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ame the Premier League's youngest manager RAW novel - Chapter (74)
74화: 꽃 피는 봄
2022년 4월 16일 토요일.
FA컵 4강전이 치뤄지는 웸블리 스타디움은 9만석의 관중이 가득 들어찼다.
무슨 수를 썼는지 모르겠지만, 인구가 7만명 밖에 되지 않는 번리에게 배정된 3만 5천 석도 번리 팬들로 가득 채워진채 열렬히 응원가를 부르고 있다.
직전에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치룬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는 리즈 유나이티드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고 목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빼앗겼던 맨체스터 시티.
하지만 FA컵도 4강까지 진출했고, 유럽 챔피언스 리그도 4강까지 진출했다.
프리미어 리그 우승 경쟁도 현재 진행 중.
전무후무한 쿼드러플을 달성할 기회는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탈락하면서 사라졌지만, 트레블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앞둔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은 한두 수 아래라고 평가를 받는 번리를 상대로 제대로 이를 갈고 나왔다.
반면에 직전에 진행된 아스널 전과 이후에 진행될 레스터 전까지 모두 1주일 간격으로 치러지는 일정상의 여유를 확보한 형민도 마침내 컵대회는 포기한다는 기조를 내려놓고 주전급을 전원 출전시켰다.
후반기가 진행되면서 다시 제정신과 컨디션을 회복한 한니발 메이브리가 선발로 출전한 것을 제외하면 말그대로 번리의 붙박이 베스트 일레븐이 총출격.
반면에 펩 과르디올라 감독 본인도 누구를 출전시킬지 언제나 골치가 아프다는 맨체스터 시티는 그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듯 프리미어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위해 아껴둔 에이스 케빈 더 브라위너가 결장한 가운데 주전급과 후보급 선수들이 섞여서 출전했다.
그래봤자 미국 국적의 후보 골키퍼인 잭 스테펜을 제외한 나머지는 당장이라도 프리미어 리그 어느 팀에서나 주전 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전반기에 2대 1이라는 근접한 점수 차이에도 불구하고 시종 여유만만했던 상대에게 당한 패배가 기억에 생생한 형민과 번리의 선수들은 평소보다 조심스럽게 전반전을 접근하면서 기회를 모색했다.
“찰리!”
“알았어, 알았어!”
번리의 공격 진영 왼쪽에서 공을 끌고 들어가던 번리의 왼쪽 공격수 드와이트 맥닐은 그의 뒤를 쫓아온 왼쪽 수비수 찰리 테일러와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천천히 전진하기 시작했다.
오늘 맨체스터 시티에서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것은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맨체스터 시티가 6,200만 파운드의 거금을 지출하고 독일 분데스리가의 절대강자 바이에른 뮌헨으로부터 영입한 세르주 그나브리.
그러나 아스널 유스팀 출신으로 분데스리가에서 꽃을 피운 독일 국가대표팀 소속의 젊은 공격수는 감독에게 지시 받은대로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러 내려오기 보다는 역습을 전개하기 위해서 찰리 테일러가 비운 후방 공간을 아직 지키고 있다.
따라서 드와이트 맥닐과 찰리 테일러를 막기 위해서 따라붙은 것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맨체스터 시티가 바르셀로나로부터 2,800만 파운드를 지급하고 영입한 오른쪽 수비수 세르히뇨 데스트와 오늘 경기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베르나르도 실바.
미국 국가대표팀 소속의 젊은 수비수와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소속의 창의적인 미드필더가 달라붙었지만, 그동안 수많은 경기를 통해서 서로 호흡을 맞춰온 번리의 왼쪽 공격을 틀어막기에는 딱 한 끗이 부족했다.
편안하게 공을 주고 받으면서 왼쪽에서 점점 더 치고 들어오는 번리의 공격에 자연스럽게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그리고 집중하는 방향으로 한두 걸음 정도 더 다가서는 것은 프로 선수들조차 떨쳐내지 못하는 인간의 본성.
물론 맨체스터 시티에서 왼쪽을 지키고 있는 왼쪽 수비수 주앙 칸셀루와 왼쪽 중앙 미드필더인 일카이 귄도간은 그렇게 쉽게 집중력을 잃는 수준은 아니다.
따라서 번리 측에서 갑작스러운 공격 방향 전환을 시도할 것을 대비해서 번리의 오른쪽 공격수 카림 아데예미와 오른쪽 수비수 맷 로튼을 계속 견제하는 중.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체스터 시티의 전체적인 수비 라인은 자신들의 의지와는 달리 번리의 공격이 진행되는 자신들의 오른쪽으로 아주 조금씩, 스리슬쩍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브라우니!”
그리고 그 순간을 감지한 찰리 테일러가 중앙에서 대기하고 있던 번리의 중앙 미드필더인 조시 브라운힐에게 짧게 패스를 연결.
“와우트!”
짧은 패스를 받은 조시 브라운힐은 공을 받기 위해서 페널티 박스에서 내려온 번리의 중앙 공격수 와우트 웨그호스트를 향해서 지체하지 않고 공을 보냈다.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번리에 합류한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소속의 공격수는 뒤로 물러나오면서 맨체스터 시티의 중앙 수비수 존 스톤스와 수비형 미드필더 페르난지뉴까지 달고 내려오는데에 성공했다.
상대편 선수를 2명이나 유인해서 물러나오면서 맨체스터 시티 수비진에 균열을 일으킨 장신의 공격수는 자신을 향해서 낮고 빠르게 날아오는 패스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슬쩍 상체를 뒤로 기대서 혹시나 뒤에서 들어올 수 있는 수비를 견제하는 동시에 자신의 거구로 여유롭게 공간을 확보한채 오른발을 내밀어서 공을 받으려던 와우트 웨그호스트.
발 아래로 공을 부드럽게 트래핑하기 직전, 그는 패스를 보내면서 자신에게 턱을 살짝 치켜든 조시 브라운힐의 동작에 갑자기 의구심이 들었다.
이거, 혹시···.
빠르게 날아오는 공의 궤도를 다시 확인한 와우트 웨그호스트는 거구에 어울리지 않는 민첩한 움직임으로 공을 다리 사이로 통과시키는 동시에 오른발 뒷꿈치로 공의 방향만 살짝 틀어주었다.
“헉!”
번리의 중앙 공격수를 앞뒤로 포위한채 접근하던 맨체스터 시티의 중앙 수비수 존 스톤스와 수비형 미드필더 페르난지뉴가 동시에 숨을 삼켰다.
그리고 날아오던 속도를 그대로 간직한채 매끄럽게 포위망을 통과한 공은 페르난지뉴 등 뒤의 사각 지대에서 맨체스터 시티의 페널티 박스로 침투하던 번리의 중앙 미드필더 한니발 메이브리에게 연결됐다.
“막아!”
맨체스터 시티의 골키퍼 잭 스테픈이 중앙 수비수 후뱅 디아즈에게 다급한 지시를 내리는 동시에 자신도 슈팅 각도를 좁히기 위해서 골문에서 뛰쳐나왔다.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인 베르나르도 실바는 세르히뇨 데스트와 함께 번리의 왼쪽 공격을 전개하던 드와이트 맥닐과 찰리 테일러에게 아직 묶여 있고.
왼쪽 중앙 미드필더인 일카이 귄도간은 왼쪽 수비수인 주앙 칸셀루와 함께 번리의 오른쪽 공격수 카림 아데예미와 오른쪽 수비수 맷 로튼의 침투를 여전히 견제하고 있는 상황.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들이 좌우로 활짝 벌려진 가운데, 페널티 박스 정면을 꿰뚫는 번리의 미드필더 조시 브라운힐과 중앙 공격수 와우트 웨그호스트의 센스 넘치는 플레이 덕분에 한니발 메이브리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공이 빠져나가는 속도 그대로 달라붙으면서 공을 오른발 바깥쪽으로 살짝 밀어서 맨체스터 시티의 중앙 수비수 후뱅 디아스의 슬라이딩 태클을 회피.
그러면 바로 골문에서 뛰쳐나오는 맨시티의 골키퍼 잭 스테픈과 1대 1의 상황이다.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망주는 망설이지 않고 오른발 끝으로 공을 휘감으면서 한박자 빠르게 슈팅을 때렸다.
양 팔을 활짝 벌린채 그와 공을 향해서 몸을 날리는 골키퍼의 왼손 끝을 살짝 벗어나는 각도.
“됐다!”
맨체스터 시티의 골키퍼 잭 스테픈을 지나쳐서 골문을 향해서 날라가는 공을 보면서 번리의 벤치에서 지켜보던 형민과 아서, 그리고 코치들과 후보들까지 모두 손을 번쩍 쳐들고.
웸블리 스타디움을 가득 채우고 있는 팬들 중 절반은 좌절감에 머리를 움켜쥐고, 나머지 절반은 기대감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텅 빈 골대를 향해서 유유히 날아간 공은 마지막 순간에 먼 쪽 골포스트를 맞추고 튕겨나왔다.
“아아!!!”
방금 전에 자리에서 일어난 번리 팬들은 실망감에 머리를 움켜쥐고, 좌절했던 맨체스터 시티 팬들이 주먹을 불끈 쥐면서 모두 격렬한 탄성을 토해냈다.
그러나 아직 공은 살아 있다.
페널티 박스 한복판으로 공이 튕겨나온 가운데, 페널티 박스에 안에 모여있던 양 팀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일제히 공을 향해서 달려들었다.
가장 먼저 도달한 것은 방금 전에 한니발 메이브리가 속도와 기술로 가볍게 따돌렸던 맨체스터 시티의 중앙 수비수 후뱅 디아즈.
골문만 제외한 어떤 방향이라도 괜찮다는 식으로 그가 있는 힘껏 걷어찬 공은 어느새 그 앞으로 온 몸을 던진 한니발 메이브리의 육탄 방어에 다시 페널티 박스 안으로 튕겨들어간다.
그리고 한니발 메이브리의 등판을 가격하고 튕겨나온 공은 바닥을 기다시피 공을 향해서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가던 맨체스터 시티의 골키퍼 잭 스테픈의 얼굴을 강타하고 골문 방향으로 흘러갔다.
불의의 일격에 맨체스터 시티의 골키퍼가 얼굴을 감싸쥐면서 페널티 박스 안에 다시 쓰러지고.
맨체스터 시티 팬들이 아찔한 순간.
번리의 중앙 공격수 와우트 웨그호스트를 내팽게친채 달려온 맨체스터 시티의 중앙 수비수 존 스톤스가 몸을 날려서 골라인을 넘어가려는 공을 간신히 왼발로 퍼올렸다.
대신 가속도를 줄이지 못한 수비수가 관성에 그대로 날아가면서 공이 아니라 사람으로 골네트가 출렁였다.
존 스톤스의 필사적인 수비가 성공하면서 다시 페널티 마크로 굴러가는 골을 노리던 맨체스터 시티의 왼쪽 수비수 주앙 칸셀루와 번리의 오른쪽 공격수 카림 아데예미는 거칠게 어깨 싸움을 벌이면서 공을 향해서 질주했다.
그러나 맨체스터 시티의 노련한 수비수가 왼쪽 어깨를 살짝 낮춘 다음에 부드럽게 왼쪽으로 밀어올리자, 달리는 속도를 주체하지 못한 번리의 젊은 공격수는 살짝 허공에 떠올랐다.
그렇게 번리의 선수들을 제지하는 가운데 정신이 반쯤 나간 맨체스터 시티의 골키퍼 잭 스테픈이 몸을 날려서 마침내 품 속에 공을 끌어안고 움직임을 정지하면서 상황을 종결시켰다.
“아, 젠장. 저것만 들어갔어도!”
전반을 통틀어서 저게 가장 좋은 기회였을거라는 것을 깨달은 형민은 탄식을 토해냈다.
주심의 손짓에 따라서 쓰러진 골키퍼를 살펴보기 위해서 맨체스터 시티의 의료진이 달려나갔다.
걱정스러운 얼굴로 의료진을 바라보던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의료진이 선수가 괜찮다는 표시를 보내자 번리에게 기회를 헌납한 선수들에게 간신히 참았던 분노를 터뜨렸다.
“정신 차려! 정신 차리라고! 어디로 빠져나가는지를 보고 막으란 말이야!”
불의의 일격을 당하면서 실점의 위기를 겪었던 맨체스터 시티의 감독과 선수들은 분노와 경계심에 날선 얼굴로 전반전의 남은 시간을 패스의 향연으로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번리 선수들에게 공의 냄새도 못 맡게 하겠다는듯, 최후방의 골키퍼 잭 스테픈부터 최전방에서 중앙 공격수이지만 폴스나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하프라인까지 내려오는 필 포든까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패스의 향연 속에서 번리 선수들은 거꾸로 느긋하게 자신들의 진영에서 수비를 굳혔다.
니네가 그렇게 패스를 잘 한다고? 그럼 우리는 현재까지 프리미어 리그에서만 13번의 클린시트를 기록한 수비력을 보여주마.
맨체스터 시티는 공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패스를 돌리고, 번리는 공이 하프라인을 넘어가는 순간부터 강렬한 압박과 철통 같은 수비로 골문 근처로 접근조차 허용하지 않고.
양 팀 모두 큰 성과나 기회를 창출하지 못한채 전반전을 마무리하고 하프타임에 돌입했다.