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50)
50화: 도약의 시작
후반전의 시작과 함께 번리가 겨울 이적시장의 시작과 함께 새로 임대해온 선수가 그라운드 위에 등장했다.
26번 한니발 메이브리가 나가고, 새로운 선수의 투입을 알리는 대기심의 교체판을 바라본 브루노 라게 감독이 그의 오래된 수석코치인 알렉산드르 실바를 돌아보았다.
“저게 누구지? 번리의 29번?”
“아··· 그 왜···걔잖아. 니코 곤잘레스. 이번에 바르셀로나에서 임대해온.”
“아, 그 친구···!”
낮은 탄성을 내뱉으면서 브루노 라게 감독은 다시 경기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제대로 비디오 분석을 할 시간은 없었지만, 지난 시즌을 바르셀로나에서 니코 곤잘레스와 같이 보냈던 프란시스코 트린캉에게서 간략한 내용을 전해들었다.
패스도 잘 하고 수비도 잘 하고, 하여간 바르셀로나가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라 마시아 출신의 어린 만능형 미드필더.
장기적으로는 바르셀로나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꿰차고 있는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대체할지도 모른다.
이번 시즌에 바르셀로나의 성적이 급전직하 하면서 출전 기회를 자주 얻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임대 소식이 알려졌을 때에 꽤나 놀랍기는 했다.
“그런데 저 친구가 한니발 대신 나온다고? 조시 브라운힐 대신 나와야 하는거 아닌가?”
예상하지 못한 상대팀 감독의 수에 브루노 라게 감독이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수석코치인 알렉산드르 실바도 알 수 없다는듯 어깨를 으쓱했다.
뭐, 지켜보면 알 수 있겠지.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리드를 잡아서 든든한 울버햄튼의 브루노 라게 감독은 후반전의 시작을 알리는 주심의 휘슬을 기다렸다.
니코 곤잘레스가 투입되면서 니콜라스 세이왈드와 조시 브라운힐까지 3명으로 미드필드가 구성된 번리는 미드필드의 모양을 뒤집었다.
기존의 번리 미드필드는 니콜라스 세이왈드가 아래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서고, 그 위에 조시 브라운힐과 한니발 메이브리가 중앙 미드필더로 서서 조시 브라운힐은 패스를 뿌리고 한니발 메이브리는 침투하는 역삼각형의 형태.
하지만 이제는 니코 곤잘레스와 조시 브라운힐이 수비형 미드필드 위치에서 나란히 서고, 그 위에 니콜라스 세이왈드가 중앙 미드필더로 올라서는 정삼각형으로 변화했다.
그리고 그 효과는 바로 드러났다.
후반 51분.
마치 4-3-3 포메이션이 아니라 4-2-4 포메이션이 된 것처럼.
아예 번리의 중앙 공격수 애슐리 반즈와 같은 높이에서 시작하는 니콜라스 세이왈드와 번리 공격수들의 전면 압박에 3대 4로 열세에 몰린 울버햄튼의 수비수들이 우왕좌왕하다가 주장 코너 코디가 중앙 미드필드로 올린 공을 니코 곤잘레스가 탈취.
“애슐리!”
마치 부메랑을 주고 받듯이 방금 전에 공을 차보낸 울버햄튼의 수비진 한 가운데로 니코 곤잘레스의 패스가 날아들었다.
그러나 이번에 그 공을 받아낸건 번리의 중앙 공격수 애슐리 반즈.
번리 최고의 터프함으로 악명을 떨치는 잉글랜드 국적의 공격수는 그와 함께 뛰어오르는 울버햄튼의 수비수들을 팔꿈치와 무릎을 휘둘러서 가볍게 물리치고 바로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니콜라스 세이왈드에게 헤딩으로 공을 연결해주었다.
울버햄튼의 모든 수비수들이 사실상 배제되어 있는 가운데 공을 받은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느긋한 마음으로 주변을 슬쩍 둘러보았다.
울버햄튼의 양쪽 윙백은 페널티 박스 밖에서 넓게 벌려선 번리의 양쪽 측면 공격수인 드와이트 맥닐과 카림 아데예미에게 붙어 있어서 다가오고 있지 못한 상황.
울버햄튼의 중앙 수비수 3명 중 주장 코너 코디와 마테오 무사키오는 애슐리 반즈에 의해서 나동그라졌고, 마지막 남은 토티가 그를 가로막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달려오고 있다.
한 호흡 정도 공을 소유한채, 토티가 자신을 향해서 몸을 날리는 것까지 확인한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마지막 순간에 오른발 안쪽으로 페널티 마크를 향해 부드럽게 공을 흘려주었다.
뻥!
모두가 니콜라스 세이왈드의 슈팅을 예상하고 대비하는 동안 중앙 미드필더에서 전속력으로 달려와서 슈팅을 날린건 바로 조시 브라운힐.
니코 곤잘레스가 마치 테니스를 치듯이 바로 공을 돌려보낸 순간부터 질주를 시작한 번리의 중앙 미드필더는 최대한 몸을 넓게 펼친 상태로 달려나오면서 최대한 슈팅 각도를 줄이려고 하는 울버햄튼의 골키퍼 다리 사이에 자신이 자랑하는 오른발로 낮고 빠른 슈팅을 날려보냈다.
“으아아아!!!”
실점을 허용한 주제 사 골키퍼의 참담한 표정 뒤로 동점골을 넣은 홈팬들의 함성이 울러퍼졌다.
그때부터 시작된 번리의 맹공이 이어진 후반전이 거의 다 지난 후반 84분.
[니콜라스 세이왈드가 다시 공을 탈취합니다!]경기를 중계하던 캐스터의 다급한 외침을 해설자가 이어받았다.
[공을 바로 조시 브라운힐에게 이어줍니다. 조시 브라운힐, 니코 곤잘레스에게 패스!] [니코 곤잘레스, 번리의 페널티 박스에서 울버햄튼의 페널티 박스까지 단 한번의 패스로 그라운드를 가릅니다! 무주공산의 상태에서 번리의 왼쪽 공격수 요한 베르그 구드문슨이 받습니다!]평소에 번리에서 보기 힘든, 경기장을 끝에서 끝까지 단번에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초장거리 패스.
이를 보면서 캐스터와 해설자가 감탄하기도 전에 번리의 선수들은 공격 전개를 진행했다.
[구드문슨이 그를 제지하기 위해서 달려오는 울버햄튼의 중앙 수비수 마테오 무사키오를 가볍게 제칩니다. 드리블 돌파!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질주하는 번리의 공격수에게 울버햄튼의 수비수들이 달려듭니다.] [앗! 니콜라스 세이왈드! 어느새 울버햄튼의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한 번리의 미드필더가 구드문슨으로부터 패스를 받습니다. 바로 슛!] [골~!!!]으아아아!!!
티비 너머로 번리 홈팬들의 함성이 들려오는 가운데, 경기 상황을 중개하던 캐스터와 해설자가 동시에 탄성을 토해냈다.
[골! 번리의 젊은 미드필더 니콜라스 세이왈드가 번리의 역습에 방점을 찍습니다!]캐스터의 감탄에 해설자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받았다.
[확실히 전반전에 비해서 후반전이 대폭 달라진 모습인데요. 니코 곤잘레스가 출전하면서 번리는 중앙에서 패스 전개가 가능한 선수가 한 명 늘어났고, 울버햄튼의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은 더 이상 조시 브라운힐만 막을 수가 없게 됐습니다. 결국에 후반전에 내준 2골은 모두 니코 곤잘레스가 시발점이었는데, 앞으로 번리를 상대하는 감독들은 다시 골치가 아프겠네요.]형민이 후반전에 준 변화는 간단했다.
정삼각형으로 미드필드가 변형된 가운데 니콜라스 세이왈드는 아예 상대편 페널티 박스에 붙어서 공격수들과 함께 전면 압박을 펼치고.
이미 상대편 골문에 달라붙어 있는 니콜라스 세이왈드와 함께 조시 브라운힐이 페널티 박스에 침투했다.
거기에 애슐리 반즈는 그 체구에 비해서 생각보다 움직임이 좋은 크리스 우드와 같은 섬세한 미끼 역할보다는 그냥 상대편 페널티 박스에 눌러앉아서 수비수들을 괴롭히고 골문을 두들기는 망치 역할.
형민은 후반전부터 호전적인 공격수의 성격에 딱 맞는 지시를 내려주었다.
거기에 각각 요한 베르그 구드문슨과 막스 코넷으로 교체된 번리의 좌우 측면 공격수들은 울버햄튼의 윙백들을 붙잡고 늘어진채 넓게 벌려서거나, 한 명씩 번갈아가면서 상대편 페널티 박스로 침투하면서 울버햄튼 수비수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원정팀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역전골을 내준 브루노 라게 감독이 선수들의 위치와 역할을 조정하기 위해서 고함을 지르는 가운데, 형민은 팔짱을 끼고 희미하게 웃음을 지었다.
니코 곤잘레스가 가담하면서 번리는 갑자기 경기장 내에서 선택지가 늘어났다.
롱패스를 통한 공격 전개는 조시 브라운힐이나 니코 곤잘레스.
활동량을 통한 압박과 수비는 니콜라스 세이왈드나 니코 곤잘레스.
특히 혼자서 역습을 끊어내는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가 2명이 되면서, 페널티 박스 침투를 하는 미드필더가 누구일지 상대팀에서 사전에 알 수가 없다.
그렇게 공격과 수비가 모두 가능한 만능형 미드필더 한 명이 늘어났다는 것은 형민이 짤 수 있는 번리의 공격 패턴과 그 변형의 숫자가 늘어난 것으로 이어진다.
물론 한 사람 한 사람의 페널티 박스 침투 후 마무리 능력을 보면 한니발 메이브리나 제이콥 램지보다 떨어질 수 있지만.
후반전에 나온 몇 번의 기회들이 한니발 메이브리나 제이콥 램지에게 이어졌다면 더 일찍 역전골을 넣었을 확률이 높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둘이었다면 그런 기회 자체가 나오지 않았을테니 그런 고민은 의미가 없었다.
그리고 감독의 그런 생각은 벤치에 앉은 두 젊은 미드필더들에게도 전달이 되고 있었다.
“보이지? 공격과 수비가 둘 다 가능한 선수가 들어서면서 감독은 전술적인 변화를 더 많이 가져갈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은 상황에 맞춰서 선수를 선택하고, 선수는 감독이 선택한 상황에 맞춰서 경기를 해야 되는거야.”
교체된 다음에 후반전 내내 좀 침울해져있는 한니발 메이브리와 눈을 빛내며 듣고 있는 제이콥 램지 옆에 앉은 아서가 차근차근 감독의 전술 변화를 설명하고 있었다.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벤치에 앉아 있는 번리의 선수들이 모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수비력을 더 높이면 좋을까요?”
제이콥 램지의 질문에 아서는 어깨를 으쓱했다.
“공격과 수비를 모두 잘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꼭 답인건 아니야. 니코가 롱패스는 너희들보다 더 잘 하지만, 페널티 박스 침투는 너희보다 실력이 떨어지잖아. 그건 브라우니나 니키도 그렇고.”
“그러면 뭐가 좋을까요?”
“정답은 없지만, 각자의 장점을 극대화하는게 제일 좋아. 어차피 니네들이 니키처럼 활동량이나 수비를 가져갈 순 없을거야. 그렇지?”
젊은 두 선수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확인한 아서가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너희가 잘하는걸 갈고 닦아서 더 잘하는게 좋을 수도 있어. 다재다능한 것도 좋지만 한 우물을 파서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도 좋거든. AC 밀란의 피포 인자기를 봐. 다른건 하나도 못하는데 포지셔닝과 퍼스트 터치 만으로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가 되었지. 모든 경기에 꼭 출전해야 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내 장점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감독이 나를 쓰지 않고는 못 배기도록 만드는게 나아.”
오랜만에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는 입장이 된 아서의 부드러운 설명과 다독거림에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제이콥 램지와, 눈에 빛이 조금 돌아온 한니발 메이브리.
그들 옆에서 대화를 같이 듣고 있던 번리의 젊은 수비수 유망주 네이선 콜린스가 고개를 갸웃하면서 물었다.
“근데 피포 인자기가 누구에요?”
“그 왜, 피포 인자기···. 필리포 인자기 있잖아.”
“어··· 라치오 감독이었다가 이번 시즌에 인터 밀란의 감독이 된 인자기 감독이요? 아닌데···. 그 사람은 시모네 인자기였던 것 같은데?”
아니 한 시대를 풍미한 AC 밀란의 주전 공격수 피포 인자기를 모른단 말이야?!
젊은 선수의 말에 갑자기 세대 차이를 느끼면서 입을 멍하게 벌린 아서.
그리고 그런 늙은 수석코치를 바라보면서 웃음을 참느라 조용히 어깨를 들썩이는 번리의 베테랑들.
경기 상황이 어떻든, 오늘도 번리의 벤치는 평화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