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72)
72화: 4월이 잔인한가?
나머지 구단들은 저 멀리 떨어뜨린채,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 간의 리그 1위 경쟁을 양강 구도에서 삼파전으로 만들어버린채 현재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스널과의 원정 경기.
에미리츠 스타디움을 홈팬들이 가득 채운채 이제 경기가 막 시작된 전반 6분.
아직 양 팀은 서로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
번리는 주장인 벤 미 대신 압두 디알로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하고, 미드필드의 삼각형 중 한 꼭지를 한니발 메이브리가 차지한 것을 제외하면 이제 ‘번리의 4-3-3 포메이션’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주전급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반면에 아스널은 후반기에 들어서 완전히 주 포메이션으로 자리잡은 4-2-3-1 포메이션으로 번리를 상대했다.
골키퍼로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세필드 유나이티드로부터 2,400만 파운드에 영입된 후, 독일 국가대표팀 소속의 베른드 레노 골키퍼를 밀어내고 주전 자리를 차지하면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차기 주전으로 평가받고 있는 24살의 아론 램즈데일.
측면 수비수로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 이탈리에 세리에A의 볼로냐에서 1,600만 파운드의 이적료에 영입된 후 단단한 수비와 탄탄한 오버래핑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23살의 일본 국적인 오른쪽 수비수 타케히로 토미야스와 스코틀랜드 국가대표팀 소속의 24살의 왼쪽 수비수 키어란 티어니.
중앙 수비수로는 역시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 브라이튼으로부터 무려 5,000만 파운드의 거금을 주고 영입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소속의 24살의 중앙 수비수 벤 화이트.
그 옆은 2020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2,300만 파운드를 주고 프랑스 리그앙의 릴로부터 영입한 브라질 국가대표팀 소속의 24살 동갑내기 중앙 수비수 가브리엘.
중앙 미드필드에는 아스널의 전설 아르센 벵거 감독이 단행한 마지막 대형 영입 중 하나인 스위스 국가대표팀 소속의 그라닛 샤카와 2020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4,450만 파운드를 내고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영입한 가나 국가대표팀의 토마스 파티.
최전방 공격수로는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베테랑 공격수 알렉산드르 라카제트가 출전한 가운데 좌우 측면 공격수는 둘 다 아스널 유스팀 출신이다.
한 명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주전까지 뛰어오른 20살의 재능 부카요 사카.
다른 한 명은 브라질 국가대표팀 합류가 곧 예상되는 역시 20살의 재능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그러나 화려한 선발 라인업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선수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차지하고 있다.
무려 16살의 나이에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했으나 임대를 전전하면서 프리메라 리가의 거대 구단에 안착하지는 데에는 실패.
하지만 프리메라 리가의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성공적인 임대를 거쳐서 지난 시즌 아스널에 임대생으로 합류.
그리고 아스널의 공격을 지휘하면서 한 차원 높은 창의성과 박진감을 불어넣어주면서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 3,000만 파운드로 완전 영입된 23살의 마르틴 오데가르드.
더욱이 미드필드를 지키는 그라닛 샤카가 29살, 토마스 파티가 28살, 그리고 최전방 공격수인 알렉산드르 라카제트가 30살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전체 주전급 선수들이 모두 24살 이하인 젊고 박진감 넘치는 선수들이다.
아직까지 명장의 반열에 합류할 수 있을지 평가가 확실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친정팀으로 돌아온 후 빠른 속도로 팀을 추스리고 예상보다 몇 시즌이나 앞선 2021/22 시즌에 1위 경쟁에 참여한 40살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까지.
아스널의 수뇌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공을 위한 포석을 잘 쌓아가고 있었다.
물론 오늘 출전한 선발진을 꾸리기 위해서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만 번리 풋볼 클럽의 정상적인 가치인 2.6억 파운드의 절반에 가까운 1.2억 파운드라는 엄청난 거금을 지출.
겨울 이적시장까지 포함하면 이번 시즌에만 선수 영입을 위해 무려 1.3억 파운드의 순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엄청난 재정력이 성공을 위한 투자를 뒷받침해주는 요인이었다.
동업자의 관점에서 보면 차근차근 팀의 리빌딩이 진행되고 있는 점이 감탄할만 했지만, 막상 경기에서 맞상대하고 있는 약팀 감독의 입장에서는 감탄과 우려가 뒤섞인 오묘한 감정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우와! 닉도 저렇게 패스를 주고 받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요?”
“기대할걸 기대하는게 좋지 않을까?”
형민은 거의 하프라인까지 올라간 측면 수비수들과 느긋하게 롱패스를 주고 받는 아스널의 골키퍼 아론 램즈데일을 보면서 감탄을 터뜨렸고.
역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소속이자 번리의 주전 골키퍼 닉 포프는 자신의 감독과 수석코치에 의해서 의문의 1패를 기록했다.
하프라인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번리의 압박에서 끊임없이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가져가는 아스널의 양쪽 측면 수비수.
그 중 하나가 거의 슈팅과 비슷한 강도로 경기장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백패스를 보내자, 페널티 아크까지 나와서 공을 마중한 아론 램즈데일 골키퍼는 느긋하게 공을 트래핑한 다음에 반대쪽 측면 수비수에게 순환패스를 보내주었다.
“오오! 보셨어요? 우리가 닉한테 저 정도 속도로 패스를 보내면 아마 실점했을 것 같은데요?!”
“아니 뭐 실점까지야. 하지만 닉은 걷어내기 급급했겠지.”
“음···. 아론 램즈데일이 베른드 레노를 밀어낸 결정적인 이유가 뛰어난 패스 실력이라고 하더니, 정말 그렇네요. 지난 시즌에 세필드 유나이티드에서 뛰었을 때의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이 정도는 아닌 것 같았는데.”
“세필드 유나이티드에서 골키퍼가 패스를 주고 받을 일이 뭐가 있어. 슈팅 막고 공을 걷어내기에도 급급했을텐데.”
형민의 호들갑에 아서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지난 시즌 동안 첫 18경기에서 1승 만을 거두면서 프리미어 리그 역사에 남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챔피언쉽으로 추락한 세필드 유나이티드를 평가절하한 것은 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그 최하위 성적을 기록한 팀의 주전 골키퍼가 가진 재능을 알아보고 발탁한 아스널의 스카우트팀의 선구안이나, 이를 전적으로 뒷받침해준 구단 수뇌진의 의지와 믿음은 대단한 거였다.
“앗! 저거저거!”
“으앗!”
잠깐 딴 생각에 잠겨서 대화를 나누던 번리의 젊은 감독과 노련한 수석코치는 순식간에 경기장에서 전개되는 상황에 흠칫 놀라면서 비명을 토했다.
마치 번리 선수들도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서있는 형민이나 아서처럼 잠시 정신줄을 놓은채 눈 앞에서 펼쳐지는 패스의 향연을 느긋하게 감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듯.
아스널 오른쪽 수비수 타케히로 토미야스는 지난 몇분간 반복했던 것처럼 골키퍼나 미드필더에게 백패스를 보내는 대신 앞에서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오른쪽 공격수 부카요 사카에게 기습적으로 낮고 빠른 패스를 찔러줬다.
“가브리엘!”
“알았어!”
패스를 받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주전 측면 공격수 부카요 사카는 반대편에 서있는 동갑내기 동료를 부르는 동시에 공을 몰고 번리의 수비 진영 왼쪽에서부터 빠르게 드리블로 치고 들어온다.
그에 맞춰서 반대편에서는 아스널의 왼쪽 공격수 가브리엘 마르티넬리가 자신을 따라다니는 번리의 우측 수비수 맷 로튼을 따돌리면서 페널티 박스로 침투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거기에 아스널의 중앙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알렉산드르 라카제트가 기회를 감지하고 뒤로 물러나자, 번리의 중앙 수비수 압두 디알로가 어쩔 수 없이 끌려나가고.
마지막으로 니콜라스 세이왈드의 집요한 마킹을 따돌린 아스널의 공격형 미드필더 마르틴 오데가르드는 페널티 박스에서 빠져나오는 알렉산드르 라카제트와 엇갈려서 침투.
아스널이 자랑하는 젊은 공격수 3명이 모두 번리의 페널티 박스 안에 침투하는 데에 성공하면서 순식간에 번리의 수비진과 3대 3의 상황을 만들었다.
잠깐의 집중력 저하에 상대팀에서 3명이나 페널티 박스에 침투한다는 값비싼 대가를 치룬 번리의 수비진이 당황하는 사이.
어느새 자신을 뒤에서 쫓아오는 번리의 왼쪽 수비수 찰리 테일러를 떨쳐낸 부카요 사카는 자신을 앞에서 가로막는 중앙 수비수 제임스 타코우스키에게 오른쪽 어깨를 내리면서 가벼운 속임수를 걸었다.
어깨 움직임으로 마주하던 부카요 사카의 방향을 지레짐작한 제임스 타코우스키가 무게 중심을 왼쪽으로 옮기다가 실수를 깨닫고 움찔하는 사이.
부카요 사카는 역동작이 걸린 상대팀의 중앙 수비수를 제치고 바로 왼쪽으로 한발 더 치고 나간다.
가벼운 속임수 하나로 골문을 향한 슈팅 각도가 열리자 아스널 유스팀 출신의 젊은 공격수는 슈팅을 위해서 왼발을 들어올렸다.
“지원해줘!”
“내가 갈께!”
제임스 타코우스키의 다급한 외침에 페널티 박스 안에 침투한 아스널의 공격형 미드필더 마르틴 오데가르드를 견제하던 번리의 수비형 미드필더 니콜라스 세이왈드가 상대 선수를 포기하고 달려갔다.
하지만 이미 페널티킥을 내주지 않고서는 슈팅을 방해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사실 앞에서 가로막는 것도 이미 늦었지만, 임시 주장 제임스 타코우스키는 그래도 필사적으로 부카요 사카의 정면으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 몸을 날리는 중앙 수비수 뒤에서 골키퍼 닉 포프는 몇 걸음을 빠르게 움직이면서 제임스 타코우스키가 가로막지 못하는 공간에 대한 슈팅 각도를 좁혔다.
이미 돌파를 허용한 순간부터 위기였지만, 그래도 번리의 노련한 수비진과 골키퍼는 제한된 선택지 속에서 최선의 선택지를 골랐다.
그러나 그 모든 움직임을 마치 예상했다는듯.
부카요 사카는 슈팅할 것처럼 높이 들어올렸던 왼발을 다시 내리면서 왼발 바깥쪽으로 공을 부드럽게 왼쪽으로 밀어주었다.
그리고 처음에 부카요 사카가 돌파를 시작했을 때부터 계획됐던 작전의 진정한 모습이 이제서야 드러난다.
부카요 사카를 막아내기 위해서 움직이던 수비진과 골키퍼가 갑작스러운 패스에 일제히 역동작에 걸린 사이.
어느새 번리의 오른쪽 수비수 맷 로튼을 따돌리고 텅 빈 공간으로 유유히 침투한 아스널의 왼쪽 공격수 가브리엘 마르티넬리가 논스톱으로 슈팅을 날렸다.
“으아아아!!!”
에미레츠 스타디움이 아스널 홈팬들의 환호로 들썩이는 가운데, 7분 만에 선제골을 넣은 아스널 선수들은 코너 플래그에 몰려가서 팬들과 함께 자축했다.
“오늘··· 쉽지 않겠는데요?”
급격히 얼굴이 어두워진 형민이 옆에서 침묵하고 있는 아서에게 말했다.
방금 전에 아스널은 뒤에서 느긋하게 공을 돌리다가 상대편에게 틈이 생기는 순간 치고 들어가서 번리를 난도질하는 데에 성공했다.
다시 말하자면 무한정 패스를 돌리는 티키타카도, 빠르게 공격을 전개해서 마무리하는 것도 전반기에 비해서 훨씬 더 완성도가 높아진 것이다.
번리는 니코 곤잘레스가 한니발 메이브리나 제이콥 램지 대신 중앙 미드필드에 들어가줘야 구현할 수 있는 움직임을 아스널은 선수 교체 없이 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개별 선수 하나하나가 번리에서 가장 패스를 잘 하는 것으로 손꼽히는 조시 브라운힐이나 니코 곤잘레스 수준으로 공을 주고 받을 수 있고.
선수단의 평균 나이도 프리미어 리그에서 가장 낮은 편이서 체력도 좋다.
거기에 주요 공격수들이나 수비수들의 경우에는 번리에서 제일 발이 빠른 카림 아데예미나 드와이트 맥닐 정도를 제외하면 속도에 있어서도 우위에 있다.
그렇게 기술, 체력, 속도에서 모두 밀리기 시작하는 번리는 형민이 우려한 대로 아스널에게 농락당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