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52)
52화: 도약의 시작
니코 곤잘레스가 중앙에서 수비와 공격 전개를 혼자서 도맡아서 하는 가운데, 번리는 오른쪽부터 막스 코넷, 한니발 메이브리, 제이 로드리게즈, 제이콥 램지, 그리고 요한 베르그 구드문슨까지 5명의 선수들이 거의 일자로 늘어서서 케임브릿지의 골문을 두들겼다.
초반에 호기롭게 진행한 몇 번의 공격이 그대로 역습으로 이어지면서 케임브릿지 선수들은 점점 후방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
전방에서 무려 5명의 동료들이 상대의 공격 전개를 압박하자, 후방에 모인 번리의 수비진은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맡은 니코 곤잘레스를 통해서 편안하게 전방으로 공을 공급할 수 있었다.
“쟤도 참 물건이야.”
상대편 진영의 빈틈 곳곳으로 우아하게 패스를 날려보내는 니코 곤잘레스를 보면서 아서가 감탄했다.
니콜라스 세이왈드보다는 활동량이나 압박이 약했지만, 공격을 전개하는 측면에서는 그동안 번리의 미드필더에서 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던 조시 브라운힐과 비슷하거나 심지어는 우위가 있는 부분도 많았다.
“바르셀로나에는 저런 괴물들이 득실거리는거겠지? 아직 20살도 안 되었는데 말이야.”
“뭐, 메시도 16살에 데뷔했으니까요. 니코는 데뷔전이 17살이니까···만만치 않지요.”
형민의 말에 아서가 혀를 찼다.
“하아···. 그런 애들을 키우는 것도 유소년 코치 입장에서는 피가 마를 것 같아. 내가 실수하면 세계적인 스타 하나가 망가질 수도 있는거잖아.”
“뭐···. 그렇기는 하지요. 결국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코치 말고도 유소년 선수들이 제대로 완성되기 전까지 엄청나게 장벽이 많으니까요.”
유소년을 키우는 데에 수십년의 경험을 가진 아서의 말에 나름대로 세계적인 유스 시스템을 가진 RB 잘츠부르크에서 유소년 코치를 지냈던 형민이 동의했다.
유소년 선수가 성인 선수로서 자리를 잡기까지는 엄청나게 많은 요인들이 작용한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선수 개인의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신체적으로 프로 축구 경기를 감당할 수준까지 성장 – 단순히 키가 아니라 체력과 체격적인 측면 – 해야 하고 선수 생활을 종결시킬만한 심한 부상도 피해야 한다.
거기에 더해서 가장 중요한 10대 후반에 적절한 숫자의 경기를 적절한 포지션에서 뛰면서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경험을 쌓아야 실제로 퍼스트팀에서 기회가 주어졌을 때에 도태되지 않고 추가적인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본인은 해당 포지션에서 충분한 능력을 가졌지만 구단에서 같은 포지션에 더 비싸고 성숙한 선수를 영입하면서 계속 벤치만 전전할 수도 있고.
유소년 팀과 리저브팀에서 시대를 풍미할 재능이라고 평가를 받았지만 퍼스트팀 데뷔전조차 제대로 치루지 못하고 사라지는 선수들도 꽤 많다.
그리고 나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유망주에게 따라오는 언론의 집요한 관심이나 파티 라이프나 건강하지 않은 관계 같은 다른 유혹들도 잘 뿌리쳐야 한다.
결국 선수 본인의 실력과 노력, 유전적인 요인과 운, 그리고 이를 꾸준히 10~15년간 지속할 수 있는 성격까지 모두 뒷받침되고 나서야 측정할 수 있는 수준의 성공 가능성 정도를 부여받는게 프로 축구 선수의 길이다.
그래서 니코 곤잘레스 같은 재능을 바라보는 번리의 젊은 감독과 노련한 수석코치는 한편으로 기쁘면서도 아쉽기도 했다.
“우리도 저런 친구들을 키워낼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래도 드와이티도 있고···. 대니 잉스도 번리를 거쳐가지 않았나요?”
“대니는 사실 사우스햄튼이랑 본머스에서 키웠지. 에디 하우 감독이 데리고 왔을 때부터 이미 완성작에 가까웠고, 바로 퍼스트팀에서만 뛰었으니까.”
“아, 그렇군요.”
감독과 수석코치가 대화를 이어가는 가운데, 번리의 선수들은 케임브릿지의 야심찬 역습을 차단하면서 다시 공격에 시동을 걸었다.
전반 25분.
선제골을 넣은 번리의 좌측 공격수인 요한 베르그 구드문슨에게 공이 배급되자 케임브릿지의 수비진이 일시적으로 그쪽으로 쏠렸다.
거의 사이드라인 바로 위에까지 넓게 서서 번리의 공격을 펼쳐주고 있던 아이슬란드 국적의 베테랑 공격수는 케임브릿지의 우측 수비수인 조지 윌리엄스와 중앙 수비수인 쥬브릴 오케디나가 자신에게 어느 정도 쏠리는 순간까지 기다렸다가 옆으로 패스를 보냈다.
구드문슨의 바로 옆에서 공을 이어받은 것은 번리의 세 공격수 사이의 간격 중 왼쪽 간격에 서 있던 미드필더 제이콥 램지.
“막스!”
최근에 계속 출전기회를 늘려가면서 기량이 무르익기 시작한 젊은 임대생은 자신 있는 발놀림으로 공을 반대쪽 사이드라인 선상에서 대기하던 막스 코넷에게 훅 날려보냈다.
오른쪽으로 쏠려있던 케임브릿지의 수비진과 미드필더들이 다시 자리를 잡기도 전에, 수비 진영 왼쪽에서 공을 받은 막스 코넷이 곧바로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다.
반대로 이미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있던 번리의 중앙 공격수 제이 로드리게즈와 미드필더 한니발 메이브리는 뒤로 물어나면서 각자를 담당하던 수비수들에게 선택을 강요했다.
이미 견제하던 상대편 선수들을 따라가서 중거리슛의 기회를 제약할건지.
아니면 페널티 박스 안에 남아서 막스 코넷의 돌파를 저지할 것인지.
갑작스러운 상대팀의 움직임에 주춤하던 두 수비수는 한 명이 남고 한 명은 따라간다는 최악의 선택지를 골랐다.
공격적으로 나서자는 케임브릿지 감독과 선수들의 의지가 수세로 몰린 현재의 상황과 충돌하면서 나온 혼란.
중거리 슈팅을 봉쇄하지도, 드리블 돌파를 막아내지도 못 하는 상황 속에서 케임브릿지의 골키퍼 윌리엄 매니언은 얼굴이 하얘졌다.
“돌파부터 막아!”
중거리 슈팅은 미드필더들이 막아주면 되잖아!
골키퍼 입 밖에 나오지 않은 외침까지 접수한 케임브릿지의 중앙 수비수 잭 이레데일이 당황하면서 애써 관성을 무시하고 다시 페널티 박스 안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가볍게 자신에게 덤벼오는 케임브릿지의 왼측 수비수 해리슨 덩크를 따돌린 막스 코넷이 골문 앞을 가로지르는 낮고 빠른 크로스를 보냈다.
“요한!”
공이 향한 대상은 공격의 시발점이 되는 첫 패스를 보낸 다음 은근슬쩍 페널티 박스의 반대편에서 쇄도하고 있던 번리의 좌측 공격수 요한 베르그 구드문슨.
짧게 자른 금발이 휘날릴 정도로 전속력으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질주하던 베테랑 공격수는 날아오는 공에 오른발 안쪽을 가져다대는 것만으로 간결한 슈팅을 마무리했다.
“으아아아!!!”
원정경기에 따라온 번리의 팬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가운데, 오늘 2번째 골을 넣은 아이슬란드 국적의 공격수가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
공격수를 찾아라!
최근에 번리의 테크니컬 디렉터 조너선 랜드리스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지상과제였다.
며칠 전에 마무리된 크리스 우드의 갑작스러운 이적 가운데, 그 빈자리를 보강할 대체인력의 영입이 절실했다.
더욱이 기존 백업 공격수인 애슐리 반즈도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팀을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
조너선은 사실상 공격수 두 명의 빈자리를 채우는 동시에 크리스 우드의 이적료로 받을 2,500만 파운드를 다 가져가려고 할게 뻔한 상대팀에게서 이를 최대한 지켜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었다.
이를 위한 스카우트 회의가 오늘도 반필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일단 이 정도로 후보군을 추려봤어요.”
자리에 앉아서 경청하는 형민과 아서에게 조너선이 대형 스크린 위로 자료를 띄웠다.
“당연한 얘기지만 우리 스카우팅 자료에는 즉시 전략감은 많지 않아요. 그래서 실제로 바로 투입이 가능한 선수들을 추려보면 이 정도 밖에 안 되더라고요. 먼저 블랙번의 벤 브레레튼 디아즈에요. 뭐, 다 익숙하지요?”
“벤10!”
피식 웃으면서 형민이 대답했다.
벤 브레레튼 디아즈는 영국에서 태어나서 평생 영국에서 자란 토박이다.
그런데 운명이라는게 우스운게, 잉글랜드 국적으로 19세 미만 대표팀과 20세 미만 대표팀에 모두 출전했던 그가 어머니의 모국인 칠레 국가대표팀에 소집이 가능하다는 것을 모 축구게임의 칠레 팬들이 발견하고 칠레 축구연맹에게 발탁을 요청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칠레 축구협회는 평생 칠레에 방문한 적도 없었던 벤 브레레튼 디아즈를 설득해서 2021년 5월에 칠레 국가대표팀에 소집했다.
인터 밀란 소속의 알렉시스 산체스나 아틀레티코 미네이로 소속의 에두아르도 바르가스와 같은 기존 공격진의 노쇠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대체할 만한 공격 자원이 없던 칠레 축구협회의 필요.
쟁쟁한 공격수들이 넘치는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데뷔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지한 벤 브레레튼 디아즈가 성인 레벨에서 국가대항전에 참여하고 싶은 바램.
이 두 가지가 절묘하게 조합되면서 벤 브레레튼 디아즈는 남미의 월드컵 예선전에서 국가대표팀 데뷔전을 치르고, 2021년 여름에 열린 코파 아메리카에 참여했다.
그리고 첫 선발 데뷔전에서 볼리비아를 상대로 데뷔골이자 결승골을 넣으면서 칠레에서 일약 스타로 도약한 풍운아였다.
그런 그의 등번호와 어린이 만화 주인공의 이름을 조합해서 칠레 팬들이 그에게 붙인 별명이 바로 벤10.
그러나 형민과 번리에게 중요한건 이런 동화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훨씬 더 현실적인 얘기였다.
“그래서 이적료는 얼마나 원해요?”
“음···그게···.”
챔피언쉽에서 10경기 동안 6골을 넣은 순도 높은 결정력에 시장성까지.
블랙번 로버스가 부른 2,000만 파운드는 번리 입장에서 섣불리 받아들일 만한 금액이 아니었다.
“그 다음은요?”
“스파르타 프라하의 아담 흘로첵이야.”
화면에 등장한 것은 짧은 검은 머리를 깔끔하게 8대 2 가르마로 정리한 젊은 선수였다.
“최전방과 좌우 측면 공격을 모두 소화할 수 있고, 16살에 이미 스파르타 프라하 퍼스트팀에서 데뷔전을 치르고 현재까지 78경기에서 27골을 넣은 19살의 공격수, 라···.”
스카우팅팀이 요약한 평가를 읽은 형민이 아쉬움과 감탄이 뒤섞인 탄성을 내뱉었다.
“평소라면 정말 영입하고 싶은 대상이네요.”
“그렇지. 평소라면···.”
그러나 주전 중앙 공격수가 빠지는 번리 입장에서 또다시 젊은 유망주에게 팀의 운명을 걸 수는 없었다.
더욱이 크리스 우드를 통해서 최전방에서의 움직임 뿐만 아니라 제공권까지 확보할 수 있었던 형민의 입장에서는 185센티에 85키로의 건장한 체구를 자랑하는 체코 국적의 젊은 공격수도 프리미어 리그의 중앙 수비수들을 흔들 수 있을지 불안했다.
“어···. 지난번에 얘기했던 RB 잘츠부르그의 벤야민 셰슈코는요?”
“시즌 중에는 매각할 생각이 없다고 일언지하에 거절당했어.”
뭐라고 말하려는 감독에게 조너선이 검지손가락을 흔들었다.
“이 건에 대해서는 자네가 연락해도 소용없다고 잘츠부르크의 테크니컬 디렉터 마크 랑이 직접 말했어. 전화하지 말래.”
“음···.”
전 직장 상사로부터 선제일격을 당한 번리의 젊은 감독이 침음을 삼켰다.
“그러면 남는 선택지는 누구지?”
“그럼 마지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