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42)
42화: 로즈 더비가 여기서 왜 나와
감독인지 아니면 다른 베테랑인지.
하여튼 하프타임 동안에 뭔가 맹렬한 격려 내지는 질책을 받은 표정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자신의 진영에 도열해서 주심의 휘슬을 기다렸다.
전반전 내내 번리 선수들의 집중 견제 속에서 몇번이고 위험한 기회를 내주었던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의 스콧 맥토미니는 아예 교체.
그 자리를 채운 것은 브라질 국적의 미드필더 프레드였다.
변화한 상대편의 라인업을 보면서 원정팀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서있던 형민이 눈썹을 찌푸렸다.
“음···이거 안 좋을 수도 있겠는데요?”
“뭐가?”
옆에 서서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던 아서의 물음에 형민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맥토미니를 교체했잖아요. 느낌이 별로 안 좋아요.”
“프레드랑 크게 차이가 있을까? 어차피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이잖아. 프레드도 활동량은 좋지만 딱히 패스가 좋은 선수가 아니고.”
“그건 그런데···. 저렇게 맥토미니를 콕 찝어서 교체한게 찝찝해요. 저희 오늘 전술 자체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 전개를 초장에 방해하는건데, 간파를 당한 느낌이 들어서요.”
“그냥 맥토미니가 전반전에 부진해서 교체한게 아닐까? 다른 대안이 없으니 프레드를 그 자리에 넣은거고? 지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올 수 있는 다른 선수가 없잖아. 네마냐 마티치는 부상이고.”
애써 긍정론을 펼치는 자신의 수석코치에게 형민은 어깨를 으쓱하면서 옆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바라보았다.
“그러면 다행인데···.”
홈팀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경기장 위에 늘어선 선수들에게 마지막으로 뭔가 지시를 외치던 랄프 랑닉 감독이 그의 시선을 의식한듯, 고개를 돌려서 자신을 바라보는 형민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손인사를 보냈다.
레드불 시절에 오다가다 몇번 인사한 선배 감독에게 살짝 목례한 형민은 다시 시선을 경기장으로 돌렸다.
“제 기우이기를 바래야겠지요.”
그리고 후반전의 휘슬이 울렸다.
원정팀에게 전반전에 리드를 내어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후반전에 전술의 변화를 단행했다.
그리고 랄프 랑닉 감독이 후반전에 들고 나온 전술은 어떻게 보면 너무 단순해서 한심하고, 다르게 보면 끔찍할 정도로 절묘했다.
깔끔하게 팀을 나눠서, 수비진과 프레드까지 5명의 선수가 수비에 전념하는 동안 나머지 5명의 선수들이 개인기를 통해서 공격을 풀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일반적인 팀이 이런 식으로 공수를 나누면 부조화로 공격도 수비도 안 될 가능성이 높다.
아니, 가능성이 높은 정도가 아니라 보통은 상대편 팀에 의해서 공격과 수비 간에 벌어진 틈을 공략당하고, 전원 수비와 전원 공격에 익숙한 현대 축구의 흐름 속에서 쥐어터질게 거의 확실하다.
그런데 문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거의 모든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맞상대하는 번리 선수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점이다.
선발 출전한 안토니 엘랑가는 유망주이지만, 마커스 래시포드의 뒤를 잇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소년 출신의 걸작이라고 큰 기대를 받고 있고.
나머지 선발 출전한 선수들은 거의 다 자신들의 국가대표팀에서 주전급으로, 프리미어 리그 어느 구단에 가도 주전으로 뛸 실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탁월한 창의성으로 각각 프랑스와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의 공격을 이끄는 폴 포그바와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수비에 완전히 신경을 끄고 날뛰기 시작하자 번리의 수비진은 순식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더욱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마커스 래시포드는 속도, 체력, 기술 모두 번리의 수비수 어느 누구와도 붙어도 우위에 있는 수준.
원래부터 선택권이라는 측면에서 열위에 있는 수비수들인데, 자신들보다 기량이 훨씬 더 뛰어난 공격수들을 1대1로 상대해야 하자 번리의 수비수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수들에게 잡아먹히기 시작했다.
결국 1대 1로는 상대가 안 되는 수비수들에게 필요한 숫적 우세를 지원하기 위해서 번리 미드필더들이 내려가고.
그러면 나머지 선수들과 너무 간격이 벌어진 번리의 공격수들이 또 내려가고.
결국 번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랄프 랑닉 감독이 의도한 대로 대부분의 선수들이 자신의 진영에 갇힌채, 일방적인 공세를 방어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기 시작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맹렬한 공세를 헌신적인 수비로 간신히 이겨내던 가운데.
결국 후반 54분, 번리에게 첫번째 균열이 일어났다.
“브루노!”
간만에 이루어진 번리의 역습을 가볍게 차단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중앙 수비수 라파엘 바란은 빌드업 과정을 통째로 생략하고 팀의 공격형 미드필더의 이름을 외치는 동시에 길게 패스를 올렸다.
번리의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패스를 받은 브루노 페르난데스.
평소에 창의적인 만큼 기회 창출과 턴오버를 비슷한 횟수로 만들어내는 것으로 명성인지 악명인지 여튼 이름이 드높은 미드필더는 드리블을 시작했다.
먼저 화려한 발재간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번리의 왼쪽 수비수 찰리 테일러를 가볍게 제치고.
여전히 드리블로 찰리 테일러를 지원하기 위해서 달려온 번리의 수비형 미드필더 니콜라스 세이왈드와 중앙 수비수 네이선 콜린스까지 연달아서 제치고.
마침내 페널티 박스 안까지 유유히 드리블 침투에 성공한 포르투갈 국적의 미드필더는 페널티 박스 안에 자리잡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중앙 공격수에게 빠르고 낮은 패스를 보냈다.
그리고 온갖 득점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의 레전드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번리의 골키퍼 닉 포프가 던지는 몸 아래로 가볍게 슈팅을 성공시켰다.
페널티 박스 안에 집결한 번리 선수들을 모두 바보로 만드는 개인기와 원샷원킬의 피니쉬의 결합.
서로 얼싸안으면서 환호하는 포르투갈 듀오의 표정에는 오프사이드 따위에 걸릴 걱정은 전혀 없었다.
“골! 또 골입니다~!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7번! 위대한 그 이름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아나운서의 외침에 홈팬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후반 58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동점골을 넣으면서 승기를 가져가기 위한 예열을 완료했다.
마침내 후반 60분.
형민이 지친 기색이 역력한 번리의 좌우 측면 공격수 드와이트 맥닐과 카림 아데예미를 각각 막스 코넷과 요한 베르그 구드욘슨으로 교체했지만, 번리는 승기를 잡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에 의해서 여전히 하프라인조차 못 넘어가고 있었다.
프레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4명이 하프라인 인근에서 어슬렁거리면서 순찰해서 번리의 역습을 단속하고.
좁은 공간의 패스와 움직임이 번리 선수들보다 훨씬 더 능숙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진은 번리의 페널티 박스 안팎을 마음껏 드나들면서 공격을 시도했다.
자신의 진영에 갇혀버린 번리를 상대로 기어코 홈경기에서 승리를 쟁취하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쉴새 없이 슈팅을 날리는 가운데, 결국 번리 수비수들의 헌신과 골키퍼 닉 포프의 환상적인 선방 행진도 종점에 도달했다.
후반 76분.
이미 후반전의 슈팅 숫자는 11대 1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쪽으로 무참하기 기울어진 가운데, 번리의 골키퍼 닉 포프가 길게 차올린 골킥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왼쪽 수비수 루크 쇼가 받았다.
습관적으로 전방으로 나서려던 번리의 공격진과 미드필더들이 움찔하면서 서둘러 돌아오는 가운데.
루크 쇼는 하프라인과 번리의 페널티 박스 사이의 공간 중 왼쪽을 점유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중앙 미드필더 폴 포그바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번리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 요한 베르그 구드문슨이 허겁지겁 돌아오고 오른쪽 수비수 맷 로튼이 앞에서 경계하는 사이.
앞뒤로 포위된 프랑스가 자랑하는 미드필더는 상대편 선수들에게 아랑곳하지 않고 우아한 백힐로 뒤에서 뛰어올라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프레드에게 공을 연결했다.
“브루노!”
이미 패스를 받기 전에 내려오는 동료를 발견했던 프레드는 공을 멈춰세우지 않고 바로 원터치 패스를 보냈다.
프레드가 보낸 공은 폴 포그바를 견제하고 있던 번리의 우측 수비수 맷 로튼과, 페널티 박스에서 이제서야 뛰쳐나오고 있는 중앙 수비수 제임스 타코우스키 사이에 생긴 공간으로 절묘하게 파고드는 브루노 페르난데스에게 연결됐다.
“폴!”
공을 받은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잠깐 번리 선수들의 시선이 공에게 뺏긴 와중에 빠른 속도로 번리의 수비 진영 오른쪽을 깊숙히 파고드는 폴 포그바를 향해서 다시 패스를 내주었다.
역습에 나가려다가 거꾸로 역습을 당하면서 대부분의 번리 선수들이 아직 수비진으로 복귀하고 있는 상황.
따라서 번리 수비수 2명 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3명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숫적 우위.
번리의 페널티 박스 바로 옆 공간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삼각패스로 완벽하게 뚫려버리자, 번리의 나머지 수비진과 복귀하던 번리의 미드필더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일제히 오른쪽 공간으로 쏠렸다.
“마커스!”
그리고 완벽하게 미끼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 성공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폴 포그바는 페널티 박스 정면을 향해서 쇄도하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오른쪽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의 발 앞에 깔리는 낮고 빠른 크로스를 날려보냈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완벽하게 타이밍을 맞춘 영국 국적의 젊은 공격수.
그는 필사적으로 뒤에서 그를 쫓아오는 번리의 왼쪽 수비수 찰리 테일러와 이제서야 자신에게로 몸을 돌리는 중앙 수비수 콤비인 네이선 콜린스와 제임스 타코우스키를 깔끔하게 무시했다.
어차피 그들이 도착하기 전에 결판이 난다.
다른 선수들을 모두 배제한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자랑하는 유소년 출신의 공격수는 온 신경을 집중해서 번리의 골문을 지키고 있는 골키퍼 닉 포프만 바라보았다.
실제로는 1초도 안 되겠지만, 찰나의 순간에 눈싸움을 벌이는 두 사람.
번리의 골키퍼 닉 포프는 슬쩍 내려간 마커스 래시포드의 왼쪽 어깨에 움찔하면서 오른쪽으로 무게중심을 살짝 움직였다.
다시 무게중심을 중앙으로 움직이는 것도 찰나에 불과하지만, 작은 몸동작 만으로 그 찰나의 순간을 벌어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커스 래시포드는 역동작에 걸린 닉 포프의 왼쪽으로 공을 부드럽게 밀어넣었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소리를 지르는 팬들을 향해서 이미 양 손은 골 세레모니를 위해서 하늘을 향해 치켜든 상황.
“으아아아!!!”
홈팬들은 자신들의 앞으로 달려와서 가슴에 매달린 팀의 엠블럼을 거세게 주먹으로 치면서 포효하는 젊은 공격수에게 경기장이 떠나가라 환호를 지르면서 기뻐했다.
홈경기에서 몇수 아래로 평가되던 번리에게 끌려다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마침내 확실하게 승리를 굳히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