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55)
55화: 대승과 대혈전
“골! 번리의 세번째 골입니다! 점수는 3대 0! 클라렛을 빛내는 바로 그 이름은~”
“니키 세이왈드!!!”
아나운서의 함성과도 같은 외침에 우렁찬 목소리로 화답하는 홈팬들.
전반 8분에 터진 니코 곤잘레스의 우아하면서도 맹렬한 중거리 슈팅에 이어서.
전반 11분에는 니코 곤잘레스의 장거리 패스를 왼쪽에서 이어받은 다음에 공을 드리블하면서 치고 들어온 번리의 왼쪽 공격수 드와이트 맥닐이 화려한 개인기로 토트넘의 우측 윙백 맷 로튼을 따돌렸다.
그리고 중앙 수비수들이 미처 대응하기도 전에 페널티 박스 안에 들어서자 날린 날카로운 슈팅이 몸을 날린 토트넘의 골키퍼 휴고 로리스의 겨드랑이 밑으로 찔러들어가면서 마무리.
그렇게 번리의 두번째 득점까지 성공했다.
이제 전반 14분.
홈팬들과 함께 15분도 안 되서 넣은 3번째 골에 환호하는 번리 선수들을 배경으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자축하는 코치진과 벤치 멤버들로 혼잡한 홈팀의 테크니컬 에어리어를 노려보았다.
야 너, 많이 컸다?
훗. 여기는 제 홈그라운드거든요?
세번째 실점 이후 제대로 열받은 표정을 지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번리 벤치의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용케 수신한 형민은 턱을 슬쩍 들어올리면서 무언의 응답을 보냈다.
또 시작된 양 팀 감독 간의 텔레파시에 아서가 옆에서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혀를 찼다.
번리 수석코치의 표정이 어떻든, 이내 경기장으로 고개를 돌린 콘테 감독은 얼굴이 시뻘게지도록 손짓하면서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분명히 이탈리아어이고, 토트넘 선수들 중 이탈리아어를 하는 사람은 극소수일게 분명하다.
그러나 삽시간에 얼굴이 창백해지기 시작하는 토트넘 선수들을 보면서 아서가 형민에게 물었다.
“콘테가 뭐라는거야?”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저도 이탈리아어는 그냥 수업 몇번 듣고 몇 단어 정도 주워들은 정도여서. 근데···.”
“근데?”
“제가 잘못 들은 것 같은데···. 맨 무슨 죽인다, 살인, 파묻는다, 목을 벤다, 매달아버린다, 그런 말 밖에 없는 것 같은데요? 이탈리아어도 다시 공부해야 되나?”
전반전의 첫 15분이 번리가 홈구장 터프 무어로 런던의 신사들을 초대해서 시골 촌놈들의 뜨거운 맛을 보여준 시간이었다면.
전반전의 마지막 15분은 런던의 신사들이 시골 촌놈들이 차려놓은 밥상을 제대로 뒤집어 엎어 버린 다음에 무력 시위까지 하는 시간이었다.
안토니오 콘테의 강렬한 지시(라고 쓰고 협박이라고 읽는다)에 반응하기 시작한 토트넘 선수들은 전반전 16분부터 30분까지 15분간 번리의 골문을 향해서 맹공을 퍼부었지만, 3골의 리드를 점한 번리 선수들은 전반전 중간에 진행된 토트넘의 공세를 잘 견뎌냈다.
그러나 연이은 공격에 점점 지쳐간 번리 선수들은 마침내 전반 31분, 집중력의 저하와 함께 위기를 불러일으켰다.
[아앗! 번리의 벤 미, 페널티 박스 안에서 해리 케인을 쓰러뜨립니다!] [주심의 휘슬이 울렸는데요. 번리의 선수들이 주심에게 달려가서 항의를 하고 있지만, 토트넘 선수들은 페널티를 확신한듯 해리 케인에게 다가가서 축하를 건내고 있습니다.]캐스터의 안타까운 외침에 해설자가 경기장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상황을 중계했다.
[주심이 한쪽 손을 귀에 올린채 VAR 부심과 소통을 계속 하고 있는데요.] [솔직히, 이번은 너무 명백한 파울이어서 다른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입니다.]대놓고 양 팔로 상대편의 공격수를 뒤에서 붙잡은 다음에 그라운드에 메다 꽂았다.
자신의 실책에 사색이 된 주장 벤 미가 고개를 흔드는 가운데,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팔짱을 낀채 지켜보던 형민이 혀를 찼다.
“이건 꼼짝 없이 페널티가 나올 것 같은데요?”
“뭐, 어쩔 수 없지. 아니 무슨 레슬링도 아니고, 애를 땅에다 꽂아버리냐?”
아서가 끌끌대면서 답변했다.
그러나 벤 미도 항변을 하고 싶은게, 평소에 움직임과 패싱, 그리고 결정력이 뛰어나서 느낌이 잘 안 와닿는거지, 정작 해리 케인은 188센티의 거구이다.
반면에 벤 미는 넓은 어깨와 투쟁심 때문에 더 커보이는거지, 실제로는 키가 180센티 밖에 안 된다.
자신보다 거의 10센티가 더 큰 상대팀의 에이스를 견제하려면 일반적인 수단 만으로는 불가능하고, 결국 그게 파울로 이어진 것이다.
평소라면 자신을 도왔을 중앙 수비 파트너인 제임스 타코우스키는 결장했고, 대신 출전한 오스카 밍게자는 손흥민을 쫓아다니느라 진땀을 빼고 있는 상황.
번리 선수들과의 본질적인 역량의 차이에 콘테 감독의 다그침 속에서 뚝심있게 밀어붙이는 토트넘 선수들의 끈기가 합쳐지면서 그게 페널티킥으로 돌아왔다.
[아···역시 해리 케인 선수가 페널티 마크에 공을 올려놓습니다.] [지난번 번리를 상대한 카라바오컵에서는 승부차기의 첫번째 킥을 실축하면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던 해리 케인인데요. 오늘은 과연 어떻게···.]캐스터와 해설자가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토트넘의 중앙 공격수가 공을 향해서 가벼운 발걸음을 시작했다.
번리의 골키퍼 닉 포프는 해리 케인과 눈싸움을 벌이다가 자신의 왼쪽으로 다이빙을 선택.
그러나 이미 해리 케인은 반대편으로 공을 날려보낸 뒤였다.
[아! 골! 골입니다! 해리 케인이 번리의 닉 포프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고 골문의 우측 상단에 공을 꽂아넣습니다!] [토트넘 선수들, 골을 자축하기보다는 공을 주워들고 하프라인으로 돌아가기 바쁜데요.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서 있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아직 만족하지 않는지 선수들에게 빨리 움직이라고 손을 흔들면서 지시하고 있습니다.]첫번째 골이 마치 막혀있던 둑을 허물었다는듯.
기세가 등등한 토트넘의 선수들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번리의 선수들을 몰아붙였다.
그리고 아직 첫번째 실점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인 전반 38분.
번리는 토트넘에게 두번째 실점을 내주었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해리 케인.
번리가 자주 선보였던 패턴 플레이가 이번에는 토트넘에 의해서 선보여졌다.
“쏘니!”
토트넘의 수비진에서 올라온 공이 왼쪽 윙백인 세르히오 레길론을 거쳐서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에게 연결.
번리의 중앙 수비수이자 오늘 손흥민을 담당해야 하는 오스카 밍게자가 필사적으로 달라붙는 것을 뿌리치면서 한국 국적의 측면 공격수는 자신의 빠른 발을 이용해서 번리의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파고들었다.
“지원해줘!”
“다 나가면 안 돼!”
오스카 밍게자의 지원 요청과 골키퍼 닉 포프의 제지가 엇갈리는 가운데, 번리의 오른쪽 수비수 맷 로튼은 세르히오 레길론을 포기하고 허겁지겁 손흥민을 향해서 달려갔다.
하지만 맷 로튼이 시간에 맞춰서 도착하기에는 늦었고, 오스카 밍게자가 혼자서 손흥민을 막아내기에는 실력과 경험도 그리고 무엇보다 공격수가 우선권을 가지고 있는 선택권에서 밀렸다.
결국 유일하게 페널티 박스 안에 남아있는 중앙 수비수인 벤 미는 해리 케인을 마킹하는 것을 포기하고 오스카 밍게자와 합류해서 손흥민 앞을 가로막았다.
아마 프리미어 리그에서 양발을 가장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한국 국적의 공격수의 미세한 움직임마다 번리의 중앙 수비수 듀오인 오스카 밍게자와 벤 미가 움찔거리는 순간.
손흥민은 시선을 왼쪽으로 보내면서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두 명의 수비수를 속이는 동시에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왼발로 공을 쓱 오른쪽으로 밀어서 페널티 박스 중앙으로 보냈다.
페널티 마크 인근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벤 미의 압박으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로워진 토트넘의 중앙 공격수 해리 케인.
해리 케인은 방금 전에 본인이 페널티킥으로 득점한 바로 그 위치에서 그때와 똑같은 바로 그 움직임으로 슈팅을 날렸다.
심지어 공을 보낸 곳도 똑같았지만, 한결같이 페널티 박스에 침투한 토트넘의 왼쪽 공격수에게 시선을 빼앗겨 있던 번리의 수비진과 골키퍼는 공이 골네트를 흔드는 것을 멍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살짝 불안감을 띈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장내에 울려퍼졌다.
“토트넘의 두번째 골. 번호 10번, 해리 케인입니다. 점수는 3대 2, 3대 2입니다.”
“올라가서 압박을 하란 말이에요! 물러나지 말고 올라가서!”
번리의 두번째 실점 이후, 경기는 한층 더 과열되었다.
관중석에서는 자신의 팀을 격렬하게 응원하는 번리의 홈팬들에 맞서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토트넘 팬들이 필사적으로 응원가를 부르고 있었고.
필드 위에서는 전반전에 승부의 추를 원점으로 돌리겠다는 각오로 덤벼드는 토트넘의 선수들과 추가적인 실점을 막으려고 난리를 치는 번리 선수들 간의 물리적인 충돌이 반복되었다.
벌써 양팀이 수집한 옐로우 카드는 각각 3장.
완전히 분위기가 넘어가버린 것을 느낀 번리 선수들은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고함을 치는 형민의 지시대로 전방 압박으로 토트넘의 공격이 하프라인을 넘어오기 전에 차단하려고 했지만, 두 골을 넣고 나서 최전방에서 완전히 살아나서 움직이는 해리 케인에 의해서 수비진이 붕괴되고 있었다.
결국 주장인 벤 미가 혼자서 해리 케인을 제어하지 못하자 그를 지원하기 위해서 중앙 수비수인 오스카 밍게자가 어쩔 수 없이 해리 케인과의 거리를 좁히고.
그렇게 오스카 밍게자의 견제로부터 풀려난 손흥민이 날뛰기 시작하자 번리의 우측 수비수인 맷 로튼이 손흥민에게 달라붙고.
그러면 움직임이 자유로워진 토트넘의 왼쪽 윙백 세르히오 레길론이 번리의 오른측 공간을 마음껏 유린하면서 토트넘의 공격을 조율한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세르히오 레길론이 날려보내는 크로스의 난타에 못 견딘 번리의 수비형 미드필더 니콜라스 세이왈드가 오른쪽으로 움직여서 그를 압박하면 반대로 중앙 미드필드에서 토트넘의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움직임이 살아난다.
결국 대기심이 전반 추가시간을 입력하기 위해 시간판을 조작하기 시작할 즈음.
전광판의 시계는 이미 45분에 멈춰선 가운데 토트넘은 번리가 그렇게 피하고 싶어했던 만회골을 넣는데에 성공했다.
“해리!”
중앙 미드필드에서 공을 탈취한 토트넘의 중앙 미드필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번리의 두 중앙 수비수를 몰고 내려오는 토트넘의 중앙 공격수 해리 케인에게 패스를 연결.
골문을 등진채 공을 받아낸 해리 케인은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나란히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침투하는 토트넘의 다른 중앙 미드필더인 로드리고 벤탄쿠르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루카스!”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시간을 끌지 않고, 번리의 왼쪽 수비수인 찰리 테일러의 뒤로 돌아들어가는 토트넘의 오른쪽 공격수 루카스 모우라를 부르면서 번리의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공을 찔러넣었다.
유벤투스 출신의 우루과이 국적의 미드필더가 절묘하게 찔러준 공에 달려가는 속도 그대로 공에 따라붙은 루카스 모우라는 아무런 추가적인 동작 없이 바로 슈팅을 날렸다.
가속도가 붙은 선수가 때린 공은 몸을 던지는 닉 포프 골키퍼의 머리 위를 지나서 골문 왼쪽 상단 코너에 틀어박혔다.
“으아아아!!!”
코너플래그로 달려가서 환호성을 지르는 토트넘 선수들을 배경으로 주심이 전반전 종료를 알리는 휘슬을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