇌진탕은 아닌 것 같아. 그런데 타박상인데, 좀 심하게 붓겠는걸?”
“으음···.”
벌써부터 피멍이 들면서 붓기 시작했다.
골키퍼의 장갑 바깥쪽이 패딩이 되어 있다고 하지만, 솜으로 감싼 주먹이라고 해도 그 정도 속도와 강도로 부딪치면 안 다치는게 이상하다.
사이먼 모리스가 고개를 젓는 것을 확인한 파울루 모라오가 몸을 돌려서 벤치를 향해서 크게 X자를 팔로 그려보였다.
“들 것을 가져오라고 지시하겠습니다.”
주심의 말에 로렌조 루카가 한 손을 내저었다.
“아니에요. 걸어서 나갈 수 있어요··· 부축을 좀.”
그의 말에 옆에서 걱정스럽게 지켜보던 니콜라스 세이왈드가 바로 거구의 동료를 부축해서 일으켜세웠다.
“와아아아!!!”
쓰러진 공격수가 일어나는 모습에 안도한 관중들이 환호와 함께 박수를 치는 가운데, 천천히 경기장 밖으로 걸어나가려던 로렌조 루카가 갑자기 우뚝 멈췄다.
“어, 왜 그래? 어디 아파?”
옆에서 그를 부축하고 있던 니콜라스 세이왈드와 파울루 모라오의 걱정스러운 질문에 로렌조 루카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주심!”
“왜 그러지?”
재빨리 부상당한 선수에게 다가온 주심의 질문에, 로렌조 루카가 벌써 붓기가 올라와서 잘 안 보이기 시작하는 눈을 애써 뜨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방금 그거, 골인가요?”
“어?!”
주심이 잠시 당황하더니, 귀에 손을 대고는 부심과 대기심, 그리고 VAR과 낮고 빠르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화를 마무리한 주심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휘슬을 불었다.
삐익!
“으아아아아!!!”
관중들의 절반이 환호를, 나머지 절반이 탄식하는 가운데 주심의 손이 경기장 중앙의 센터 서클을 가리켰다.
후반 49분.
번리의 추격골이 인정됐다.
***
“벤야민.”
“아, 감독님.”
교체판을 준비하는 대기심 옆에서 서서 마지막으로 몸을 풀고 있는 벤야민 셰슈코에게 형민이 다가가왔다.
“작전은 잘 알고 있지?”
“페널티 박스를 향한 직선적인 공격, 그리고 기회를 창출. 끊임없이 움직일 것.”
벤치에서 서둘러서 나오면서 카롤리나의 지시를 기억한 벤야민 셰슈코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지시사항을 다시 반복했다.
“그래··· 그렇지. 그러면 들어가서 애들한테 전해줘.”
“뭘요?”
의아해하는 얼굴로 벤야민 셰슈코는 감독을 돌아보았다.
아무리 사고였다고 하지만, 골키퍼의 펀칭을 제대로 맞으면서 결국 부축받아서 경기장을 걸어나와야 했던 로렌조 루카의 모습을 확인한 감독의 표정은 제대로 빡친 모습이었다.
“닥치고 공격이다.”
“네?”
뭔가 더 이상 질문을 하기 전에 대기심의 교체판이 들어올려지면서 그를 들어오라고 주심이 손짓했다.
“으아아아!!!”
레알 마드리드의 킥오프를 기다리는 번리 선수들의 진영으로 달려가던 벤야민 셰슈코는 뒤에서 들려오는 함성에 어깨 너머로 고개를 돌렸다.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선 그들의 젊은 감독이 선수들을 바라보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을 향해서 크게 팔을 휘두르고 있었다.
거기에 세바스챤 셰만스키, 아담 흘로첵, 드와이트 맥닐 등 번리에서 공격에 더 힘을 실어줄 선수들이 일제히 벤치에서 몰려나와서 사이드라인에서 몸을 풀기 시작하고 있었다.
선명한 의미.
교체대상이 될 것으로 보여지는 번리 선수들도 남은 시간을 최대한 잘 써보겠다는 굳은 결의를 얼굴에 새기고 있다.
“그래, 한번 해보자고.”
이제 점수는 1대 2.
번리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
퍽!
흰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잔디 위를 굴렀고, 곧바로 주심의 휘슬이 불렸다.
삐익!
“아, 이건 파울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잖아요!”
주장 니콜라스 세이왈드가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주심은 단호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가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전반전 동안 점유율과 주도권을 잃지 않았지만 2골이나 실점하고 상대팀 골문을 열어젖히지 못한 번리 선수들의 답답함.
반대로 전반전 내내 수비 진영에 갇혀서 두들겨맞아야 했던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상처받은 자존심.
전반전에는 환상적인 역습으로 선제골을 넣었던 카림 아데에미에게 번리 팬들이 보냈던 예우 덕분에 억눌려 있던 분위기가 후반전이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발생한 로렌조 루카의 부상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시간이 흐르자, 동점골을 넣기 위해서 필사적인 번리 선수들과 1점 차이 리드를 지키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 간에 경기장 곳곳에서 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가장 최근에 벌어진 경합 과정에서 한바탕 잔디 위를 구른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더 아우렐리안 추아메니에게 그의 동료들이 나가가서 일으켜 세우는 가운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은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허리 위에 손을 얹고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양 팀 선수들의 위치를 확인했다.
아직 하프라인을 넘어가지 못한 위치.
위치 자체는 위협적이지 않았지만, 언제든지 경기장 곳곳에 송곳 같은 패스를 찔러줄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한 레알 마드리드는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번리 선수들이 제대로 수비 위치를 잡는걸 확인한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삐익!
“우우우우!!!”
주심의 휘슬이 다시 불리고, 전방이 아니라 시간을 끌면서 우위를 지키기 위해 공을 뒤로 돌리는 레알 마드리드의 패스에 번리 팬들이 야유를 보내는 가운데 경기가 재개되었다.
그리고 프리미어 리그를 재패한 번리의 미드필더들에게도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드는 만만치 않았다.
“니키!”
옆에서 세바스챤 셰만스키의 다급한 경고가 들려왔지만 이미 늦었다.
“젠장!”
번리의 주장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이를 악물고 자신에게 다시 부딪쳐오는 아우렐리안 추아메니의 거센 압박을 버텨냈다.
키도 크고 체격 조건도 훌륭한데 기술적으로도 뛰어나다.
심지어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드 3인방 모두 그렇다.
우루과이 국가대표팀의 에이스 페베리코 발베르데와 프랑스 국가대표팀 미드필드의 떠오르는 희망 에두아르도 카마빙가.
그리고 아우렐리안 추아메니까지.
특히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지 한 달 만에 부동의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카세미루를 벤치로 밀어내고 결국 이적하도록 만든 아우렐리안 추아메니은 188센티의 장신에 터프한 수비력, 왕성한 활동량에 기술적인 능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그렇게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올린 레알 마드리드의 젊은 미드필더가 긴 다리를 뻗어서 니콜라스 세이왈드가 필사적으로 지키려고 하는 공을 옆에서 낚아채기 위해서 덤벼온다.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발 아래에 둔 공을 중심으로 몸을 돌리면서 등으로 상대팀 선수를 힘껏 밀어냈다.
“쯧!”
순간 발생하는 힘겨루기에 아우렐리안 추아메니가 혀를 찼다.
다른건 몰라도, 니콜라스 세이왈드와 힘겨루기를 해서 이길리가 없다.
단순히 체격이나 힘의 문제가 아니라, 힘을 겨루는 기술의 문제.
확 들어오는 압박에 어깨를 돌리면서 교묘하게 힘이 실리는 방향을 바꿔버린다.
결국 자신이 의도한 것보다 한두 걸음 더 밀려간 아우렐리안 추아메니가 필사적으로 발을 뻗어서 공을 건드리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상대 선수의 찰거머리 같은 압박을 드디어 벗겨내는 데에 성공한 니콜라스 세이왈드가 오른발을 휘둘러서 공을 그대로 전방을 향해 앞으로 보냈다.
“으아아아!!!”
기회를 직감한 관중들의 환호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공을 받아낸 것은 순식간에 미드필드를 가로질러서 레알 마드리드의 페널티 박스 코앞까지 도달한 파트릭 데 파울라.
순식간에 공격 위치로 움직이는 번리 선수들이 제각각 공을 달라고 손짓하거나 외쳤다.
“파트릭!!”
“나한테 줘!!”
오른쪽 측면 공격을 담당하고 있던 아담 흘로첵과 왼쪽 측면 공격을 담당하고 있던 드와이트 맥닐이 사이드라인을 등진채 동시에 페널티 박스 안으로 돌진했다.
그들이 비운 자리는 어느새 사이드라인을 타고 최전방까지 치고 올라온 루카 페예그리니와 아마르 데디치가 각각 담당.
순식간에 5명까지 늘어난 번리의 공격진은 일직선에 가까운 형태로 그대로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을 압박했다.
그 와중에 레알 마드리드의 두 중앙 수비수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던 번리의 중앙 공격수 벤야민 셰슈코는 위아래로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중앙 수비 콤비를 맡고 있는 안토니오 뤼디거와 에데르 밀리탕에게 선택을 강요했다.
그를 따라서 빠져나갈거냐.
아니면 그를 포기하고 측면 수비수들과 협력해서 침투하는 번리의 측면 공격수들을 막을거냐.
골문을 등진채 페널티 박스 밖으로 향하는 벤야민 셰슈코의 등을 보면서 반 호흡도 안 되는 순간을 망설이던 두 수비수는 측면 수비수들을 지원하겠다고 마음을 먹은듯, 살짝 양쪽 측면을 향해서 벌려서 섰다.
그리고 파트릭 데 파울라는 그렇게 생겨난 그 짧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벤야민!!”
외침과 함께 날카롭게 찔러진 공.
양쪽으로 활짝 펼쳐진 번리의 날개에 신경이 팔린 사이에 중앙에서 송곳 같은 공격이 전개된다.
기회를 포착한 파트릭 데 파울라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잔디 위를 미끄러지듯이 전속력으로 날아갔다.
슈팅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강도로 보내진 공을 확인한 벤야민 셰슈코는 골문을 등진 그대로 살짝 등을 뒤로 기울였다.
먼저 왼발축이다.
몸의 중앙과 일직선에 맞춰서 내딛는다.
그 다음에는 오른발.
발 안쪽이 앞으로 향하도록 주의하면서 살짝 앞으로 내민 다음에, 공이 맹렬히 날아오는 속도에 맞춰서 다시 뒤로 빼면서 공의 속도를 죽였다.
결국 관성에 의해서 빠르게 잔디 위를 날아왔던 공은 그대로 그의 오른발 안쪽에 달라붙었다.
“아차!!”
뒤에서 당혹스러운 외침이 들려오는 동시에 레알 마드리드의 중앙 수비수 중 한 명이 순식간에 그의 등에 달라붙었다.
그리고 살짝 뒤로 기울여진 그의 등에 상대 선수가 닿는 순간.
벤야민 셰슈코는 왼발을 축으로 오른쪽 어깨를 뒤로 보내면서 오른쪽으로 팽이처럼 돌았다.
아직도 관성이 살아 있는 공은 여전히 그의 오른발 안쪽에 찰싹 달라붙어서 함께 회전하고 있는 상황.
“젠장!!”
뒤에서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인지 아니면 다른 중앙 수비수인지 모를 상대 선수의 욕설이 들려오는 가운데, 벤야민 셰슈코는 레알 마드리드의 페널티 박스 한복판에서 공과 함께 교과서적으로 완벽한 턴을 마무리했다.
“막아!!”
이건 확실히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의 외침이다.
어느새 골문을 마주한 가운데 정면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요청에 벤야민 셰슈코는 씩 웃었다.
드디어 관성을 잃는 동시에 그의 통제에서 벗어난 공이 살짝 앞으로 흐르고 있었지만 괜찮다.
완벽하게 제껴진 안토니오 뤼디거와 몇 걸음조차 안 되는 그 짧은 거리를 필사적으로 몸을 날려오는 에데르 밀리탕이 도달하기 전까지 시간은 충분하니까.
절망적인 표정으로 앞으로 돌진하면서 슈팅 각도를 좁히려는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는 걱정할 필요조차 없고.
다시 한번 왼발을 내딛은 벤야민 셰슈코는 오른발을 살짝 들어올린 다음에 맹렬하게 휘둘렀다.
“오오오오!!!”
관중들이 일제히 좌석에서 일어나는 가운데, 번리에서 그 기량을 만개한 젊은 공격수가 오른발 바깥쪽으로 걷어찬 공은 맹렬하게 회전하면서 날아올랐다.
다급한 표정과 함께 몸을 날리는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의 손끝을 벗어난 공은 그대로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 왼쪽 상단 코너에 빨려들어가듯이 사라졌다.
“으아아아!!!”
레알 마드리드의 페널티 박스 한복판.
가슴에 선명히 새겨진 배지를 주먹으로 두들기며 젊은 공격수가 포효했다.
후반 84분.
2대 2.
이제 동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