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28)
28화: 진격의 번리
사우스햄튼전 전반 17분.
방금 전에 넣은 골에 따른 흥분을 번리 선수들이 가라앉히기도 전에 사우스햄튼이 빠른 역습으로 만회골을 넣었다.
아마 랄프 하센휘틀 감독이 주문했을 것처럼, 사우스햄튼 최후방의 중앙 수비수 모하메드 살리수가 중앙으로 좁혀 들어온 우측 미드필더 스튜어트 암스트롱에게 롱패스.
암스트롱은 다시 번리의 주장 벤 미를 따돌리고 급속도로 뛰어들어가는 네이선 텔라에게 롱패스를 연결해주었다.
“아···!”
깔끔하게 전개된 역습에 형민이 감탄의 탄성을 올렸다.
번리의 골키퍼 닉 포프와 1대1 기회를 맞이한 사우스햄튼 유소년 출신의 유망주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뛰어나오는 닉 포프의 오른쪽으로 슛을 감아서 날렸다.
슈팅 숫자는 13대 2, 유효슈팅은 6대 1.
원정경기에서 압도적으로 밀리고 있는 가운데에도 사우스햄튼은 효율적인 경기를 보이고 있었다.
[크리스 우드의 슛!] [아, 아쉽네요! 사우스햄튼의 프레이저 포스터 골키퍼가 잘 막아냅니다!]캐스터의 외침을 해설자가 받았다.
[크리스 우드는 한 손을 들어올려서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합니다만, 페널티 박스 바깥으로 나가지 않고 오히려 골키퍼의 빌드업을 방해할 준비를 하네요.] [번리의 나머지 선수들도 사우스햄튼 선수들을 압박하는데요. 만회골을 얻어맞았지만, 단순히 한 골 차이의 리드를 지키는게 아니라 더 벌리겠다는 의지를 명확하게 표현합니다!]형민이 불만스럽게 눈썹을 찌푸리는 가운데 번리의 선수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하프타임.
대기심이 선언한 추가시간 2분이 다 지나도록 맹렬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사우스햄튼의 골문을 열지 못한 번리 선수들은 답답함을 그대로 안은채 홈팀의 라커룸으로 향했다.
답답한 것은 형민도 마찬가지였지만, 번리의 젊은 감독은 선수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자신의 답답함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
“서두를 필요가 없어요! 왜 서둘러요?! 어차피 저희는 이기고 있어요!”
라커룸에 둘러앉은 선수단을 모아놓은 형민이 그를 바라보는 선수들을 독려했다.
“지금 사우스햄튼은 원정경기에 와서 1점을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이렇게 후반전이 다 끝나면 그들은 0점, 우리는 3점을 획득하는거에요. 다시 말하지만, 서두르지 마세요.”
선수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가운데, 전반전에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벤 미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손을 들었다.
“하지만 1골 차이인데, 동점골을 내주고 싶지 않아.”
“스스로를 믿으세요. 한골을 먹었다고요? 그럼 나가서 3골을 더 넣으세요! 사우스햄튼이 전반 내내 기록한 슈팅은 2개, 유효슈팅은 1개 밖에 없어요. 물론 깔끔한 역습이었지만, 우리 플레이를 의심할 필요는 전혀 없어요.”
감독의 차분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발언에 선수단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급해졌던 선수들의 표정에 여유가 다시 떠오르는 것을 지켜본 형민은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가운데 속으로 안도했다.
하프타임 이후, 번리의 킥오프로 재개된 경기.
눈 앞에서 전개되는 경기를 바라보면서 번리의 주장 벤 미는 머릿속 한 구석에서 생각을 계속했다.
언제부터였을까.
필사적인 수비와 수비, 그리고 수비.
거기서 앞으로 보내는 롱볼과 역습을 통한 득점.
무승부도 훌륭한 결과이고, 승리는 가끔씩 맛보던 그런 생활에 젖어있던 지난 6 시즌.
그보다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목표하고, 리그 1위 팀을 상대로 무승부를 거두면 감독이 사과하는 지난 3달 간의 생활이 더 익숙해졌다.
어쩌면 그런 생활에 젖어서 자신도 나태해졌을지도 모른다.
맨체스터 시티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아스널이나 첼시나 토트넘 같은 상위권 구단들을 모두 제치고 리그 2위를 차지한게 자신의 실력 때문이라고 착각한걸까?
바보 같이 더 이상 모든 경기마다 필사적인 노력을 쏟아붙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자신은 한니발 메이브리나, 카림 아데예미나, 심지어 번리 유소년 출신의 에이스 드와이트 맥닐 같이 타고난 재능은 없다.
하지만 지금 번리에서 자신 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지금은 그 일을 할 때였다.
“집중해!”
동료들을 격려하고, 쳐지는 선수들을 다그치는게 그의 팔뚝에 채워진 완장의 역할.
“밀어붙히자!”
자신의 임무는 수비를 단단히 지키고 공격의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
벤 미는 몸을 날려서 순간적인 롱패스로 뒷공간을 공략하려던 사우스햄튼의 공격을 끊어냈다.
마지막 순간에 살짝 머리를 틀어서 헤딩 패스를 보낸 대상은 오랫동안 중앙 수비수에서 콤비를 이뤄왔던 동료 제임스 타코우스키.
이번 시즌에 번리의 철벽 수비를 구축하는 데에 일조했던 그의 파트너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제임스 타코우스키는 라인을 올린채 전진 압박을 시도하는 사우스햄튼의 공격수 체 아담스를 피해서 다가오는 수비형 미드필더 니콜라스 세이왈드에게 짧은 패스로 공을 연결했다.
공을 빼앗고, 지키고, 다시 전개하는 데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오스트리아 국적의 젊은 미드필더는 등 뒤에서 덤벼오는 사우스햄튼의 네이선 텔라를 양 팔을 펼친채 몸싸움으로 가볍게 밀어낸다.
“니키!”
그를 지원하기 위해서 하프라인까지 넘어서 다가온 RB 잘츠부르크 시절부터 동료이자 친구인 카림 아데예미의 외침.
여전히 네이선 텔라를 넓은 등과 단단한 팔로 손쉽게 밀어내면서 몸을 왼쪽으로 살짝 돌린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다시 짧은 패스로 카림 아데예미에게 공을 전달했다.
공을 받기 직전, 주위를 확인하기 위해서 고개를 들은 카림 아데예미는 인근에 자리를 잡고 있는 번리의 미드필더 한니발 메이브리와 시선이 부딪쳤다.
보일듯 말듯 살짝 고개를 끄덕인 한니발 메이브리는 카림 아데예미가 공을 받기도 전에 몸을 돌려서 전속력으로 사우스햄튼의 골문을 향해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눈 앞에 보이는건 오프사이드를 걸기 위해서 일자로 수비라인을 형성한 사우스햄튼의 모하메드 살리수, 얀 베드나렉, 카일 워커-피터스.
한걸음 한걸음마다 라인이 가까워지고, 이제 한걸음만 더 내딛으면 공을 당장 받는다고 해도 부심의 깃발이 올라가면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될 딱 그 순간.
번리 읍내에서 덜덜 떨면서도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가로막는 그 순간, 꼴 보기 싫은 경쟁자에서 동료는 확실하고 친구는 아니길 바라는 대상이 된 카림 아데예미가 그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공을 강하게 걷어차는 소리와 함께 외쳤다.
“한니발!”
빠른 속도로 공이 자신의 왼쪽 어깨 위를 스쳐서 상대편 골문을 향해 날아간다.
다음에는 꼭 제대로 롱패스를 보내는 법을 설명해주겠다고 다짐하면서, 한니발은 달려가는 속도 그대로 공의 뒤로 따라붙었다.
이미 사우스햄튼의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가 그를 차단하기 위해서 달려나오고 있다.
바로 등 뒤에서는 그를 향해서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사우스햄튼의 중앙 수비수 모하메드 살리수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자신들의 오프사이드 라인이 박살난 사우스햄튼의 얀 베드나렉과 카일 워커-피터스는 뛰어나오는 골키퍼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서 골문으로 바로 달려가고 있다는걸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공의 속도, 자신의 속도, 그리고 상대편 선수들의 움직임이 모두 지도처럼 머릿속에 그려지고 계산된다.
이 모든걸 감안할때 공을 3번 이상 건드리면 차단당한다.
한니발은 우선 자신의 속도를 공보다 살짝 높인 다음에, 자신을 향해서 길게 펼친 몸을 날리는 사우스햄튼의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의 눈동자 색깔이 확인될 정도로 가깝게 접근한 다음에야 공을 오른쪽으로 살짝 건드렸다.
매끄러운 잔디 위에서 공과 상대편 선수가 서로와 반대 방향으로 미끄러졌고, 한니발 자신은 전신을 활짝 펼친 거구의 골키퍼를 달리던 속도 그대로 뛰어넘었다.
이제 골문으로 굴러가던 공은 골포스트 사이에서 벗어나서 밖으로 흘러나가고 있고, 상대편 골키퍼는 필사적으로 땅을 기면서 공과 골문 사이를 가로막으려 하고 있다.
이제 남은건 반 호흡 정도의 시간과 단 한번의 터치.
골문은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한니발은 자신의 본능을 믿고 몸을 날렸다.
옆으로 쓰러지면서 오른발로는 살짝 공을 휘감으며 날린 강력한 슈팅.
잔디 위에 핑그르르 돌면서 미끄러지는 한니발에게 골대의 옆네트가 출렁거리는 모습과 함께 거대한 함성이 들려왔다.
번리가 자신의 홈에 압도적인 우위를 다시 확립하는 순간이었다.
“골! 번리의 3번째 골입니다! 후반 50분! 클라렛을 빛내는 26번, 바로 그 이름은~!”
“한니발 메이브리!!!”
아나운서의 외침에 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환호하는 관중들을 향해서 일어선 한니발은 양 팔을 벌리면서 그 순간을 만끽했다.
뒤에서 그의 등 위에 뛰어오른 동료 때문에 휘청거리면서 앞으로 고꾸라질 뻔 했지만, 위에서 울러펴지는 환호의 주인공이 누군지를 깨닫자 팔을 내려서 그냥 업어주기로 했다.
그래, 너도 이런 팬들의 환호를 한번 정도는 누리고 싶겠···.
“으아아아아!!! 내 어시스트가 최고야!”
“아니거든!”
확 바닥에 내팽게칠까보다.
니 개판 같은 롱패스를 살린건 내 위대함이라고!
저 멀리서 자축하는 번리의 선수들 사이에서 카림 아데예미와 한니발 메이브리가 또다시 입씨름을 벌이는 가운데,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형민과 아서는 서로 얼싸안으면서 자축했다.
“됐어! 해냈어!”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는 아서의 어깨 너머로 사우스햄튼 선수들의 어두운 얼굴과 애써 그들을 독려하는 랄프 하센휘틀 감독의 굳은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남은 시간은 40분.
점수는 3대 1.
그러나 이제 기세는 완전히 번리쪽으로 넘어왔다.
뒤에서 번리의 중앙 수비수 벤 미가 파트너인 제임스 타코우스키와 함께 사우스햄튼의 모든 공격 시도를 칼 같이 차단하는 가운데, 승기를 감지한 번리 선수들은 사우스햄튼의 골문을 향해서 맹공을 퍼부었다.
결국 후반 54분.
코너킥 상황에서 크리스 우드의 헤딩슛을 사우스햄튼의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가 잘 막아냈지만,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드와이트 맥닐이 리바운드 되는 공을 밀어넣으면서 추가 득점.
그리고 다시 후반 61분.
이번에는 오른쪽을 파고든 카림 아데예미의 크로스를 받은 크리스 우드가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의 헌신적인 수비를 뚫어내고 드디어 골에 성공.
후반전이 시작하고 나서 16분 동안 3골을 넣은 번리가 사우스햄튼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프리미어 리그가 출범한 이후, 번리가 자신들의 홈구장인 터프 무어에서 5골을 넣은 적은 없다.
자신들의 팀이 압도적인 화력을 자랑하면서 상대편을 압살하는 모습에 감격한 번리의 홈팬들은 터프 무어가 무너져라 발을 구르면서 그들의 응원가를 하늘 높이 불렀다.
“No one likes us (아무도 우릴 좋아하지 않아)”
“No one likes us (아무도 우릴 좋아하지 않아)”
“No one likes us (아무도 우릴 좋아하지 않아)”
“We don’t care (우린 신경쓰지 않아)”
“We are Burnley (우린 번리니까)”
“Super Burnley (슈퍼 번리니까)”
“We are Burnley (우린 번리니까)”
“From the Moor (수렁에서 왔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