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233)
233화: 마지막 공격
이제 경기는 6분 남았다.
추가시간까지 감안하면 3, 4분 정도 추가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경기의 막바지.
단판 승부가 벌어지는 토너먼트 대회 결승전의 특성상 무승부는 없다.
정규시간 90분과 추가시간이 다 소진될 때까지도 경기가 결판나지 않는다면 15분의 전반과 후반으로 나누어지는 총 30분 간의 연장전으로.
연장전에서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승부차기로 이어지게 된다.
이렇게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분기점까지 6분 남짓 남았다면, 감독이 취할 수 있는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철저한 수비 자세로 임하면서 연장전으로, 더 나아가서 승부차기로 끌고 가는 것.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남아 있는 시간 동안 결판을 내기 위해서 총공격으로 나서는 것.
공교롭게도 레알 마드리드의 백전노장 카를로 안첼로티의 선택은 전자.
그리고 형민의 선택은 후자였다.
“공격해!!”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형민이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을 향해서 팔을 휘두르면서 자신의 선수들에게 외쳤다.
감독의 외침이 경기장에 울려퍼지고 선수들 간에 전달되는 가운데, 그의 의도를 깨달은 번리의 팬들이 감독의 외침에 동참했다.
“공격해!!!”
웸블리 스타디움의 절반을 메우고 있는 암적색의 물결이 깃발을 휘두르면서, 북을 울리면서 외친다.
“공격해!!!”
도대체 어떻게 웸블리 스타디움에 더 대형 북을 밀반입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 거구 만큼이나 유명해진 번리 공식 서포터즈의 부회장 겸 고수 헨리 타일러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양 손으로 거대한 북채를 휘둘러서 북을 치면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공격해!!!”
경기에는 기세라는 것도 있고 흐름이라는 것도 있다.
기세라는게 경기를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와 선수들의 투쟁심이라면, 흐름이라는건 원하는 순간에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도록 기술적인 움직임을 경기장에서 구현하는 것.
전반전에도 번리는 기세등등했지만, 실제로 경기의 결과는 적재적소에서 노련하게 흐름을 통제하는 데에 성공한 레알 마드리드가 2골을 넣으면서 우위를 차지했다.
반면에 후반전에는 번리가 기세와 흐름을 모두 가져왔다.
그리고 형민은 경기가 시작하고 무려 84분 만에 완벽하게 고삐를 채우는데에 성공한 경기에 대한 주도권을 그냥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
“젠장!”
레알 마드리드의 왼쪽 수비수 데이비드 알라바는 나직한 욕설을 내뱉었다.
동점골 이후 지난 7, 8분간 쉬지 않고 이어진 번리의 파상공세.
평소라면 역습을 시도하기 위해서 중앙 공격수 카림 아데예미나 측면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나 로드리고 중 한 두명 정도는 최전방에 남아서 상대팀 수비에 압력을 줬을거다.
그러나 지금은 그들조차도 레알 마드리드의 페널티 박스 근처로 내려와서 필사적인 수비에 가담하고 있다.
그렇게 전광판의 시계조차 볼 여유가 없을 정도로 페널티 박스 안에 밀집된채 번리의 공격에 두들겨 맞고 있는 가운데, 레알 마드리드의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다시 한번 번리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번리의 오른쪽 공격수 아담 흘로첵이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더들의 필사적인 저지에도 불구하고 미드필드에서 번리의 세베스챤 셰만스키가 연결해준 공을 받아내는데에 성공했다.
공을 발 밑에 통제하나 싶더니, 체코 국가대표팀의 차세대 에이스로 손꼽히는 젊은 선수는 그대로 레알 마드리드의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직접 돌파를 시도했다.
아담 흘로첵.
지난 시즌에 프리미어 리그와 유로파 리그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카림 아데예미의 후임자로 영입되서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시작도 하기 전에 시즌의 절반을 부상으로 날려먹은 불운한 시즌.
그러나 한편으로는 번리에 영입된 첫 시즌에 프리미어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동점을 이루고 있으니 행복한 시즌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의 왼쪽 측면을 담당하고 있는 베테랑 수비수 데이비드 알라바는 자신의 눈 앞에서 공을 잡은 젊은 공격수가 이번 시즌에 행복과 불운을 각각 얼만큼의 비중을 줄지 정말 1도 관심이 없었지만.
“아담!”
공격수와 수비수가 서로 노려보면서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상황을 환기시키려는듯 번리의 오른쪽 수비수 아마르 데디치가 사이드라인을 타고 질주하면서 그대로 아담 흘로첵의 등 뒤를 지나서 레알 마드리드의 코너 플래그를 향해서 직진했다.
아담 흘로첵이 옆으로 공이 빼준다면 아마르 데디치에게 연결이 된다.
그렇게 되면 코너 플래그에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날카로운 크로스가 들어오거나, 아니면 아마르 데디치가 아예 골라인을 타고 직접 돌파하다가 컷백 크로스를 보내줄 수도 있다.
그 정도가 되면 사실상 페널티 박스가 관통되는 위기 상황.
그러나 잠시 망설이던 데이비드 알라바는 아마르 데디치를 쫓아가는 대신 아담 흘로첵에게 그대로 달라붙었다.
얼핏 짜증스러운 표정이 아담 흘로첵의 얼굴을 스쳤지만, 고개를 들어올린 젊은 공격수는 눈이 살짝 커지는 동시에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데이비드 알라바를 무시하고 그대로 왼발을 휘둘러서 페널티 박스 중앙으로 공을 찔러넣었다.
“아차!”
데이비드 알라바가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레알 마드리드의 페널티 박스 안까지 침투한 번리의 중앙 공격수 벤야민 셰슈코가 페널티 마크 근처에서 동료가 보낸 공을 받아냈다.
바로 뒤에 달라붙은건 레알 마드리드의 베테랑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
벤야민 셰슈코는 골문으로 향해진 등으로 독일 국가대표팀 소속의 노련한 수비수를 밀어내거나 제치려고 애를 썼다.
“안. 된. 다. 고!”
후반전에 2번이나 실점한 베테랑 수비수가 씹어먹듯이 말을 내뱉으면서 장신의 공격수가 좌우로 돌아서려는 것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벤야민!”
이를 악물고 어깨로 안토니오 뤼디거를 밀어내던 벤야민 셰슈코는 앞에서 다시 들려오는 외침에 반색을 하면서 발 아래에서 통제하고 있던 공을 다시 밀어내주었다.
“데이비드!!”
“아차!”
골문에서 경악한 레알 마드리드의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의 외침에 데이비드 알라바는 자신의 실책을 깨달았지만, 이미 늦었다.
벤야민 셰슈코에게 패스를 내주었던 번리의 오른쪽 공격수 아담 흘로첵이 어느새 자신을 돌아서 다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빨리 막아!!”
벤야민 셰슈코에게 묶여있던 안토니오 뤼디거 대신 또다른 레알 마드리드의 중앙 수비수 에데르 밀리탕이 전속력으로 튀어나와서 젊은 공격수 앞을 가로막았다.
아담 흘로첵은 이미 페널티 박스의 절반 이상을 가로지른 상황.
좌우로 돌아가기에는 공간이 충분하지 않고,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수한테 정면으로 돌진해봤자 남는건 타박상과 공에 대한 소유권이 넘어가는 것 밖에 없다.
빠른 속도로 선택지가 줄어드는 가운데, 방금 전까지 데이비드 알라바에 가로막혀서 짜증을 숨기지 못하던 젊은 공격수는 대신 씩 웃었다.
통!
아담 흘로첵의 왼발에 걸린 공은 무릎 높이로 떠오르면서 당황한 표정으로 오른발을 뻗어내는 에데르 밀리탕과 벤야민 셰슈코를 양 팔로 붙들은채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안토니오 뤼디거 사이의 공간을 통과했다.
“드와이티!!”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 뒤에 앉아 있던 번리 팬들이 이구동성으로 그의 이름을 외치는 가운데, 소리소문 없이 왼쪽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했던 번리의 젊은 에이스가 골키퍼를 상대로 1대 1 기회를 잡았다.
“흡!”
지원을 요청하거나 욕설을 내뱉을 시간조차 없다.
다시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패스가 이어지면 에데르 밀리탕이나 안토니오 뤼디거가 각각 아담 흘로첵과 벤야민 셰슈코를 어떻게든 막아줄 것을 기대하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가 골문을 버리고 앞으로 튀어나갔다.
어떻게든 슈팅 각도를 좁혀야 한다.
어느 쪽이냐?!
번리의 공격수들에 대한 비디오 분석 자료는 수없이 돌려보았다.
번리 유소년 출신의 에이스 드와이트 맥닐은 번리를 대표하는 테크니션.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고, 왠만한 압박 상황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온갖 기술을 발휘할 수 있는 실력과 강심장의 소유자.
서로의 눈을 바라보면서 0.1초도 되지 않은 수싸움을 이어가던 순간, 드와이트 맥닐은 그대로 공의 아래쪽을 찍어올렸다.
“오오오오!!!”
관중들이 환호와 감탄이 뒤섞인 외침을 일제히 토해내는 가운데, 드와이트 맥닐의 왼발을 떠난 공은 우아한 아치를 그리면서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가 필사적으로 위로 뻗어내는 손 끝을 그대로 넘어갔다.
번리의 선수들과 팬들이 일제히 승리의 함성을 내지르기 위해서 준비하는 순간.
“흐압!!”
기합소리와 함께 나타난 레알 마드리드의 유소년 출신 오른쪽 수비수 다니엘 카르바할이 축구 경기장보다는 태권도 시범에 더 어울릴 것 같은 날라차기와 함께 골문 안으로 들어가려던 공을 골라인 선상에서 걷어냈다.
“으아아아!!!”
가슴을 졸인채 실점 장면을 지켜보던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이 일제히 환호하는 가운데, 페널티 박스 안에 모여 있던 선수들이 일제히 골문 앞으로 튕겨나오는 공을 향해서 온 몸을 던졌다.
퍽!
서로를 견제하고 있던 벤야민 셰슈코와 안토니오 뤼디거가 거칠게 어깨싸움을 하면서 서로의 진로를 방해한다.
“젠장!”
추한 모습을 마다하지 않고 네 발로 경기장 위를 기면서 골문 앞에서 튕겨오른 공을 향해서 필사적으로 몸을 던지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의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에게 진로가 가로막힌 드와이트 맥닐이 그에게는 드문 욕설을 내뱉었다.
“으아아!!”
마지막으로 남은건 두 사람.
아담 흘로첵은 비명을 지르면서 몸을 날려서 필사적으로 공을 향해서 오른발을 뻗었다.
조금만, 정말 1센티만 더 가면 공을 골문쪽으로 보낼 수 있다!
이미 성장이 끝난 다리가 이 순간에 조금이라도 더 늘어나달라는 말도 안 되는 기도를 간절히 올리면서 발을 뻗었지만.
안타깝게도 상대의 발이 아주 조금 더 빨랐다.
뻥!
정말 인정사정 없이 있는 힘껏 왼발로 공을 후려찬 데이비드 알라바의 환한 표정과 함께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 앞을 정처없이 방황하던 공은 그대로 페널티 박스 밖으로 높이 날아올랐다.
“오오오!!!”
관중들의 절반은 탄식을, 나머지 절반의 환호의 외침을.
그렇게 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소음을 배경으로 하늘 높이 솟아올랐던 공은 레알 마드리드의 페널티 박스 경계선을 살짝 넘어서 페널티 아크에 떨어져내리기 시작했다.
“비켜!”
그리고 거친 외침과 함께 한 선수가 공의 낙하지점을 향해서 전속력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저 자식 막아!!”
아직 수비 위치도 제대로 잡지 못한채 골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던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가 필사적으로 외쳤다.
이미 휘슬은 주심의 입술 사이에 물려있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공의 주인은 딱 한번 뭔가를 해볼 기회가 주어질거다.
그게 사이드라인 밖으로 걷어내는 레알 마드리드가 되었던, 아니면 마지막의 도박과도 같은 필사적인 슈팅을 시도하는 번리가 되었던.
위기를 직감한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더들이 질주하는 번리의 선수에게 달라붙었지만 이미 그는 가속도가 오를대로 올랐다.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그의 단단한 어깨에 레알 마드리드의 아우렐리안 추아메니가 튕겨나가고, 절망적인 표정의 페데리코 발베르데와 에두아르도 카마빙가가 필사적으로 그 뒤를 쫓고 있었지만 오히려 거리가 점점 더 벌어진다.
질주하는 가운데에도 하늘에서 낙하하고 있는 공에서 눈길을 떼지 않고 있는 선수.
등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상징하는 4번이 암적색 유니폼 위에 새하얀 글씨로 선명하게 쓰여져 있었다..
오른쪽 팔에는 주장을 상징하는 노란색 완장.
번리의 주장, 니콜라스 세이왈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