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62)
62화: 지는 법을 잊었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로 잘 알려진 웨인 루니이지만, 원래 어렸을 때부터 에버튼의 팬으로 자라난 에버튼 유소년 출신이다.
웨인 루니는 불과 16살에 에버튼 퍼스트팀에 데뷔해서 프리미어 리그 역대 최연소 득점자로 등극하면서 축구계에 강렬한 충격을 안겼다.
불과 18살에 이적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선수 생활의 대부분을 보내고 나서 친정팀인 에버튼으로 이적해서 한 시즌을 더 소화.
그리고 나서 미국으로 건너가서 MLS의 DC 유나이티드에서 한 시즌을 더 보낸 다음에 잉글랜드의 2부 리그인 챔피언쉽의 더비 카운티에 플레잉코치로 영입됐다.
원래대로라면 차근차근 챔피언쉽에서부터 코치로서 경험을 쌓는 계획이었는데, 2020년 11월에 기존 감독이었던 필립 코쿠 감독이 갑작스럽게 경질되면서 임시 감독으로 지휘를 하다가 정식 감독으로 부임.
점점 재정이 악화되는 가운데 2020/21 시즌을 간신히 선방했지만, 2021/22 시즌에는 구단의 파산에 따른 승점 삭감으로 강등이 사실상 확정된 더비 카운티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그러나 친정팀이 강등 위기에 처한 가운데 간절한 요청을 결국 거부하지 못하고 결국 2022년 1월 중순에 내외부적으로 와해되고 있는 더비 카운티를 떠나서 에버튼에 부임했다.
에버튼은 얼마 전에 종료된 2021/22 시즌의 겨울 이적시장에서 주전 왼쪽 수비수인 루카 디뉴를 아스톤 빌라에 2,500만 파운드에 매각했지만, 디나모 키이우의 우크라이나 국가대표팀 주전 왼쪽 수비수인 비탈리 미코렌코를 1,800만 파운드에 영입해서 공백을 메웠고.
스코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터줏대감이자 지난 시즌 챔피언인 레인러스로부터 21살의 스코틀랜드 국가대포팀 주전 오른쪽 수비수인 네이선 패터슨을 1,100만 파운드를 지급하고 영입하면서 수비진을 보강.
거기에다가 토트넘에서 DESK 라인을 구성했다가 폼이 완전히 추락한 델레 알리를 추가 옵션이 무성히 걸린채 무상으로 영입하고, 아스톤 빌라의 측면 공격수 안와르 엘 가지를 임대해서 공격진까지 강화했다.
그러나 프랭크 램파드 감독의 지휘 하에 치른 프리미어 리그 21경기에서 무려 2승 8무 11패에 승점 14점이라는 참담한 성적을 받아든 에버튼은 감독 교체와 전력 보강 후에도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다.
웨인 루니 감독이 부임한 이후 치른 프리미어 리그 3경기에서 얄궂게도 첼시,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하면서 도합 8대 1로 3연패를 당했지만, 에버튼 팬들은 감독이 갓 부임한 다음에 연이어서 강팀을 상대로 패배를 했다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과거에는 한 수가 아니라 두세 수 정도 아래의 상대로 보았던 번리였지만, 이제는 번리가 리그 6위이고 에버튼이 18위라는 역전된 상황 속에서 그나마 승점 1점이라도 획득하기 위한 에버튼 선수들이 필사적으로 덤벼들었다.
***
“우우우!!!”
“와아아아!!!”
현재 팀에 처한 상황에 울분이 가득찬 홈팬들은 에버튼의 홈구장인 구디슨 파크를 가득 매운채 후반전에 들어서서 홈팀에게 응원과 야유를 동시에 보냈다.
“어, 이것 참···신기한 경험이네요.”
형민이 중얼거렸다.
경기 중에 응원과 야유를 동시에 듣는건 일반적이지만, 보통은 홈팬들과 원정팬들이 각각 나눠서 반대로 행동한다.
홈팬들이 응원하면 원정팬들이 야유를 보내거나, 원정팬들이 응원하면 홈팬들이 야유를 보내는게 일상적이다.
그런데 홈팬들이 자신의 팀을 향해서 응원과 야유를 동시에 보낸다는 것은 그들이 얼마나 좌절하고 분노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음···이거, 오늘 경기는 욕심을 내면 안 될 것 같아요.”
벤치에 앉아서 아직까지 득점이 없는 경기를 지켜보던 형민의 말에 옆에 앉아 있던 번리의 코치진과 의료진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몇번이나 경기장으로 달려나가서 충격으로 쓰러진 선수들을 검진한 팀닥터 사이먼 모리스와 선수들의 체력과 건강을 담당하는 피트니스 코치 파울루 모라오는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진 상태.
홈팬들의 격렬한 응원과 야유 속에서 절박감과 분노에 가득찬 에버튼 선수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번리 선수들과 충돌하고 있다.
“여기서 주전급들을 부상으로 날려먹으면 나머지 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 활동량이나 누적 출전시간을 감안했을 때에 부상 위험이 높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교체를 진행하면 좋을 것 같아요. 파울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동의합니다. 교체카드가 3장이 남았으니까, 3명을 모두 교체한다면 카림 아데예미와 드와이트 맥닐, 그리고 니코 곤잘레스를 교체하면 좋을 것 같아요.”
“니코는 전반기에 그렇게 경기를 많이 뛰지는 않았잖아?”
파울루 모라오의 제안에 아서가 궁금하다는듯이 물었다.
“그렇기는 한데···. 니코가 지금 저희팀 전술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했을 때에 아껴두는게 좋을 것 같아요. 현재 팀에서 아예 대체할 자원이 없는게 니코 밖에 없으니까요.”
어느새 선수층이 두툼해졌다.
라고 말하기에는 아직도 필드 플레이어 20명과 골키퍼 3명 밖에 없는 처참한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이제 각 포지션에서 최소한 한 명 정도의 백업을 둘 수 있다는 것은 큰 발전이었다.
비록 니코 곤잘레스가 조시 브라운힐을 대체할 수는 있지만, 그 두 명을 동시에 경기장에 세웠을 때에 형민이 펼칠 수 있는 전술적인 변화를 고려하면 니코는 아껴두는게 낫다.
“좋아요. 측면 공격수들은 아껴두는게 나을 것 같고, 니코는 이런 피지컬한 영국 경기를 많이 치뤄보지 못했으니까 조금 조심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럼 요한이랑 막스, 그리고 제이콥한테 준비하라고 전해주세요”
“새로 온 애들은?”
아서가 1월말에 합류한 후, 선발 출전하면서 출전경기 숫자를 늘려가고 있는 중앙 공격수 와우트 웨그호스트와 중앙 수비수 압두 디알로를 지적했다.
“어···와우트는 상대편이 조심했으면 조심했지, 저희가 걱정해줄 대상은 아닌 것 같은데요?”
197센티에 84키로의 건장한 네덜란드 국적의 거구는 에버튼의 중앙 수비수 콤비인 마이클 킨이랑 재러드 브랜스웨이트를 말그대로 두들겨 패고 있다.
특히 키와 체격은 비슷하지만, 경험에서는 한참 밀리는 19살의 유망주 재러드 브랜스웨이트는 와우트 웨그호스트가 어깨싸움을 걸면서 밀고 들어올 때마다 얼굴이 창백해지는게 눈에 확 띄일 정도.
주심이나 부심이 안 보는걸 확신하면 와우트 웨그호스트의 팔꿈치와 무릎이 분명히 가 있으면 안 되는 위치로 교묘하게 왔다갔다 하는게 번리 코치진의 노련한 눈에는 보인다.
이미 연습경기에서 와우트 웨그호스트는 상대해주지 않겠다고 번리의 수비진도 부분적인 파업을 선언한 상황.
한편 경기장 반대쪽 끝에서 압두 디알로는 분데스리가의 도르트문트와 리그앙의 PSG를 거쳐온 실력자답게 노련하게 상대팀 공격수들을 제압하고 있었다.
솔직히 수비수 입장에서는 상대팀 공격수가 먼저 파울을 걸면 부상을 당하지 않는 선에서는 마냥 감사할 뿐이다.
제임스 타코우스키와 함께 콤비를 이뤄서 에버튼의 공격진을 잘 막아내고 있는 영입생을 보면서 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아쉽지만 여기서는 선수들을 보호하는거에 중점을 두기로 하지요. 소탐대실할 수는 없으니까.”
“알겠어.”
파울루 모라오 코치가 교체대상이 된 후보 선수들에게 몸을 풀 지시를.
아서가 대기심에게 교체여부와 대상을 통보하러 걸어가는 가운데.
형민은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나가서 자신의 선수들에게 지시사항들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
토요일에 에버튼 전이 무승부로 끝나고, 선수단의 일요일 회복 훈련과 월요일의 휴식일까지 끝난 다음에 화요일 오전에 소집된 핵심 경영진 회의.
평소와 같이 번리 풋볼 클럽의 세 이사인 헬레나 카트라이트, 마이크 갈릭, 그리고 존 바나스키위츠가 참석한 가운데 축구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테크니컬 디렉터 조너선 랜드리스와 퍼스트팀 감독 형민, 그리고 퍼스트팀 수석코치인 아서가 참석하고 있다.
겨울 이적시장이 종료된 이후 특별히 급한 일이 없었기 때문에, 회의 분위기는 좀 느긋했다.
별로 급하지 않은 사안들 몇가지에 대한 보고와 논의가 끝난 후, 한가해진 분위기 속에서 헬레나가 형민에게 말을 걸었다.
“이번에 뉴캐슬전에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 꼭 오라고 아만다 스테이블리한테서 연락을 받았어요.”
“어, 그런데요?”
원래 홈경기나 원정경기에 양 팀 이사나 경영진이 한명 정도 참석하는건 관례이기도 하다.
번리의 경우에는 워낙 이사진이나 경영진의 숫자가 적었기 때문에 가끔씩 양해를 구하고 가지 않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렇게 개별적으로 연락을 받아서 초대를 받았다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방문하지 않는 것은 무례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헬레나나 마이크 갈릭, 존 바나스키위츠도 그동안 일정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홈경기와 원정경기에 참석해왔다.
왜 이런 내용을 갑자기 자신에게 얘기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형민에게 헬레나가 물었다.
“근데 이번 경기에 이길 수 있어요?”
“아니, 그건 어떤 의미에서 물어보시는건지···.”
여전히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형민이 다시 물었다.
“이기지 못할 것 같으면 안 가려고요.”
“…?”
형민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가운데, 헬레나가 살짝 짜증난다는 듯이 혀를 찼다.
“뉴캐슬이 이번에 크리스 우드를 빼갔는데, 그냥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갔다오기에는 기분이 나쁘단 말이지요. 물론 덕분에 우리 재정이 좀 더 충실해졌고, 와우트 웨그호스트도 잘 적응하는 것 같지만. 여튼, 이번에 가서 코를 좀 납작하게 눌러줄 수 있는게 확실하지 않다면 안 가려고요.”
순간 당황한 형민이 헬레나에게 물었다.
“어··· 아만다 스테이블리와는 친구인거 아니었나요?”
“친구인건 친구인거고, 이렇게 대놓고 한방을 먹었다면 한방을 갚아주는 것도 예의지요.”
공과 사를 구별하는 것과는 또 미묘하게 다르게 개인적인 감정이 확 실린 헬레나의 말에 회의실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는 사람들은 두렵다는 듯한 눈빛을 교환했다.
어, 뭔가 굉장히 무섭다.
다른 이들의 표정이 어떻든, 헬레나는 상관하지 않은채 형민을 닥달했다.
“그래서 이길거에요, 아니에요?”
“아니, 공은 둥글고···.”
“그리고···?”
“경기 결과를 제가 어떻게 다 예상하겠습니까. 그때그때 가봐야···.”
“그럼 진다고?”
“아니, 제가 그런 말을 한건 아니잖아요!”
왜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접근하는 거에요? 그리고 구단 대표이사 입에서 진다는 말이 나오면 기분이 나쁘잖아요?!
자신을 바라보는 형민의 떨떠름한 표정을 그렇게 해석한 헬레나가 어깨를 으쓱했다.
“이건 기분 문제니까요. 제가 바빠서 못 간다고 해도 아주 큰 실례는 아니지만, 기왕 갈거라면 제대로 한방 먹여주고 싶은거지요. 자, 그럼 확률로 얘기해봐요.”
“확률이요?”
“뉴캐슬 전에서 번리가 승리할 확률이요. 감독이 생각하는 확률이란게 있을거 아니에요.”
전 도박사가 아닙니다만?
차게 식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형민에게 헬레나가 빨리 답변을 내놓으라는듯이 손짓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