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41)
41화: 로즈 더비가 여기서 왜 나와
번리가 노리던 바로 그 지점.
“으앗!”
패스를 보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중앙 수비수 라파엘 바란과 패스를 받아야 했던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는 스콧 맥토니미가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기 때문에 경기 출전이 불가능했던 한니발 메이브리 대신,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제이콥 램지가 라파엘 바란이 스콧 맥토미니에게 보낸 패스를 중간에서 차단한 것이다.
“카림!”
공을 뺏은 즉시, 제이콥 램지는 자신의 오른쪽에서 치고 들어가는 번리의 우측 공격수 카림 아데예미에게 공을 밀어주고는 몸을 돌려서 본인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페널티 박스를 향해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번리의 젊은 유망주들이 눈 앞에 펼쳐진 광활한 공간을 순식간에 돌파하면서 질주.
신나게 공격만 퍼붓다가 갑자기 자신들의 골문 코앞에서 갑자기 진행되는 역습에 허를 찔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들은 우왕좌왕했다.
공을 길게 드리블하면서 빠른 속도로 오른쪽으로 파고들던 번리의 우측 공격수 카림 아데예미에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왼쪽 수비수 루크 쇼가 달려들었다.
“제이콥!”
카림 아데예미는 루크 쇼가 몸을 되돌릴 수 없을만큼 가깝게 다가선 순간, 망설이지 않고 자신과 동일한 선상에서 페널티 박스로 침투하고 있는 제이콥 램지에게 옆으로 패스를 보냈다.
공을 이어받은 제이콥 램지는 어깨싸움 한번과 터치 한번으로 뒤에서부터 자신에게 달라붙는 스콧 맥토미니를 떨쳐내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향해서 돌진.
이미 가속도가 붙을대로 붙은 번리의 중앙 미드필더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수행하는 스콧 맥토미니가 제지하는 데에 실패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중앙 수비수 라파엘 바란과 해리 매과이어가 어쩔 수 없이 침투하는 번리의 중앙 미드필더를 막기 위해서 달려드는 순간.
제이콥 램지는 가벼운 백힐 패스로 어느새 자신 뒤에서 페널티 박스의 왼쪽 상단까지 이동한 번리의 우측 공격수 카림 아데예미에게 공을 내주면서 옆으로 빠졌다.
“정면을 막아!”
고함을 지르면서 수비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의 외침.
뒤에서 달려드는 루크 쇼.
제이콥 램지를 버리고 몸을 돌려서 자신에게 덤벼오는 스콧 맥토니미.
슈팅 각도를 차단하기 위해서 전진하면서 넓게 벌려서는 라파엘 바란과 해리 매과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 5명의 시선과 동작을 한 몸에 모은 카림 아데예미는 히쭉 웃으면서 자랑하는 왼발로 슛을 날리는 대신 크로스를 올렸다.
골문을 지키고 있는 다비드 데 헤아가 뛰쳐나와서 잡아채거나 펀칭하기 딱 애매한 거리에서 날아간 공이 목표한 곳은 바로 번리의 중앙 공격수 크리스 우드.
원래 그에게 붙어 있어야 했던 해리 매과이어는 제이콥 램지와 카림 아데예미를 막기 위해서 포지션을 이탈했고, 가장 가까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우측 수비수인 빅터 린데로프는 왼쪽에서 파고드려는 번리의 좌측 공격수 드와이트 맥닐에게 붙들려 있는 상황.
지난 경기에 이어서 다시 한번 무주공산의 위치에서 완벽한 기회를 잡은 뉴질랜드 국적의 장신 공격수는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광!
완벽하게 역동작에 걸린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를 지나치는 크리스 우드의 시즌 13번째 골이었다.
“아자!”
야유하는 홈팬들과 오프사이드라고 주심과 부심에게 달려가서 항의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을 배경으로, 형민은 주먹을 불끈 쥐면서 자신에게 달려오는 아서에게 환호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동점골을 얻어맞고 나서 경기는 이전과 같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일방적인 공세가 아니라 더 팽팽하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공을 탈취하면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폴 포그바, 그리고 공격까지 치고 올라온 루크 쇼를 통해서 번리의 페널티 박스 속으로 정교한 패스를 집어넣기 위해서 시도했다.
반면에 번리는 흥이 오른 3명의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스콧 맥토미니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중앙 수비수들을 압박하면서 탈취 후 빠른 역습을 노렸다.
양 팀이 서너 차례 정도 슈팅을 주고 받았을까.
전반 24분에 다시 전환점이 다가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해리 매과이어가 번리의 중앙 공격수 크리스 우드에게 향하는 롱패스를 끊어내면서 중앙 미드필더에서 이미 전진하고 있던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게 패스.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최전방으로 침투하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찔러넣은 패스를 번리의 중앙 수비수 네이선 콜린스가 슬라이딩 태클로 막아냈다.
“잘했어!”
유망주의 호수비에 사이드라인에서 형민과 아서가 외치는 것도 잠시.
불운하게도 네이선 콜린스에게 튕겨나온 공은 계속 앞으로 전진하던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발 앞에 다시 떨어졌다.
그리고 포르투갈이 자랑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는 우아한 오른발 패스로 왼쪽에서 번리의 페널티 박스를 향해서 전력질주하고 있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왼쪽 수비수 루크 쇼의 발 앞에 공을 배달했다.
왼쪽에서 갑자기 오른쪽으로 바뀌는 상대팀의 공격 방향 전환에 당황한 번리의 수비진이 흐트러지는 순간.
“크리스티아누!”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주전 왼쪽 수비수는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전설적인 공격수를 부르면서 다시 페널티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보냈다.
뒤에서 달라붙는 제임스 타코우스키를 떨쳐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발 앞에 떨어진 공.
이런 기회를 놓치면 프리미어 리그에서 주전급 공격수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자신이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던 클럽으로 다시 돌아온 포르투갈 국적의 레전드는 망설이지 않고 자신이 자랑하는 왼발로 슈팅.
바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골! 또 골입니다~!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7번! 위대한 그 이름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홈팬들이 열광하는 가운데, 아서는 잔디를 걷어찼다.
“아오! 또 먹었잖아!”
의외로 덤덤하게 팔짱을 끼고 있던 형민이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에요. 저건 오프사이드일 것 같아요.”
열광하는 홈팬들이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과는 달리 번리 선수들은 VAR을 향해서 달려간 주심에게 온 신경을 집중했다.
한참이나 진행된 비디오 리뷰가 끝나고, 마침내 그라운드로 돌아온 주심이 휘슬을 불면서 가리킨 곳은 바로 번리의 골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오프사이드였다.
위기 다음에 기회가 찾아오는건 축구의 법칙과도 같다.
그래서 좋은 팀은 위기를 잘 넘기고 찾아온 기회를 잘 살린다.
반대로 나쁜 팀은 위기에서 주저앉고 기회는 못 살리며, 가끔씩 기회를 위기로 바꾸는 진기명기를 보여주기도 한다.
다행히 번리는 오늘 전반전 동안 좋은 팀에 속하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주심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된 다음에 재개된 경기.
또다시 스콧 맥토미니를 희생양으로 삼은 번리의 미드필더들은 공을 탈취하고 빠르게 오른쪽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번리의 중앙 공격수 크리스 우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중앙 수비수들을 끌고 나오고, 그 자리를 오른쪽 공격수 카림 아데예미가 파고드는 사이에 우측 수비수인 맷 로튼이 넓게 공격을 펼치는 번리의 패턴 플레이.
“제이콥!”
공을 받은 맷 로튼은 사이드라인을 따라서 질주하다가 코너플래그에 도착할 즈음에야 공을 이어받기 위해서 골라인 선상에서 달려온 번리의 중앙 미드필더 제이콥 램지에게 짧은 패스로 공을 전달했다.
잔디에 낮게 깔려서 날아오는 공을 본 제이콥 램지는 공을 멈추기보다는 그 속도 그대로 따라가기로 결심했다.
다가오는 공은 다리 사이로 통과시키면서 왼발 뒷꿈치로 살짝 건드려서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향하도록 궤도를 변경하고.
우측면 후방에서 다가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좌측 수비수 루크 쇼의 거친 숨소리에 몸은 왼쪽으로 돌려서 180도 회전하면서 빠져나가는 계획.
퍽!
정강이 보호대가 축구 선수의 단단한 다리를 걷어차는 어이없는 소리와 함께, 빠져나가는 공의 궤도를 완전히 잘못 예측한 루크 쇼가 제이콥 램지의 오른쪽 다리를 뒤에서 강하게 가격했다.
“으앗!”
“헉!!!”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루크 쇼의 단말마와 같은 비명과, 올드 트래포드를 채운 관중들이 한꺼번에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
오른쪽 발이 채여서 붕 떠서 날아가면서도 제이콥 램지는 히쭉 웃었다.
잔디 위에 나동그라진 그의 귀에 멀리서 들려오는 주심의 휘슬 소리가 천사의 휘파람처럼 아름다웠다.
***
크리스 우드가 페널티로 자신의 전반기 14번째 골을 넣고,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대 1의 리드를 가지고 하프타임을 맞이한 번리의 라커룸에는 활기가 넘쳤다.
기세 좋게 떠들고 있는 자신의 선수들을 잠시 지켜보던 형민이 라커룸 중앙으로 나서면서 세워져 있는 전술판을 가볍게 두들겼다.
“자아, 잠깐만 집중하세요!”
“집중! 집중!”
“감독님이 집중하랍신다!”
평소보다는 살짝 더 시간이 걸리는 선수들의 반응에 형민은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미소를 짓기로 선택했다.
약팀으로서 강팀을 상대로 승기를, 그것도 원정경기에서 승기를 잡으면 흥분하는게 당연하다.
그렇다고 그 흥분을 섣불리 가라앉히면 후반전 내내 분노한 상대팀에게 멱살 잡혀서 끌려다닐 수도 있다.
션 다이쉬 감독이 지휘하던 시절의 번리라면 지금부터 10명 모두가 페널티 박스 안에 뿌리를 박는 2줄 수비에 올인했겠지만.
형민은 그런 스타일을 펼칠 능력도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선수들의 에너지를 건설적으로 재조준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자, 전반전에는 다들 잘 해주셨어요!”
선수들이 기세 좋게 자화자찬하거나 서로를 칭찬하는 소리가 라커룸에서 잠시 울려퍼졌다.
“후반전에는 전반전과 동일하게 갑니다. 하지만 조심해야 해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홈경기에서 코가 납작해졌으니까, 후반전에는 이를 악물고 나올겁니다.”
형민은 천천히 라커룸을 둘러보면서 앉아있는 선수들 한명 한명과 눈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전반전처럼, 수비할 때에는 집중하고 공격할 때에는 날카롭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직 조직력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교한 플레이를 하기 힘들거에요. 이 부분을 잘 파고들면 이길 수 있습니다.”
“좋아!”
감독의 지시가 끝나자 부상 중인 벤 미 대신 주장을 맡은 제임스 타코우스키가 화답했다.
“가서 맨체스터 놈들에게 시골 촌놈들의 매운 맛을 보여주자고!”
“좋았어!”
선수들이 임시 주장의 외침에 동조하면서 활기차게 라커룸을 뛰쳐나갔다.
우르르 몰려나가는 번리 선수들을 보면서 형민은 아서와 눈빛을 교환했다.
괜찮겠지, 저거? 정신에 나사가 하나 풀린 것 같은데?
괜찮을거에요. 아마도?
그렇게 라커룸을 벗어나서 경기장으로 향한 형민은, 경기가 끝난 후에 한동안 고민했다.
아마도, 가 아니라 설마라고 했었어야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